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특수 기관들. 그 중 FBI와 CIA라는 두 공무원 집단은 할리우드 장르영화의 감초다. 어쩌면 한국의 국가정보원보다 FBI와 CIA가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닌 일. 그들의 내부에 겁 없이 카메라를 들이댄 영화를 통해 베일에 싸인 요원들과 접선을 시도해본다.
About FBI
FBI 로고
FBI라고 부르는 미 연방수사국(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은 연방법과 대통령 명령에 의한 특별 임무를 수행하는 조사 기관이다. 설립 100주년을 맞은 지금은 FBI라고 하면 정장을 차려입고 거만하게 지갑 속의 배지를 들이대는 폼 나는 요원을 떠올리지만 1908년 출범할 당시엔 이름도 없는 법무부 산하의 소규모 수사국(Bureau of Investigation, BOI)이었다.
FBI라는 이름을 얻은 건 1935년으로 1924년부터 국장으로 재임해 48년간 FBI을 지킨 존 애드거 후버가 조직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다. 영화로도 유명한 보니 앤 클라이드 사건이나 머신 건 켈리 사건 등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형 범죄사건을 해결하며 미국 최고 수사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2008년 현재 워싱턴 본부를 비롯해 56개의 주 사무소와 400여 개의 출장소, 60여 개의 국외 사무소를 둔 미국 최대 규모의 수사기관이다.
미국의 안보와 관련된 큰 사안부터 각 주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사기꾼을 잡는 소소한 사건까지 담당하는 전천후 기관으로 미국 내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사건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이 FBI의 특징. FBI가 등장하는 수많은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일단 사건이 터지면 경찰이 출동하고 사안에 따라 FBI가 추가로 투입되는 것은 FBI의 광범위한 수사 영역 때문이다.
FBI의 수사는 의회뿐 아니라 대통령도 관여할 수 없지만 경찰권에 개입하거나 검찰처럼 범죄자를 기소할 권리는 없다. 어디까지나 수사 기관이기 때문에 사건을 담당하는 관계 기관과의 협조 아래 수사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FBI의 임무인 셈. 최근 FBI 본부는 점점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현장 수사 이외에 본부의 과학 검사부가 주도하는 과학수사 업무를 강화해 21세기형 범죄에 대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범죄와 싸워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FBI의 자부심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의 임무는 미국을 위협하는 모든 위험으로부터 당신과 당신의 가족, 당신의 사업을 보호하는 일이다. 미국을 붕괴시키려는 테러리스트와 정부 기관을 공격하는 사이버 악당들과 어린이들을 살해하려는 수많은 살인자들로부터 미국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업무다.” 영화 속에선 종종 사건 현장에 뒷북치며 나타나거나 수사권을 가져가겠다고 강짜를 부리는 방해자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에서 FBI 요원이 극악무도한 범죄와 싸워 정의를 지켜내는 숨은 영웅으로 그려지는 것은 그들만의 강한 자부심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About CIA
CIA 로고
CIA는 중앙정보국(Central Intelligence Agency)의 약자로 국가 안보를 위한 모든 정보의 수집과 특수 공작, 첩보 활동을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 부서다. CIA의 전신은 1942년 루즈벨트 대통령이 정보 조직을 통합하기 위해 세운 전략사무국(Office of Strategic Services, OSS)으로 2차 세계대전 중 대내외 첩보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1945년 전쟁이 끝나면서 OSS는 문을 닫았지만 국가 정보기관의 필요성을 절감한 트루먼 대통령은 1947년 국가안전보장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 NSC)를 설립하고 CIA를 대통령 직속의 국가 정보기관으로 승격시켰다.
CIA는 특수 첩보 활동과 공작 업무를 담당하는 작전부와 임무에 필요한 과학 장비를 개발하는 과학기술부, 내근직으로 정보를 분석하는 정보부, 활동 결과를 상부에 보고하는 행정 업무를 맡는 집행부로 나뉜다. 대표적인 CIA 영화인 <본> 시리즈로 설명하자면 제이슨 본은 작전부, 제이슨의 프로파일링을 담당했던 닉키는 정보부, 본을 없애려던 노아 부장은 집행부다.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의 에단 헌트가 사용하는 각종 첨단 장비를 공급하는 곳이 CIA로 치면 과학기술부인 셈이다.
영화 속 요원들에게 듣는 FBI의 속사정
Q 예전부터 꼭 묻고 싶었습니다. FBI에는 정말 외계인을 전담하는 X-File 부서가 있나요?
