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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 여덟번째 만남 (5월 25일) 병실에 계셨는데 많이 힘드신 듯하다. 따님과 동서가 번갈아 간병하고 있고 당신의 폐물을 세팅하여 며느리에게 주시겠다고 하신다. 딸이 왜 엄마는 모두 아들에게만 주려 하느냐고 하니까 딸 더러 너는 괜찮으니까 안줘도 된다신다. 아마도 큰 재산없고 직장도 그런 아들에게 시집오는 며느리가 고맙고 대견하고 집안일을 모두 맡기려고 하신단다. 결혼시켜서 아들네외의 간병받으며 살아가실 계획도 피력하신다. 때때로 자신이 그렇게 빨리 갈 것 같진 않으신줄 아신다. 그만큼 통증조절이 잘 된것이 겠지, 나혼자 생각해본다. 아드님 결혼식엔 못갈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물러 나왔다. 아홉번째 만남 (6월 1일) 병실에 갔더니 신혼여행을 다녀온 아들내외와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 며느리가 기특하다고 하시면 서 침대에 앉아 계시기에 등을 쓰다듬으니 티셔츠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래서 목욕을 시켜드릴까 하고 여쭈어보니 나중에 식구들이랑 하시겠단다. 아들 결혼후에 기분이 많이 좋아 지신듯 하다. 안심이 되어서 그러신지 말씀도 많이 하신다. 며느리에게 어머님이 며느리자랑을 엄청 하세요. 잘 모시세요. 하고 귀한 시간 그만 뺐으려고 인사하고 나오는데 며느리가 따라 나오기에 어머님이 얼마 안 남으신 것 같으니 곁에서 떠나지말고 지켜보라고 하고 돌아서는데 며느리의 눈에 두려움의 눈물이 어린다. 그것이 환자와의 마지막 이별이었다. 축축한 등을 만지는데 왜그렇게 씻겨드리고 싶던지... 이별의 장 (6월 5일) 환자의 사망소식을 듣고 영안실로 갔더니 온 가족이 눈물로 우리를 맞는다. 시다림을 해드리고 나니 남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리신다. 용기를 내세요. 그리고 아들네외 딸네외 한테도 홀로 남으신 아버님 보필 잘하라고 하였다. 가장 슬픈 것은 배우자의 상실이라고 했다. 절에 모시기로 했다고 하면서 그동안 감사했다고 하는 가족들을 뒤로 하고 장례식장을 물러 나왔다. *얼마의 세월이 흐른 후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아버님의 근황을 물으니 술도 많이 안드시고 애써 잊으시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다신다. 잘 모시도록 하고 전화를 끊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