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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9 (화) ‘새로운선택’ 창당…제3지대 신당 추진 인사들 참석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하는 제3지대 신당 '새로운선택'이 12월 17일 창당대회를 열고 내년 총선에서 30석 확보를 목표로 나선다고 밝혔다.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를 맡은 금태섭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새로운선택은 내년 총선에서 30석의 의석을 얻어서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3년 후 2027년 대선에서는 그때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집권에 도전하겠다"며 "그리고 2032년까지 개헌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40년 전에 만들어진 소위 87년 체제, 승자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 이것을 뜯어 고치지 못한다면 우리 정치는 이제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 이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은 한 명도 성공한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했다"며 "정부의 수준은 갈수록 낮아졌고 이제 국민들은 기대를 접는 것을 넘어 냉소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이제 우리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때가 됐다"며 "대화와 토론, 양보와 타협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모아야겠지만, 새로운선택은 대한민국이 궁극적으로 개헌을 통해 내각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쉽지 않은 과제다. 끝없는 교착상태에 빠진 우리 정치의 구조적 틀을 바꾸는 일은 한 정당이나 세력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며 "사람과 사람, 세력과 세력이 연대하고 연합해야 한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을 떠나 새로운선택에 합류한 조성주 공동대표는 현재 한국정치 상황을 "비토와 팬덤만 남은 양당의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이라고 진단했다. 조성주 공동대표는 "그래서 이준석 전 대표가 윤핵관에게서, 금태섭 대표가 민주당 강성지지층에서, 지금 류호정 의원이 정의당에서 비난받고 있는 것"이라며 "팬덤과 비토에 빠져버린 진영정치에서, 정치가가 자기 진영과 정당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결코 배신이 될 수 없다. 그것이야말로 희망의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 진보도 개혁적 보수도 모두 함께 이 희망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자유, 상식, 생활을 기치를 들고, 더 큰 정당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금태섭 공동대표의 멘토로 알려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 제3지대 신당을 추진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영상을 보내 함께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축사에서 "내년 총선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이 지금까지 거대 두 당이 국민이 바라는 바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교량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 창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오늘날 집권정당의 행태를 보면 '과연 우리나라를 정상적인 방향으로 끌 수 있을까'라는 회의를 갖게 하고 야당 역시 마찬가지로 아무런 대안 없이 투쟁에만 급급하고 있기 때문에 나라 발전에 기여할 수 없다"며 "새로운 정치세력이 빨리 등장해서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나라의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여기서 보니 새로운 정치세력을 위해 창당하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다 모인 거 같다"며 "당부드리고 싶은 건 개인적인 예의 관계에 집착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하나가 돼서 내년 총선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국회에 보낼 수 있을까에 대해 넓은 의미에서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새로운 시작하시는 분들이 사소한 의견 차이가 있어도 서로 화합할 줄 아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준석, 금태섭, 양향자가 같이 모여 뜻을 함께 한다면 여러분이 바라는 바가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수능을 건드리면서 킬러문항을 없애라고 했을 때 호기롭게 말했지만 결국 지금 대통령께서 하시는 정치는 국민들에게 다음 선거에서 투표용지에 또 다른 킬러문항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대선이 끝난 지 2년 가까워지는 시점에 과연 만족하셨는지 궁금하다. 저는 개인적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며 "제가 그 탄생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고 어느 정도 설계과정에도 참여했던 만큼 국민들에게 제시했던 청사진과 설계도, 제가 그렸던 부분들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무한한 답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은 윤석열 대통령이 나쁜지 이재명 대표가 나쁜지 판단을 내리라고 강요하고 있다. 이 자리서 우리가 그 논쟁 종식하면 좋겠다"며 "이미 둘 다 나쁘다. 둘 다 이미 평가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새로운 선택이란 건 결코 양비론을 기반으로 한 선택이 돼선 안 된다"며 "저도 5년 전 제3당의 일원으로서 고민했지만 결국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 못 했기 때문에 다시 큰 물결에 합류할 수 밖에 없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서 다소간 차이를 내려놓고 정말 새로운 선택지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에 부합할 수 있다면 충분히 유의미한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다음 투표용지가 킬러문항이 되지 않도록, 새로운선택이 투표용지에 올라갈 수 있도록 같이 정진하고 노력해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저도 예고된 일정을 따라서 나름의 움직임으로 큰 틀에서 움직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무능하다고 보고 계신다. 이재명 대표는 부도덕하다고 보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집권여당도 무능하게 보이고 거대야당도 부도덕하게 보인다. 그런데 그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향자 대표는 "이 시작이 국민들께서 열망하는 새로운 정치 그리고 성숙한 정치의 답이라고 생각한다"며 "류호정 의원 그리고 조성주 공동대표, 금태섭 공동대표가 함께하는 조합이 상당히 색다르다. 