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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2008 부동산시장의 결산 - 주거용부동산: 하락속 강북, 뉴타운, 소형중심의 강세
2008년 주택시장을 돌아보면 전반적인 하향안정 추세속에 지역별 역차별화 현상이 심화된 한해였다. 특징을 정의하자면 강북권 강세-강남권 약세, 재개발 강세-재건축 약세, 연립, 다세대, 다가구, 단독주택 강세-아파트, 주상복합 약세, 소형아파트 강세-대형아파트 약세로 요약된다.
이를테면, 서울지역 중에서도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동대문구, 서대문수, 성북구, 구로구, 금천구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강북권, 재개발 및 뉴타운, 소형주택중심의 역차별화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간 장기상승에서 소외되었던 강북, 수도권 북부지역의 역버블에 대한 반작용과 가격차(GAP) 해소과정이 전개되고 무주택자등 실수요자의 뒤늦은 주택매수가담, 세금과 금융규제를 피한 6억원이하 주택수요 증가, 강북권 뉴타운건설, 경전철등의 개발호재, 매매가-전세가 괴리율 증가(전세가의 지속적 상승), 서울의 국제도시화 진행등 의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탓으로 분석된다.
반면 강남을 비롯한 버블 세븐지역은 2001~2006년까지 5년 장기상승후 2007년 1월초부터 집값이 내리기 시작해 지난 2년간 실거래가격기준으로 15~20%정도 하락세를 실현했다. 특히, 강남권 중에서도 하락폭이 큰 잠실, 반포지역은 재건축 입주물량 급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실제로 2008년중 잠실등 강남3구의 입주물량은 2만7천호정도로 서울전체물량의 52% 수준이다. 강남권은 급등후 거품이 꺼지고 있는데다 재건축 물량 과다로 일시적 공급과잉에 빠져 강남권 집값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는 셈이다. 분당을 비롯한 평촌, 용인등 버블세븐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판교신도시, 광교신도시에다 강남권 대체신도시로 개발 예정인 동탄2신도시 물량까지 겹쳐서 수도권 남부는 한동안 신도시 공급물량 홍수로 역전세난마저 우려된다. 경기회복시에도 공급과잉이 가격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 같다.
용인, 수원등 남부지역과는 반대로 경기 서북부지역에선 상승세가 돋보였다.
부천, 의정부, 광명, 안산, 남양주, 시흥, 군포가 상승세를 탔고, 인천지역에선 동구, 남구, 남동구, 부평구, 계양구, 서구등이 대체로 올랐다. 지방은 2006년이후 부산, 대구, 광주, 대전등 대도시를 비롯해서 전반적인 하향안정세가 뚜렷했으나, 군산14%상승을 비롯해서 통영, 거제, 순천등 산업도시지역은 예외적인 강세를 기록했다.
전세가격은 2008년 상반기 중에는 오름세를 확대해나가다가 하반기 이후는 강북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약보합세로 돌아 섰다. 강북은 뉴타운 이사수요로 인근지역 전세값이 강세를 보인 반면에 강남지역은 재건축 신규입주물량 확대로 큰폭의 전세가격 하락이 전세값 안정의 일등공신이다.
2008년 상반기는 서울지역 오피스의 공실률이 주요업무지구를 중심으로 1%대로 떨어지면서 아파트등 주거용시장과는 달리 오피스텔과 오피스의 가격 상승세가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오피스의 신규공급물량이 줄어드는 반면 여의도등에서 오피스건물의 리모델링등에 따른 이전수요발생으로 공실률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2008 토지시장의 경우는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가격은 꾸준한 강세를 보였다. 특히, 수도권 규제완화, 주택공급확대라는 정책적 호재를 등에 업고 서울과 수도권주변의 그린벨트, 군사시설보호구역, 한계농지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지방은 새만금지구개발 여파로 군산지역등이 많이 올랐다. 재개발 및 뉴타운 지구의 입주권이 주어지는 지분값도 국지적으로 급등했다. 다만 하반기이후에는 주택시장 침체와 토지거래허가제, 지분쪼개기 금지등 규제장치로 인해 거래량이 급격히 줄면서 상승세가 둔화되고 전반적인 안정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한 정부는 2008년도 하반기에만 7차례의 부동산안정종합 대책을 쏟아냈다. 특히 11.3일 국난극복 대책에서 재건축 3대규제완화와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 방침 발표로 부동산 시장은 최악의 위기 상황은 탈출한 듯하다. 이를테면 급매물로 추락하던 재건축 시장은 급매물 회수 및 다소의 매수세 유입으로 하락세가 멈추고 바닥권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주택자양도세중과, 분양가상한제, 강남권3구에 대한 규제해제가 빠짐으로서 침체에 빠진 부동산시장이 완전히 살아 날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9년도 시장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8년 하반기 미국발 신용위기로 수렁에 빠진 부동산시장을 구하기 위해 새정부는 여러차례 규제완화 및 경제살리기 정책을 쏟아냈다. 새정부의 부동산정책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규제완화, 공급확대, 세제개혁이 핵심내용이다.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지난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혁파하고 공급확대를 통한 가격안정도모 및 세금제도를 국제기준에 맞게 개편한다는 뜻이다. 여기에다 금리를 내리고 재정을 확대하는, 예컨대, 규제와 돈을 풀어 부동산침체와 경기경착륙방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러한 정책방향에 따라 2008년도에 나온게 6.11 지방미분양대책을 필두로 한 8·21 주택공급기반 강화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 9·1세제개편, 9·19도심공급활성화 및 보금자리주택건설방안, 9·23종부세개편방안 등이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이 시장에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자 2008년 11월 3일 고심 끝에 “경제난국 극복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한마디로, 11.3대책의 핵심은 재정을 쏟아 붓고 부동산 규제를 확풀어서 경기부양에 올인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부동산 규제완화와 관련해서는 재건축규제를 대부분 폐지하고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를 제외한 주택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를 전면해제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2009년도 부동산 시장의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2008년 11.3대책을 포함한 그간의 정부대책의 구체적인 내용과 효과에 대해서 하나씩 살펴보는 것이 순서이다.
