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에 사는 ‘중고신인’ 이성열(21)과 입단 새내기 박병호(19)가 선의의 경쟁을 위해 공동의 세리머니를 마련했다. 얼마전 끝난 화제의 TV드라마 ‘불량주부’의 구호 ‘빠샤!’를 패러디한 홈런 세리머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손창민은 매일 아침 부인 신애라, 딸 이영유와 함께 집을 나서며 구호를 외치는데, 세 사람은 모두 힘을 내자는 뜻으로 각자 자신의 주먹에 입을 맞추고 앞으로 날리며 ‘빠샤’를 외친다. 9일 잠실 현대전 1회 이성열은 자신의 시즌 4호 홈런을 친 뒤 덕아웃에 있는 박병호를 바라보며 ‘빠샤’ 세리머리를 보냈다.
이성열과 박병호는 절친한 형과 아우 사이다. 신세대로서 마음이 통했던 이들은 숙소에서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며 긴장을 풀고 서로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지난달 12일 이성열이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친 이후 독특한 세리머니를 고심하던 이들은 최신 유행인 ‘빠샤’ 구호를 생각해냈고 홈런을 칠 경우 각자가 파이팅을 하자는 의미로 ‘주먹 키스’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성열은 홈런 세리머니에 대해 “주먹에 입을 맞추는 것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예전에 축구 안정환 선수가 한 ‘반지 키스’세리머니라고 오해한다. 병호도 함께 세리머니를 하는데, 아무래도 홈런 수가 내가 더 많아 카메라에 자주 잡히기 때문에 ‘빠샤 세리머니’인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열은 올시즌 전문 대타로 성장해 팀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박병호는 주전 1루수로 자리잡아 4연타석 2루타를 기록하는 등 프로에 적응해가고 있다. 공동의 홈런 세리머니로 서로를 격려하는 두 신인의 경쟁이 풋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