A <엑스파일>의 스컬리 요원이에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질문이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X-File 부서는 없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세요. 외계인 같은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존재를 따라다닐 시간이 있으면 FBI로 넘어오는 한 달 평균 27건의 어린이 유괴 사건에 요원 하나라도 더 투입하는 게 낫죠. 그러니 앞으론 제발 FBI 홈페이지나 문의전화로 “X-File 부서 연락처를 대라” “숨기고 있는 것 다 안다”라고 협박하지 말아주세요. 이성적인 여러분의 상식적인 판단을 믿겠습니다.
잠깐만! 저는 <엑스파일>의 멀더 요원입니다. 스컬리 요원의 말은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답변일 뿐이죠. 우리에겐 X-File 부서라고 이름 붙은 곳은 없지만 가축이 몰살된다든지, 미확인비행물체와 관련된 로스웰 사건처럼 정체 불명의 현상에 대해 조사한 FBI 공식 파일이 있잖아요. 왜 그걸 숨기려는 거죠? 물론 로스웰 사건은 FBI의 면밀한 조사 결과 조작의 증거가 포착되었으며, 실제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지만 모르죠. 진실은 저 너머에 있으니까요.
Q <양들의 침묵>을 보고 반해서 FBI 요원의 꿈을 키우고 있는 소녀입니다. 그런데 전 무술도 사격도 못하는데 괜찮을까요?
A 클라리스 스털링입니다. <양들의 침묵>이 개봉한 1991년 FBI 응시율이 급상승했다는 이야기는 예전에도 들었어요. 걱정하지 말고 응시하세요. 저도 처음 FBI 현장 요원에 지원했을 때 총을 잡아본 적도 없었답니다. 영화에서 보여준 것처럼 서류 심사와 인터뷰에 합격하면 버지니아주에 있는 FBI 특수 훈련 아카데미에 들어갑니다. 거기서 온몸에 멍이 가시지 않을 만큼 무술 훈련을 받고, 손바닥이 벗겨지도록 사격 연습을 하면 렉터 박사 앞에서도 떨지 않을 수 있어요.
21세기를 맞아 FBI에선 여성 특수요원에게 더욱 문을 넓히고 있다니 기회는 더 많겠네요. 요즘은 여성 요원이 결혼 생활과 FBI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조직 차원에서 배려한다더군요. 내가 신참일 때만 해도 FBI 요원으로 살려면 결혼 같은 건 꿈도 못 꿨는데 세상 참 좋아졌네요.
Q 왜 FBI는 사건이 터지면 뒤늦게 허둥지둥 나타나선 타 조직과 수사 공조도 안하고 지휘권을 내놓으라고 생떼를 쓰는 거죠? 혹시 미국 정보 조직 사이에서 왕따인가요?
A <킹덤>의 롤렌드 플러리 요원입니다. 일단 <다이하드>의 맥클레인 형사에게 오해의 책임을 물어야겠군요. 1편에서 빌딩 테러가 발생했을 때 그가 “뭐야? 페즈(Feds, FBI의 은어)가 들어온다고?”라며 짜증을 내는 장면이 하도 인상적이라 그런 오해가 더 강해진 것 같습니다. 경찰이나 검찰은 각 주에 국한된 사건을 책임지지만 우리 연방수사국은 주 경계를 넘어서 사건을 다루다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지 관할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하거나 부딪히는 일은 없습니다. FBI의 수사 원칙은 어디까지나 협조와 공조입니다.
그러나 국외에서 활동할 경우엔 <킹덤>에서 제가 그랬듯이 외교적 이해 관계를 우선시하는 외교 부서와 마찰을 빚기도 하죠. 사우디의 폭탄 테러로 동료를 잃은 저로선 국경을 넘어서라도 테러범을 잡아야 했기에 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시다시피 FBI는 해외에도 60여 개의 사무소가 있습니다. 2000년엔 서울사무소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여론에 밀려 무산되기도 했죠.
Q 영화 속에서 보면 FBI는 양복 입고 폼 잡을 줄만 알았지 CIA보다 멍청한 것 같아요.
