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됴드림 (클리앙)
2024-02-20 19:29:01 수정일 : 2024-02-21 00:15:35
안녕하세요, 모공에 적합하지 않은 글일 수 있지만 마음이 너무 급해 올리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게시판 어디로 올려야 하는지 알려주시면 옮기겠습니다.
그리고 긴 글 죄송합니다. ㅠㅠ
(입장 추가합니다)
초반 댓글이 ‘직장이고 뭐고 병원부터 가세요’ 위주로 달리길래 (예상했지만) 말씀드립니다.
전 당연히 계속 그러자고 하는데
당사자인 아내는 지금 일도 너무 중요하다며, 아직 괜찮다며
고집을 피우는 상황입니다 ㅠㅠ
병원에 가자고 매일 설득하고 있지만 저 고집을 꺾질 않아서
병원 예약한 토요일까지 버틸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 * *
아내가 6개월간 자궁 선근증을 치료 중이고,
처음에 시술 받은 미레나가 얼마 전 덩어리혈에 휩쓸려 빠져나가는 바람에
20일 전부터 '비잔'을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6개월 내내 생리와 부정출혈이 끊이지 않았고, 최근엔 그 양이 정말 미친듯이 많은데
그게 매일 지속되서 이젠 급성 빈혈이 수시로 찾아옵니다.
이미 설연휴 직전 급성 빈혈 진단을 받아 철분제 주사를 3회에 걸쳐 맞았고,
겨우 헤모글로빈 수치를 10 이상으로 만들었지만
다시 또 닷새 정도 다량의 덩어리 혈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네요.
비잔을 먹으면 생리가 서서히 멈춘다고 했으니까,
오늘까지 나오고 말겠지, 하면 다음날 저녁에 또 갑자기 피가 쏟아집니다.
그런 날이 계속, 계속 반복되네요. ㅠㅠ
출근하려고 아파트 현관에서 엘리베이터 앞까지 가서 숨을 헉헉댑니다.
자다가 돌아눕기만 해도 심장이 쿵쾅댄답니다 ㅠㅠ
오늘도 어제만큼 피를 쏟으면 아마도 무조건 응급실에 가서 수혈을 받아야 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질문드립니다!!!
1. 아내의 지속적인 혈액 손실을 최대한 빨리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2. 내일도 비잔 복용을 계속 하는 것이 낫습니까, 아니면 당장 중단하는 것이 낫습니까?
아내 직장이 너무너무 바쁜 시기라 평일 낮에 회사 앞에서 빈혈 치료나 잠깐 받을 수 있을 정도고,
직장 근처 산부인과는 멀어서 지금 빈혈이 심한 아내 몸으로는 통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 토요일 아침이나 되어야 산부인과를 다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이놈의 산부인과 병원들이 전화 상담도 잘 안 해 주고, 온라인 상담도 요식행위 뿐이네요 ㅠㅠ
출퇴근은, 지하철역까지 제가 태워다주고, 다행히 갈아타지 않고, 내리면 다행히 회사 건물이 역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 * *
상황을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내는 40대 초반이고, 임신/출산 한 적 없습니다. 자녀계획 없습니다.
지난 8월에 자궁 선근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래 아내는 늘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지만 생리통이 심하고, 생리 양이 엄청나게 많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6년 전에 이걸 좀 고쳐보려고 산부인과에 갔고,
호르몬제(피임약) '야즈'와 '야즈민' 등 세 종류를 순서대로 처방받았지만
매번 심한 부정출혈로 이어져서 결국 5개월 정도 후에 임의로 복약을 중지했습니다.
약을 끊으니 다시 규칙적인 생리로 돌아왔구요,
아픔과 양은 여전히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작년 5월부터 생리 양이 정말 미친 것처럼 많이 나오게 됐습니다.
생리 할 줄 알고, 대비한 채로 외출했는데도 갑자기 피가 겉잡을 수 없이 새서 옷을 버리고 말았고,
그런 게 하루에 몇 번 반복되기도 했습니다.
아내가 직업상 지방 출장을 자주 다니는데,
생리와 출장이 겹칠 때면 정말 지켜보는 저까지 미칩니다.
그러다가 8월, 그나마 꽤 규칙적이어서 예측이라도 가능했던 생리주기까지 틀어졋습니다. 29일-30일을 정확히 지키던 생리가 3주만에 또 시작된 겁니다. 양 많은 것도 미치겠는데 주기도 틀어져?
그래서 급히 동네 산부인과를 찾았습니다.(6년 사이 이사해서 다른 동네구요)
원장은 '자궁 선근증'이라고 진단하고, 과거 다른 호르몬제가 듣지 않았다는 이력을 듣고
'미레나' 시술을 권하더군요. 저희도 열심히 검색해서 알고 있는 것이어서 동의했고, 시술을 받았습니다.
처음 몇 개월은 적응기라서 부정출혈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1주일 쯤 지나서부터 부정출혈인지, 생리 주기가 1주일~열흘로 짧아진 건지, 피가 계속 나옵니다. 매일 나옵니다.
양은 그 전처럼 미친 정도는 아니었지만 정말 닷새 나오고 하루 이틀 안 나오고, 다시 시작되더니 또 닷새 동안 지속됩니다.
처음엔 두세 달 적응기일 거로 생각했고, 산부인과 원장 역시 기다려보라고만 했습니다.
결국 미레나가 빠지기까지 6개월동안 거의 매일 피가 나왔습니다.
연말 건강검진에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9점대로 빈혈 진단이 나와 철분제를 처방받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1월 말이 되서는 그 양이 또 엄청나게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미레나 시술 이후 그나마 적어졌던 통증마저 극심해졌습니다. 빈혈 증상도 좀 더 심해졌구요
(이제부터 최근 일련의 상황입니다.)
