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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니클의 칼럼리스트 리차드 저스티스는 오늘 자 칼럼에서 로켓츠의 19연승에 대해
"So ignore the ragged start and missed free throws. Pay no attention to the lack of offensive flow. Pretend those silly fouls never happened."
즉, "형편없는 경기출발, 자유투 실패(스콜라가 꽤나 놓쳐줬습니다), 부드럽지 못하고 부주의한 공격, 결코하지 말아야 할 쓸데없는 파울들"을 했다고 혹평을 하면서 자신의 글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뭐 바로 "Winning ugly is still winning"이라며 닥치고 이기면 장땡이라는 걸 보여주는 군요.
일단 로켓츠의 19연승의 중심에 있는 몇몇 인물들이 있죠. 야오, 티맥, 아델만을 꼽을 수 있겠고 '내 안에 숨겨진 '전설'을 일깨웠다' 레이퍼 알본좌, 이 시대의 훈남 '베티에', 엘라스틴했어요 '루이스 스콜라',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키작아도 덩크잘하고~ '칼 랜드리', 다시 귀염받고 싶어 '루써 헤드' 전역하고 싶어 '척 헤이즈' 등, 뭐 이야기 하다 보니 거의 모든 로켓츠 선수들을 다 언급했는데, 그 정도로 선수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역할(Role)'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떠 오르고 있는 후속 완소세트가 대기 중인데 바로 로켓츠가 재작년에 루디게이 다음으로 2라운드에 뽑은 스티브 노박군과 바로 엊그제 제럴드 그린을 방출하고 중국에서 공수해 온 마이크 해리스입니다.
노박은 일찌감치 티매기가 루키 시절 트레이닝 캠프에서 "지금까지 내가 봐온 슈터 중 단연 최고!"라고 엄지손가락 번쩍 쳐들었던 '타고난 슈터'였습니다. 다만 3번의 신장과 플레이 스타일을 가졌지만 4번의 발을 가졌고 수비는 여전히 대학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고, 이 문제가 특히 제프 밴 건디라는 '수비 오덕후' 밑에서는 상당히 심각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노박에게는 불행이라면 불행.
결국 작년 가비지 타임에나 나와서 빌빌 거리다가 급기야 NBDL에 보내졌고 저는 사실 이번 시즌 트레이닝 캠프가 노박이 로켓츠 져지를 입는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예상했었습니다. 그의 1년 선배인 루써 헤드가 비록 유타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버로우 타기는 했지만 지난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고 스티브 노박의 연약하기 짝이 없는 웨이트 상태와 형편없는 수비가 그의 한계를 너무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시즌 초반 조나단 페이건의 기사에서도 노박이 "존 루카스가 웨이브 되었고 아직도 우리는 더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나야 한다. 그게 언제든지 내 차례가 될 수도 있음을 이미 각오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 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20명의 선수 중 15명을 추려내야 하는 거였고 불행히도 당시 로켓단에는 스티브 프랜시스, 마이크 제임스 같은 소위 짬밥으로도 이미 안전빵인 선수들이 꽤 많이 포진하고 있었기 때문에 노박같은 2라운더 풋내기는 사실 매일 밤 잠이나 제대로 잤을까 싶을 정도로 불행했죠. 거리에 내 몰리 이마트 비정규직과 별반 다를게 없는... 물론 연봉에서는 쨉이 안 되지만...
그러나 노박은 그 시련을 견뎌냈습니다. 당당히 1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바로 인액티브 플레이어 명단에 올랐습니다. 애송이 애런 브룩스나 칼 랜드리는 NBDL이라도 내려가 땀나게 뛰었지, 노바기는 그냥 벤치만 덥혔습니다. 우리 팬들 역시 노박은 아웃 오브 안중이었죠.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다가와서 기껏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로 포함되어 좋은 선수 물어다 주기만을 바랄 뿐이었습니다.
그런 노박이 아마 자신의 평생 기억이 남을 만한 경기가 올해 있었죠. 바로 지난 세크라멘토와의 경기였습니다. 여유있게 이겨나가던 휴스턴이 막판 아테스트의 깜짝 활약으로 종료 부저를 앞두고 2점을 리드당하고 있었죠. 아웃 오브 바운드 된 공은 티맥에게로 갔고 티맥은 역시 예상대로 더블팀을 달고 힘겨운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순간 아크 정면에게 있던 노박에게 킥아웃이 이어졌고 노박은 주저 없이 3점을 던졌고 그 공은 깨끗하게 림을 갈랐죠. 노박의 포효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이 날 노박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19연승은 불가능했죠. 그것도 홈경기에서 연승이 깨진다는 건 참 아쉬운 일일겁니다. 그리고 몇 경기 후 야오의 시즌아웃이 전격 발표되었다는 걸 생각해 보면...