A <도니 브래스코>의 조 피스톤이요. 간판에 Intelligence라고 써 붙이면 다 똑똑한 사람들만 있는 줄 아는 멍청이가 여기도 있네. 미국 첩보 역사에 길이 남을 실존 인물인 나를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나? 1978년 미국 정부가 마피아와의 전쟁을 선포했을 때 내가 도니 브래스코라는 가명으로 악명 높은 보나노 패밀리에 잠입했지. 처음엔 패밀리의 신뢰를 얻으려고 고생했어. 마약도 하고, 범죄에도 가담하고…. 그래도 의심하는 마피아로부터 나를 지켜준 건 아이러니하게도 아버지뻘의 조직원 레프티였어. 고민되더라고. 수사를 위해 레프티를 팔자니 우정이 울고, 친구를 지키자니 FBI를 배신하는 꼴이 되니.
그래도 어쩌겠나. 나는 미국을 지키는 FBI 요원인 걸. 결국 내가 수집한 증거로 보나노 패밀리는 모조리 잡혀갔지. 나는 그 사건을 해결하고 은퇴해서 조용히 은둔 생활을 즐기고 있는 중이야. 아직도 내 목엔 마피아들이 걸어놓은 현상금이 걸려 있지만 최고의 FBI 요원인 내가 발각될 것 같나? 어림없는 소리!
Q FBI는 여기저기 안 쑤시고 다니는 데가 없는 것 같던데 특별한 수사 영역이 없는 건가요?
A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칼 핸러티 요원이라오. 21년 경력의 베테랑 요원으로 FBI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내게 떨어진 사건이 열일곱 살짜리 사기꾼 프랭크를 잡는 일이라면 대충 눈치 채겠소?
FBI의 수사권은 쉽게 말하면 미국 연방을 위협하는 모든 사건이라오. 내란 등 국가 안보에 관련된 대형 범죄, 드라마 < FBI 실종수사대>에서도 볼 수 있듯 몸값을 요구하는 유죄 사건, 2개 주 이상이 연루된 은행 강도나 절도 사건과 강도 사건, 연방 공무원이 연관된 범죄 사건, 수표 위조 등의 금융 범죄, 해외로 도주하거나 주를 건너간 범죄자를 쫓는 사건이나 연방 정부를 대상으로 한 사기 사건이나 소소한 민사 범죄까지 모두 FBI의 수사권에 속한다오. 그러니 미국 연방에서 가장 바쁜 공무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 당돌한 경제 사기범 프랭크를 잡았다오. FBI에게 꼬리가 밟히면 결국 잡히기 마련이거든.
요원들에게 듣는 CIA의 속사정
Q CIA는 냉전시대가 낳은 필요악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초창기 CIA의 활동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그 당시 활동했던 요원이 살아있다면 말이죠.
A <굿 셰퍼드>의 CIA 요원 에드워드 윌슨일세.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OSS 요원이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엔, 소련에 맞서 미국을 지키는 데 100명의 군인보다 1명의 첩보원이 더 중요했거든. 그 당시엔 CIA가 미국 안보를 위해 외국 내정을 공작하는 일이 다반사였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쿠바 카스트로 정권을 붕괴시키고자 벌인 피그스만 침공 사건이었어. 놀랍게도 우리는 실패했지. 내부 내통자가 있었거든. 내 임무는 내통자를 잡아내는 거였지. 조금이라도 의심 가는 용의자를 가차 없이 고문했다네. 나는 미국을 사랑했네. 그래서 내 능력이 미국을 위해 쓰이는 걸 감사했지. 하지만 짝사랑이었어. CIA는 나와 내 가족과 내 인생을 망가뜨렸어. 후회가 들지만 어쩌겠나. 역사엔 늘 그림자가 있기 마련인 것을.
Q 공무원 냄새 풀풀 나는 FBI보다 CIA를 선호하는 비밀요원 지원자입니다. CIA 입사 시험 요령을 알려주세요.
A 반가워. <리크루트>의 제임스 클레이튼 요원이야. 당신,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군. CIA의 입사 과정을 꽤나 상세하게 그렸다는 이 영화를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못 봤다면 선배로서 자세히 설명해주지. 일단 입사 원서를 제출해. CIA 홈페이지에서 클릭만 하면 된다네. 아무래도 똑똑한 인재를 선호하니까 학점 관리는 해놓는 게 좋아. 외국어도 많이 할수록 좋고. 서류 전형에서 합격하면 1차 필기 시험을 볼 거야. 어렵지만 진짜 관문에 비하면 껌이지.
