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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295&article_id=0000000773
네이버 박동희 칼럼
박동희 dhp1225@naver.com
넥센 마무리 투수 손승락(사진=넥센) |
2007년. 그러니까 5년 전 이맘때다. 당시 선동열 감독은 삼성 사령탑이었다. 선 감독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머리가 아픕니다.”
“아니 왜요?”
“우리 팀 외국인 투수가 미국으로 가겠다지 뭐에요.”
“네? 미국이요? 그게 누굽니까?”
“(제이미) 브라운이에요. 참, 난감하네요.”
깜짝 놀랄 뉴스였다. 시즌이 시작한 지 이제 두 달. 그런데 팀의 주축투수인 브라운이 미국으로 가겠다니. 무슨 일인가 싶었다.
“와이프가 출산하는데, 그걸 직접 봐야겠다는 거예요. 허허, 참.”
그랬다. 브라운은 구단에 “아내의 출산 예정일에 맞춰 미국을 다녀오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가족 사랑이 각별한 브라운에게 아내의 출산을 지켜보는 일은 무엇보다 소중한 순간이자, 남편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배려였다. 물론 브라운도 고민했다. 미국과 한국 정서가 다르다는 걸 익히 알고 있었다. 미국에선 시즌 중 출산휴가가 당연하지만, 한국에선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구단이 자신의 요청을 거절해도 원망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 브라운은 봉투 하나를 소중히 간직했다.
그 봉투 안엔 태어날 아기의 성별이 적힌 종이가 들어 있었다. 미국 현지 산부인과에서 타지에서 선수생활 중인 브라운의 처지를 고려해 특별히 보내준 성별서였다. 브라운은 미국에 가지 못하면 아내가 출산하는 순간, 봉투를 열려고 했다.
브라운은 몇 번을 망설이다 결국 구단 측에 미국에 다녀와도 되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구단은 감독에게 물어보겠노라 대답했다. 취재진이 선 감독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선 감독이 “머리가 아프다”고 한 건 바로 이 문제 때문이었다.
선 감독은 자신의 현역시절을 돌아보며 “난 아내가 출산할 때마다 옆에 있지 못했다”며 “늘 아쉬웠지만, 그게 야구선수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브라운의 요청이 자신의 야구관과 다르기도 했지만, 팀 사정도 무시하기 어려웠다.
당시 삼성은 5위를 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브라운은 당시 삼성 선발진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다. 가뜩이나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에이스의 부재는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선 감독은 브라운의 출국을 허용했다. 자신의 야구관을 강요하기보다 브라운의 입장을 존중했다.
결국 브라운은 선 감독의 허락을 받고서 미국으로 떠났고, 아내의 출산을 지켜봤다. 일주일간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낸 브라운은 귀국하고서 선 감독을 찾아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열심히 투구했다.
2012년 5월 26일. 넥센 마무리 손승락은 안절부절못했다. 아내의 출산이 임박한 까닭이었다. 병원에서 진통을 거듭하는 아내의 손을 잡고 있던 손승락은 초조한 마음에 시계를 바라봤다. 시계는 정오를 지나고 있었다. 경기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날 넥센은 목동구장에서 오후 5시부터 한화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2010년 겨울, 결혼에 골인한 손승락에게 아내의 첫 출산은 무엇보다 소중한 순간이었다. 아내를 제 몸 이상으로 사랑하는 손승락은 아내의 손을 잡고 출산의 고통을 나누고 싶었다. 그러나 팀도 중요했다. 넥센은 8연승을 달리다 2연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자칫 연승 이후 연패가 길어지면 지금의 좋은 상승세가 멈출 수도 있는 일이었다.
손승락은 고민했다. ‘구단에 전화를 걸어 아내의 출산을 보고 운동장에 나가겠다’고 말해야 할지 ‘아내와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꾹 참고 운동장으로 출근해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만약 손승락이 코칭스태프에 ‘아내의 출산을 보고 출근하겠다고 했다’면 말릴 이는 거의 없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가족의 의미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였고, 출산 예정 시간은 오후 3시 전후였다. 가뜩이나 손승락의 보직은 마무리였다. 오후 5시 이후 출근해도 크게 무리될 건 없었다.
