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이런 교회도 있다
암탉 같은 성실교회 - 2년마다 분가
1972년 말 우희영 목사가 설립한 성실교회는 그동안 무려 14개의 교회를 개척해왔다.
꾸준히 알을 낳는 암탉과 같은 교회다.
우 목사의 철학은 유능한 목회자를 발굴하여 기성교회가 적극 지원만 해주면
자연스럽게 전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회는 부교역자들에게 개척의 기회를 준다.
개척 목회자로 선발이 되면, 우선 기존 교우 중에서 개척에 필요한 인재들을 섭외할 수 있다.
누구든 장로까지라도 개척 목회자들을 따라 나서면 두 말 없이 살림을 내 보낸다.
그러나 일단 분가를 하게 되면, 절대로 더 이상 교인 섭외를 못하는게 오랜 전통이자 원칙이다.
교회가 분가하게 되면 성실교회는 개척 지원금을 지급한다.
처음에는 5000만원(4만8000달러)을 지원했으나,
얼마 전부터는 1억원(9만6000달러)으로 올렸다.
여기에다 3년간 목회자 생활비를 지급해 준다.
자립이 어려운 농어촌 교회는‘주님이 오실 때까지’돕기로 했다. 이렇게 지원하면서도,
성실교회는 개척교회에 어떤 영향력도 끼치지 않는다. 다만
△자립을 하게 되면 마찬가지로 교회를 분가 개척하고 받은 만큼 지원해 줄 것
△매년 8월 첫 주에 함께 수련회 개최 등 두 가지를 약속 받는다.
사이버 공간에 회의록 공개 - 다니엘교회
다니엘교회(정인석 목사)는 장애인을 섬기기 위해
장애인 학교인 다니엘학교의 강당을 빌려 세워진 교회다.
1997년 한영교회가 분립 개척했는데, 홈페이지 게시판 운영을 잘하여 유명해진 교회다.
이 교회의 홈페이지에는 제직회와 당회의 회의록이 공개되며, 매번 구체적으로 업데이트 된다.
회계보고도 마찬가지이다.
교회의 중요한 의사결정 결과를 온 교우들과 공유하려는 시도이다.
광주 은광교회 (조재태 목사)는 다이어트 교회
교회 규모가 커질 만하면 분가하여 교회를 개척하기 때문이다.
1983년 조 목사가 부임한 이래 무려 13개 교회를 개척했다.
조 목사는 대규모를 지향하는 세태를 염려하고 있다.
교회 개척이야말로 영혼 구원에 있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믿는 목회자이다.
너무나 당당한 산정현교회 - 임직 문화
2003년 5월 19일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산정현교회(김관선 목사)
임직식에서는‘이색 장면’이 펼쳐졌다.
임직식이 열리면 으레 있을법한 축하화환도, 축의금을 받는 접수대도, 현수막도 없었다.
임직자 가족이나 손님들도 눈에 띄지 않았다.
초대된 유일한 손님은 설교를 맡은 노회장 뿐이었고, 그 흔한 축사도 격려사도 없었다.
담임목사는 교회가 임직자들로부터 어떤 헌금도 받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알렸다.
담임목사의 축하인사도 상식을 깼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임직 받은 분들을 축하하지 마십시오.
굉장한 자리에 오른 것으로 착각해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
직분을 받는다는 것은 십자가를 지는 자리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임직식이‘승진 축하잔치’로 변질되어 전통처럼 굳어져버렸다.
그로 인해 교회 안에 철저한 서열의식과 군림하는 자세들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주식회사처럼 변해버린 교회의 계급의식을 성경대로 되돌리고자
산정현교회는 새로운 임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직한 열린문교회 - 훔치기 NO
이웃의 다른 교회 교인들을 데려와 등록시키는 것조차 죄책감 없이 서슴지 않는 세태 속에서,
절대 이웃교회 교인들을 받지 않는 교회가 있다.
서울 잠원동의 열린문교회(박종근 목사)는
이웃 7개 교회로부터 오는 수평이동 교인은 등록을 받지 않기로 하고 이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
서울의 어느 대교회는 80%가 서울의 다른 교회서 온 교우들이라는 통계가 있다.
