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잘쇠시고 福 많이 받으시 바랍니다니
날씨: 포근한 설…비 오락가락
살며 생각하며 아직도 세뱃돈을 받고 싶다
♣ 새뱃돈의 추억 ♣
★ 정호승/시인 ★
어릴 때는 설날이 오기를 왜 그렇게 애타게 기다렸는지 모른다. 설날 한 달 전부터는 날마다 몇 밤을 더 자면 설날인지를 손꼽아 기다렸다. 설날 하루를 위해 1년을 기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날이 되면 어머니는 설빔으로 미리 마련해 놓은 새 옷과 새 신을 손수 입혀주셨다. 내복도 꼭 빠지지 않고 마련하셔서 한번은 나를 발가벗기고 입혀주신 적도 있다. 요즘이야 멀쩡한 새 옷도 입지 않고 버리지만 예전에는 새 옷 한 벌 얻어 입기 위해 꼬박 1년을 기다려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새 옷과 새 신을 얻을 수 있는 날이 오직 설날이기 때문에 그토록 설날을 기다린 게 아닌가 싶다. 또 사과, 배 등의 과일과 식혜, 잡채, 고기전, 시루떡 등 설날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풍성한 음식을 한꺼번에 맛있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날이 오직 설날뿐이어서 그토록 설날을 기다린 것 같기도 하다.
설날 아침에 부모님께 세배드리면 세뱃돈도 두둑이 받을 수 있었다. 평소에는 부모님이 학용품 값 외에는 돈을 주시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설날에는 세뱃돈을 두둑하게 주셨으니 설날이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은 이웃 어른들에게 세배하는 풍습이 거의 사라졌지만 어머니는 꼭 동네 어른들을 찾아가 세배하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부모님께서 그런 말씀을 굳이 하지 않으셔도 또래 친구들이랑 평소에 한 번도 찾아 뵙지 않았던 동네 어른들한테까지 찾아가 세배를 했다.
그러면 그분들 또한 반드시 설음식을 내어놓고 먹으라고 권하시고 세뱃돈을 주셨다. “공부 열심히 해라”든가 “밥값 하는 사람이 돼라”든가 이런저런 덕담도 해주셨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때 동네 어른들의 그런 격려와 충고의 말씀보다는 건네주시는 세뱃돈에 더 관심이 컸다.
이렇게 설날은 소득이 아주 큰 날이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설날이 1년에 서너 번 있기를 바랐다. 엎드려 절 한 번 하는데 돈까지 얻을 수 있으니 1년에 몇 번씩이라도 절을 하고 세뱃돈을 받고 싶었다.
그러나 예순이 넘은 지금은 어릴 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설날을 기다리지 않는다. 기다리지 않았는데도 설날이 찾아와 설날이라는 감흥조차 사라진다. 흐르는 세월의 강물에 공연히 인간이 빗금을 그어 설날이라고 한다는 생각만 든다.
그렇지만 설날 아침에는 가슴을 활짝 펴고 심호흡을 해본다. 평소보다 훨씬 더 상쾌하게 느껴진다. 설날의 맑은 햇살이 가슴 깊이 스며든다. 멀리 겨울산 위로 어미새를 따라 질서 있게 고향을 향해 날아가는 새의 가족이 정다워 보인다. 그루터기만 남은 무논 위로 새떼가 일제히 날아오르는 장엄한 풍경도 보인다. 저 새들도 설날을 맞아 나이 한 살을 더 먹을 것이다. 날개에 힘이 실리고 가슴은 희망으로 한껏 더 부풀 것이다.
서둘러 방석을 깔아드리고 부모님께서 나란히 앉으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세배를 올린다. 아흔이 넘은 부모님께 세배를 드릴 때마다 이제는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부모님의 사랑과 기대에 못 미친 삶을 사는 현재의 내 삶이 세배를 올리는 순간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올해에도 건강하고 하는 일 모두모두 잘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가 꼭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것은, 올해부터는 너희 가족 모두 예배당에 열심히 나가도록 해라.”
세배를 받고 나서 아버지가 그런 말씀이라도 하시면 그저 부끄럽고 죄송스럽다. 그래도 부모님은 어릴 때 내가 세배드렸을 때처럼 한결같이 새것으로 만 원짜리 몇 장을 미리 봉투에 넣어뒀다가 꼭 세뱃돈을 주신다. 공손히 두 손으로 무릎 꿇고 받긴 하지만 예전처럼 그렇게 기쁜 것만은 아니다. 어릴 때는 세뱃돈 받으려고 설날을 기다렸지만 지금은 늙으신 부모님께 세뱃돈을 받으면 공연히 마음이 슬프고 아리다.
더구나 부모님 보시는 앞에서 아이들에게 세배를 받는 일은 정말 쑥스럽다. 내가 아이들에게 절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떳떳한 아버지인가 하는 데에 생각이 미치면 세배받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어쩌랴. 저 아이들도 어릴 때 나처럼 세배 자체보다 세뱃돈에 관심이 더 많을 것이므로 세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 미리 준비해둔 세뱃돈을 건네주면서 예전에 웃어른들이 내게 말씀하신 것처럼 “설 쇠면 올해 나이가 몇이지? 소원 성취하길 바란다” 등의 덕담도 건네야 한다.
