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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6주년 특집-의약분업 5년 빛과 그림자 의약분업은 2000년 7월 진통속에서 시작됐다. 찬반여론 또한 끊이질 않았다. 한쪽은 의약분업을 의료개혁이라 한다. 의료계는 실패한 제도라고 맞서고 있다. 시각차는 여전하다.
분업의 최대 목적인 의약품 오남용은 과연 얼마나 줄었을까. 의료기관에서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조제하는 새로운 방식의 제도에 국민들은 적응하고 있는 것일까. 정부는 국회, 의약계,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평가단을 구성해 대규모 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의약분업은 찬반양론을 떠나 우리 의료사에 한 획을 긋는 큰 사건이었다. 시행 5년을 맞아 총 6회에 걸쳐 의약분업을 반추해 보았다. 과거에 대한 성찰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편집자 주-
의약분업 주판알을 튕겨보자= 제약업계
의약분업 시대에 최대 수혜자는 제약업계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제약사들은 급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분업이후 의료계의 오리지널 제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성장세가 국내기업들에 비해 두드러진 현상을 보였다.
의약분업이 시행된 2000년을 기준으로 국내사 36곳과 다국적 제약사 25곳 등 61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04년도까지 다국적 기업은 평균 97.45% 성장했고, 국내기업은 56.32%로, 다국적사와 국내사와 성장률이 41% Point 차이를 보였다.
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를 통털어 분업기간 동안에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한 회사는 최근 아벤티스파마를 인수한 사노피신데라보코리아로 지난해 1,454억원의 매출로 무려 412.3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노피의 이같은 성장은 2003년도에 573억원 규모를 생산한 항응고제 '플라빅스'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제품은 2000년에 28억원(생산액 기준)에 불과했다.
사노피 412% 등 성장률 5위권 모두 다국적 의료계, 처방전 공개로 오리지널 선호 영향
한국와이어스 218%, 박스터 196%, GSK 175%, 한국MSD 156% 등 집계대상 61개 제약사 가운데 분업이후 4년간 성장률 5위권이 모두 다국적제약사들이 차지할 만큼 두드러 졌다.
성장률 6위는 광동제약으로 140%를 성장했으나 이는 의약품보다는 지난해 광동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 혼합음료인 '비타500'의 매출성장에 기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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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기업인 대한뉴팜 139%, 한국노바티스 135%, 한국화이자 123%, 동신제약 119%, 한미약품 112.61%, 제일약품 112.50%, 국제약품 109%, 유유 108%, 태평양제약 106% 등 총 16개 기업이 분업기간동안 100% 이상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처럼 급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보다 분업에 따른 처방전 공개로 의료계가 제품력이 좋은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심평원이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EDI 청구기준으로 국내 제약사 점유율은 2000년 77.8%(1조2,821억원), 2001년 75%(2조7,250억원), 2002년 73.7%(3조2,801억원)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다국적 제약사는 이 기간동안 22.2%(3,651억원), 24.1%(8,639억원), 26.3%(1조1,732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다.
국내 36개사, 분업전-후 5년 동안 평균 76% 매출 늘어 12개사 100% 이상...한미-대한뉴팜-진양-유유-삼진順
그러면 분업전과 분업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국내 제약기업들이 매출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상장사 27곳과 코스닥사 9곳 등 주요 36개사를 대상으로 의약분업 직전인 9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의 매출 성장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까지 평균 76%의 매출성장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추이를 보면 분업 직전인 99년에서 분업 원년인 2000년 매출증가률은 13%, 2000년~2001년 18%, 2002년 9%, 2003년 8%, 지난해에는 12%로 나타나 2001년을 정점으로 증가률이 점차 감소현상을 보여 분업거품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집계 대상업체의 1/3 정도인 12개사가 5년만에 1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176%), 대한뉴팜(172%), 진양제약(156%), 유유(149%), 삼진제약(135%), 광동제약(135%), 제일약품(134%), 안국약품(124%), 일동제약(122%), 태평양제약(112%), 서울제약(104%), 대웅제약(103%로 집계됐다.