자기 교인들이 다른 교회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목회자도 문제이지만,
바로 이웃 교회로 적을 옮기는 교인들은 더 큰 문제다.
아울러 바로 이웃 교회에서 오는 교인들을 그대로 받아주는 목회자들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회 성장은 숫자 놀음이 아니란 것을 열린문교회는 실천하고 있다.
열린 마당 여는 두레교회 - 모든 교인들 참여
교회 현안에 대해 온 교인이 함께 고민하며 의견을 나누는‘열린마당’을 여는 교회가 있다.
영등포에 자리한 두레교회(오세택 목사)는 매년 1회씩‘열린 마당’을 열고 있다.
각 기관별로 열린 마당을 갖게 하고, 그 결과를 전체 열린 마당에서 발표와 함께
공개 토론토록 하는 것이다. 공동체 의식, 교회 참여의식이 높아졌다.
여기엔 중고생들도 동참하여 교회의 미래에 대해 함께 책임지는 훈련도 쌓는다.
오늘날 대부분의 교회는 모든 권한이 당회나 목회자에게 집중돼 있다.
제직회도 적당히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통과의례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실상 교인들의 참여가 막혀있는 게 현실이다.
오세택 목사는“교인들은 언제나 목회의 대상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인들은 목회의 동역자”라고 말한다.
한 형제임을 선언한 후암동 여덟 교회
서울 남산 후암동에는 여덟 교회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후암, 중앙루터, 후암백합, 후암제일,
남산중앙, 산정현, 숭덕, 영주 교회 등이다.
이들 교회는 교단이 모두 다르며 규모 또한 크고 작은 교회가 망라되어 있다.
그런데 이들이 서로 연합하고 화합하여 세상에 아름다운 일을 행하고 있다.
사랑의 쌀 나누기, 헌혈, 어머니합창단 운영, 한가족 결연식, 틈새 계층 지원,
미화원 식사 후원, 공공 근로자와 함께 하는 사랑의 식사, 불우 가정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매달 한차례 모임을 갖고 지역의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협력할 일거리를 찾는다.
공동 전도지도 제작했다. 후암동을 섬기는 여덟 교회를 소개하면서,
“위의 교회들은 건전하고 복음적인 정통교회이므로 한 교회를 선택하여 복된 생활을 누리시기 바라며 기쁨으로 추천합니다”라고 적었다.
크리스마스 때면‘연합 성탄절 축하 음악회’를 열고,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쌀 260부대를 내놓는다.
교회학교 독립 부천제일교회 - 어린이 장로 임직
직부천 제일교회(윤대영 목사)는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교회 학교를 독립 교회로 운영한다.
그 안에 제직회를 구성하고 장로와 집사도 세웠다.
덕분에 초등학교 1학년생이 집사(도우리)를,
5학년생이 장로(섬기리)를 맡고 제직회(다모임회)도 꾸려간다.
윤대영 목사는
“아이들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며 교회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신념이다.
처음에 이 교회 성도들은 반신반의하거나‘웃긴다’는 등의 반응이었으나,
지금은 어린이들의 변화를 보면서 매우 긍정적이고 협조적이다.
교회 제도에서 중요한 것 하나는 바로 의사결정의 구조다.
지금까지는 의사결정이 교회 어른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시대와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의사결정 구성원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의용 저/'세상에는 이런 교회도 있다' 에서
제주도 한경면 '순례자의 교회'
삼다(三多)인 제주에 가면 삼무(三無)인 교회를 만날 수 있다.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올레 13코스에 있는 ‘순례자의교회’다.
넓이는 8㎡(2.4평). 정기적인 예배가 없고, 담임하는 목사가 없고, 출석하는 교인이 없다.
교회를 세운 김태헌 산방산이보이는교회 목사는
“예배, 목사, 교인이 없지만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나님이 항상 임재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삼무이지만 삼유(三有)인 교회인 셈이다.
2011년 7월 완성된 이 교회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50여명. 그동안 다녀간 사람은 무려 7만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