아직 세배를 드릴 수 있고 세뱃돈을 받을 수 있는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나는 세배를 드릴 때마다 부모님께 드리는 마지막 세배가 되는 게 아닐까 하고 늘 걱정이 앞섰다. 지난해에 세상을 떠나셨기 때문에 올 설부터는 아버님께 더 이상 세배를 드리지 못한다. 그래도 아직 어머니가 살아 계시니 세배를 드릴 수 있고 세뱃돈을 받을 수 있다.
세배는 받는 일보다 하는 일이 훨씬 더 기쁘다. 세배하는 일보다 받는 일이 더 많아지고 세뱃돈을 받는 일보다 주는 일이 더 많아졌지만, 나는 아직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받고 싶다. 세뱃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부모님이 아직 살아 계시다는 것을 의미하고 찾아뵐 웃어른과 스승이 아직 계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나는 어른이 된 후론 설이 다가오면 솔직히 말해서 괴로움이 앞선다. "받는 입장에서 주는 입장"으로 환경이 바퀸 탓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가벼운 호주머니를 털고 줄여서 설쇠기 위한 용돈 (차례를 인 지내니 제수용 비용이 아님)도 주어야하고 며느리와 딸 그리고 손자.손녀의 새뱃돈은 꼭 챙겨야 한다. 올해부터는 손부의 몫까지 계산해야만 하고 머지않아 증손자의 몫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이 모두가 즐겁고 기뻐해야 할 경사스러운 일임엔 틀림없다. 그렇게 마음을 고쳐 갖게 되니 마음이 무척 펀안하고 안정을 되 찾는다.항상 넉넉하고 푸짐하게 주지는 못하지만...뱓기보다 주기만을 위하여 힘써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아무튼 어른으로서의 도리와 의무를 보잘것 없지만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한낱 자부심과 만족감으로 잠시나마 기쁨을 헤아려 본다.
설 세뱃돈 봉투 무료 배부 경남은행은 설을 맞아 신권교환 고객들을 대상으로 어른용과 아이용 세뱃돈봉투 2종류를 무료로
배부한다고 한다.
각 은행 고속도로 하행선 휴게소에서 신권교환 이동점포 운영 한 고객이 하나은행 이동점포에서 신권을 교환하고 있다. 평일의 바쁜 업무와 여유 없는 일상 때문에 세뱃돈용 신권을 미리 준비해놓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 각 은행들이 고속도로 하행선 휴게소에서 신권교환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각 은행들은 천원권에서 오만원권에 이르는 다양한 지폐를 넉넉하게 구비해 놓고 신권교환 서비스를 위한 이동점포 운영 준비에 여념이 없다.
1월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기업, 외환 등 시중 6개 은행들은 모두 고향을 내려가는 고속도로 하행선 휴게소에 이동 점포와 직원들을 배치할 예정이다. 신권 교환을 미리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연휴 전날인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각 고속도로에 위치한 휴게소 이동점포를 찾아가면 신권을 교환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1월29일부터 30일 이틀간 중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하남)에서 이동점포를 차려놓고 고객을 맞이한다.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12시간동안 신권교환 서비스가 이뤄진다.
이와 더불어 설날을 맞이해 1월23일부터 29일까지 당·타행 전 고객을 대상으로 비정액 자기앞 수표 발행수수료 면제 서비스도 이뤄진다. 특히 우리은행 전 영업점에선 갑오년 청마의 해를 기념해 말을 형상화한 세뱃돈 봉투 배부행사도 이뤄진다.
외환은행(은행장 윤용로)은 영동고속도로 하행선에 위치한 용인휴게소에서 신권교환 서비스를 진행한다. 이동점포에는 ATM기 2대와 직원들이 함께 배치된다. 1월29일에는 직원 4명이, 30일에는 직원 6명이 연휴를 반납하고 파견될 예정이다.
신권 교환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귀성객들에게 고객 사은품도 증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외환은행 전 영업점에선 1월22일부터 외화 세벳돈 1만5000 세트를 선착순 한정 판매하고 있다. 이 세트에는 행운의 상징인 2달러를 비롯해 유로화, 위안화, 캐나다 달러, 호주 달러가 신권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외화 세벳돈 세트는 외환은행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특화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행장 이건호)도 29~30일까지 이틀간 이동점포를 설치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위치한 기흥휴게소에서 운영된다. 또한 KTX 광명역 1번출구에도 이동 점포를 설치해 열차이용 고객들에게도 신권교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틀간 국민은행 직원 8명이 두 팀으로 나뉘어 귀성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행장 김종준)은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신권교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신한은행은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화성휴게소에 이동점포를 설치한다. ATM기 2대와 직원 2명이 파견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행장 권선주)은 서울춘선고속도로 하행선의 가평휴게소와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의 행담도 휴게소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한다. 이동점포당 ATM기 1대, 직원 4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운영시간은 1월29일은 12시에서 오후 8시까지, 30일은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