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개요
- 산행코스 : 세천고개-능성-고봉산-성재산-계족산-합수점
- 산행일행 : 단독산행
- 산행거리 : 실제거리 22km
- 산행일시 : 2024년 8월 23일(금) 07:50~14:50(7시간 00분)
★ 흔적들
B1 BRT 첫차를 타고 대전역에서 607번 옥천행 시내버스를 환승하여 세천공원에 못 미쳐 가는골에 하차했다. 산행준비를 마치자마자 세천고개 길을 건넜다. 대전통영고속도로를 지나 묘소 진입로를 따라 올라가자 시그널이 반긴다. 희미한 족적을 따라 철조망을 옆에 두고 올라갔다. 대부분 선답자들이 이 길을 이용하지 않고 비룡삼거리까지는 도로 따라갔기 때문에 이 구간은 무지막지한 칡넝쿨과 환삼덩굴을 뚫고 지나가야 했다.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자 그믈 울타리를 뛰어넘어 복숭아과수원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줄이 풀린 개 두 마리가 나를 에워싸더니 사납게 짖어댄다. 무기라고는 스틱두 개! 조좌룡의 헌 칼 쓰듯 휘두르며 철조망을 월장하여 그 자리를 벗어났다. 아무것도 없는 201봉에 이르고 묘소진입로를 따라 내려온 후 왼쪽으로 급하게 틀자 비룡동 줄골고개다(08:17). 줄골마을은 연안박씨 집성촌으로 장승이 있는 곳이라서 장승배기라도 한다.
대전둘레산길 이정표도 보인다. 대전둘레산길과 겹치기 때문에 앞으로의 여정은 고생 끝 행복시작이다. 은진송씨 쌍계당 재실 뒤쪽에 있는 옹벽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비좁은 대나무 사잇길을 통과해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서자 드디어 길은 훤하게 열어줬다. 8시 30분 갈고개에 도착했고 바로 이어서 갈현성 성터에 이르렀다. 263m 산 정상을 둘러쌓은 석축산성이다.
평일임에도 동네주민들이 꽤 많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산봉우리마다 산스장이 있고, 60~70대 고령층을 중심으로 운동을 하고 있었다. 9시 정각 능성(342m)에 도착했다. 대전시내가 훤하게 조망된다.
9시 30분 길치고개에 이른다. 땅이 유난히 질퍽거려서 질티고개라는 설도 있고 고개가 길다 하여 길치 또는 길티고개로도 불리고 있다. 위쪽에 백제 시대 축조된 질현산성이 있고 동쪽 가까이 고봉산 정상에는 고봉산성이 있다. 마루금은 보현사 방향의 넓은 임도를 따르다가 왼쪽 산길로 들어서 조금 오르면 질현성 표지석을 지난다. 이곳에서 보현사 가는 길(대전둘레산길)과 마루금이 잠깐 이별을 한다. 보현사 가는 길을 따르면 편하게 고봉산 정상에 이르겠지만 직진방향으로 올라가자 이내 풀숲에 잠기고 만다. 마루금을 몇 번 놓치긴 해도 정상을 향해 올라서면 만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걱정할 일도 아니다.
09시 47분 무척 협소한 공간인 고봉산 정상에 도착한다. 바닥에 뒹글고 있는 반바지님 코팅 산패를 나무틈에 끼워 넣는다. 봉우리처럼 보이지 않지만 내려서면서 바라보면 그제야 제대로된 봉우리로 보인다. 고봉산은 용의 몸에 봉황의 머리를 얹은 듯한 형상이라 해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0시 정각, 질현산(422m)에 이르렀다. 예외없이 정상에는 질현성이라는 성곽의 흔적이 남아있다. 산세를 이용하여 돌과 흙을 섞어 쌓은 산성이지만, 무너진 돌무더기로 누군가 돌탑을 쌓아놓았다. 바로 이어서 산불감시무인카메라가 설치된 387.5봉에서는 가리는 게 없어 대청호를 깨끗하게 조망할 수가 있다. 내려서는 길, 남도정과 봉화정 등 정자 2개를 만나지만 그냥 지나친다.
