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방랑자로 살 것인가
2018-07-23 허정철 기자
마음은 이미 마음을 알고 있다
한자경 지음/ 김영사
세상 모든 것은 드러난 모습이 서로 다르지만
근본에 있어 하나임을 알고 있는 마음을 일컫는
‘공적영지(空寂靈知)’.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며 자신만의 고유한 사유체계를 정립한
‘일심의 철학자’ 한자경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가
이러한 본래마음을 밝혀
현대인의 삶을 짚어본 교양철학서
<마음은 이미 마음을 알고 있다>를
최근 펴냈다.
저자는 지난 1993년 제5회 서우철학상을 시작해
2008년 제2회 청송학술상, 2012년 제3회 원효학술상,
2013년 제10회 불교출판문화상 대상,
2017년 제7회 반야학술상을 수상하며 불교계 안팎에서
호평을 얻은 학자다.
한 교수는 “표층에 머무르는 의식은
옷은 보되 옷 입은 사람은 보지 못하고,
말은 듣되 말하는 사람을 알지 못하는 의식”
이라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자신에 대해서도 남에 대해서도
오직 드러난 모습에 따라 판단하고 단정한다.
상(相)을 따라 떠다닐 뿐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현대인은 표층에 부유하면서
바닥에 닻을 내리지 못하는
‘방랑자’라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선과 악, 미와 추,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
나와 나 아닌 것, 몸과 마음 등 일체를 크게
둘로 나눠서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사고는 차이를 본질로 규정하며
공통점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는 곧 개인주의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저자는 진정 자신의 마음을 아는 공적영지에 주목한다
. “무한으로 나아간 마음은 그 안에 보이는 것이 없는
허공과 같은 마음이고 그 안에 들리는 것이 없는 적적한 마음,
공적(空寂)의 마음이다.
공적의 마음은 본래적 각성으로 깨어있는
‘아는 자’로서의 마음이다.
공적의 마음이 자신을 신령하게 아는 것을
공적영지(空寂靈知)라고 한다.”
하지만 현대인은
공적영지를 망각하고,
의식되는 것을 자기 밖의 대상으로 설정하는
표층의식이 마음활동의 전부라고 여긴다.
이는 ‘꿈꾸는 나’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나’를 ‘꿈속의 나’로 착각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삶은 타인을 나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보게 하고,
상대를 비교와 경쟁의 대상으로만 여기게 한다.
친구도 동료도 경쟁 대상이 되고,
우리는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비교와 경쟁에 익숙해지면
현재는 오로지 성공하는 미래를 위한 수단이 되고,
결국 현재가 없는 삶이 된다.
저자는 “진정한 행복은
비교와 경쟁을 멈추고 내 본래마음을 알아차림으로써만
도달될 수 있다”면서 “
이 책이 삶을 스스로 돌아보고, 심층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