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설계부터 시공까지... 건설시간 50% 단축 '새 지평'
캐나다 건설로봇 기업들 기술혁신 선도... 글로벌 시장 '주목'
캐나다 건설 현장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건설 방식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주택난 해결과 건설인력 부족 문제 타개를 위해 첨단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드먼턴의 건설로봇 기업 프로미스 로보틱스가 개발한 AI 로봇 시스템은 자동차 조립 공장에서나 볼 수 있던 로봇팔 4대를 활용해 주택을 건설한다.
이 로봇팔들은 AI로 설계도면을 분석한 뒤 자동으로 필요한 작업을 판단하고 실행한다.
2019년 설립된 프로미스 로보틱스는 2천5백만 달러를 투자해 'AI 건설 두뇌'를 개발했다. 설계도면을 스캔하고 주택이나 공동주택의 부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제작하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이 회사의 람틴 아타르 대표는 "로봇팔들이 목재를 자르고, 못을 박고, 전기배선과 배관을 위한 구멍을 뚫는 등 기존에 사람만이 할 수 있었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1년 가까이 걸리는 주택 건설 기간을 5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토 소재 호라이즌 레거시는 현장에서 직접 사용 가능한 3D 프린팅 로봇팔 '발 2.0(Val 2.0)'을 선보였다.
트레일러에 설치된 이 로봇은 특수 콘크리트를 분사해 건물의 벽체를 형성한다. 온타리오주 가나노크의 26가구 규모 주택단지 건설에 투입돼 기존 인력의 절반으로도 더 나은 단열성능의 벽체 시공이 가능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스마트 스트럭처스 연구소는 한발 더 나아가 기존 건설장비의 로봇화를 추진하고 있다. 토니 양 교수 연구팀은 크레인, 굴삭기, 지게차 등에 센서를 부착하고 무선통신으로 연결해 AI가 제어하는 자율 작업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리치몬드에서 버드 컨스트럭션과 진행한 현장 테스트에서는 AI가 크레인과 지게차를 조종해 무거운 자재를 운반하는데 성공했다. 양 교수는 "자율주행차와 유사한 이 기술이 향후 10년 내 건설현장의 차세대 로봇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2조 달러 규모의 건축·엔지니어링·건설 산업은 디지털화와 혁신 속도가 가장 더딘 분야로 평가됐다.
특히 캐나다는 2031년까지 387만 가구의 신규 주택이 필요한 상황이다. 건설인력 부족 현상도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건설 자동화 기술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캐나다주택건설협회의 케빈 리 대표는 "대부분의 건설회사들이 자체 기술 개발에 투자하기에는 규모가 작지만, 비용 효율적인 로봇 기술은 매우 매력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건설업계는 로봇 도입으로 단순 노동이 줄어들면서 젊은 인재들의 유입이 늘어나고, 로봇 조종과 관리 같은 고숙련 기술직으로의 전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