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86부터
개르망테 네 쪽으로 산책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우리는 루아조 거리의 오래 된 여인숙인 루아조풀레세 앞으로 지나갔는데, 그 넓은 안 마당에는 18세기의 몽팡시에, 게르망트, 몽브랑시 공작 부인들이 소작인과의 분쟁을 해결하려고, 또는 충성 서약을 환기시키려고 꽁브레에 와야 했을 때 화려한 사륜마차들이 줄기차게 들어가던 곳이다.”
(p288)
이름다운 산책로의 모습을 길게 설명하면서 아름답게 묘사하였다.
산책 길 옆으로는 비본 냇물이 흘렀다. 냇물의 흐름도 길게 모사하였다.
“더욱이 우리는 한번도 내가 그렇게 가고 싶어하던 산책 종점인 게르망트성까지 갈 수 없었다. 그곳에는 성주 게르망트 공작과 공작 부인이 살았으며, 그들이 실존 인물이며, 현존한다는 것도 알았지만, 내가 그들을 떠올릴 때면 때로는 우리 성당에 걸린 ‘에스터의 대관식’에 나오는 게르망트 백작 부인처럼 장식 유단 속의 인물이라 상상한다.”
(p297)
“어느 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넌 노상 게르망트 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마침 페르시피에 의사 선생님이 사 년 전에 그분 병을 치료해 주신 적이 있어서 그분이 의사 선생님 따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콩브레에 오신다니, 아마도 결혼식에서 뵐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나는 게르망트 이야기를 페르스피에 의사를 통해 가장 많이 들었다. 그분은 게르망트 부인이 레옹 대공 부인의 가장 무도회에 입었던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이 실린 잡지도 우리에게 보여 준 적이 있다;
{p300-301}
잠시, 소설의 배경을 설명드리자면, 콩브레 마을의 게르망트 공작 부인은 부인이 살고 있는 집이 아니고, 시골의 소작농을 관리하기 위하여 지은 게르망트 공작의 저택이다. 그래서 날편에 죽자 피리에 살고 있는 게르망트 공작 부인이 이 집을 상속받아서 주인이다. 콩브레 주민들에게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성스러운 영역과 같은 곳이다. 마르쉘도 그렇게 생각하였다. 이런 이유로 마루쉘에게 게르망트 부인은 실재의 존재롯라기보다는 이미지로 존재하였다.
이제부터는 마르쉘은 게르망트 공작의 저택이 있는 쪽으로 산책을 하면서, 자신의 많은 사유세계를 쏟아낸다.
”그날 이후 내가 게르망트 쪽으로 산책을 갈 때면 내겐 문학적인 재능이 없다는 사실과, 그 때문에 유명한 작가가 되기를 단념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나는 예전보다 더 가슴이 아팠다. 내가 느끼는 회한은, 홀로 떨어져서 몽상에 잠길 때면 얼마나 날 괴롭게 했던지, 또 그런 회한을 느끼지 않기 위해 내 정신은 스스로 그 고통에 대한 일종의 억제책으로 시나, 소설, 재능의 결핍 타세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된내 시적 장래에 대한 모든 생각을 그만 두는 것이다.“
(p307)
“이렇게 매재굴라주 쪽과 게르망트 쪽은 내 삶의 수많은 작은 사건들과 연결되어 있었지만, 우리가 나란히 보내는 여러 다양한 삶 중에서도 가장 변화가 많고 아야깃거리가 풍부한 지적인 삶과 연결되어 있었다.”
(p314)
마르쉘은 마들렌 과자가 녹이 있는 한 잔의 홍차 맛에서 콩브레 시절의 잠 못 이루던 슬픈 밤들을 ---. 마르쉘은 향기라고 불렀던 그 맛에서 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