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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써라,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즐거움> ------------------------------------------------------------------- 97. 어린왕자의 별에 있는 화산의 상징적 의미를 찾아서/최복현
아주 작은 별이 있어요. 어쩜 귀엽고 예쁜, 사랑스럽고 정겨운 별이었을 거에요. 그 별엔 그 별에 잘 어울리는 작고 예쁘고 귀여운 장미가 있었어요. 그 반면에 어울리지 않게 화산이 세 개나 있었다는 거에요. 참 이상하지 않나요?
그 작고 예쁜 별에, 아름답고 귀여운 장미가 사는 별에 화산이 있다니요. 때로는 심술을 부릴지도 모르는, 그 별을 아주 재투성이로 만들지 모르는 화산이 셋이나 있다니 말이지요. 그 세 개의 화산 중 하나는 뭔가를 끓일 수 있도록 그릇을 올려놓았어요. 다른 하나는 그냥 타오르도록 버려두었고요. 그리고 하나는 불이 껴져 있어요. 그렇다고 아주 꺼진 게 아니라 언제 타오를지 모르는 휴화산인 거에요.
어린왕자는 그 별을 떠나면서 화산 하나엔 그릇을 올려놓아 물을 끓이게 두었고, 또 다른 하나는 정성스럽게 청소를 해주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꺼져 있지만 언제 타오를지 모르는 화산 하나도 깨끗이 청소를 해주었어요. 화산이란 청소만 잘해주면 폭발할 일이 없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별, 조용한 별에 화산이라! 감이 안 오나요? 그러면 별을 어떤 여인의 몸이라고 생각해 봐요. 그리고 나서 그 화산 세 개의 그림을 잘 봐요. 마치 누워 있는 여성의 모습이란 연상이 안 드나요? 아름다운 여성의 가슴과 그리고 중요한 부분이라면요. 좀 비약일 수 있지만 프로이드라면 용감하게 그렇게 설명했을 거에요.
이쯤 해두고 그 이야기에서 살짝 빠져나오려고 해요. 암튼 화산은 하나의 욕망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어요. 타오르는 욕망, 그 욕망을 잘 다스려주지 않으면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마치 화산이 폭발하듯이 말예요. 불타고 있는 화산들이 타오르는 욕망이라면, 쉬고 있는 욕망은 잠재적으로 타고 있다가 언제 겉으로 타오를지 모르는 열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 열정이라는 욕망은 장미의 욕망이란 말예요. 그렇게 갈구하는 장미를 남겨두고 그 별을 떠나는 어린왕자, 참 매정한 사람이지요. 장미의 입장에선 얼마나 원망스럽고 밉겠어요. 비록 자신이 괴롭히긴 했다 하더라도 장미만 남겨두고 떠난다니요.
어린왕자는 막상 떠나려다 뒤돌라봐요. 혼자 남을 장미가 욕망을 자중하지 못하고 무슨 일이라도 벌이면, 너무 외롭다고 엉뚱한 화풀이라도 하면, 그 별에는 큰 재난이 일어나겠지요. 그건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에요. 어린왕자는 언젠가 다시 그 별에 돌아와야 하는데 말예요. 그때에도 별에는 여전히 장미가 에쁘게 단장하고 있어야 하고, 화산들은 조용히 제 할 일을 하면서 타오르고 있어야 하니까요. 어린왕자는 좀 이기적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어린왕자는 별을 떠나기 전에 정성스럽게 화산들을 청소를 했어요. 장미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그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다시 돌아올 거라면 말이지요.
사람과 사람 사이, 맺기도 어렵지만 그 사이를 메우기도 어렵고, 그 사이를 벌리기란 더 어려워요. 서로를 위해 도움이 되도록 맺고 메우고 어쩌다 벌리기란 어렵다는 말예요. 그 과정에 불협화음 없이 아름다우려면 말예요. 그러니까 만남에도, 사이를 메움에도, 사이를 벌림에도 지혜가 필요해요. 서로가 서로의 상처가 되지 않는, 서로가 서로에게 아픔을 주지 않는 관계의 미학, 그건 상대를 위해 세심한 관심을 갖고 배려를 해야 해요. 비록 가식이라도 그럴 필요가 있다니까요. -최복현 amourchoi@hanmail.net--------------------------------- 인문학 및 고전 읽기. 그리스 신화로 세상 읽기 공개 특강 1. 퇴근길 인문학: 생산적인 인문학 공부법과 그리스 신화로 세상읽기 2. 4월 2일 19:00-20:30 현대백화점 천호점 문의 02-489-4560 3. 4.8일 화요일 10:00-13:00 대구 월드컵경기스포츠기념영상관/오아시스독서상담심리연구회 4. 4월 22일, 29일 화요일 오후 7:00- 9:00: 안산 감골 도서관:031-481-2668 그리스 신화로 세상 읽기 정기강좌 - 매주 목요일 11:30-12:50 현대백화점 천호점/매주 수요일 12:30-13:50 목동점 어린왕자 읽기의 즐거움 -4월 15일 화요일 14:00-16:00 북수원 도서관 :031-228-4776 ------------------------------------ 글쓰기 강좌: 닥치고 써라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즐거움 -4월 18-5. 30 매주 화요일 10:00-12:00 서울시교육청 송파도서관: 02-3434-3321,3326 -매주 월요일 19:00-20:30 현대백화점 천호점 02-489-4560 ---------------------------------- <하루에 떠나는 신화여행/최복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