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듣기만 해도 따뜻하고 배부른 노래 - 두부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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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부

따뜻한 김이 나는 두부를
부서질까 조심스레 들고와서
기름에 부쳐먹고 된장찌개에도 넣고
으깨어 아기 입에도 넣어 주었지

두부를 좋아하는 사람들 맘씨처럼
정에 약해 곧잘 부서져내리기도하고
뜨거운 된장 속에서 가슴 부푸는 그런 두부를
나도 모르게 잊고 살다니

시장바닥에 좌판을 벌려 놓은 아줌마
옆구리에 어린애를 끼고 앉아
김치에 날두부를 싸서 늦은 점심을 먹는 모습이
어찌나 맛있게 보이던지

오랜만에 두부 한 모 사들고 돌아온다
두부에게로 돌아온다. 

01 두부 / 나희덕 시, 김현성 곡 
02 속눈썹 / 류시화 시, 김현성 곡 
03 소쩍새 우는 사연 / 김용택 시, 김현성 곡 
04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 정호승 시, 김현성 곡 
05 피어라 수선화 / 김현성 시, 곡 
06 눈보라 / 안도현 시, 김현성 곡 
07 오래된 정원 / 김현성 시, 곡 

08 동박새 / 정호승 시, 김현성 곡 
09 고등어 / 곽재구 시, 김현성 곡 
10 10말 봉평 / 김남극 시, 김현성 곡 
11 우리 뒷집 할머니 / 김용택 시, 김현성 곡 
12 어린 누이야 / 오장환 시, 김현성 곡 
13 필동의 한낮 / 최기웅 시, 곡 
14 강변에 서면 / 송솔 시, 곡 

*아래는 청춘 휴지기(4menu.tistory.com)의 핑구문님이 작성한 앨범평입니다.

이런 앨범들이 나왔다 잠깐만에 사라지는 것이 매우 가슴아프다.

나도 때가 늦어 1,2는 구하지 못하고 세번째 앨범만 간신히 건졌는데, 지금도 1, 2에 대한 후회가 막심하다.

좀 못먹고 못 써도 그 때 그 앨범만은 사둘걸...

「이등병의 편지」의 작곡가 김현성씨가 현대시인 14명의 시에 가락을 붙인 것으로

시를 가사로 삼아서 가사도 매우 좋고 또 김현성 씨의 작업도 오랜 경험만큼 매끄럽다.

시에 노래를 붙였다고 무슨 80년대 민중가요나 구닥다리 포크송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벼운 포크송부터 블루스, 락, 라틴풍의 세련된 마이너 발라드(50년대 종로 느낌이 나는...

확실한 말을 찾질 못했다)까지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나는 이런 앨범들이 묻히는게 매우 안타깝다. 앨범의 첫번째 곡인 '두부(나희덕 시)'는 듣고 있으면

시장북새통 가운데서도 옆구리에 어린애를 끼고 않아 김치, 두부, 된장등을 놓고

점심을 먹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러면 그 속에서 서민들의 강인한 생활력이 느껴지는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에 따뜻해온다.

'수선화(김현성 시)'라는 곡은 노랫말이 참 곱다.

'누군가 그리운만큼 / 피어라 수선화' 꽃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앞으로 여유가 될 적마다 식물도감을 사두고 꽃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들게끔 만든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은 엄청난 걸작인데

그 가치에 대해 품평할 사람조차 몇 안되는 것 같아서 매우 슬프다.

오늘도 이 앨범을 들으면서 홀로 가슴 한 켠이 먹먹해졌다. 정한 마음으로 계속 품고 싶다.

[겨울공화국]

이 늦은 시간에... 두부김치를 해 먹으려고 주방으로 갑니다.
내일.. 아니.. 오늘 낮에 큰바위 얼굴이 되어서 일어난다면 ...
순전히 동물원님 책임입니다. ^^

[동물원]

거꾸로 저도 두부김치 생각이 동하네요..아침엔 괜찮으셨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