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소설이 쉰 사이 이 줄거리와 똑같게 비슷한 이름의 여자와 선을 봤습니다. 그리고, 또 채였습니다. 소꿉장난 이후 31년만에 6학년 때 짝꿍 이후 25년만에, 여자가 먼저 저를 좋다고 했던 하루의 기쁨을 준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역시, ‘시애틀에 잠못 이루는 밤’은 영화이고, 현실은 전혀 다름을 가르쳐준 씁쓸한 현실에 감사합니다. 2007년은 3월 31일에 찾아와서 4월 1일에 떠나주시니 역시 감사!
그 때 나는 대학원생이었어. 윤정아. 너는 직장인이었지? 나는 대학생인척 대학생 전유 학생회관 피씨에 매달렸어.
천리안 아이디 접속. 띠띠띠띠 븅븅....
대화방 접속.
옆에서는 취업란을 뒤지는 사람들을 사이로, 잠시간에라도 대화방을 뒤적이게 되었어. 왜 그랬을까? 그때는 정말 ‘글로 하는 수다’가 참으로 새롭게 느껴졌어.
대화방 : “광수생각을 좋아하는 사람 모임”
참여자 1 : dlaaksbdpf (여)
어라? 근데, 하나 있는 데 여자가 개설한 방이라. 이거 같이 상큼한 일이 어딨나?
큰바위얼굴> 안냥안냥
dlaaksbdpf> 하이루
큰바위얼굴> 광수생각 좋아하세여?
그땐 몰랐지? 전라도 여성이 ‘-여?’로 종결어미를 쓰길 좋아했다는 사실을. 나는 이유도 모르고 따라했어.
그때 문이 잠겨지더라. 자세한 이야기는 기억 안나. 너는 컴퓨터 학원 강사라 했다. 너는 직장 상사 몰래 접속하는 거라고 그랬다. 너는 맥킨토시 강사라고 그랬다.
밤에 또다시 만나기로 했어.
네가 연상이라고 그랬다. 나는 숨기고 싶었다.
우리는 피씨통신 대화방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그깟 2살 차이가 대단해? 우리는 대화방에서 맞짱을 까고 있는 거잖아.
나이가 연상이라고 별 거 아니더라고. 우리는 매사에 공감대를 가질 수 있었어.
이제는 그녀가 접속하여 ‘로그 인’ 하고 ‘로그 아웃’하는 시간을 체크하는 버릇이 생겼다.
"pf dlaaksbdpf
접속 : 22:35
로그아웃:23:20
조용한 공간에서 책을 읽기 좋아하던 청년은 푸른 스크린을 보면서, 혼자 히히덕 거리고 웃길 좋아한거야.
ㅎㅎㅎㅎ
평생 책장난감이나 컴퓨터 장난감하고만 놀 놈.
에라~!!
어릴 적엔 갤러그
나이 들어선 책
청년기는 피씨통신.
‘김대중 정권기’ 때 ‘책 책 책을 읽읍시다’ 도서관 운동이 우예 생겼는지 아는가? 결국, 나의 노력이었다. 내가 끝없이 사랑의 대상으로서 어떤 사람들을 기다린 거와 본질은 같다. 책이 연애의 대상이자 사랑의 대상이었고 대화의 대상이었지. 그것은 못 이룬 꿈. 외상으로서 대학 공간의 꿈이기도 해.
어느 여자가 남편의 거시기를 그저 500그람 상당의 살덩이로 육체적인 운동을 위해서 갖고 놀 여자의 장난감으로 생각하겠니? 책은 훨씬 그 이상의 의미를 담는 거야. 여자에 남편의 거시기가 단순한 육체적 에로틱의 도구만을 의미하진 않듯이, 책도 책 자체의 의미를 담지 않는다.
1980년대 이후 대학이 잃어버린 김대중 김영삼 왕조에 의해서 잃어버린 본연의 기능에 대한 그리움과 회복의 갈구였던 거야. 대화하고 토론하고 탐구하는 공간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인 거야.
너를 잃고 나는 책으로 복귀했었지. 98년 초에 그랬어. 그렇듯, 97년 4월의 너도 마음 안의 이성 속의 ‘사랑’의 의미였어. 헤겔의 [정신현상학]에 비춰진 역사발전의 원동력으로서의 ‘사랑’이라고나 할까?
첫댓글 피씨통신 천리안에 김대중 정권 초반기에 '출판문화운동'이 아임에프 이후에 잃어버린 일자리 창출이 된다고 올린 네티즌은 '저'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현실에 맞는 재미있는 소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