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원미동 | 최초 작성일 : 2004 11 22 | 최종 수정일 : 2006 1 26
원래 소개하고 싶은 곳은 두 곳이다. 몸보신시리즈로 1 탄의 반응이 뜨거울 경우, 2 탄도 날라간다.
솔직히 이렇게 글을 올리기 전에 잠시 망설임이 있었다.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 그 곳의 맛을 조금이나마 훼손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즐기고 싶은 마음에 지금도 갈등 중이다. (이미 보내놓구는...) 비록 자주 찾아가 매상을 올려주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가면 보통 베려놓기 십상이잖아.
본인은 맛있다고 소문난 곳을 찾아가 실망하기보다는 그냥 맛을 즐기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퓨전요리보다는 그냥 포만감을 느끼면서 싸고 입맛이 팍팍 땡기는 곳을 찾거나 개발하러 다니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살려고 먹기도 하지만 먹는 맛에 사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내가 즐기는 또는 즐겼던 음식을 나열하자면 고기로는 양고기(Lamb : 소위(牛胃)를 말고 진짜 양(羊)고기), 국수로는 볶음국수(Mee Goreng : Mee는 국수를 말하고 Goreng 은 볶는다는 뜻이다. 참고로 Nasi(쌀) Goreng 은 볶음밥 되겠다) 점심메뉴는 3 년 전만 해도 늘 짜장면이었다.(요즘은 다이어트 관계로 자제하고 있다. 쓰다가 기분좋아지면 짜장면 맛있게 먹는 법도 추가한다).
사설이 길었다. 1 탄은 민족고유음식 보신탕 아니 개고기이다. 특히 맛있게 먹으려면 브리짓트 바르도를 안주삼아 먹어야 맛있다. 물론 본인도 개나 강아지를 좋아하나 개고기는 음식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한 때 집에서 키우던 개를 약으로 만들어 주어 먹을까말까 고민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T.T.. 개고기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으나 오늘 소개하는 곳은 수육 전문 되겠다. 이 곳에서는 물론 전골도 판매하지만 본인이 추천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수육 되겠다. 다른 것 시키고 욕하지 말기 바란다. 여성분들도 즐기는 사람이 많이 늘었지만 인상 쓰는 분 몇 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곳에서 고기 맛 보신 분들 다른 곳에서 개고기시키면 본전 생각나며 평소에 개고기 하면 인상쓰던 사람도 처음으로 고기 맛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러면 이곳에 얽힌 일화 한 가지 전해주겠다. 이 곳을 접하게 된 계기가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본인 하는 일 영업직이라 월말 마감 끝내면 그 쌓인 스트레스 풀기 위하여 월초면 맛있는 것 찾아 휑하니 나서게 된다. 월말 마감에 머리가 무거워질 즈음 우리는 다음 맛 집을 고르기 시작하였다. 같이 일하던 동료 중의 하나 개고기 먹으러 가자고 몇 일 동안 나발을 불었다. 끝내주는 곳이 있다는 것이었다. 자기 처남이 군 시절 사단장 차를 운전하였는데 이 사람이 개고기가 생각나면 가는 곳이 강화도 어딘가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 서울에서는 좀 멀다, 그러나 그만한 거리를 투자한 보람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맞습니다. 이 넘도 그리 생각이 드는군요. ) 이곳에서는 수육만 시키지, 전골이나 탕을 먹을 데 가는 곳은 또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필이 딱 꽂히는 것이었다. 보통 사단장들 중에는 입맛 까다로운 X 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 까다로운 사람이 찾아다닐 정도면 그 만한 거리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보았다. 가격도 믿을 수 없는 1 인분에 1 만원. 1 인분 시키면 배부를 정도로 나온다나... 정말 믿기지 않은 가격(보통 서울에서 1 인분에 1 만 8 천원 받나? 다른 데는 가본지가 오래되어서...) 참고로 본인의 사무실 서울역 앞에 있는 지라 강화도가 만만한 거리는 아니었지만 수육이 좋다는데 그리고 싸다는데 못 갈 거리는 아니었다.
