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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산불이 발생한 하와이가 화마에 휩싸였다. 이번 하와이 산불을 부채질한 원인으로 기후 변화와 외래종 식물이 지목됐다.
10일(이하 현지시간) 하와이 마우이섬 서부 해안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째 확산하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마우이 카운티 관리들은 이날 파악한 사망자 수가 53명이며 화재 진압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960년 주를 쓰나미가 강타해 61명이 희생된 경우와 비교하며 "마우이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가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 주지사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건물 1700여 채가 불탔고 라하이나의 약 80%가 사라졌다. 유서 깊은 관광지인 라하이나는 19세기 하와이 왕국의 수도였으며 고래잡이 어선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하와이 경찰서장은 피해 지역에서 전기와 통신 서비스가 끊긴 뒤 주민들이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방불명된 이들의 숫자가 1000명 이상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앞서 지난 8일 오전 0시께 마우이 섬 쿨라 지역에서 첫 산불이 신고된바. 이후 오전 6시 40분께 서부 해변 마을 라하이나 인근에서 또 다른 산불이 신고됐다.
해당 산불은 한때 진압됐으나 허리케인 '도라'가 일으킨 시속 100km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졌고 삽시간에 해변 마을을 덮쳤다. 이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일부 주민들은 거리에 갇히거나 바다로 뛰어들기도 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이번 산불의 원인으로 건조한 초목과 강한 바람, 낮은 습도 등 여러 조건이 맞물려 발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기상학자들은 하와이 산불과 관련해 이상 기후가 가져온 변화라고 분석했다. 하와이는 습하고 무더운 열대 기후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강우량이 크게 줄고 가뭄이 심화했다는 전언이다.
화재를 키운 원인으로 하와이의 삼림 변화가 꼽히기도 했다. 하와이산불관리기구는 불에 잘 타는 외래종 식물이 하와이 전체 면적의 4분의 1을 구성하며 산불 전파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하와이대학교 열대지역 화재 전문가인 클레이 트라우어니히트 박사에 따르면 하와이에서 산불로 소실되는 면적은 수십 년간 4배 이상 늘어났다.
한편 주호놀롤루 총영사관은 산불과 관련, 한국인 관광객이나 한인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마우이 섬에 전기와 통신망이 모두 끊겨 정확한 피해 조사에는 당분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와이를 재난 지역으로 승인하고 복구를 돕기 위한 연방 차원의 지원을 지시했다.
아큐웨더는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 액수를 80억~100억 달러(약 10조 6000억~13조2000억 원)로 잠정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