반면 분업전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기업은 조아제약(21%), 영진약품(3.18%), 일양약품(1.18%), 동화약품(0.22%) 등으로 한때 경영위기에 따른 매출감소 기업도 있지만, 일반약 매출비중이 높았던 기업이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급성장을 기록한 회사중에는 소화제 비급여 전환에 따른 호재를 누린 기업이나, 포장단위가 소포장으로 변경되면서 단가상승, 아파트분양에 따른 매출증가 등으로 늘어난 곳도 있었으나 분업시대에 맞춰 조직과 제품군을 정비한 회사들은 그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분업후 4년간 전문약-일반약 생산규모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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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직전인 99년 이후 4년간 의약품 생산실적이 가장 증가한 제품은 사노피신데라보의 항응고제 '플라빅스'로 무려 2만6,71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독약품 당뇨병 치료제 '아마릴'이 962% 증가한 것을 비롯해 한국MSD '조코 20mg'과 '코자 50mg'이 각각 327%씩 생산액이 늘어났다.
한국제약협회가 발표한 '2003년 완제의약품 생산실적 100대 품목'(04년도 것은 미발표) 가운데 99년도 실적이 확인된 54개 제품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들의 전문약 생산액이 매년 급증한 반면 국내사 제품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정체현상을 보였다.
특히 일반약은 저생산을 했거나 일부는 마이너스 실적을 보여 전문약과 일반약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가장 급성장한 플라빅스의 경우 99년12월 국내 첫 발매 2억원 정도를 생산한 것을 감안하여 2000년도 생산실적 28억과 2003년도 실적 573억원과 비교하더라도 1,900% 성장했다.
이에 대해 사노피신데라보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심혈관 질환환자의 증가로 협심증 등의 적응증을 갖고 있는 플라빅스가 급성장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각 제품별 생산액 증가를 보면 국내사 제품중에는 중외제약의 소화제 '가나톤정 50mg'이 482%로 가장 높았으며, 경동제약 '디로핀지속정' 186%, 유한양행 '이세파신' 181%, 현대약품 '테놀민' 156%, 종근당 '딜라트렌' 137%, 한미약품 '뮤코라제정' 136%, LG생명과학 '유트로핀주' 121% 등이다.
다국적 제약사 제품중에는 한국얀센 '타이레놀ER' 286%, GSK '제픽스' 243%, 한국오츠카 '무코스타정' 181%, 한국화이자 '노바스크' 179%, 한국쉐링 조영제인 '울트라비스트 300' 144% 증가했다.
국내 처방약 1위 품목인 '노바스크'는 분업 직전인 99년에 521억원 어치를 생산한 이후 2000년 659억으로 26% 늘어났고, 2001년 1,182억원으로 79%, 2002년 1,573억원을 생산해 33%로 증가했으나 2003년 1,454억원 어치를 생산하는데 그쳐 전년대비 -7.59% 마이너스 실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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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분업이후 좀처럼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일반약의 경우 다국적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의 변비치료제 '둘코락스S'가 5년간 96% 생산액이 늘어났고, 삼진제약 '게보린' 64%(2003년 -14% 실적), 유한양행 '삐콤씨' 58%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동국제약 '인사돌' 54%, SK제약 '트라스트패취' 32%, 일동제약 '아로나민골드'가 2003년에 357억원을 생산해 10% 정도 감소세로 전환된 가운데 5년간 31% 늘어난 생산실적으로 보였다.
그외 태평양제약 '케토톱플라스타' 15%, 동아제약 '판피린' 11%, 보령제약 '겔포스' 0.50%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부동의 생산액 1위 품목인 '박카스'는 99년 1,715억에서 2000년 1,881억원으로 9.69% 등 2002년도까지 9%대의 성장을 유지해오다 2003년 1,806억원으로 무려 19.24%의 감소로 5년 동안 5.32% 성장하는데 그쳤다. 박카스의 지난해 판매금액은 1,520억원 규모.
100대 품목중 전문약과 일반약 비중 76:24
한편 2003년 완제의약품 생산 100대 품목(04년도 생산실적 미발표)을 분석해 본 결과 전문의약품이 76개로 다수를 차이했고, 일반의약품은 불과 24개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도에 비해 전문약은 6개 품목이 늘어난 반면 일반약은 30품목에서 6품목이 줄어든 것이다.
전문약은 늘고 일반약이 줄어든 것은 의약분업으로 인해 전문약 처방이 꾸준한 반면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일반약 소비는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 제품은 상위 10위 품목중 무려 7개 품목을 차지했고, 100위권에는 29개 품목이 진입했다.
기업별로는 한국화이자와 한국얀센이 100대 이상 품목을 각각 6품목씩 보유했고, 유한양행, 대웅제약, 녹십자피디가 각각 5품목, 한독약품과 CJ가 4품목, SK제약, 한미약품, 동아제약, 동화약품, 건일제약, 한국엠에스디, 보령제약, 중외제약, 종근당, 일동제약, LG생명과학이 각각 3품목을 생산했다.
출처: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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