비오는 어느 달 초하루에 우리는 개고기를 눈앞에 그리며 강화도로 차를 몰았다. 가자고 했던 노마도 내심 많은 사람들의 원성을 사지 않을까 불안해 하며 연신 일단 먹어보라니까(개고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잖아) 내뱉으며 기억을 더듬어 그 집을 찾아 나섰다. '이길 맞아?' 하며 강화대교를 건너 농협공판장 길로 좌회전, 굽이굽이 러브체어가 완비되어 있다는 러브호텔을 머리 속에 기억시키며 강화도 구석머리에 있는 길상농협 앞 자리에 차를 주차하고 골목길을 굽이돌아 찾아간 곳은 그 간판도 골목집이었다.
원미동이 찾아간 길은 쪼금 빠른 길입니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김포공항을 지나 그냥 주욱 내달리다가 352 번 국도를 욍겨 탑니다. 48 번 국도에서 욍겨 타도 됩니다. 그럼 그 전원일기로 귀에 반가운 양촌을 지나 대곳을 거쳐 초지대교를 건넙니다. 그리고 우회전하여 길상면으로 당도했습니다. 이 길이 훨씬 빠릅니다. 머 드라이브를 쩜 하고 시프시다 그럼 위의 독자분이 설명한 길로 가도 좋겠습니다. 아.. 길상농협은 초행자는 찾기가 어려우니 길상면이다 시프시면 한 번쯤 내려 길 가는 어르신에게 물어보세요. 시장 무렵에 있습니다.
첫 인상은 비도 오는 데다가 냄새도 퀴퀴하게 나고 지저분한 화장실, 낮은 천장 평소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나는 인상을 쓰다가도 그래 이렇게 지저분한 곳 중에 음식 맛이 괜찮은 곳이 많지.. 라고 위안하며 수육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꽤 먼 거리를, 기대를 한참하고 온 곳이라 군침을 삼키며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구멍이 뻥뻥 뚫린 판 위에 고기와 부추를 잔뜩 올린 채 우리는 주인 아주머니의 '이제 먹어도 돼요' 라는 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린 채 고기를 노려보고 있었다.
곧 젓가락질이 시작되었다. 수육은 양념장을 잘 만들어야 한다. 자신이 없는 사람은 주인아주머니에게 부탁하면 적당하게 만들어 준다.
고기 맛은 부드럽기 이를 데 없었다.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잘게 찢어 준다. 고기만 먹어도 되지만 미나리와 싸서 양념장에 찍어 먹어야 제 맛이다. 개는 주인아저씨가 직접 키워 바로 그 날로 쓴다고 한다. 그러니 맛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어떻게 키우는지는 상상하지 말고 그냥 맛만 즐겨라 '좀 더 내올까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고개만을 끄덕이며 더 먹을 듯하여 2 인분을 추가했으나 곧 후회되었다. 고기가 남았거든. '그래도 마무리는 볶아야 맛이지 고기배와 밥배는 따로 있으니까' 아주머니가 남은 고기를 넣고 전골 형식으로 끓여 주었으나 역시 맛은 수육에 비할 바 아니었다.
그래.. 국물은 볶기 위한 밑재료일 뿐이었다. 볶음밥으로 마무리하고 계산할 때 우리는 또한 놀라고 말았다. 소주값 2,000 원 고기 1 인분 1 만원 해서 고작 12 만원 못되었다. 8 명이 개고기를 배불리 먹고도 고작 12 만원이라... 가면 두 번 놀란다. 맛에 놀라고 가격에 놀라고 참고로 본인 고객의 회사 사람들이 강화도로 열 댓명(15 ~ 6 명이라는 뜻)이 워크샵 가서 배터지게 먹고 계산한 돈이 20 만원이 못되었다는 전설은 더 이상 전설이 아니다.
그 후로 이 사람 저 사람 데리고 가서 원망 들어 본 적 한 번 없고, 그 사람들이 나 빼놓고 자기 식구들 데리고 다시 찾아가는 곳이다. 먹고 나서 감상문을 올리는 것에 따라 두 번째 맛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싫으면 말고... 다음은 부록으로.. 아니 나같은 독자 언니오빠들을 위한 뽀~오나쓰로 짜장면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마. 기분이다.
