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우쑤 (클리앙)
2024-02-15 09:35:38
뉴스보고 깜짝 놀랐네요..
작년 추석즈음 해당 사건과 동일한 방법으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사건 개요
작년 추석 어떤 시점에 아이들이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으로 카드를 들고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가 두고 온 모양입니다.
요즘 대부분 앱카드 들고 다니고 현물 카드는 몇 장 안들고 다니시잖아요.
저희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잊은 줄 모르고 있었죠..
집안 어딘가에 있겠지하고 분실신고 안하고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추석 전 오후 난데없이 애플 스토어에서 600만원 결제문자가 옵니다.
??? 이게 뭐지?? 하는 찰나 5분뒤 420만원 결제문자가 또 오네요..
바로 분실신고 했습니다.
카드사로 전화를 걸어 승인번호 확인하고 매장 특정하려 했지만
애플 결제를 KG 시스템인가에서 대행해서 승인번호 혹은 카드 단말 번호로 매장을 특정하려면 해당 회사에 연락해서 알아야해서 시간이 걸린다네요.
근처 파출소로 찾아갑니다만 경찰서로 가라하고..
경찰서에서는 관할서로 가라하고 관할서가 어딘지 모르는데요? 그랬더니 카드가 분실된걸로 추정되는 서로 가라해서
거주 관할서로 가서 사건 접수를 합니다.
이틈에 집사람은 백방으로 전화를 돌려 애플코리아 매장을 확인(전국에 총 다섯군데가 있습니다.)
해당 애플스토어에서 동일 시간 같은 금액으로 결제한 내용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이 과정에서 결제된 매장이 명동 매장으로 특정됩니다.(이것도 웃긴게 애플은 매장에 전화번호를 안알랴줌니다.. 메일로 커뮤니케이션했네요..ㅜㅜ)
명동매장 관할서인 남대문서로 찾아가 다시 사건 접수를 합니다.
경찰분들도 이미 몇번 겪은듯 애플이면 어려울 거란 말씀을..ㅜㅜ
그래도 찾아가 보자 얘기하고 경찰관 대동하고 매장으로 갑니다..
돗대기 시장이더군요.. 사람이 바글바글.. 매장 매니저랑 얘기하니 기사에 나온 내용을 읊어줍니다.
하지만 강하게 얘기하고 당신들도 책임이 있다 왜 카드 결제 시 본인 확인을 하지 않았냐!!!
결국 남대문서 경찰관 께서 CCTV 확인하시고 (이부분은 기사내용과 조금 다르긴 합니다. CCTV를 확보하시긴 한듯)
며칠 뒤에 사진 한장이 전송됩니다. 이사람 같은데 아는 사람이냐? 당연히 모르는 사람이다. 처벌을 원하느냐 엄벌을 원한다.
기다려 보시라...
열흘정도 시간이 지나서.. 정보를 입수합니다. 비슷한 수법의 용의자가 송파서에 검거되었다.
애플코리아, 수입 오토바이 판매 상 등에서 여러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부정사용을 했답니다.
여죄를 확인하고 현재 그 사람은 검찰로 송치된 상황입니다.
두서없이 적어 정리가 안되어 보이지만 해보자면...
정리
1. 무인 판매점이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습니다. 카드를 분실하는건 1차적으로 개인의 잘못이 맞습니다만 이런 상황을 막기위해서라도 보완할 방법을 강구해야할 것 같습니다.
2. 애플을 현행법으로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본인 확인 않고 결제할 수가 있는지 제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가는군요.(이런건 그냥 애플의 과실로 지급정지 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3.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카드뒤에 이서 꼭하세요..ㅜㅜ
결과
카드사/경찰 에서는 사고처리를 위해 해주는게 거의 없습니다. 결국 제가 발로 다 뛰었구요..(시민 덕희?? 가 제 얘기 같더군요ㅜㅜ)
대한민국이 그래도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사회라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다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총액의 10%를 제가 부담하는 걸로 카드사와는 결론을 지었습니다. 민사를 통해 피의자에게 돈을 받아내시고.. (받을지 못받을지 모르지만) 받으면 제가 변제한 금액을 제외한 금액은 카드사에 돌려줘야한다네요..
