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이 사이트를 모르고 모 사이트에서 활동했을당시 Frederick Cofield 라는 뉴욕닉스 출신 선수와
같이 경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한 2년정도 흐른것 같네요. 그경험담도 아직 그 사이트에 남아있더군요.
6-3 정도에 200파운드 정도 되는 몸집, 대머리로 인해 반짝이는 머리, 갈라진 이사이로 나오는 굵직한 목소리의
그 아저씨에게 처참한 패배를 당한 저와 친구들은 NBA에 조금이나마 명함이라도 내민사람들의 기량이 얼마나
뛰어난지 몸으로 직접 느꼈던 경험이었죠.
그리고 엊그제 금요일.. 같은 Eastern Michigan University 체육관을 찾은 저희는
다른 팀들을 관광보내며 조금은 지루한 경기를 하고 있었죠. 말레이시아에서 온 제친구는 키가 6-7인데 동농에서 이친구를
막는것은 불가능합니다. 로포스트에서 공잡으면 팔을 낚아채지 않거나, 안들어가길 바라는 주문이라도 외우지
않고서는 못막습니다. 그러나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저희에게 또다른 비극이 시작될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상대팀은 계속지자,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무릎에 보호대를 차고 있는 나이먹은 아저씨를 지목했습니다.
그 흑인 아저씨.. 한 35살정도 (흑인들의 나이를 알아맞추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되는것 같았습니다. 근데 그가 일어서자 모두가 입을 쩍 벌리고 한동안 말을 못했죠.
키는 대략 6-9에 한 250파운드 되는것 같았습니다. 가끔 6-5 에서 6-6정도 되는 애들과는 많이 뛰어봤는데 6-9은
약간 다르더군요. 뭔가 가슴이 턱 막히는 느낌이랄까요.
새로 경기가 시작되었고, 저희는 오랫동안 다져온 팀웤으로 상대팀을 압도해 갔습니다.
"후후.. 농구는 키로 하는게 아니지.. 심장으로 하는거야" 라는 앤써의 말을 떠올리며 의기양양해있을때쯔음..
그가 본격적으로 공을 다루기 시작하더군요. 포인트 가드로서의 볼 핸들링은 예전 Frederick Cofield라는 양반에게
비교해 턱도 없이 모자랐습니다. 근데 그가 3점슛 한 세네걸음 밖에서 슛을 쏘기 시작하는데 정말 아무도 못막았습니다.
아니.. 막을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ㅠㅠ 리바운드도 다 뺏기고, 그가 공을 몰고 들어올때 저희는 추풍낙엽처럼
그의 몸빵에 다 나가 떨어졌습니다. 3점슛 라인에서 공 잡아도 엉덩이로 슬슬 밀고 들어오더군요. 그사람의 엉덩이가
보통사람들 가슴을 지긋이 밀어붙이며 들어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또 풋백 덩크를 작렬시키고 " You can't guard me" 라며 자존심까지 건들더군요.
동농에서 통하던 제 친구의 까치발 리바운드도 그 앞에서는 무용지물. 날렵하게만 느껴지던 제 친구도 그의 몸빵앞에서는
한마디로 고양이 앞에 쥐더군요. 하긴 키만 컸지 빼짝 말랐으니 주루르륵 밀릴수 밖에요.
그아저씨 하나로 인해 우리의 조직력은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했고, 다른팀 선수들은 그에게 공을 건네기만 할 뿐이었습니
다. 더블팀을 가자니 시야가 좋고, 더블팀 안가자니 속수무책이고.
제 마음속에서는 승부욕이 이글이글 불타올랐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벤치에 가서 쉬고 있는그에게 "Good game" 이라고 말을 건냈습니다.
근데 무릎 보호대를 풀고 있는 그가 농구를 하면 이렇게 무릎에 물이 차서 항상 호스를 꽂아 물을 빼줘야 한다면서
무릎을 보여줬습니다. 한마디로 퉁퉁 부어올랐더군요. 아무리 농구가 좋아도 그렇지 저라면 절대 농구 안할텐데..
그리고 여러가지 말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도 Eastern Michigan University 출신이고, 예전에 이 대학팀에서
뛰었답니다. 얼 보이킨스가 신입생일때 자신이 졸업반이었다고.
(제 친구가 말하길 그 당시 듀크대를 침몰시킨적도 있다는군요. EMU 농구 최고의 전성기였답니다.)
샬럿 호네츠에 드래프트 되었었는데 심각한 무릎부상으로 루키때 농구를 접어야 했다고 했습니다.
이름은 Theron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다음에 또 보자며 체육관을 빠져 나갔습니다.
Federick Cofield 라는 양반이나 이 Theron 이라는 양반이나 우리에겐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 같았는데
NBA 정상급 선수들은 오죽하겠습니까. 갑자기 몸서리 쳐지네요.
