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섯 평 되는 공간에 텃밭을 일구어 상추와 열무를 갈고,
고추,꽈리고추,가지 몇 주를 심고,
물에 담구어서 순을 키운 고구마 순을 떼어 심어도 보고,
고랑 하나 더 쳐서 토마토와 방울토마토 서너 주를 더 심었다.
그리고 구덩이 파서 참외 서너 주, 오이 한 주를 심었는데,
맨 처음 욕심은 수박이였다.
장날 수박모종 살려다가 못 사고 몇 장을 넘겼더니(모종이 귀했다),
승질이 나서 순천 시내 아랫장까지 달려갔다.
해가 다 넘어가는 시각에서야 수박 모종 댓개를 심는다.
근데 모종 파는 아주머니 말씀에 의기소침해진다.
모종 하나에 잘 따면 두 개 아니면 한 개 밖에 수확을 못한단다.
수박은 어쩌다가 번식력이 약해졌는지,
참외는 모종 하나에서 대략 50개정도는 딴다는데,
수박은 아니란다.
그러는 줄 알았으면 구덩이 좀 더 팔 걸,,,,,아쉽다.
그래도 올 여름 먹거리는 대충 해결된 셈이다.
뒷 마당에 심은 사과나무는 열심히 자라
이제 사과가 맺기 시작했다.
3년 전에 심었던 사과는 늦게 꽃을 보여 주더니,
사과가 달려있어 반가웠다.
농사꾼도 아니면서 흐믓하다.ㅋㅋㅋ,,
허전한 마음에 텃밭을 만들고 보니 좀 낫다.
해 놓은 것도 없이 나이만 자꾸 느는 것 같고,
스스로 쳐 놓은 울타리에 스스로 갇히고 마는,
범부 중생의 티를 내고 있다.
불현듯 서러워지고
무작정 집을 나서기도 하고
아버지 생각에 혼자서 눈물도 훔쳐보고
말끝마다 아버지의 말투를 흉내내어 보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아버지가 못된다.
오늘 밤에도 나는 늦은 밤이 다 되어서
아무 말도 없이 집을 나서고 만다.
갈 곳도 없다.
오라는 데도 없다.
기방을 찾았던 옛 선달들의 심정을 알 것도 같다.
술도 끊고 담배도 끊었더니 비빌 언덕도 없다.
술집은 밤새도록 열던데 찻집들은 왜 늦은 밤까지 안하는지,,,,,
화개 묘향 찻집 여주인은 밤새도록 차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딱 한 번의 눈도장만으로는 날을 새자고 조를 수도 없다.
발길 닿는 곳이 시내 엄마집이다.
오늘 따라 울 엄니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만 하신다.
혼자서 적적할까봐 늦게까지 얘기하다 집으로 오는데
왜 이리 마음이 무거운지,,,,,
소주 한 잔에 진하게 뿜어내는 뽀얀 담배연기가 그립다.
내 인생도 별 것 없구나,,,,,ㅋㅋ
첫댓글 대 여섯 평에다가 골고루만이심엇습니다 금년농사 풍작이루시기바라며 저도 담배는 20년전에 잘랐지만술끊으면 비빌곳이없어 아직도 하염없이 마시고 있습니다 ㅋㅋㅋ
화술을 많이 마셔서 절제하는 중입니다.
*^^*....
*^^*
이제 텃밭이 생겼습니다.저도. 이미 마늘과 상추가 심어져 있어 내년에나 제 마음껏 이것 저것 심어볼 생각입니다. 고추,가지 몇 주 따로 심어 놨는데 옮기려구요. 보문님, 오랜만입니다.술도 안 하신다니. ^*^
혹 만나서 뭘 하지요? ^*^
술을 끊으셨군요.... 대단하십니다. 전 끊었던 담배도 다시피는 형편인데... 작은 텃밭이 부럽습니다 ^^
술을 완전히 끊은 게 아닙니다. 그저 맥없이 마시지는 말자는 겁니다.즐거운 벗이 있다면 당연히 마셔야지요.애꾼꿈님,십이월님 걱정하덜 마십시요. 오지식구들과라면 말술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ㅋㅋ
저는 완전히 끊었었는데.. 유혹하는 검은앙마들이 많아서....ㅡㅡ^ 에휴...
앙마가 검은지 흰지 제가 안봐서 모르는데요.웬만하면 유혹에 가끔 넘어가는 척 해주는 것도 좋은 겁니다.혹시 알아요? 앙마가 천사될지,,,,
갈 곳도 없다. 오라는 데도 없다. 제가 그렇습니다~어휴~내신세..ㅎ
그럴수록 아무데고 싸돌아 댕깁시다. 더 나이들면 힘이 없어 못 댕긴다 그러네요.
놀러간다 하면 두손 설레설레 그러실 라나요~~~ 토마토 달리고 가지 이쁘게 조롱조롱 달리고 참외 노오란꽃 피우면 심심치는 않으시겠네요.. 눈에 보이네요~~정갈한 텃밭이~~
설레설레는 아니랍니다. 오지식구들 본 지 오래되었어요. 최근에 뵌 분이 섣달님(십이월)이네요. 참외 익으면 하나만 보내 드릴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러분 눈으로 바라볼뿐입니다-
부럽습니까? 그렇다면 제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네요. 고맙습니다.
잼나게 사시는거 같은데....또 한편으론 그늘져 보이고.... 보문님 " 아~짜 " !!!!!!!
힘을 보태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시는 모습을 훤히 보여 주셔서 제가 같은 마음이 되는 듯합니다.가슴에 그대로 잘 닿아오는 오는 이야기 들으면서 한 세상 사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천성산 하니 지율스님 생각납니다. 몸은 괜찮으신지,,,저번에 광주 계신 것 같던데,,참,,그 분을 보면 자연치유가 얼마나 위대한지, 인간이 지닌 무한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놀라울 뿐입니다.회복이 엄청 빠른데요.몸을 아시는 분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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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냐..나두 낑겨줘요..안주는 별이가 들고 갈께..ㅋㅋ
누님,,,언제고 날만 잡으세요. 섣달님도 부르고...벙갠가 먼가 한번 칩시다요.
ㅎ 이렇게들편하게 속내를 주고 받으시믄서 사시네요.....행복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