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도 송년회, 망년회를 참으로 많이 참석을 하였다.
11월 말의 서울 민사 고등법원 의료전담부 판사들과 조정위원들과의 송년회를 필두로
서클모임(백록, 음식남녀, 경신회, 서울의대 산악반), 의협, 대학 동창회와 동기회모임, 위원회모임(의협공제회, 삼성화재의료배상보험), 교수모임(중앙대, 재 중앙대 서울대 출신, 서울대내분비), 고혈압학회 임원 모임, 인공신장실, 내과, 그리고 친한 친구들, 마지막이 전 용산병원 식구들과 나의 개인 송년회이었다.
경비는 내가 낼 필요가 없는, 기금에서 하는, 참가비를 내어야 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으나
오늘의 송년회는 전적으로 나의 부담이다.
그래도 일정 조정이 안되어 빠진 것이 초등, 중고등, 인비노 베리타스, 서울대 내과의국 송년회이다.
내가 이럴수 있는 것은 이 중 상당수가 나의 일정에 날짜를 맞추어 할 수가 있고,
이런 자리에 한번 나가면 구태여 송년이나 연하인사를 안하여도 되기 때문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사람 만나 마시고 노는 걸 즐기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다행히 여러 모임에서 아무런 추태도 보이질 않았고, 속탈없이 무사히 지낸걸 감사한다.
이 병원 개인 송년회가 벌써 세번째이다.
2009년 용산에서 12월 30일 병원 송년회가 크게 열렸는데
원장에게 2차가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 하여
나와 친한 병원 직원들 몇에게 병원 앞의 생맥주 집"쭈끼 쪼끼, 에서 한잔을 하잤더니
이래 저래 알음 알음으로 20여명이 모여서 3차로 노래방까지 갔었고
2010년에는 용산병원 마지막 송년회 후 비슷한 코스로 다시 한번.
모이는 멤버들은 처음 멤버 그대로이며 외래, 원무, 검사실 식구 등등.
단 의사와 간호사는 없고 물론 보직자들도 포함되지 않는다.
우리가 병원에서 유니폼을 입고 근무할 때와
병원 밖에서 다른 차림으로 만나서 같이 놀때는 완전히 다르다.
새로 장만한 캐논 G12 카메라는 오늘 새벽 딸이 외국에 놀러가며 빌려가서
전에 쓰던 카메라를 가지고 나왔더니 그 사이 솜씨가 좀 떨어졌고
내 앞에서 차들을 빼느라 각도를 못잡아 위가 잘렸다.
"옥토버 훼스트".
아, 이건 잘나왔네.
이 계단을 내려가면 넓은 홀이 나온다.
11월 말에 옥토버 훼스트의 유일한 별실, 많이 들어가면 20명 정도를 예약을 해두었다.
들고 있는 건 바바리아 쪽의 바이쓰 비어 큰잔, 이 집은 김이 샌다고 피쳐는 아예없다.
독일에서 바바리아는 특이한 동네이다.
어디에서나 바바리아 출신을 내세운다.
이집은 국내 하우스 비어의 원조로 발효탱크에서 테이블까지 정말 가깝다.
그러니 일반적으로 생맥주라는 것들도 효모를 제거 하지 않으면 신선도를 유지하기 어려우므로
저온 살균이나 필터링을 하나 이 집은 그게 생략되어 잇으니 맛도 좋고 몸에도 좋고.
독일 요리 세트에 따라 나오는 샐러드.
처음 손님 수대로 하나씩 그냥 주는 다리의 비골처럼 생긴 따끈한 빵.
맛있지요. 지배인을 찾으니까 나중에 생글생글 웃으며 들어와 인사를 하더니
몇번이나 그 빵을 공짜로. 추가는 돈을 내어야 되지만, 가져다 준다.
사장을 내가 알기 때문에 나는 몇 개 발행안한 VIP Card까지 있다.
몇가지 소씨지, 굴산 소씨지는 기타 잡육이 들어가지만 여기는 돼지고기만으로.
바이스 부르스트, 프랑크푸르트 부르스느 등등.
그리고 슈바이네 학센, 아이슈바인, 돼지갈비 등 돼지고기 요리.