그 색다른 연대가 남다른 시너지가 나올 거 같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축사 영상을 통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건 외롭고 힘든 일이다. 쉬워서 그 길을 가려는 게 아니라 가야 하기 때문에 가야 되는 것이라 이해한다"며 "새로운선택과 세 번째 권력의 도전, 여러분의 문제 의식을 이해한다. 여러분의 충정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은 "극도의 모순과 부조리가 난무하는 한국 정치사회에서 새로운 정치 물결을 만들고자 하는 용기와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박수를 보낸다"며 "지금은 가장 기본적인 상식의 정치, 정의의 정치, 통합의 정치만 해도 정치인과 정당이 국민들께 박수받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창당대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3지대 연대 가능성에 대해 "이준석 뿐만 아니라 이상민, 양향자와 언론에서 아시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소통한다"고 말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우리 정치의 문제점에 대해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선거가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 해법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에 자주 만나서 의논하고 있다"며 "그런 논의가 계속 이어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와 소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소통하고 있다"며 "(이낙연 전 대표를) 찾아가서 창당 취지를 말씀드리고 초청장을 전해드리고 왔다"고 말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총선 전략에 대해 "양당 지지자들이 예전처럼 구심력이 강하지 않다. 상당한 정도 원심력이 있고 한쪽으로 기우는 데 걱정이 있다"며 "새로운선택이 유권자들이 선택할 만한 실질적인 콘텐츠를 내놓느냐에 따라 충분히 30석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로운선택에 합류했지만 정의당에 남아 있는 류호정 의원은 창당대회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의당은 류호정 의원이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류호정 의원은 "지금 당의 노선 놓고 지금 서로 다른 생각들이 경쟁하고 있는 중"이라며 "1월 당원 총투표까지 당원을 설득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사 가운 벗고 삭발했지만 등돌린 국민들… 90%가 "의대 증원 찬성"
전국 의사 1000여명이 서울로 집결해 "의대정원 확대 반대"를 주장했지만 국민 10명 중 9명은 오히려 증원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단체와 국민 사이의 인식 괴리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의대증원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투쟁심도 한파에 꺾여 크게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총파업(진료거부 단체행동)에 돌입할지도 미지수다.
◆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열려… 한파에 참여율은 처조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는 12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이날 대회에서 범대위는 △필수·지역의료 살리는 근본적 대책 마련 △일방적인 의대증원 중단 △9.4 의정합의 이행 △의대생 목소리 반영한 의대정원 정책 추진 등을 요구했다.
이필수 범대위 위원장(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정부는 의대증원만이 전가의 보도인 것마냥 (언론에) 흘리는데 이게 과연 올바른 정책의 방향이냐"며 "정부는 9.4 의정합의를 준엄히 받아들이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고 말했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을 강행하지 않고 코로나19(COVID-19) 해결 이후 다시 논의하겠다고 의료계와 합의한 게 '9.4 의정합의'다.
정지태 대한의학회 회장은 "의대증원은 가장 효과가 없으면서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정책이고, 정부는 눈앞의 총선에만 도움이 되고자 의료계를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집단으로 몰고 있다"며 "초저출산으로 앞으로 인구가 1000만명이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보다 2배의 의사가 왜 필요하냐"고 따졌다. 범대위는 총파업 실행 가능성을 거듭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의대증원을 강행하면 의료계는 가장 강력한 최후의 수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의 각오로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을 막기 위해 모든 걸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지난 12월 11일부터 의사 총파업 찬반을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투표가 종료되지만 의협은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투표 결과를 내부 참고용으로만 두되 대신 강력한 대정부 협상 카드로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서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과 길광채 광주광역시서구 의사회 회장이 머리를 삭발했다. 의대증원으로 대한민국 의료 체계가 무너진 환경에선 더는 진료를 볼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의대생 5명이 의사 가운을 벗어 던지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 국민 85% "총파업 반대"… 의대증원 89%가 찬성
국민은 의사들의 단체행동에 반대했다. 또 의대증원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가 이날 국회 앞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6%는 "의협이 진료 거부 또는 집단 휴업에 나서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기관 서던포스트가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응답자의 10명 중 9명인 89.3%는 "의대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93.4%는 "필수진료과 의사가 부족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대하는 의협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71.9%였다. 의대정원의 증원 규모에는 "1000명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 비율이 47.4%로 가장 많았다. "2000명 이상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28.7%였다. "100명과 1000명 사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2.7%였다.
