제주도는 육지보다 건축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비바람 잦은 환경에서 창호의 선택과 시공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제주 지역의 창호 전문가들에게 그 구체적인 내용을 물었다.
한겨울이라도 제주도 건축 시장은 쉬지 않고 돌아간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올겨울에도 적어도 3,000세대 의상의 현장에서 건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수요와 공급이 빠르게 돌아가는 만큼 자칫 놓치고 지나가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이 바로 창호의 선택과 시공이다.
제주는 육지와는 다른 자연적, 사회적 환경에 놓여 있어 건축 난이도가 높다. 잦은 비와 쎈 바람, 간혹 몰아닥치는 태풍에 대응할 수 있는 집이어야 하므로, 창호의 역할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에 제주 현지에서 많은 시공실적, 빠른 A/S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전문가를 수소문했다. ‘큐브 독일시스템창호’의 정문명 대표(이하 정)와 ‘㈜한별시스템’의 진일배 대표(이하 진)에게 제주도 창호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바람의 섬, 풍압과 기밀을 먼저 고려하라
Q 제주도는 유독 바람이 잦다. 창호는 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진 2003년 9월 ‘매미’, 2007년 제주 강수량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나리’, 그리고 2016년 ‘차바’까지. 제주도는 태풍을 가장 직접 크게 맞닥뜨리는 지역이다. 순간 풍속 60㎧에 달하는 큰바람을 이겨내야 해 인장강도가 우수하고 기밀이 좋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시공에 있어서 육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경우 시공규정을 그대로 받아 시행하는 업체도 있을 텐데, 육지보다 더 강화된, 보수적인 기준으로 시공을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면 문틀을 고정하는 방법에 있어서, 시스템창호일 경우 용접시공이 시방기준인데 용접 간격을 100㎜ 정도 더 줄여서 촘촘히 시공하고, 이중창 시공 시에도 세트앵커와 칼브럭(스크루 앵커)을 창호 상부에 적용하면 태풍에 대한 대응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정문명 대표(큐브 독일시스템창호)
“제주도 건축물의 창호는 단열보다 풍압에 대비한 기밀성, 그리고 내구성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한다. 정확한 방습과 기밀 시공도 꼭 전제되어야 한다.”
풍압을 분산시키는 구조로 설계된 독일 살라만더 내풍압 프로파일 / 계단식 구조를 갖춰 수밀과 내풍압 성능을 높인 LG하우시스 해안용 창 단면
정 제주도는 육지보다 평균기온이 높아 단열에 대한 실질적 요구 성능보다는 강한 풍압으로 인해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기밀성능에 대한 요구가 더 높은 편이다. 시스템창호의 경우 높은 풍압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파일과 기밀력을 높이는 개스킷이 적합하게 적용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밀 성능은 다양한 장비와 방법으로 테스트할 수 있지만, 밀착부에 종이를 끼워서 닫은 후 당겨보는 간단한 방식으로도 파악해볼 수 있다. 기밀력이 좋을수록 종이가 잘 빠지지 않는데, 의외로 고가의 창호 라인업에서도 이 테스트로 걸러지는 창호가 적지 않다.
바다의 섬, 습기와 염분의 침투에 대비하라
Q 섬이다보니 비가 많고, 해안가는 특히 습기와 염분도 많은데
정 바다 위에 떠 있는 섬들은 비와 눈이 많고 습하다. 제주도는 특히 거기에 한라산이 자리해 다른 지역보다 비가 더 많고, 강한 바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육지 수준의 방수대책으로는 바람과 함께 밀고 들어오는 빗물에 대한 대처가 어려워 구조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목조주택이라면 구조재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또한 정확한 방습·기밀 테이프 시공이 필요하다. 거기에 빗물받이 일체형 프로파일 등을 적용하면 더욱 효과적인 방수 대응이 가능하다.
시스템창호를 구성하는 금속성 정밀부품인 하드웨어는 시간이 흐르면 염분으로 인한 부식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창호 수명과 작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드웨어에 방청도금처리가 되어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창호를 고르는 방법이다.
로토(Roto)社의 하드웨어는 도금 처리되어 염분 부식에 강하다. / 빗물받이 일체형 프로파일과 시공 현장
진 제주도에서는 창호에 해안용 바가 적용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고, 기밀뿐만 아니라 수밀 능력까지 살펴봐야한다. 제주도의 해무(바다안개)는 한라산 정상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있는 만큼 기밀과 수밀은 곧 제품 수명으로 직결될 수 있다. 또한 알루미늄 창호는 용접해 제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가 많이 내리면 샐 수 있고, 실제로 클레임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PVC 창호를 추천한다.
진일배 대표 (㈜한별시스템)
“급작스런 기상변화에 따른 하자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창호 시공사를 선택해야 한다. 제주도는 대부분 자재가 육지에서 배편으로 들어오는 만큼 그 수급능력이 원활한지도 관건이다.”
건축의 섬, 등급과 시장의 대응 능력을 확인하라
Q 제주도의 건축 환경과 더불어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 우수한 창호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정된 건축비에서 어떤 창호를 고를 것인가, 즉 ‘가성비’를 따지지 않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창호의 단열성능은 분명 중요한 부분이지만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고 바람이 센 제주도에서는 열관류율보다는 기밀성이 주거의 쾌적함을 좌우하는 요소다. 창호 에너지 등급 1~3등급은 열관류율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기밀성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제주도 지역의 창호는 2016년 7월 이후로 강화된 단열기준을 적용해도 1~3등급이면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이다. 1등급과 2등급 창호의 가격이 약 20% 정도 차이 나는 것에 비해 제주에서의 체감성능 차이는 그보다 낮은 것이다.
진 하지만 단열성능도 무시할 수는 없다. 육지에 비해서는 ‘건축주 선택사항’의 성격이 강하지만, 제주도가 기온이 높다 해도 추위와 완전히 거리가 먼 지역이 아닌 만큼 단열 성능을 중시하는 것이 낭비는 아니다. 게다가 제주도 안에서도 중산간 지역은 육지만큼 기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건축 상황에 맞춰 상담과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
LG하우시스 ‘D263’. 합리적인 가격대의 해안용 창호로, 아파트에 주로 적용된다.
실내에서 깨끗한 뷰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창으로 고기밀·수밀 성능이 뛰어나 고급주택에 사용되는 ‘유로시스템9 LS’
정 제주도의 건축 환경을 살펴보는 것도 창호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자기 집 건축이 많이 이루어졌다면, 근래에는 부동산 시장의 변화로 분양이나 임대를 목적의 집짓기가 늘고 있다. 건축비의 효율화는 수익과도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기에 창호에 있어서도 ‘가성비’를 고민하는 건축주가 많다. 실제로 중급 가격대의 창호 수요가 가장 느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3월부터 유명 해외 창호 브랜드들이 줄줄이 제주도에 론칭을 예고하고 있어 창호 업계는 치열한 경쟁이,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 타운하우스나 빌라 등의 건축이 크게 늘어 제주 건축 경기가 활황인 편인데,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너무 많은 창호 물량이 몰려 제품이나 시공의 부실함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본다. 창호 제품과 업체를 고를 때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