본인 영업직이라 점심을 먹을 때 좀 고달프다. 혼자서 돌아다니며 점심 먹으려면 내돈 내며 주인 눈치를 보아야 하니 어허 이를 어쩌랴 직업을 바꾸지 않는 한 내 운명인 것을... 따라서 12 시 전에 가든지 아니면 1 시 넘어 식당을 이용한다. 보통은 12 시 전에 가지. 왜냐면 빨리 먹고 잠시 눈 붙이고 일할 수 있거든...
그러다 생긴 짜장면 맛있게 먹는 노하우(짜장면을 자장면이라 하면 맛이 떨어진다)짜장면은 12시가 되기 전에 먹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식당에서 먹어야 제 맛이다. 12 시가 보통 점심시간이라 음식은 그 전에 준비하게 마련이다. 음식은 뜨거워야 맛이다. 누군가 말했다 광고였던가.. 뜨거운 국은 맛을 모른다. 그러나 음식은 찬음식이 아닌 이상 아주 뜨거워야 한다. 후후 불어 식혀먹더라도 말이다. 일부 음식점에서 특히 순대국이나 뼈해장국 시킬 때 미리 건져놓은 건더기에다 뜨거운 국물만 부어서 나오면 이런 짜증이 있을 수 없다. 본인은 반드시 끓여달라고 한다, 내돈 내며 먹는데 제대로 먹어야지.. 씨앙.
암튼 첫째, 짜장면은 아무리 번개가 배달하더라도 식게 마련이라 반드시 식당에서 먹어야 한다. 12 시보다 조금 앞선 11 시 반 정도에 식당에 가면 느긋하게 적당하게 뜨거운 짜장면을 먹을 수 있다. 둘째, 단무지는 반드시 식초를 치고 먹어라. 짜장면은 기름기가 있는 음식이라 그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중간 중간 입안을, 식초를 묻힌 단무지로 깔끔하게 헹궈내고 다시 맛을 음미해야 한다. 그 와중에 살짝 굳어져 가는 짜장이 골고루 배어난 면을 끊어 먹는 맛 그 맛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셋째, 처음 나올 때 확실히 비벼 바닥에 짜장이 남아서는 안된다. 면만 건져 먹는 것은 짜장면에 대한 모독이다. 그리고 먹고 나서 국물이 남을 정도로 짜장이 묽다면 다음에 가서 먹을 만한 곳이 못된다. 이왕 먹은 것은 어쩔 수 없잖아?
점심 이후에 간식으로 짜장면을 먹는다면 실망하게 마련이다. 짜장은 쫄아서 짜지기 시작하고 면은 대충 데워 땀 흘려 먹기 힘들다. 땀흘려 먹을 정도로 뜨거운 짜장면의 맛, 한 번 맛보면 잊기 힘들다. 군대 가서 제일 먹고 싶었던 것들이 짜장면이고, 예전에는 양념통닭이었다고들 하는데(하 갑자기 배가 고파지기 시작하는군)... 마지막으로 짜장면이든 뭐든 국수류는 절대로 특히 냉면, 가위로 잘라달라고 하지 말아라 국수류는 반드시 이빨로 끊어 먹으며 면빨에 배인 국물맛을 혀끝으로 맛보며 먹어야 제 맛이 나게 마련이다. 잘라줄까요 물으며 대답하기도 전에 짤라낸 냉면을 보면 가슴팍이 시려온다. 사족이 길었다 길게 말한 이유는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이었고 내공의 깊이를 느껴 개고기에 대한 거리상 투자가 가능한지 판단해보라는 이유였기도 하다. 그럼 가열찬 멜질 있으면 후에 다시 입장하겠다.
