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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석코너 원문보기 글쓴이: 청심
양양 탐석 여행
2010. 11. 13(土)
미디어 첨성대 |
G20
'G'는 그룹(Group)의 약자로 '모임'을 뜻하며' 주요 20개국 모임'으로 번역되는 G20은 기존의 선진국 중심의 G7에다가 신흥국 12개국, EU를 포함한다.
정상들의 회의는 11월 12일 단 하루 열리지만 행사준비는 그 몇 개월 전 부터 시작이 되었다. 건국 이래 유례(類例)가 없는 행사로 동방의 역동적인 나라 대한민국에 대한 홍보의 극대화는 물론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아름다운 나라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책임으로 모든 국민과 한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해야 되고 특히 각종 위해 요소와 테러의 원인을 사전에 차단해야 되며 개인적으로도 경찰관의 책무가 막중한 일정이었다.
물론, G20과 관련하여 반대 집회 등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나 이 모든 것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기인하였다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D-Day 1개월 전부터 행사장 검측요원(경호대상자에게 위해를 줄 수 있는 위해물질을 사전에 안전하게 관리하고 제거하는 것)으로 동원 되어 행사장인 코엑스로 출퇴근 하며 바쁜 일정을 보냈기 때문에 사건사고 없는 행사의 마무리에 대한 감회가 남달랐다.
코엑스 메인 프레스 센터 입구에 1400개의 발광다이오드(LED)를 쌓아 만든 미디어 첨성대다.
함께 고생한 직원 정기채님
각국 취재진의 열띤 분위기를 담았다.
역시 함께 고생한 김철현님
본인(청심), 직원께 촬영을 부탁하였더니 이렇게 찍어 놨다. @ , @;;
이렇게 자원봉사자 및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노력한 소시민들이 있었다.
이젠 비상근무도 끝났다.
맑은 하늘이 을씨년스러워 보이는 것도, 가까이 보이는 것 보다 신기루 같은 먼 무엇인가에 미련을 두는 것도, 바다가 좋아 바다를 찾지만 수평선 너머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는 것도 분명 지난 1년을 회상하게 되는 계절에 가고 싶은 곳을 찾지 못하고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지 못한 마음에서 오는 감정의 기복이겠다.
긴 여름이란 터널을 지나 가을인가 싶더니 이미 겨울이다. 내 마음이 계절의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고독을 느끼는 것은 여름과 같은 계절을 보내며 힘들고 고난의 세월이 그리움으로 남아 있고 비록 보잘 것 없을 것 같은 지난 세월이 불현듯 아쉬움으로 남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코엑스로 출퇴근하는 몇 일전 高山 박철수님께서 안부전화를 주셨다. 통화 중간에 행사가 끝나고 13일 남한강(내양리)으로 함께 탐석을 가기로 약속을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12일 일정을 보니 22:00경에나 업무가 끝날 것 같단다. 그렇다면 다음날 탐석은 무리다.
‘업무가 늦게 끝나는 상황으로 탐석은 다음으로 미루자’는 핸드폰 문자를 고산님께 보내드렸더니 ‘마무리 잘하라’라는 내용의 답장을 곧 주셨다.
퇴근하고 내려오는 눈꺼풀을 못 이기고 취침에 들었는데 가위에 눌려 잠을 깼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심신이 약해졌나보다. 시간을 보니 03:00 다시 잠을 청하니 몸은 피곤한데 잠이 오질 않았다. 거실로 나와 TV도 보고 컴퓨터도 열었다. 그런 과정에 오히려 머리는 더 맑아지는 것이 이젠 잠은 물 건너갔다.
시간을 보니 05:00 탐석(探石)이나 떠나자는 생각에 서둘러 배낭과 카메라와 생수, 선글라스 등 대충 짐을 챙기고 아내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도록 살금살금 현관을 나와 애마의 시동을 걸었다. 가까운 주유소에서 거피 한잔을 마시며 목적지는 어디로 정할까 고심한 결과 양양의 해변 산지가 궁금했다.
05:15경 서울 신림동을 출발하여 올림픽대로를 경유해서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나 홀로 운행하는 차량이 그렇게 많고 뒤에서 쌍라이트를 켜고 밀어붙이며 왜 그리도 분주한지 차량 중 한 대를 잡아 ‘지금 어디를 그렇게 바삐 가는 길이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06:30경 가평휴게소 지점을 통과하는데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수신자 확인하니 아내였다.
“어디예요?” 목소리 톤으로 보아 내가 없어진 것에 대하여 놀란 것 같았다. “응... 양양에 가는 길이야”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딱!” 전화가 끊겼다. 놀란 가슴에 긴장이 풀리며 순간 화가 난 것 같았다.