휴대전화를 들었던 손승락은 그러나 아무 버튼도 누르지 않았다. 손승락은 사복 대신 유니폼을 챙겨 입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있던 병실 대신 25명의 동료가 기다리는 목동구장으로 차를 몰았다. 자신의 사적인 용무 때문에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게 마음에 걸린 까닭이었다. 첫 아이가 태어나는 기쁨보다 연패 중인 팀 분위기를 먼저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이날 오후 3시 23분. 목동구장에서 몸을 풀던 손승락은 아내의 출산 소식을 들었다. 부부 사랑의 결정체인 아이의 탄생에 가슴이 애드벌룬처럼 부풀어 올랐다. 출산의 고통에 시달렸을 아내에게 미안해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손승락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 사실을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혹여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동료 선수들의 경기력에 지장을 줄까 봐 조심스러웠어요. 저 자신도 경기에 최대한 집중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끝나고서 손승락은 출산 소식을 선수단에 전했다. 코칭스태프는 깜짝 놀랐다. 김성갑 수석코치는 “왜 이제야 말했느냐”며
“진작 이야기했으면 감독님이 ‘병원에 가보라’고 하셨을 텐데…”하며 아쉬워했다. 동료들도 손승락에게 “왜 병원에 다녀오지
않았느냐”고 묻고서는 진정 어린 축하인사를 건넸다.
손승락의 첫 아기 이름은 ‘체링’이다. 손승락은 휴대전화에 찍힌 산모와 체링의 사진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는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체링이가 커서 태어날 때 아빠가 옆에 있지 못했다는 걸 알면 서운해할 거예요. 하지만, 그때 아빠가 어딨었는지 안다면 이해해주리라 믿어요. 어제로 다시 돌아가도 전 ‘아빠 손승락’ 대신 ‘마무리 손승락’을 선택할지 모릅니다. 물론 오늘부터는 ‘아빠 손승락’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겠지만요.”
브라운과 손승락. 아내의 출산을 대하는 두 선수의 태도는 달랐다. 그러나 누구의 행동이 더 올바랐고, 어느 선수의 부정(父情)이 더 진했는지는 따질 계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두 이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렸고, 그런 두 이를 가족과 동료들이 자랑스러워한다는 것이다.
체링이와 산모의 건강을 빈다.
+ 여담 하나.
2010년 12월 4일 미스코리아 출신의 재원 김유성 씨와 결혼했다. 당시 주례는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맡았다. 허 위원은
주례를 부탁하는 손승락 커플에게 "항상 야구에 고마운 생각을 갖고 살아야 한다"며 "여유가 될 때 야구 불모지에 용품 기부 등을
하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손승락 부부는 알았노라고 대답했다. 당시만 해도 허 위원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손승락 부부는 결혼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자비를 들여 야구용품을 사서는 이를 몽골에 전달했다. 일회성 기부로 끝날 듯했지만, 부부는 올해 초엔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1천만 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보내며 기부활동을 이어갔다. 아내 김유성 씨가 기부에 더 적극적이란 후문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손승락은 휴식기간에 베트남으로 넘어가 현지 야구선수들을 지도할 계획이다.
손승락 부부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야구 불모지에 야구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언젠가 시간이 흐르면 손승락은 또한번의 출산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바로 야구 불모지인 동남아시아에 야구가 뿌리 내리는 순간이다.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은 정말 그 아이의 일생에 있어서 단 한번뿐인 순간인거잖아
그런데 그런 순간마저 아버지가 함께 하지 못하고 팀, 즉 일반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회사일 수 있는 곳을 위해 희생해야하는
사회분위기가 너무 가슴아픔. 진짜 미국 사회가 부러움.
본인은 그런 결정 내리기까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근데 오늘 넥센 또 져서 결국 3연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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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22 나도 사실 그생각함 ㅋㅋㅋㅋㅋㅋㅋㅋ
넥센요즘 아주 무서움..........ㅠㅠ
아까 해설이한 얘기가 이거였구나 밥먹으면서 보느냐 제대로 못들어서 누가 출산한거지?? 이랬는뎅 ㅠㅠ 하긴 또 팀생각하면 맘편히 못갔다올테니 ㅠㅠ 안타깝다 ㅠㅠㅠ
ㅠㅠ 아이고 참... 어제 였구나 ㅠㅠ 아이고 ㅠㅠ
작년에 가르시아도 시즌 막판에 이런 이유로 멕시코 가지 않았나? 가족이 우선인 정서는 보기 좋아 근데 우리나라는 아빠들 일때문에 자식 출산하는 모습 잘 못보는 경우 드물지 않은것 같아 우리집도 그렇고;;
멋있따ㅠㅠㅠㅠㅠㅠㅠㅠㅠ손승락선수화이티유!!!
멋지다손승락 ㅠㅠㅠ짠하기도하고. 스포츠선수들의가족들은참대단한것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