스티브 노박의 재발견이 이뤄진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후 노박은 계속 많은 플레잉 타임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뉴올리언즈와의 지난 일요일 경기가 생각나는 군요. 2쿼터에 깜짝 기용돼 줄줄이 소나기 3점을 퍼붓던 그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티맥이게 헬프가 붙는 틈을 타 공간을 만들어 아크 정면, 45도, 좌 우 측 코너 할 것 없이 링도 안 건드리고 그물을 가르는 그의 3점과 롱레인지 2점 점퍼는 전율 그 자체였습니다. 단지 9분 기용되면서 3점 두 개 포함해서 8점을 올렸고 노박과 베티에, 헤드의 외곽슛이 융단 투하 된 그날 경기의 2쿼터는 사실상 승부의 분수령 역할을 했죠.
오늘의 노박을 살펴 볼까요? 1쿼터 공격의 흐름이 좋지 않았습니다. 찬스는 잘 만들어냈지만 결정적으로 점퍼가 터지지 않아 로켓츠의 공격은 과연 뻑뻑했지요. 티맥과 알스턴에 스콜라 베티에까지 슛감이 최악이었는지 수비는 잘 되었지만 세트 오펜스가 전혀 안되었습니다. 속공으로 겨우 겨우 생명연장하고 있던 찰라(그럼에도 넷츠도 같이 막장 달려서 꽤 큰 점수차로 리드는 했었습니다) 아델만이 노박을 조기 투입하더군요. 인생 모르는 거죠. 벤치만 열심히 달구던 선수가 가비지타임에 얼굴 빼쭉, 경기 중 한 쿼터 깜짝 조커로 투입, 그러더니 이제 위기가 찾아오자 기용되는 첫 번째 키 식스맨 역할 수행! 인생 대박 한 순간, 노박을 지나 중박 그리고 과연 대박으로 거듭난 겁니다. 아, 쒸밤바... 대통령 이름이 연상되는 건 조금 에러지만 좌우지간....
오늘의 노박 무려 18분 27초를 소화! 커리어 하이가 아닌가 싶네요. 필드골 6개 중 4개 성공, 3점은 4개 중 3개를 성공시켰습니다. 총 11점을 올렸군요. (찾아보니 커리어 하이는 2007년 12월 31일 골스와의 경기에서의 19분 출장이군요 득점은 오늘 11점이 커리어 하이입니다.)
오우, 노바기 이야기만 해도 꽤 많은 분량을 할애 했군요. 참고로 노바기는 6-10의 신장에 220파운드의 안습 웨이트, 위스콘신 주의 마큇대학(웨이드 나온 곳인죠) 출신입니다. 83년 생이고요. 아, 그리고 방금 찾아보니 2007년에 D-리그 다른 얼라들이랑 한 번 댕겨왔네요.
자, 말이 길어졌지만 내친김에 마이크 해리스까지 달려볼까요. 오늘 20분을 소화하며 6득점 1스틸 1어스시트 7리바운드를 기록한 이 친구. 상당히 거친 무브였지만 역시 칼랜드리와 비견될 만한 운동능력과 허슬을 보여줬죠. 출생지는 텍사스 힐스보로라는 동네고 출신대학 역시 라이스대학으로 제 기억으로는 라이스대학 득점기록인가를 갈아치운 휴스턴지역 대학스타라고 들었습니다. 휴스턴이 제럴드 그린을 방출하고 자리를 비워두고 계약할 정도로 꽤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는 듯 하네요. 이 전의 10일 계약자 바비존스가 가비지 타임만 전전긍긍한 것과 역시 이번 주에 로켓츠와 계약한 저스틴 윌리암스 등과는 달리 해리스는 오늘 꽤 중요한 순간부터 출장을 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마이크 해리스는 이번 섬머리그부터 로켓츠 소속으로 활약하며 시범경기까지도 꽤 좋은 모습을 보이며 15인 로스터 합류에 청신호를 보냈었죠. 6-6의 신장에 240파운드, 역시 안습 언더사이즈 빅맨이기는 하지만 괜찮은 BQ와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휴스턴 관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었죠.
계속 오늘과 같은 무브만 보여줘도 무난하게 이번 시즌 휴스턴과 함께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러나 가능성만큼 현실적인 한계역시 뚜렷한 선수이며, 오늘 2-7의 필드골과 2-4의 자유투에서 알 수 있듯이 공격부분에서 큰 기대를 하기란 힘들고 칼 랜드리가 복귀하는 다음 경기부터는 역시 출전시간을 부여받기가 상당히 힘들 거 같네요. 바라기는 수비쪽에서 좀 더 눈을 떠서 제발 베티에가 좀 더 벤치에서 오래 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베티에 작년도 그러더니 올해도 너무 못쉬네요. 힘든 일은 혼자 다 하는데 말이죠.
