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있는 보통 인문계고를 다니고있는 고2입니다.
워낙 지방이라 글을 쓸 수 있는 학원도 없고, 학교자체에서 실기에 대한 준비도 많이 부족한 편이에요..
학교 백일장에서도 수상한 적이 한번도 없지만 글을 쓰기위해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쓰고 있는 중입니다.
문제는 실기와 내신 둘다 문제인데ㅠㅠ
실기를 준비하려면 어디서 뭘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고...(상상촌 스터디에서 준비를 하고싶어도 너무 멉니다..ㅠ)
내신은 1학년때 성적은 5~6등급.. 지금 2학년 1학기엔 그래도 공부를 해서 4등급 조금 안되게 올렸습니다.
3과목 3등급이내를 맞아야한다던데 그럼 남은 시험에서 몇등급정도를 맞아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ㅠㅠ
이건 또 별개의 문제지만... 저는 한국의 순수문학쪽을 쓰고싶은데 언니는 웹소설(황제..판타지..달빛조각사나 룬의 아이들처럼 제가 바라는 글이랑은 거리가 먼 소설들)쪽을 써야 돈도 잘벌고 좋다며 장르소설을 쓰라 하는데 어떤 방향으로 글을 써야하는지 헷갈리기까지 합니다.
질문이 많아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조언을 받고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시고 조금이라도 좋으니 조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일단 폴아저씨께서 정리해 올리신 http://cafe.daum.net/writerlee/LvGI/603 링크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질문하신 사항에 대해서는 대부분 답이 될 듯 싶네요. 1학년 때 성적 2학년 때 성적, 내신이 좋을 수록 대학을 가는데 유리한 것은 맞지만 그것 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어떤학교의 어떤 학과를 준비하고 계신지를 정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어떤 글을 쓰고 싶으신지도요.
이를테면 광주대에는 이기호 작가님이 있고, 서울예대에는 한강작가님이 있으며, 순천대에는 김원일 작가님이, 조선대에는 나희덕 시인과 이승우 작가님이, 한신대에는 임철우 작가님이 있습니다. 이 중에 좋아하시거나 지향하시는 작품이 있으신지요. 여기서 부터 학과를 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학의 타이틀도 중요하기에 문창과가 있는 서울예대 중앙대, 숭실대, 단국대를 지원하시는 것도 좋지요. 문제는, 본인이 어떤 교수님 밑에서 배우고 싶으며, 무엇을 중요시 여기는가(타이틀인가? 배우고 싶은 교수님인가? 혹은 인맥, 혹은 학교 주변 환경 등)를 정하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실기를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는 일단, 작법이론 게시판에 올려놓은 통달 훈장님과 원조 훈장님의 작법강의 게시글을 꼼꼼히 읽어보시는 것에서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서사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 있어야 콩트를 쓰든 단편을 쓰든 기본을 갖출 수 있을 테니까요.
문창과 실기가 있는 대학들은 대부분, 시험방식이 비슷합니다. 어떤 단어나 문장으로 시제를 내준 후 90분에서 많게는 3시간, 7시간 까지 시간을 주고 콩트(엽편, a4 1페이지 내외)를 쓰라고 합니다. (대부분 90분 내지 100분의 시간 제한을 가지고 있으니 참고하시길)
과외를 받기 힘들다거나, 책을 많이 읽지 않으셨다면, 차라리 내신관리와 수능에 집중하셔서 성적으로 문창과의 대학을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네요. (실기가 있는 대학들도 수시나 정시, 혹은 입시전형에 따라서 100 내신이나 수능으로 갈 수 있는 문창과의 대학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장르를 쓰느냐의 문제는 지금 당장에 이것이 이렇고 저것이 저렇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네요. 작법이론 게시판에 있는 글들을 정독하시면 알겠지만, 장르건 그 글 자체의 문체적 특징이나 서사구조의 특징이건, 판타지건 sf건, 아포칼립스건 간에, 글의 기본적인 뼈대는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입해서 독자들에게 다가선다'는 것이예요. 우리가 순문학이라고 지정하고 있는 장르를 하시는 작가님들도 때에 따라서는 하고 싶은 말을 전하기 위해 판타지의 장르로 외피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박민규 작가님이 쓰신 龍龍龍龍(용용용용)은 더이상 현실에서 힘이 없는 무림고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김중혁의 좀비들에는 말그대로 좀비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다만, 그 외피들을 까고 들어가 보면, 정확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철학이라던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던가)이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웹소설이나 장르문학들과 약간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고 모든 웹소설과 장르문학에 주제나 메시지가 없다는 건 아니에요. 대체적으로 소비되는 소설들과 비교해볼 때 그렇다는 거예요.)
돈을 벌고 못벌고는 일단 그 길에 선 다음에 고민할 문제일 것 같네요. 문창과를 가서 순문학을 쓴다고 해도, 웹소설을 쓰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작가님들도 있어요. (대다수 작가를 꿈꾸거나 작가를 지망하고 계신 분들은 등단하고 다음 소설을 내기까지 생계를 유지하려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투잡을 하십니다.) 그건 질문자님이 어떤 길을 선택하고, 어떤 환경에 처해 있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고, 아마 생계를 직접 유지 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누구보다 스스로 그 방법이나 길에 대해서 잘 아시게 될 거예요. 그러니 그 부분에 대해서 지금 걱정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네요. 중요한 건 지금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들을
재미있게 읽느냐, 그리고 본인이 어떤 글을 쓰고 싶으냐인 것 같아요. 아직 고2이시고 시간은 남았으니 천천히 생각해 보시고 독서력을 높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 )
@정우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다니ㅠㅠㅠㅠ정말로 고맙습니다ㅠㅜ 정우님 말대로 저는 제가 어떤 글을 쓰고싶어하는지 더 생각해봐야겠어요.저는 아직 글에 대한 생각이 명확하지 않은 거 같아서요...ㅠ 그러니 지금 할 수 있는 공부나 책읽기를 열심히하고 글쓰기에도 노력해야겠죠... 정말 고맙습니다! 작법강의부터 다 읽고 써봐야 겠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