2월 1일, 한번에 500g도 넘을 것 같은 덩어리혈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때 시술받은 미레나 기구가 같이 나와버렸습니다. 허무하게도...
다행히 곧 주말이어서 산부인과에 가니
미레나를 재시술 할 순 없고, 다음 치료법으로 '비잔' 복용을 권하고 처방해줬습니다.
비잔도 먹으면 곧 생리가 없어지거나 줄어든다고 하길래 믿고 먹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후로도 며칠간 2월 1일에 버금가는 양의 출혈이 하루 서너 차례, 며칠간 반복됐습니다.
낯빛이 허옇다 못해 녹색으로 변했습니다. 직장은 계속 나가야 합니다. 산부인과는 전화 상담 안 된답니다.
설 연휴 앞둔 6일, 7일은 출혈 양이 줄었습니다. 다행히 이러다 멈추려나보다 했습니다.
연휴 직전일인 8일, 휴가를 쓰고 빈혈 치료차 내과에 갔는데 아니나다를까 급성 빈혈이 확실하고,
헤모글로빈 수치가 6 이하로 떨어졌을 수도 있을 거라고 합니다.
연휴 전날이라 피검사를 마감해서 피검사는 받지 못했습니다.
의사는 수혈을 받기를 권했지만 명절 연휴에 집에서 잘 쉬며 회복하면 될 거라고 믿고
철분제 주사만 맞았습니다.
연휴 끝난 뒤인 13일, 그주 금요일인 16일, 두 차례 더 철분주사를 맞았습니다.
13일 피검사에서 수치 8 이상까지 회복됐고,
16일까지 맞았으니 헤모 수치는 10 이상까지로 기대된다고 하여 빈혈은 한시름 놨습니다.
이 때도 적은 양의 출혈은 계속 있었습니다. 양이 줄었으니 비잔이 확실히 효과를 보나보다 했습니다.
드디어 선근증 치료 효과가 나타나나 했습니다.
하지만 17일에 또 생리통이 있더니, 그날 저녁부터 생리인지 부정출혈인지 덩어리혈이 다시 또 대량으로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2월 초에 미레나를 밀어내던 기세로 나온 날도 있구요. 어제 저녁에도 한시간 넘게 나오고, 20일, 오늘 아침에도 두세 번 쏟고...
당연히 빈혈이 또 심해졌습니다. 비잔을 하루 1~2알씩 19일째 복용 중인데 멈추거나 줄어들긴 커녕 계속됩니다.
오늘까지 이러고 말려나? 내일은 괜찮으려나? 하지만 또 쏟아내고, 혈색은 점점 나빠집니다.
미칠 지경입니다 정말 ㅠㅠ 생리가 뭐고 자궁이 뭐라고 사람이 이렇게 궁지에 몰리게 되나요?
내일 아내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피를 쏟아내고, 수혈을 받는 수밖에 없나요?
+ + +
(댓글들에 대한 피드백 추가합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는 댓글들을 달아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잠도 안 오니 대강이라도 피드백을 좀 하는 중입니다.
일단 아내는 어제보다, 오늘 아침보다도 호전된 상태로 퇴근했고, 저녁밥 한그릇 잘 먹고, 철분제 약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지금 옆에서 코 골며 자고 있습니다.
병원이냐 직장이냐 문제로 여러분들도 지적 많이 해 주시고, 저하고도, 장모님하고도 계속 갈등하며 얘기를 하는데요, 아내는 ‘요 며칠의 상황이 연휴 전 급성 빈혈 왔을 때만큼은 아니며, 처방받는 철분제 먹는약을 꾸준히 먹고, 어지러움이나 숨찬게 심하면 회사 앞 병원(가정의학과)에서 철분주사를 맞을테니 너무 걱정들 말라’고 합니다.
아내가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다소 허세를 부리는 것이겠지만 그 말대로라면 제가 쓴 본문은 다소 호들갑일 수 있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제 업무 어지간한 거 다 제끼고 늦은 시간에 잡혀있던 미팅들은 다 취소하고, 5분 대기하면서 철분 많이 든 반찬들을 해서 먹이고 있습니다. 코로나때 몇개 사둔 산소 스프레이로 아내 자는 방에 수시로 산소 추가 공급 하구요.
(일단 저장하고, 나중에 또 쓰겠습니다)
첫댓글 댓글 중---
miniJ
아니.. 바로 응급실이라도 가셔야되는 상황 아닌가요 혈액검사 해보고 의사가 권유하면 수혈 받으세요.
의사가 수혈 권유해도 임의로 판단하여 철분제만 맞으시고서 인터넷에 질문글 올리시다니
라됴드림
@miniJ님 님뿐 아니라 다른 여러분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몇가지는 설명 또는 해명을 드려야 더 걱정은 안하실 것 같아 말씀드리겠습니다.
의사가 수혈을 권했는데도 임의로 판단하고 철분주사 맞은게 아니라, 그 의사와 그 자리에서 상의해서 그 의사한테 맞았습니다. 그 날이 연휴 전날 오후여서 피검사를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구요. 일주일동안 철분주사 몇 회 맞고, 꾸준히 먹어 오던 철분제 복용량 좀 늘이면 수혈로 한방에 해결하는 것 못지 않게 회복이 된다는 의사 소견이었습니다.
또 인터넷에 질문글 올리는 건 어제 오늘 저와 처가집 식구들 다 오프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것들 대부분 해보고, 아까는 아내 일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당장 그 삼십분 사이 다른 것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인터넷으로 질문글이라도 올려보자, 하여 올린 거니까, 한심하게 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른 몇가지 걱정거리는 본문이나 다른 댓글로 설명해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