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예술 속 대중의 욕망과 세계관에 대하여
대중예술본색
이영미 지음 | 2016년 7월 15일 | 152*214 | 296쪽 | ISBN 9788980409631 (03680) | 값 14,000원
주제 분류 교양 > 예술/대중예술 | 관련 키워드 대중예술, 영화, TV드라마, 대중가요
인문학자의 눈으로 본, 대중예술 속 대중의 취향 ․ 욕망 ․ 세계관
“대중은 예술을 어떻게, 왜 즐기는가?”
별 생각 없이 보는 드라마. 나는 너무 재미있어서 푹 빠져 보는데 친구는 시큰둥할 때가 있다. 세상에 저런 게 어딨느냐며 장면 바뀌기가 무섭게 욕하는데도, 매번 그 드라마를 찾아볼 때도 있다. 친구들과 노래방에 놀러 가면 이번엔 다른 노래를 불러야지 하면서도 꼭 부르는 애창곡이 누구나 하나쯤은 있다. 바로 우리의 욕망과 취향을 고스란히 담은 대중예술이다.
1990년 즈음부터 대중예술 연구에 천착해 온 저자 이영미 선생이 대중예술 하면 가장 대표적인 특성으로 떠올리는 ‘대중성’에 대한 의문을 체계적이고 쉽게 설명하고자 《대중예술본색》을 출간했다. ‘어떤 작품을 대중성이 있다고 하고, 대중은 왜 그것들을 즐기며, 그 안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가?’
구전되는 민요부터 최근의 대세인 힙합, 어른에게도 파격적이라 일컫는 19금 영화, 웰메이드 작품이라 칭하는 TV 드라마부터 막장이라고 욕하는 드라마까지, 다종다양한 대중예술에 숨은 우리의 취향과 욕망, 세계관을 이해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풀어냈다. 독자들은 그동안 자신이 매력을 느끼거나 시큰둥해하는 모든 대중예술에 담긴 욕망과 욕구를 발견함으로써 자신과 세상을 이해할 방법을 하나 더 얻게 될 것이다.
◎ 대중예술에 세상과 나를 비추어 보다
대중예술을 이해하는 작업은 세상과 나 자신을 바라보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대중예술을 통해, 나의 취향, 내가 지닌 세계전유 방식, 내 마음속의 욕구·욕망, 그리고 내 가슴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던 경험들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분석하는 일이지요. 나 자신의 것이니 아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 자신을 파악하는 작은 실마리들은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중예술을 파악하는 것은 우리 보통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파악하게 해 줍니다. 숫자로 된 경제지표나 정치적 사건을 나열만 해서는 입체적으로 잘 그릴 수 없는, 그 세상을 살던 사람들의 기쁨과 절망, 분노와 희망 같은 마음속 풍경, 거기에 비친 당시의 생활 방식과 풍속을 살펴보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그 시대는 아주 입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요.
대중예술을 평범하게 즐기면 이런 것들을 고루 성찰하지 못합니다. 단순히 인간의 기초적인 욕구·욕망을 자극하여 이에 몰입하게만 하지요. 그러나 대중예술 역시 인간의 진짜 몸과 물질이 움직이는 현실의 삶이 아니라, 정신적 구성물인 예술입니다. 자신이 몰입하여 사는 현실의 삶을 성찰하는 것보다는 대중예술을 성찰하기가 조금 더 쉽지요. 이 과정을 통해 인간에 대한 성찰, 나 자신과 세상에 대한 성찰을 심화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요.
- ‘이야기를 시작하며’ 중에서
◎ 차례
이야기를 시작하며
1. 이것은 예술일까?
그런데 예술이 뭐지? / 대중예술과 본격예술, 차별과 차이
2. 대중예술은 좋은 놈? 나쁜 놈? 아니면 이상한 놈?
좋은 예술, 나쁜 예술이 따로 있나? / 대중예술에도 위아래가 있다 / 아무거나 대중예술이 되는 건 아니다
3. 대중예술 VS 본격예술
대중예술의 본질은 ‘대중’ / 대중성이 있다는 건 무슨 뜻일까? / 같은 세상, 다른 경험 / 같은 경험, 다른 생각
4. 대중예술은 욕망 덩어리야
땅에 발 딛고 있어도 욕망은 하늘 꼭대기에 / 아악, <대장금>은 정말 포르노야! / 뭐 좀 짜릿한 거 없나? / 충격 하면 막장 드라마
5. 취향대로 골라 즐기는 대중예술
취향, 그 모호한 것에 대하여 / 슈베르트 취향과 박현빈 취향은 화해할 수 있을까? / 사람들은 꼭 자기 같은 노래를 좋아한다
6. 우리가 대중예술에 끌리는 이유
뻔해서 재미없다 VS 뻔해서 재미있다 / 이렇게나 탁월한 유전자라니! / 추리물에 세계전유 방식을 묻다 / 불치병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 아는 만큼 재미있는 ‘비틀기’ / 유행은 시대를 타고 / 작가주의 작품도 맛보는 이 맛
이야기를 마치며
◎ 작가 소개 _ 이영미
1961년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1920년대 대중화논쟁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을 밟는 대신 마당극과 민중가요가 공연되고 향유되는 진보적 예술문화운동과 대학로 연극계에서 평론가와 연구자로 활동하면서 예술의 대중성에 대한 고민을 발전시켰다. 1994년부터 12년 동안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일했고, 현재는 성공회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면서 대중예술에 대한 연구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 『민족예술운동의 역사와 이론』(1991), 『노래이야기주머니』(1993), 『재미있는 연극 길라잡이』(1994), 『서태지와 꽃다지』(1995), 『이강백 희곡의 세계』(1995), 『마당극 연구의 원리와 특성』(1997), 『마당극 리얼리즘 민족극』(1997), 『한국대중가요사』(1998),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2002), 『광화문 연가』(2008), 『대학로 시대의 극작가들』(2009),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2011), 『요즘 왜 이런 드라마가 뜨는 것인가』(2014), 『한국대중예술사, 신파성으로 읽다』(2016)와 여러 권의 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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