정말 정신없이 일이 진행되었네요ㅜㅜ
좀 더 신중하게 살아야겠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도움 줄 사람이 없다는거.. 결국 가족이라는거.. 이게 이번 사건에서 얻은 교훈이라면 교훈일 듯 합니다.
비오는데 다들 건강조심하세요..
댓글 중---
wynn
우리나라에서는 마그네틱에서 IC칩 카드로 넘어갈 시점에 컨택리스랑 칩결제 중 컨택리스는 수수료 때문에 카드사들이 흐지부지하고 그냥 IC칩에 의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유럽 캐나다 등 다수 해외는 거의 다 컨택리스/IC칩을 둘 다 쓰기 때문에, 소액결제 컨택리스 사용시에만 비밀번호나 서명이 없고, 약 10만원-30만원 이상 칩 결제시에는 무조건 핀번호를 입력하게 되어있습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컨택리스가 흐지부지되어 거의 모든 경우 무조건 칩을 꽂아야 하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매번 요구하면 엄청난 불편이 쏟아질테니 그냥 서명으로 대체한거죠. 근데 문제는 서명은 사실상 있으나 마나인게 가게들이 고객들이 불편해하니까 대조는 커녕 가게에서 서명에다가 점 찍어버려서 넘겨버리니까요.
그리고 이건 애플도 대응을 못하는게, 해외에서 아무리 핀번호로 카드 도용방지를 한다해도 컨택리스가 10-30만원 정도까진 허용되니까 도둑들이 도용카드로 애플스토어같은데 돌아다니면서 기프트카드를 살 수 있으니, (제가 있는 캐나다)애플스토어에서는 컨택리스 결제를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기프트카드 구매시에는 무조건 카드를 고객으로부터 건네받아서 칩을 끼운 뒤에 비밀번호 입력을 요구합니다. 근데 한국 애플은 이런 수단도 없는거죠.
한국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시스템이 없다면 서명을 대조한다거나 적어도 고가 제품 구매시 카드 이름과 일치하는 이름이 있는 신분증을 보여줘야 허가를 해주면 되는데 그조차도 안 하죠.
테리우쑤
@wynn님 결국은 행정편의를 위해 간과하고 있다는 거네요.. 그러고 보니 해외에선 그랬었군요.. 그러면서 이거 왜이렇게 불편하게 되어 있어.. 했던기억이..ㅜㅜ
첫댓글 댓글 중---
Dodgeball
미국의 경우엔 보통 이런 금융사고때는 카드사가 손실을 떠안고 그담에 누구한테 손배청구하든 수사요청하든 포기하고 손실처리하든 알아서 합니다. 소비자 과실임을 증명해야만 소비자한테 손실을 떠넘길 수 있는데 그게 쉽지 않으니까요. 반면에 우리나라는 소비자에게 책임을 묻는게 너무 자연스러운거 같습니다. 뭔가 잘못된거 같아요.
테리우쑤
@Dodgeball님 저도 이 얘길 했지요.. 이러려고 카드 쓰는거 아니냐.. 왜 내가 싸워야하고 입증해야하냐.. 하지만 안통했습니다ㅜㅜ
까나리
몇달전에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스크류바, 죠스바, 돼지바 등 몇천원어치 들고 계산대에서 바코드로 찍고 결제하기 눌렀더니 바로 결제가 되더라구요. 보니까 기존에 다녀안 손님카드가 그냥 꽂혀있는겁니다. 어이쿠 하고 카드 바로 빼고~
전 너무 깜짝 놀래서, 무인매장이라 바로 사장에게 전화걸고 그 자리에서 바로 입금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승인취소 빨리 해달라고 했는데, 승인취소 유무는 제가 알 수 없었죠.
몇천원도 남의 카드로 결제되니 굉장히 찜찜하더라구요.
비모
아이고... 고생 많으셨네요...ㄷㄷㄷ
현직 뉴질랜드인데, 여기는 일정 금액 이상 결제 시 카드 비밀 번호를 물어봅니다... (Paywave 포함)
한국에서 카드 쓴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기억이 안나지만 한국도 그랬던 것 같은데 어떻게 알았을까요...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