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신문 ♤ 시가 있는 공간] 박제된 그리움/ 이여진
심상숙 추천
박제된 그리움
이여진
어느 날
생명의 끝에 또렷한 마침표 하나
삶의 연장선에 매달린 힘겨운 심장이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차디찬 몸으로 누워
죽음과 마주 섰다
준비되지 않은 두려움에
밖은 비가 내리고
명치 끝에 솟구치는
슬픔의 조각들이 파편처럼
날아와 박혔다
마지막 전화선을 타고
“보고싶다”그 남은 목소리
박제된 그리움과
돌이킬 수 없는 뒤늦은 후회
저며오는 아픔의 통증
(『김포문학』40호239쪽,(사)한국문인협회김포지부 2023)
[작가소개]
이여진, 김포문인협회이사, <창조문학>신인상등단, 대한민국힐링낭송문화 대상, 신석초 시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시집 『바느질하는 남자』 공저, 중앙대, 숙대, 경희대 시 낭송 출강
[시향]
이여진 시인은 시 낭송가로서 전달력이 뛰어나다. 그의 영혼이 시와 하나 되는 몰아의 경지에 풍덩 빠져볼 일이다. 그에게 시 낭송 강의 청탁이 쇄도하여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마지막 전화선을 타고
“보고싶다” 그 남은 목소리
슬픔의 조각들이 파편처럼
날아와 박혔다
어머님께서도 다 아신다.
마지막 보고 싶던 당신의 따님이 얼마나 어머님을 사랑했는지. 그 자리에 마주하지 못했지만, 하늘을 움직였을 어머님의 따님을 위한 축복의 기호들을 마음껏 새겨보자. 그리워할 수 있기에 꽃들은 서서 자고 흰 구름은 멀리 있는 것이다.
글: 심상숙(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