주로 △제주(95.7%) △대구·경북(93.8%) △대전·세종·충청(91.6%) △부산·울산·경남(91.2%) △광주·전라(91.0%) 등 지방에서 의대증원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서울(82.8%)과 경기·인천(86.6%)의 찬성 비율과 대조적이다. 응답자의 87.3%는 의대정원 확대 결정권이 "국민과 정부에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의대증원의 결정권이 의협에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0.5%에 불과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또다시 의사들의 반대와 몽니 부리기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국민의 절박한 요구에 따라 분명하고 강력하게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의대정원 확대가 절대다수 국민의 요구이고 민심이고 여론"이라고 말했다.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감안하면 실제로 총파업에 돌입하기에는 의협으로선 부담이 크다. 의협이 찬반 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실제로는 총파업 실행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도 한파 영향으로 예상보다 참여율이 저조하게 나왔다. 의사들의 투쟁 동력이 크게 힘을 받지 못한 것이다. 이날 대회 참여 인원은 주최 측 추산 약 8000명이다. 의협 전체 회원 수인 14만명에 비하면 적다. 이마저도 실제 참가자 수는 훨씬 더 적은 1000여명 이하로 알려졌다. 대회 종료 후 용산의 대통령실 인근까지 가두행진이 예정돼 있었으나 주최 측은 한파를 이유로 행진을 서울역까지만 진행했다.
전두환 유해를 합천 생가 마당에 안장하십시오
이순자씨!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강원도 원주시 치악산 밑의 한 자그마한 아파트에 사는 서생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써야 한다는 어떤 계시로 이 글을 씁니다. 그 첫째는 "나이가 들수록 입은 열지 말고, 지갑을 열라"는 금언 때문이요, 그 둘째는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은 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는 말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마침내 이 글을 쓰는 것은 한 교육자 또는 글을 쓰는 지식인으로 우리 사회와 역사를 위해 반드시 쓰는 게 바른 도리요, 다른 하나는 이제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치른 이순자씨께서도 그 모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일 때일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먼저 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합니다. 1945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난 해방둥이로 30여 년간 교단에 서서 2004년 현직에서 물러난 뒤 강원도 횡성군의 한 산골마을로 귀촌하여 텃밭을 일구는 반거들충이 농사꾼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10여 년 전부터는 치악산 밑으로 이사했고, 이즈음은 독서와 틈틈이 이런저런(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쓰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2020년 연초 일반 독자들이 궁금해할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주제에 '그 빛과 그늘'이라는 부제를 달아 대한민국 역대 12분 대통령 발자취를 더듬는 글을 썼습니다. 그해 10월 초순까지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뒤 올해 7월 한 출판사(삼인)에서 책으로 나왔습니다. 이때의 취재를 위해 2020년 4월 25일, 전두환 대통령 생가 현장 답사를 다녀온 바 있습니다.
최근 전두환 대통령의 유해를 안장할 곳이 없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예정했던 파주에서 반대해 무산되었다고 하더군요. 이 소식을 듣고 전두환 전 대통령 유해를 안장할 곳은 합천생가 마당이라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고향 집 마당에 유해를 묻은 전직 대통령, 이 얼마나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풍경인가요. 내 고향의 한 친구는 일찌감치 '고향집 감나무 뿌리에다가 당신의 유해를 묻어라'고 유언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내 생가는 남의 손에 넘어간 지 오래라 대신 오대산 월정사 앞 전나무 숲에다가 수목장하라고 10여 년 전에 가족들에게 일러둔 바 있습니다. 내가 교직에서 물러난 뒤 근현대사 답사로 여러 나라를 둘러보니 아직도 대한민국과 같이 장묘문화가 요란한 곳은 없습니다. 우리나라보다 국토가 몇십 배 더 큰 나라(중국, 미국, 러시아)도 검소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웃 일본도 집이나 동네 가까운 곳에 아주 간소히 모시고 있습니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은 죽음에 앞서 "유해를 화장해 바다에 뿌려 달라" "유골을 안치하는 영당(靈堂)을 만들지 말라" "각막을 기증하고, 유해는 의학 연구를 위한 해부용으로 써 달라"는 등의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덩샤오핑의 시신은 그 유언대로 화장해 남은 뼛가루는 꽃잎과 함께 동해 바다(우리나라 쪽에서 서해)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 모든 생명체는 귀소본능을 갖고 있다
요즘 여론 추세 같으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묘지는 국내 그 어디에 써도 시끄러울 것 같습니다. 이참에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으로 아직도 연희동 자택에 임시로 안치된 유해를 합천 생가 마당 잔디밭이나 관상수 또는 돌덩이 밑에 안장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곳 생가 마당에 안장한 뒤 5·18 유가족 및 그 당시에 피해를 당한 모든 분 및 그 유가족들을 초청해 그 생가 마당에서 초혼제를 겸해 한바탕 살풀이굿을 하기를 바랍니다.
