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16곳 81%가 수질개선... 4대강 사업 10년, 강물 맑아졌다
‘4대강 사업’ 전후 10년간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본류 및 16개 보(洑) 인근에 대한 수질 변화를 비교·분석한 결과 수질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서울대와 국립환경과학원의 공동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년에 걸친 장기 수질 변화 분석으로 4대강 사업의 효과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서울대 최지용 교수는 3일 열린 ‘2023 한국환경분석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공동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4대강 보 대표 지점 16곳과 4대강 대권역 지점 17곳 등 총 33곳을 대상으로 4대강 사업 이전 10년(2000~2009)과 이후 10년(2013~2022)의 수질을 비교한 결과, 4대강 보의 경우 ‘개선’이 81%, ‘악화’가 6%, ‘유의미한 변화 없음’이 13%로 각각 나타났다. 4대강 공사가 진행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은 조사에서 제외됐다.
최 교수는 “수질 개선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하수 정화 시설 확충 등 여러 오염원 저감 대책에 따른 효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4대강 사업으로 하수 처리 시설이 600여 개 정도 늘어났고, 특히 비가 올 때 쓸려 내려오는 오염물질 관리와 하수관 정비를 꾸준히 해온 덕이 크다”고 했다.
4대강 사업은 하천으로 흘러들던 오염원을 정리하는 등 하천 전반을 정리한 국책 사업이다. 강바닥을 준설해 ‘물그릇’을 키우고, 제방을 쌓아 홍수를 막으며, 보에 가둔 물로 가뭄에 대비하는 게 목적이다. 보는 소수력발전(1만kW 이하 수력발전)을 통해 재생에너지도 생산한다.
문재인 정부는 재작년 1월 금강·영산강의 5개 보 해체와 상시 개방을 의결하면서 그 근거로 수질 악화를 지목했다. 그러나 당시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수질 평가에 사용한 항목인 ‘COD(화학적 산소 요구량)’가 2016년 이미 법적으로 폐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4대강 보 해체와 개방 결정이 적절한 절차를 밟아 이뤄졌는지 조사하고 있다. 4대강 관련 다섯 번째 감사로, 감사원은 이달 말 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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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곳 중 13곳 지표 좋아져… “4대강 보 때문에 수질 악화는 거짓”
4대강 사업 후 10년, 수질 변화 살펴보니…
서울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3일 발표한 ‘하천 수질 장기 변화 분석’ 보고서에서 4대강 사업 전후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의 수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선 환경법상 법정 수질 항목 7종 가운데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TP(총인·녹조 원인), SS(부유물질량) 등 3종이 평가에 활용됐다. 나머지 항목들은 TOC(총유기탄소량)처럼 2016년부터 법정 수질 항목으로 지정돼 이전 자료가 없거나 화학적 오염 물질 측정 지표가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배제됐다.
이번 조사의 분석 지점은 총 33곳이다. ‘4대강 보 대표 지점 16곳’ ‘4대강 대권역 대표 지점 17곳’ 등이다. 보 16곳 조사 지점은 문재인 정부 시절 ‘4대강 보 개방 모니터링 분석 보고서’를 작성할 때 조사된 지점과 동일하게 선정됐다. 4대강 대권역 17곳은 환경부의 물 환경 측정망 설치·운영 계획에 따라 정해진 지점이다. 그 결과 보 16곳에선 BOD가 69%, TP는 100%, SS는 75%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권역 17곳도 BOD(59%), TP(88%), SS(71%) 모두 개선됐다. 서울대학교 최지용 교수는 “수계 전체적으로 높은 개선율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 16곳에선 개선 81%, 악화 6%, 유의성 없음 13%로 조사됐다. 악화가 나온 곳은 모두 낙동강 권역인 상주보·낙단보·구미보 3곳이었고 항목은 BOD였다. 낙동강 상류는 악화, 하류는 개선으로 상·하류에 따라 수질 변화 결과는 달랐다. 최 교수는 “낙동강 상류는 오염원 증가, 하수 처리 미흡, 가축 분뇨 등 여러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에선 수질 현상만 봤고 오염량 분포까지 분석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인 규명에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낙동강 상류의 수질이 나빠진 건 지역적 특성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상류 유역이 개발되면서 강물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충남대 서동일 교수는 “대표적으로 최근 몇 년간 낙동강 상류 인근에 소 개체 수가 증가했는데 가축으로 인한 환경 오염물질 증가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낙동강 상류 지역은 원래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수질이 좋았기 때문에 약간의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좀 더 수질이 예민하게 변동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오염 원인은 늘어났는데, 여기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없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환경 단체들은 낙동강 권역에서 수질이 악화한 일부 보의 녹조 현상을 가지고 ‘녹조 라테’라고 부르며 4대강 전부의 수질이 악화한 것처럼 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대권역 17곳에선 개선 72%, 악화 10%, 유의성 없음 18%로 각각 조사됐다. BOD는 한강 1곳, 낙동강 2곳에서 악화했다. TP와 SS는 각각 영산강 1곳에서 악화됐다. 반면 개선된 곳은 BOD가 총 10곳, TP가 15곳, SS가 12곳이었다.
최 교수는 “4대강 사업으로 추진된 오염 처리 시설 확충 등의 효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4대강 살리기 수질 개선 사업으로 하수 처리 시설 608곳이 새로 생겼고, 환경 기초 시설 확충, 녹조 원인 물질의 처리 시설 설치 및 보강, 하수관 정비(3991㎞), 비점 오염(여러 곳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저감 대책 등 하천을 깨끗하게 만든 영향으로 수질이 개선됐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최 교수는 보로 수질이 악화했다는 환경 단체 등 주장에 대해선 “보로 인한 수질 개선 및 악화 주장을 펼칠 근거는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수질 개선은) 보의 영향보다는 하천을 정비한 4대강 사업에 따라 오염원을 많이 제거했기 때문”이라며 “보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싸우고 있는데 보 존폐 논란보다는 앞으로 오염원을 어떻게 더 줄일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미생물이 물속에 든 유기물질을 먹어치워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데 소모되는 산소의 양. BOD 수치가 낮을수록 물이 깨끗하다.
☞TP(총인·總燐)
영양 물질인 인의 총량. TP가 많아지면 강물이 부(富)영양화 상태가 되면서 물이 오염된다. 녹조의 원인 중 하나로 수치가 낮을수록 깨끗한 물이다.
☞SS(부유물질량)
물속에 부유하는 물질들. 깨끗한 물일수록 물 위에 떠 있는 고형 및 부유물 등 오염물질이 적기 때문에 수치가 낮을수록 수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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