그렇게 아내의 화난 얼굴을 상상하며 달리면서도 자꾸 네비양의 화난 목소리에도 신경이 쓰였다. 탐석을 다니다 보면 장거리 운행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경찰청에서 세금고시서가 날아오는 통에 80 80!, 100 100! 하며 빨갛게 변한 얼굴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네비양의 얼굴을 보면 소시민의 가슴은 벌렁벌렁하다. 지금까지 20km 미만은 나의 면허로 딱지를 떼었지만 20km 초과는 벌점도 15점이 붙는 관계로 아내의 면허를 빌려왔다. 그렇지만 1년에 121점을 초과하면 면허가 취소되는 상황으로 벌금도 벌금이지만 벌점과 아내의 눈치가 보여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네비양이 잔소리를 들으며 달리던 중에 벌써 고속도로의 끝이 보이며 홍천이다. 고속도로가 생기고 양양가는 길이 참으로 빠르고 편해졌다. 서울에서 홍천까지 신호등을 단 몇 개만 받았으니 말이다. 서울춘천고속도로는 꼭 나를 위하여 만들어진 고속도로 같았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요도
꼬불꼬불 미시령 옛길을 넘으며... 언제나 그 자리에서 위용을 자랑하는 울산바위
장거리 운행 끝에 09:00경 양양의 물치 해변에 도착했다.
모암(形)이 좋아서...
칼라가 좋아서...
흐름이 좋아서...
이렇게 탐석 삼매경에 빠져있는데 11:30경 해변의 정적을 깨는 핸폰이 울린다. 역시 아내였다. 전화를 일언지하에 끊은 일이 마음에 걸려 다시 걸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화기 너머로 멋쩍은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누라와 식구를 떨쳐놓고 혼자 놀러가니 좋아요? 옆에서 잠자던 사람이 없어져서 얼나마 놀랬는지 알아요?"
"잠 깨울까봐 그랬지... 그리고... 내가 뭐 놀러왔나?" "가면 간다고 말을 했어야지... 언제 올라와요?"
"글쎄 좀 늦겠는데" "운전조심하세요..." 이렇게 짧은 통화를 마치고 화가 풀린 아내의 계란 같은 얼굴을 떠올렸다...
구름 같은... / 청심
첫 번째 소원은 홀연히 시작된 특별한 만남으로 널 위한 삶이 행복하며
두 번째 소원은 잡힐 듯, 잡힐 듯이라도 구름 같은 사랑으로 당신을 소유하는 것이고
마지막 소원은 삶의 끝자락까지 당신과 행복한 이야기를 수놓는 마음입니다.
또 가을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 깊이 쌓고 쌓았다가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랑을 만들어 가슴시린 겨울에 편안한 사랑을 드리겠습니다.
보석이 아름다운 건 깨어지고 부서지는 아픔을 함께 했기에 더 영롱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과 같이 인고의 여정으로 영근 사랑이기에 이렇게 구름 같이 편안한 사랑이 되었나 봅니다.
나는 이렇게 구름 같이 하얀 것이 좋다. 그래서 양양 돌밭을 자주 찾나 보다.
이런 석질과 크기로 물 씻김이 좋은 것이 드문데 오늘은 마음에 차는 작품을 만났다.
산지석으로 유일하게 오일 터치를 하면 안되는 석질이다.
12:30경 이젠 다리도 아프고 배낭도 든든하다. 물치 해변을 나와 가까이 속초에 계시는 설봉(김건수)님의 갤러리를 찾았다. 마침 손님과 점심식사를 가셨다는 사모님의 말씀이다. 기다리기로 하고 약 30분 가량 갤러리의 쇼파에 누워 단잠을 잤을까? 인기척에 눈을 뜨니 매향님과 설봉님이 들어오신다.
그렇게 짧고 여운이 남는 만남을 뒤로하고 16:00경 차량이 몰리기 전에 서둘러 귀로에 올랐다. 홍천에서 고속도로를 진입하는데 초행자님께서 폰을 주셨다. 서울에 도착해서 저녁이나 같이 하자시는 약속을 마치고 애마에 채찍을 가하는데 화도IC 부근에서 부터 애마의 바퀴가 아스팔트에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한다. 일요일도 아니고 토요일 저녁 상행선에 차량이 밀리는 것은 의외였다. 아마도 외곽순환도로와 올림픽대로에서 차량이 밀리기 때문이겠다는 생각이다.
약속장소인 서울 홍은동에 도착하니 19:30이다. 내가 술을 못하니 자작하시는 초행자님
진수성찬을 사이에 두고 단 둘의 석담은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이렇게 500km와 18시간 나 홀로의 긴 여정이 끝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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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진 탐석 여행이리라 생각 됩니다. 지는 이란 탐석 꿈도 못 냅니다. 맘에 차는 양양돌이 제가 보기에도 좋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