몇 해 전 나는 옛 제자인 김홍걸 의원과 함께 광주에 가서 5·18 어머니 회원들을 만나 밥 한 끼를 함께 나눈 바 있습니다. 그분들은 아직도 소복을 입은 채 사랑하는 가족을 억울하게 잃은 슬픔 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분들에게도 고인의 유해가 안치된 생가 마당으로 초대하여, 그분들의 발로 그 마당에 뿌려진 유해를 밟게 한다면 마침내 가슴 속에 싸인 원한도 씻어질 것입니다.
하나 더 주문하고픈 것은 현재 살고 있는 연희동 집을 정리한 다음 그 돈을 나라나 사회에 흔쾌히 기부하시라는 겁니다. 그런 뒤 이순자씨 당신도 남편의 생가로 귀촌하여 마당의 잔디를 걷어낸 뒤 거기다가 텃밭을 만든 다음 한편에 고추, 파, 배추, 들깨, 상추, 쑥갓 등 여러 남새들을 기르면서 여생을 보내십시오. 그게 당신도 편안할 것입니다. 그렇게 여생을 보낸 뒤 당신 유해도 그곳 남편 옆에 안장된다면 우리 국민은 당신 내외의 전비(前非)를 덮어줄뿐더러 합천 군민들은 성경 속의 '돌아온 탕자'처럼 반겨 맞을 것입니다.
경복궁 담장 낙서 용의자 추적… 언양읍성 낙서범 ‘징역 2년’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인 서울 경복궁의 담벼락 40여m가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2명 이상으로 보고 이틀째 추적 중이지만, 젊은 연령대의 용의자들이 CC(폐쇄회로)TV를 피해 도망가면서 추적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한파 속에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12월 17일 종로경찰서와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시 50분쯤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경복궁 서쪽의 영추문 좌·우측,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주변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영화 공짜’ 문구와 함께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구를 적었다.
낙서로 훼손된 범위는 가로 44m, 높이 2m가 넘는다. 용의자들은 당일 오전 1시 42분쯤 영추문을 중심으로 좌측 길이 3.85m·높이 2m, 우측 길이 2.4m·높이 2m에 걸쳐 낙서를 한 뒤, 오전 1시 55분쯤엔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담장은 좌측에 길이 8.1m·높이 2.4m, 우측 길이에 30m·높이 2m에 걸쳐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2시 44분쯤엔 서울지방경찰청 청사 동문 담벼락에도 낙서를 했다.
경찰은 인근 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하고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사적 등 지정문화 유산에 글씨, 그림 등을 쓰거나 그리면 원상 복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국가지정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앞서 2017년 사적 제153호인 울산 언양읍성 성벽 70여m 구간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욕설 등을 적어 훼손한 40대 남성이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성벽 복원에는 2700만원이 들었다. 지난해 1월에는 10대들이 경기도 지정문화재인 경기 여주 영월루(迎月樓)의 초석 등 10여군데에 검은색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전부터 국립고궁박물관,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 처리 전문가 등 20명을 투입해 세척·복구 작업을 재개했다. 흔적을 지우는 데는 최소 일주일 정도 걸릴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스프레이 낙서가 문화유산 보존에 심각한 영향을 준 행위로 보고 있다. 경복궁 관리소 관계자는 “(사적으로 지정된 경복궁 관련) 무허가 현상 변경 쪽으로 접근해 법 위반을 적용할 수 있을지 법적 검토 중”이라며 “비용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