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A 선거구에서 드디어 김씨 아줌마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었다네. 그것도 현역 의원을 상대로 경쟁하여 단지 잡범의 졸개란 간판 이마빡에 처억 붙였다는 이유 하나로 당당히 거대야당의 국개의원 후보라니...얼른 보면 강원도 시골 출신에 학벌도 초라하기 짝이 없는 데다, 경력이래야 오랜 기간 특정 이념을 따르는 무더기에 휩쓸려 다녔다는 사실 외엔 딱히 드러낼 것도 없더만, 게다가 사돈의 팔촌도 살지 않는 그야말로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서 국개의원 후보로 확정되었다? 그것도 재선 국회의원에다 국회 상임위원장까지 역임한 화려한 경력을 가진 현역 K의원을 단칼에 날려 버렸다니...
2014년 9월 중순 어느 날 여의도 어느 술집에서 자정이 넘도록 술을 퍼마신 남녀 몇 명이 대리운전 기사랑 맞짱을 떴다는 사건이 문득 생각난다. 대리운전 기사가 현장에서 30분을 넘게 기다리다 뒤늦게 나타난 일행들을 보고 화가 나서 늦었으니 다른 기사 부르라면서 가려고 하니, 일행 중 한 넘이 불쑥 앞으로 나와 기사의 멱살을 잡고선 의원님에게 공손하지 못하다면서 때리려 하자 기사는 슬금슬금 달아나려고 했다나 뭐래나. 근디 한 여자가 불쑥 앞으로 나서더니, "야, 너! 거기 안 서!", "내가 누군지 알지?" 하면서 윽박지르자 일행들이 기다렸다는 듯 기사를 마구 폭행했다는 게 이야기의 전말이었다. 결국 법원까지 가서리 일행 중 몇 명은 폭행 혐의로 유죄, 글고 이 여자는 금뱃지 힘이 작용했는지 뭔지 모르지만 폭행엔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방관자(bystander), 글자 그대로 이 여자는 쌈판 옆에서 팔짱 끼고 구경하고 있었다는 거지, 그것도 국개의원이란 자가...
그때 자정이 넘도록 술을 퍼마셨다는 일행의 신상인 즉, ship 'time' 유족 대표들과 여자 국개의원이었다는데...가정도 있고 자식도 있는 그 여자가 밤 늦도록 남정네들과 술을 퍼마시고 있었단 얘기? 뭐 ship 'time' 희생 가족들을 위로하고 보상 지원을 협의했다? 뭐 있을 수 있는 얘기겠지. 근디 그 자리에 국개의원이 뭣 땀시 갔으며 그래서 얻은 소득이 뭐여? 거의 10년이 다 된 지난 일들을 검색해 보니 이들이 새벽까지 어두운 곳에서 모의한 결과는 아무 것도 없더만...
근디 아무 소득도 없었던 측은 ship 'time' 유족들이었고, 엄청난 이익을 본 건(물론 10년 후의 얘기지만) 그때 그 자리에서 의원이랍시고 뭐든지 해결해 줄 듯 감언이설로 꼬드겼던 여자였다는 거지. 그런 결과가 이번 공천 경선에서 백일하에 드러났다는 거다. 이번 경선이 시작될 당시에는 시장 출신에 두 번이나 국회의원을 지낸 K후보가 아무런 연고도 없고 오로지 이잡범 꼬붕이라는 딱지 한 장만 이마에 떠억하니 붙이고 불쑥 나타난 여자에게 압도적으로 우세할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었을 텐데...아, 근디! ship 'time' 유가족협의회란 단체가 느닷없이 불쑥 나타나 'K 후보가 ship 'time' 유족을 철저히 무시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거야, 그것도 경선 3일 전에 말이지. ship 'time' 침몰을 우려먹어도 능히 천 번은 우려먹었을 집단이 그것도 모자라 선거를 목전에 두고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쇠몽둥이를 마구잡이로 휘두르니, 그 결과 유력 후보였던 K씨는 천길 나락으로 추락하고 대신 이 아줌마가 떠억하니 최종 후보자로 낙점되었다는구만 그랴.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자식 잃고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절대 다수의 부모님들은 아무런 관심도 없으신 일에, 유족회란 간판 앞세워 이들은 이렇게 정치판을 흔들고 있다는 거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더니, 이 결과는 10년 전 이 여자의 감언이설에 홀려 마치 대단한 뭔가를 얻은 듯 의기양양했던 자들이 이제 와서 보은(報恩)한 모냥새 아닌가? 근디 유족회란 데에 묻노니 이 여자가 유족을 위해 무슨 큰일을 해냈다는 건가? 긴 세월 끌어서 얻어낸 재판 결과는 몇몇 공무원이 직무유기로 벌 받은 거 외에 무엇이 있었으며 무슨 이익을 얻어냈단 말인지 모르겠단 거다. 여자의 달콤한 속삭임에 하릴없이 그냥 맞장구치다 뜻을 같이하고 보은한답시고 경선 3일 전에 그딴 짓을 벌일 수 있다는 게 실로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으니, 그 여자의 입장에서 보면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진리가 분명하구나 하면서 어깨를 으슥이고 있지 않나 싶지만...결과적으로 보건대 비록 역설적이지만, 우리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이 여자에게 배울 점이 참으로 많을 듯하구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음흉한 흉계와 와신상담(臥薪嘗膽)의 끈기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