필기 시험과 적성 검사, 인성 검사에서 합격한 사람은 모처에 숨겨진 CIA 교육장으로 옮겨질 거야. 이제부턴 실무 교육이지. 각종 외국어부터 지역 방언까지 두루 익히고, 온갖 특공무술과 변장, 미행, 거짓말 탐지기 속이는 기술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스파이의 기술을 익히면 CIA의 병아리 요원이 되는 거야. 하지만 요원 소리를 들었다고 좋아하지 마. 그게 시험의 시작이니까. 궁금하면 영화를 보라고. 내가 그 고생을 하기 전에 이 영화를 봤다면 절대 응시 안 했어. 40살 미만의 미국 시민권자만 응시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Q <본> 시리즈에 등장하는 CIA 요원의 능력은 과장된 것이겠죠? 9개국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하고, 맨손으로 킬러를 때려잡다니!
A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입니다. 이젠 본명인 데이비드 웹이라고 해야 하나요? 제가 출연한 <본> 시리즈가 최고의 CIA 요원 영화 자리에 등극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기쁩니다. <본> 시리즈가 사랑받은 건, 현실적인 요원을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현실보다 멋지긴 하겠지만 CIA 요원의 현실은 웬만한 영화보다 살벌합니다. 다시 말해 CIA 특수 요원들은 대부분 저와 비슷한 능력을 가졌습니다. 국외 첩보 활동을 위해 현지인 수준의 외국어는 필수고, 임무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인 공격, 방어 능력은 특공 부대와 맞먹습니다.
내가 토스트 기계와 잡지 한 권으로 집을 폭파시키거나 워털루 광장에서 기자를 숨기는 걸 봤을 겁니다. 그런 적응 능력은 기본입니다. CIA의 특수요원은 신원이 발각되면 기관이 손을 뗍니다. 잡혔을 때 적국에선 1급 정보요원을 곱게 죽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잡힐 것 같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편이 깔끔하다고 교육받습니다. 아무튼 특수요원은 적을 죽이지 않으면 죽습니다. 죽으면 CIA 건물 벽에 별표 하나로 남을 뿐입니다. 살려면 열심히 능력을 키우는 수밖엔 없습니다.
Q <미션 임파서블>의 에단 헌트 요원이 CIA 요원을 모델로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가 사용하는 첨단무기들도 실제로 존재하나요?
A <미션 임파서블>의 에단 헌트다. CIA 요원이 내 모델이라는 건 특급 비밀인데 어떻게 알았나? 내통자가 누구지! CIA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고? 알았어. 내가 좀 흥분했군. 하도 내부 스파이들에게 당해서 신경이 예민했어. <미션 임파서블>에 나오는 무기가 실제냐고? 당신 바보야? 실제 무기를 보여주면 적국에서 그걸 넘어서는 무기를 바로 만들 텐데 CIA가 실제 무기를 보여주겠나?
하지만 첩보 활동엔 첨단 기술이 필수지. CIA 박물관에 가면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요원의 임무에 사용됐던 실제 첨단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어. 1960년대에 사용했던 물고기 모양의 수중 탐지기나 옷에 부착할 수 있었던 초소형 카메라와 녹음기 세트까지 다양하지. 홈페이지의 가상 박물관에 가면 CIA 첨단 무기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Q 첩보 세계에서 최고로 대접받던 CIA 요원이니 은퇴하면 떵떵거리고 잘 살겠죠?
A <테이큰>의 브라이언이다. 내 꼴을 봐라. CIA 요원 시절 제일 잘나갔지만 그놈의 비밀 요원 하느라고 가족에게 신경 못써서 결국 이혼 당했다. 몸도 예전 같지 않은데 은퇴하고 받은 퇴직금으로 먹고살기 벅차서 콘서트 보디가드로 알바 뛴다. 이제라도 좋은 아빠가 되려고 애쓰지만 딸은 나보다 돈 많은 새아빠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요원 당시 배운 첩보 기술로 하나밖에 없는 딸이 아랍 색마에게 납치당한 걸 겨우 찾아왔다.
그런 점에선 피도 눈물도 없이 임무를 수행하도록 훈련시켜준 CIA에게 감사한다. 은퇴했으니 하는 말이지만 CIA는 퇴직 요원들에게 신경 좀 써라. 젊을 때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그 고생을 시켰으면 늙어서 편히 살 정도로 연금 좀 주란 말이다. 은퇴해서 먹고 살길이 막막하니 툭하면 늙은 CIA 요원들이 적국에 정보 팔고 무기 파는 내부 비리가 끊이지 않는 거다. 새겨들어라. 본사 앞에서 내가 1인 시위 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