첫댓글 이런 경험을 하실 수 있다는게 정말 부럽네요. 저도 농구하고 싶은세 시간도 장소도 안따라줘서 그냥 보는걸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
열심이 클블 응원하시는 님을 보고 있자면 플레이하는것보다 더 재미있게 즐기시던데요..^^
오우, 정말 진귀한 경험을 두 번이나 하셨네요. 호스를 꽂아 물을 뺄 정도인데도 농구를 즐기는걸 보면 농구 자체를 매우 사랑하는 분인듯 하네요.
네.. 저정도의 열정이었다면 NBA에서 충분히 성공했을텐데 아쉽습니다.
이야..미시건 사시나 보군요... 저는 오하이오 살고 있는데.... 저도 나름 동네농구에선 자신만만한 놈이었는데.. 여기서 고등학교 농구부 출신 애들이랑 한판 붙고 농구 2-3개월 접었던 기억이 납니다.......ㅎㅎㅎㅎㅎㅎ 아무튼 반갑습니다
이야..미시건 사시나 보군요... 저는 오하이오 살고 있는데.... 저도 나름 동네농구에선 자신만만한 놈이었는데.. 여기서 고등학교 농구부 출신 애들이랑 한판 붙고 농구 2-3개월 접었던 기억이 납니다.......ㅎㅎㅎㅎㅎㅎ 아무튼 반갑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전 미시간에 살지만 캐브스를 사랑한 나머지 친구들에게 설움을 받고 있죠. 확 오하이오로 전입할까 생각중입니다.ㅎㅎㅎ
저도 미국 살때 Iowa 대학 농구 캠프에 참가한적이 있었는데 오하이오서 좀 한다는 애가 와가지고 1:1 싹 쓸어버리고 가더군요.(저도 물론 떡실신 당했습니다.)결국 걔는 그 캠프 1:1 전체 1등하고 지금은 디비전 2 학교 졸업했다고 들었습니다.NBA도 무섭지만 NCAA의 벽도 장난 아닙니다.
사실 직접 체감하는 그들과 우리의 실력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동농에서 날고 긴다는 애들도 그들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죠.
오오.. 부럽네요.. 비록 농구 잘하진 못해도 NBA선수들과 한번쯤은 해보고싶네요.. 뭐 물론 완전 관광당하겠지만
올빼미 님의 실력이 출중하다면 저처럼 안드로메다 관광이 아닌 금강산 관광정도로 끝날수도 있겠죠.^^
카페에 미국 거주자분들이 생각외로 많군요. 느바에 잠깐 얼굴이라도 비추지 못했던 핏마나 윌리도 크블 관광시키는데 잠깐 얼굴이라도 내민선수들은 오죽하겠나요 더 나아가자면 전 글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 그러면 조대인의 기량은 도대체 측정 가능이나 한것일까??? ㄷㄷㄷ
측정 하다 스카우터 박살납니다..
- _- nba 요? kbl 후보에서도 까마득한 후보 가 부상으로 쉬다가.. 연습삼아 동농 한판 했는데 180도 안되는 키에 어슬렁 어슬렁 거리면서도 그 농구판 접수합디다... - _-;;;;
본격적으로 훈련받는 선수들은 우리 상식 밖에 있죠.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일인데, 故김현준 선수와 농구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저 분이 저희 동네 교회를 다니시는 분이라 일요일에 게임할 수 있었죠. 결과는 떡실신이었습니다..;; 이미 은퇴한지도 좀 되었었는데 어찌나 슛이 정확한지.. 제가 나온 중학교 코트가 좀 짧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하프라인쯤에서 계속 쏘시더군요..
제가 가장 좋아했던 삼성전자의 김현준 선수.. ㅠㅠ
군대 6개월 고참이 명지대 선수였다가 부상으로 은퇴하고 군대온 양반이었습니다. 어슬렁거리면서 슛쏘면 다 들어 가고.. 그 고참이 우리 부대에 포상휴가증 열개는 기증했을 겁니다. 사단을 휩쓸고 유유히 사라지셨죠.. ㅜㅜ
무슨 레전드 영웅본색 같네요.
이런소리들을때마다 정말 프로는 얼마나 대단한지 간접 체험이 되는군요... 저도 고등학교때 금발 여성 + 외국인 남성 으로 2:2를 해본적이 있는데 여자분이 농구선수이셨는지 완전 장난아니더군요 ... 나름 자신만만할때였는데 안드로메다 특급 찍었습니다. 정말 캐좌절했던 기억이 ㅠㅠ
여자분에게 관광당한건 차마 창피해서 글을 못올리겠습니다. ㅠㅠ
아무리 난리쳐도 판타지 플레이어들한테는 상대도 안되더라구요....실력의 차이란....
전 고등학교떄 쿠키 몬스터 크랙 스미스한테 막 깝치면서 1 대 1 했다가 일주일 동안 걷기도 힘들었던 경험이..ㅋ
이런 말 들을때마다 발려도 좋으니 한번 해보고 싶다는..ㅠ
실력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