10시 40분 절고개로 내려섰다. 대전 대덕구 비래동과 동구 효평동 경계에 있는 고개로 왼쪽에 있는 응봉산 아래 비래암이라는 암자때문에 절고개라고 불린다고 했다. 이곳에서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는 성재산으로 향했다. 왼쪽으로 가면 바로 계족산이지만 성재산은 다녀와야 할 것 같다. 가는 길에 바위를 품은 부부나무가 있다. 관암지맥처럼 대전시에서 이 나무에 재미있게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
10시 52분 성재산(399.1m)에 돌아 나와 절고개와 아주 흡사한 임도삼거리에 이른다. 산책이나 맨발 걷기 열품으로 맨발로 걷고 있는 주민들을 많이 보인다. 이곳에서 10여분 능선을 따라 올라가자 무명봉인 355봉에 이어 10시 28분 계족산(423.9m)에 도착한다. 때마침 100산+ 산행한다는 분을 만나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로 한다. 그런데 이 분 사진 찍을 때 포즈가 아주 자연스럽고 멋있다. 그분을 흉내 내어 나도 포즈를 취해본다. 계족산은 산의 모양이 닭의 다리를 닮았다거나 닭발처럼 퍼져나갔다 하여 닭발산 혹은 닭다리산이라고 불려왔다. 지금의 송촌 일대에 지네가 많아서 천적인 닭을 빌어 지네를 없애기 위해 계족산이라고도 하고 봉황산이라고 불렸다고 전해온다. 사방 원형의 산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암지맥의 금병산, 우산봉, 갑하산으로 산줄기가 이어진다. 능선을 따라 3km 거리에 계족산성이 축조되어 있다. 백제와 신라의 격전지로 유명하며, 대전시에서 성곽을 복원했다. 성곽은 풀숲 사이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내려서는 길, 나무데크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와룡고개에 안착한다(12:19). 오름길에 봉우리 같지 않은 216.5봉엔 장녀봉이라는 산패가 달려있다(12:22). 내리막에 임도를 만나 따라 내려서자 포장도로인 와동고개에 이른다. 준희선생님의 173.1봉 산패를 보며 삼거리 갈림길에서 오른쪽 장동고개로 향하면 새뜸마을 보인다. 12시 51분 편도 1차로의 장동고개를 넘어 잠시 숲길을 따라 내려서자 이번에는 방두고개로 내려선다. 여기서부터는 한참을 도로 따라 진행해야 하는데, 관건은 철길을 어떻게 건너가야 하는가이다. 상서교 건너는 방법을 알지 못하여 공장지대를 한 바퀴 돌고 나서야 진입로를 찾을 수 있었다. 트랙을 보며 경부고속도로와 고속철도 굴다리를 지나 계룡버스 차고지를 왼쪽에 두고 경부고속철도 옆 숲 속으로 사면을 치고 올라섰다. 길은 이외로 훤하게 열려있다.
특이한 바위군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14시 정각 덤바위산에 도착한다. 남월마을에서 동쪽에 있으며 이 산 중턱에 덕암이라는 바위가 있어 덤바위산라고 한다. 덤바위산은 와동과 장동의 경계가 된다. 덤바위유래비가 있는 지맥마지막 봉우리인 103.5봉을 지나면 덕암축구센터 진입로인 장고개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트랙은 도로 따라가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한 산길을 따라가기로 한다. 두 번의 아파트 단지 바로 붙은 산길을 따라 내려서고 보니 대덕국민체육센터 앞이다. 트랙을 찾아 대전드론센터로 향한다. 12시 45분 대전드론센터에 도착한다. 합수점은 맹꽁이 서식지라 들어갈 수가 없다. 대전드론센터 밑 금강에서 대강 몸을 씻도 옷을 갈아입어 둘째 놈 직장이 근처에 있어 문자만 하고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