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 분단의 상징이었던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독일 통일을 자축하는 시민들이 독일국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1945년 2차대전에서의 패배로 인해 동서로 나뉘었던 독일이 마침내 하나로 통일됐다. 서독이 1990년 10월 3일 오전0시를 기해 동독을 흡수통합하는 형식으로 독일연방공화국이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미·영·불·소 등 2차대전 전승 4개국은 이 날짜로 베를린을 포함한 독일에 대한 모든 권리를 공식포기, 기존의 관할권을 독일에 이양했다. 통일을 주도한 헬무트 콜 서독총리는 12월2일 실시된 전 독일 총선에서 승리, 초대 독일총리가 됐다. 독일 통일은 단순히 게르만 민족의 통일차원을 넘어서 유럽 내 독일의 위상은 물론, 기존의 국제질서에도 엄청난 변혁을 몰고 왔다.
통일의 순간은 독일인은 물론 전 세계를 감동시켰다. 옛 제국의회 건물 앞 공화국 광장에는 1백만명이 운집해 폭죽을 쏘아대는 가운데 흑-적-황의 대형 독일 국기가 서서히 올라갔고 “통일, 정의, 자유를 조국 통일에...”로 시작되는 독일 국가가 장엄하게 연주되고, 단상에 선 헬무트 콜 총리는 감동과 흥분으로 얼굴이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이윽고 3일 0시. 군중들은 일제히 ‘도이칠란트’를 외쳐댔다. 그 순간 독일 전역의 교회와 성당은 일제히 종을 울려 통일 독일의 탄생을 전세계에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