원미동은 즐겨 이 고기를 먹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마다 집에 내려가면 보신하라고 어른들이 건네는 고기를 마다하지는 못한답니다. 시골에서 먹는 고기는 그나마 잘 먹지도 않는 제입맛에는 안맞거든요. 아무튼 어쩔 수 없이 먹는 상황에 처해야만 먹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그렇다고 개고기를 혐오식품이라 생각하는 쪽도 아님다. 그저 내 입맛에는 잘 안먹는 음식이겠거니 합니다. 그리고 비싸잖아요... 그냥 소고기나 돼지고기 사먹습니다. 또는 남자가 그것도 못먹어?.. 하는 소리 듣기 싫어서... 조금 입에 대는 정도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는 빨간우체통의 헉헉아빠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개고길 잘 먹는답니다. 대개 잘 먹는 사람들이 껍데기를 또 좋아합니다. 이 친구가 바로 그렇습니다. 아, 그럼 당신이야말로 참다운 맛을 아는 내가 찾는 바로 그 사람이겠구나... 하여 이 번 맛집여행의 확인 사살을 함께 떠났습니다.
저 역시도 어찌 고른 날이 하늘이 우울했더랬습니다. 도착을 하면서 비가 내리드니 잠깐 골목집을 찾느라고 돌아다닌 새에 제법 비에 젖었습니다.
그저 수십년 전에 살던 옛동네같은 골목의 어중간한 곳에 <골목집>이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전화를 받고는 문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빗소리 후두둑 나는 방에 들어가 수육과 전골을 시켰습니다. 제 아무리 많이 준다해도 아침까지 굶은 장정 둘이 갔는데 3 인분은 못먹겠나싶어 그리하였습니다. 수육 1 인분을 먼저 배고픈 탓에 후다닥 먹어치웠는데 포만감이 조금 느껴지더군요. 너무 급하게 먹은 탓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오이나 머 그런 건 아예 입에도 안댔답니다.
머 그래도 까짓 거 비도 오는데 소주나 한 잔 마시면서 천천히 먹지 머.. 하면서 전골 2 인분을 시켰답니다. 운전을 해야하는 원미동은 소주 딱 두 잔만 하고 사이다를 마셨지요. 헉헉아빠는 무려 한 병이나 낮술을 했답니다. 그래도 얼굴 하나 안빨개지던 걸요.
정말 배터지게 수육과 부추를 양념장에 찍어 먹었습니다. 들기름에 비빈 장은 정말 예술이더군요. 부드러운 고깃결은 입에 넣고 몇 번 씹으면 미끄러지듯 목구멍으로 밀려났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고, 먹고먹고 또 먹었는데도 여전히 먹을 게 남아 있더라 이겁니다. 결국은 걸쭉한 국물과 고기 몇첩을 남기고야 말았답니다.
아하..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점입니다. 가시면 특별히 내가 혼자 삼겹살 한 근을 먹는 사람이다.. 이런 분이 아니라면 1 인분만 시키시길... 그니깐 아무케라도 가거든 두 당 1 인분씩만 시켜드시라 이겁니다. 그리고 모질라면 사람수로 봐서 몇인분을 더 시켜 드시라는 거죠. 아니면 전골을 만들어 밥을 비벼 먹어도 좋겠습니다. 또 우리나라 사람 식사 때 쌀밥 먹어 줘야잖아요? 저도 그 점이 조금 아쉬었답니다. 어디 들어갈 데가 남았어야 밥을 먹죠...
아.. 맛은 어땠냐구요? 아, 맛없는 놈이 배터지도록 먹겠습니까? 아마 모른다면 브리짓뜨 할머니도 맛있게 먹을 겁니다.
게다가 강화도 잖아요. 드라이브하기 왔다죠. 강화대교를 건너 해안도로를 타고 가도 좋고, 초지대교를 건너 나중에 강화도 드라이브를 해도 좋구요. 또 강화도 안에 들를 데가 좀 많습니까? 마니산, 강화산성, 강화전적지, 강화지석묘, 백련사, 보문사, 전등사, 정수사... 하루에 다 못돌아요. 아니면 가는 길인 김포에는 애기봉과 조각공원 삼림욕장도 있으니 들렸다 가도 좋아요.
복날 지났어도 상관없으니 고기 즐겨하시는 어른들 모시고 하루 다녀오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효도 한 번 하세요. 머, 맛있는 거 꼭 특별한 날에만 먹습니까? 암때나 먹어도 좋아요. 그럼 연락처 남겨놓으니깐 아무 때나 편한 날 댕겨오세요. 연중무휴랍니다.
골목집 인천시 강화도 길상면 온수리 032-937-4231/011-787-457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