먼저, 재건축관련해서는 첫째, 용적률을 법적 상한선인 300%까지 허용함으로서 사업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의 경우 지금까지는 최대 250%의 용적률이 적용되었고 정비계획지구 평균용적률은 210%선에 불과했다. 실례로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 기본계획용적률은 197%, 개포주공과 강동 주공단지는 190%선이다. 그런데, 용적률이 현재보다 50%이상 늘어나게 되면 재건축개발이익은 커지고 조합원의 추가부담은 줄어들어 수익성과 사업추진속도는 날개를 달게 된다. 예컨대, 개포주공 1~4단지, 고덕주공, 둔촌주공, 가락시영, 압구정 현대, 잠실주공5단지, 반포고층단지등 제 2, 3종 재건축단지들이 수혜를 보게 된다.
둘째, 소형평형의무비율 조정으로 더 넓은 새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게 돼 분양성과 동의율을 높이는 유인이 된다. 현재는 60제곱미터이하 20%, 85제곱미터 이상 40%, 85제곱미터 초과 40%를, 85제곱미터 이하 60%, 초과40%로 비율이 완화된다.
사실 그동안 재건축추진의 최대 걸림돌은 용적률제한과 함께 평형제한조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소형평형비율조정은 기존의 중형평형으로 구성된 대치은마, 반포주공 1단지등 중층단지의 경우 주민들이 선호하는 중대형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이를테면 종전 주택보다 더 큰집으로 갈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호재로 작용한다.
셋째, 늘어나는 용적률의 25%를 임대주택의무제도는 폐지되는 대신에 2009년부터는 기존의 계획용적률을 초과하는 용적률의 30~50%정도를 보금자리주택(서민주택, 임대주택)으로 짓도록 했다. 지금보다 의무건설물량이 줄어들어 시공사와 조합원에게는 유리해진 측면이 있다.
요컨대, 위에서 언급한 재건축시 3가지 규제완화가 시행되면 총사업비는 평균 5~10%정도 절감되는 반면에 개발이익은 커지고 속도는 2배로 빨라지는등 재건축사업은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이다.
다음으로 주택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효과를 분석해 보자.
첫째,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6억원 초과아파트의 경우 집값의 40%만 가능했던 주택담보대출비율이 60%까지 확대된다. 매년 상환해야하는 원리금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않도록 하는 DTI(총부채상환비율)제도도 없어진다. 과도한 금융제한조치가 완화되면 이는 주택의 수요증가 및 가격상승요인이 된다.
둘째, 투기과열지구가 풀리면 분양권전매제한 기간이 5~10년이었던 수도권아파트전매제한 기간이 1~7년으로 단축, 미분양아파트 해소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 틀림없다.
셋째, 이밖에도 지방 미분양해소를 위해 향후 2년이내 취득한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낮게 적용하고, 수도권의 규제를 완화해 공장 및 산업단지조성 허용등의 추가대책도 나왔다. 이러한 새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은 비교적 시의적절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선제적인 대응으로 보인다.
침체에 빠진 실물경제를 살리고 부동산급락을 막기 위한 전방위적 정책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2009년은 정책이 시장을 지배하는 “규제개혁완성”의 한해가 될 전망이다 .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새정부의 노력과 정책은 거품붕괴까지 공연히 거론되고 있는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경기의 장기침체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을까? 특히 부동산정책의 부침이 큰 만큼 2009년도 시장은 정책기조 변화에 따라 어떤 반응을 나타낼까.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부동산시장은 정책변수 외에도 금리, 경기, 수급, 투자심리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력을 미친다.
첫째, 금리는 미국등 선진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국제적 동조화 경향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당분간 이자율을 추가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내리면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 수요증가로 인해 부동산 폭락을 저지하는 기능을 할 것이다.
둘째, 실물경기는 2009년도 경제성장률이 정부가 목표로 하는 4%를 밑돌 경우 가처분소득감소로 집값에는 하락요인이다.
셋째, 주택수급여건과 투자심리는 2009년도 시장에는 큰 변동성이 적어 커다란 충격을 주기보다는 중립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거품제거로 인한 추가하락폭은 강남등 버블세븐 지역 중심으로 5% 내외로 추정된다. 하락분위기속에서도 규제완화의 힘이 시장에 제대로 작동할 경우 하반기이후에는 정책호재의 직접적 수혜를 입은 일부 재건축과 수도권 분양권 가격은 반등에 앞장설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바와 같이 규제완화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투기재연 및 집값급등을 우려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2009년에는 기우에 그친다는 얘기다. 과거 참여정부 5년간의 부동산 상승기에 10번이 넘는 초강력 규제조치도 당장 집값을 잡지 못하였다. 마찬가지로 부동산하락기의 규제완화, 경기부양조치도 그 효과와 시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시점에서 지난 97년말 외환위기 이후의 경제위기극복 과정 및 부동산시장의 회복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향후 금리의 인하폭과 속도, 다주택자 양도세중과폐지, 종부세 감면, 분양가상한제폐지, 유가 및 환율안정여부, 경제성장율등 정책변화와 거시경제지표, 대내외변수 등에 따라 부동산시장은 얼마든지 요동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금리인하, 다주택자 양도세중과폐지, 종부세감면, 분양가상한제폐지여부와 재정확대정책의 성공여부는 부동산시장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다.
2008년 9월 19일 강남역인근 사무실에서 고종완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