해부병리의 강선생이 평소 솜씨대로 능숙하게 해부한다.
이어서 나온 훈제 연어 요리.
행복한 모습들
가운데 잔이 필스너
이번에는 매운 닭볶음
그냔 닭볶음
지배인이 서비스로 과일을 보내었네요.
여자들이 마시는 순한 라들러 비어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검은 빛갈의 다크 비어 "둥클레스"도 보이고
식사로 시킨 해물 볶음밥
"라브 샸"의 여자가 누구였지. 얼굴이 안보이네.
다음 번 사진 찍는 사람은 반드시 상대방 얼굴도 넣어주세요.
크림 소스의 스파게티도 좋았었다.
안주와 술을 하나도 남김없이 무려 세시간 반 이상이 걸려 먹고 마시고 떠들고 보내며 자리를 일어 났다.
일차를 끝내고 돌아갈 사람들은 아니란 걸 잘 아는 나는.
2차를 둘로 제안한다.
하나는 길건너 제철 안주인 과메기와 소주를.
다른 하나는 집세 비싼 이 동네에서는 찾기 어려운 노래방을.
아까 여기에 오기전 미리 가 본 깨끗한 노래방을 찾아 갔더니
30여 분이 있어야 끝난다고 하여 휴대폰 번호를 적어 주고
커피나 마시자며 "커피 빈"을 들렀더니 십여명이 앉을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어 걸어나와 "코나"의 가스불이 타고
천정에 역시 석유램프가 빝나는 바깥에 자리를 마련하여
따끈한 핫 쵸코를 마시다 전화를 받았다.
노래방 이름은 "토 토(070-8100-2346)", 내 곁을 떠난 애견의 이름.
가운데가 차량반의 전기사.
지난 3월 초 "병원 시산제"에 갔다가 여기를 한번 와보고 싶다하여 이번에 처음으로 끼었다.
나중 노래방에서 맹활약을 보니 넣기를 잘 했다.
집에서 " 빨리 안오고 뭣하냐? 하는 전화를 받은 듯.
별로 춥지 않는 바깥자리에 앉아 "물"좋은 구경을 하는데
누가 "눈이 오면 좋겠다"
추워서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 옆에는 가스불이 활활 타고 있어도.
노래방에 와서는 평소에 얌전하던 친구들도 열광적으로 몸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나는 장윤정의 "올레 올레"가 제주도 올레길 소개 노래인줄 알았더니 전기사가
손가락으로 천정을 찌르며 장단 맞추고, 이어 부른 울산 아리랑은 민요가 아니라
그야말로 도롯도. 문수산과 태화강은 나왔어도.
또 누가 부른 사랑의 배터리.
갈색 추억등 내가 모르는 노래가 90% 이상이다.
이제부터 나도 TV의 대중가요 프로그램도 보아야 겠다.
센스있게 누가 작년에 부른 나훈아의 "영영"을 선곡하여 간신히 두곡째를 부르고 있다.
누구인지는 쉽게 알겠지요.
날이 바뀌어 간신히 끝내고 나야 걸어가면 그만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택시를 타고 잘 갔는지 궁금.
이틀에 걸쳐 나의 개인 송년회가 끝났다.
모두들 내년에는 더욱더 보람되고 즐겁고 행복한 한해가 되시길 빌며.
첫댓글 수 많은 여자들 거느리고 이틀 동안 먹고 마시고 놀았네요.... 병원장을 직원들 선거로 뽑으면 만년 병원장 하실꺼 같습니다.^^
내 후년이 정년이라 그건 것은 관심이 없어요. 그러나 병원의 하부조직을 장악하고 있으면 일하는데 얼마나 편한지.
부인께 혼나지는 않으실려나 ? ^^
갔다와서 그대로 보고를 잘 하고 내 처도 아는 애들이 많아 혼날 이유가 없지요.
그래도 음주운전 한번도 안 하였으니 이번 달은 택시비가 좀 들었지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우리같이 조용히 지내는 사람에겐 꿈도 못꿀 일이로군요. 그러나 보기가 참 좋습니다.
의사나 간호사가 아닌 일반직원들과 그렇게 인간적인 교분을 쌓고 계신다는 것이 정말 존경스럽게 보이는군요.
한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