오늘 경기에서 볼 수 있듯이 로켓츠의 2-3-4번 수비 라인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리그 최강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줬습니다. 카터는 베티에에게 제퍼슨은 티맥에게 꽁꽁 묶이면서 오늘 정말 최악의 야투율을 기록했죠. 티맥이 이렇게 수비에서 까지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니 로켓츠는 잘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과거 처럼 득점에 연연하지 않아도 팀이 잘 굴러가니 티맥이 수비에도 서서히 욕심을 내는 모습입니다.
더군다나 알스턴 역시 과거 스틸에만 의존하던 수비에서 벗어나 아주 효율적인 수비를 구사하면서 로켓츠의 수비벽은 날로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무옹이 오늘 넷츠의 꼬꼬마들을 완벽하게 제압하면서 회춘모드를 보여주시니, 만약 오늘 로켓츠의 공격이 뉴올리언즈와의 시합 때 처럼 터졌다면 1쿼터에 승부가 갈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경기는 목요일 아틀란타와의 시합입니다. 헠스 동부에서도 플옵이 간당간당한 팀이지만 역시 포텐셜은 흘러넘치는 팀, 결코 방심하면 안되겠습니다. 무엇보다 다음 주에 있을 공포의 5연전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헠스와 밥켓츠와의 2연전은 반드시 잡아야 하겠죠.
오늘 티맥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네요.
"우리를 상대하는 팀은 그들의 공격의 종말을 오늘 보게 될 겁니다. 경기를 지배하는 한 가지 방법은 바로 수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죠. 제 생각에 우리는 팀으로서 그 부분을 굉장히 잘 이해하고 있다고 봐요. 우리가 좋은 수비를 보여준다면 우리가 이기지 못할 시합은 없습니다."
과연 오늘 가비지로 갔던 4쿼터를 제외하고 넷츠는 로켓츠수비를 상대로 1쿼터 부터 3쿼터까지 한 번도 20점 이상을 득점하지 못했습니다.
리차드 저스티스는
"로켓츠를 스카우트 한다면 이걸 보라고. 그들은 코트 위에서 매우 정열적으로 움직이고 보드를 장악하기 위해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코트 그 어디라도 상대공격수들을 맹렬히 쫓아다니지. 이들을 상대로 많은 점수를 뽑아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라고 이야기하면서 칼럼을 마치네요. 저의 주절거림도 마쳐야겠습니다.
첫댓글 늘 잼나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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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아주 맛깔나게 잘 쓰시네요 ㅎ_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노박키가 상당히 크네요.. 잘 못느꼈는데~~
노박 키가 이정도일줄 .. 거의 파포급이네요
경기보셔서 다 아시겠지만, 제퍼슨이 티맥에게 맞불작전을 놓은 것이 설상가상의 결과물을 내어 놓았습니다. 베티에가 카터를 잘 묶어준 것도 컸죠. 마이크해리스 이녀석이 참 휴스턴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척장군을 롤모델로 삼은 "무모한 공격력+ 지옥의 허슬"을 보여주더군요. 운동능력은 랜드리에 더 가까워 보이네요. 척장군이 그랬듯이 후끈한 휴스턴에 잘 정착하리란 기대를 합니다. (다만, BQ를 쬐금만 더 끌어올려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 상대 공격의 씨를 말려라~~~
참, 1쿼터와 하프타임리포트를 접수하신 마운틴선생의 노고도 함께 치하해야겠네요 ^____^
해리스야 롤플레이어이니 만큼 수비와 허슬에만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6-6 이면 오히려 베티에를 롤모델로 삼아야겠군요. BQ야 못따라가겠지만... 늘 재미있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6-10이 3번신장인가요?? 하긴 플레이 스타일상 3번을 해야하긴 하는데 발이 심하게 느리긴 하더군요 그래도 카포노같이 롤플레이어로는 제격인듯합니다. 어제도 봐서 아시겠지만 베티에가 공격에서 난조를 보일때 투입되어 3점을 넣어주고 팀분위기를 이끌어주는 역할에는 정말 제격인듯합니다.
한가지 지적하자면, 랜드리가 시즌초 주로 인액티브 로스터에 있었지만 디리그에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브룩스 또한 디리그에서 일주일 정도 내려갔다 바로 올라왔죠. 하지만 노백은 시즌 초부터 디리그에서 한 달 넘게 꾸준하게 출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