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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61 - 게임의 법칙 2
S#1. 운동장 / 낮
1부 앤딩에 나왔던 로켓 10대가 발사되는 그림.
S#2. 건물 앞
대회 참가자들이 쌍쌍이 나와서 흩어지고 있다. 각자 파트너끼리 뭔가를 얘기하며....그 위로.
만수 : (E) 카이스트 팔관 돌파대회. 드디어 그 두번째 결선의 장이 시작됐습니다. 참가자들은 이 순간, 오후 두시부터 밤 아홉시까지.
그리고 내일 아침 아홉시부터 오후 두시까지. 총 열두시간동안 여덟 개의 랩에서 마련한 여덟 개의 관문을 돌파해야 됩니다.
대욱 : (E) 자기 랩은 빼니까 일곱 개죠.
S#3. 복도 / 낮
대욱과 만수, 지민이 각자 카메라며 케이블 등을 들고 서서. 지민은 노트북을 셋팅중이고.
만수 : 뭔소릴 하구 있는거야. 신성한 방송 중에.
대욱 : 아이구. 자기 랩에서 만든 관문은 돌파 안해도 되니까 팔빼기 일해서 일곱 개죠. 안그렇습니까?
만수 : 너 자꾸 중간에 잡소리 넣고 그럴래? 그거 모르는 사람이 어딨냐. 그냥 말을 스무스하게 하다보니 그런거지. 지민아. 다 됐냐?
지민 : 잠깐만... 됐어요.
만수 : (대욱에게) 얼른 이 모니터나 잡어. (재빨리 모니터쪽으로 이동하며) 여러분의 만수비전에서는 최신 프로그램을 이용,
시시각각 변하는 각 팀의 돌파 관문수와 순위를 실시간 중계해 드릴 예정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협찬해주신 전산과의 남희씨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하다가 보면)
대욱 : (카메라를 어정쩡하니 든 채 불퉁한 얼굴로 보고 있다)
만수 : 마 뭐하는거야?
대욱 : 나 우리과 과제물 아직 못 냈습니다. 그거 오늘까지 제출 못하면 졸업 못할지두 몰라요.
만수 : 임마. 넌 대학을 졸업을 할려구 다니냐. 대학이란 건 말야.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 연습을 하는 데라 이거야.
너처럼 맡은 바 책임을 중간에 집어치는 식으로 살면 말이다. 사회에 나가봤자 그런 인간을 엇다 써먹겠냐. 교수들도 그래.
학생을 그저 학점으루만 평가를 하는데.. 그런 교수는 하나 믿을거 없어.
지민 : (당황해서) 오빠. 만수오빠.
만수 : 그런 교수가 너 사회 나가면 밥 한끼 사줄거 같냐? 취직하는데 보태쓰라구 이력서 한 장 사줄거 같애? 그거는 말이다..
지민 : (할수없이 카메라 앞을 막아서며 작게) 이거 방송중이야.
만수 : 뭐? ....언제부터.
대욱 : 카메라 끈 적 없는데요.
만수 이상한 표정과 폼이 된다.
S#4. 레이저실 앞
규한과 지원이 도착한다. 복도에 나있는 철문.
그 앞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던 석우가 그들을 본다.
석우 : 참가자들이냐?
규한 : 그런데요.
석우 : 다른데부터 돌고 오는 게 어때. 여긴 좀 시간이 걸릴텐데.
규한 : 안에 뭐 복잡한 미로라두 설치해놨습니까?
석우 : 일종의 미로라고도 할 수 있겠지.
지원 : 위험한가요?
석우 : 과학이란 게 원래 위험한거야. 제대로 모르고 제대로 쓰질 못한다면 말이지. 들어가봐. 시간제한은 없고.
안에는 30미터 길이의 복도가 있고 복도 끝에 암호가 있으니까 갖고 나오라구.
지원, 규한과 시선을 마주치고 조심스레 철문으로 다가선다.
석우는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하며 중얼중얼.
석우 : 대희는 교대해준다드니 왜 안오는거야.
자막 물리과 XXXX 랩의 방어벽.
S#5. 레이저실 복도
좀 어두운 실내에 밖의 빛이 새어들면서 규한과 지원이 입구에 선다. 두리번거리며 실내를 둘러본다.
한쪽에는 녹색의 대형 레이저가 있다. 그리고 사방의 벽면은 촘촘한 빨간색 레이저로 그물같이 짜여져 있다.
구석, 잘 안보이는 쪽에 디텍터와 오실로스코프가 있고.
그런 내부를 둘러보다가 지원이 방의 반대쪽을 가르킨다.
지원 : 저기야.
규한이 보면, 길고긴 복도의 반대편 벽에 종이가 한장 붙여져있다,
규한 : 이거 첫 관문부터 만만찮은데. 어쨌거나 이 레이저들 사이를 뚫고 나가서 저 암호를 떼오면 되는 건가.
지원 : 우선 이 레이저들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알아야겠는데..... (방안을 면밀하게 살피는)
규한, 레이저빔 사이로 손을 넣어 본다. 조심스레 그 공간을 휘저어 보며.
규한 : 이거 설마 살상용 레이전 아니겠지? 그렇다면 별로 겁낼 것도 없는 거 아냐?
지원 : 뛰어갈 생각이라면 하지 마. 여긴 경진이가 속해있는 물리과 팀들이 만들었다구 들었어. 이 레이저들 그냥 전시용은 아닐거라구.
규한 : 재빨리 뛰어가서 갖구 온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안 그래?
지원 : 이규한...
채 말릴 사이도 없이 규한이 방안으로 한발 들어선다. 순간 단발적으로 울리는 사이렌 소리.
디텍터로 들어가는 빨간색 레이저가 끊어진다. 오실로스코프의 파동이 멈춰지고.
규한과 지원, 무슨 일인가 놀라서 주위를 둘러 보는데.
철컥 하고 레이저 가동 신호음이 들리고 쿨러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거의 동시동작입니다)
지원, 규한의 발이 레이저빔에 걸려 있는 걸 발견한다.
지원 : (화급하게) 발 치워.
순간, 대형 레이저에서 뿜어져 나오는 녹색 레이저빔. 저 벽에 걸린 종이에 쏟아진다.
규한, 놀라서 발을 빼고, 그러자 모든 것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간다.
디텍터에서 오실로스코프까지.....대형 레이저도 꺼지고. 쿨러도 꺼지고. 종이에서는 탈려다 만 연기가 부시시 피어 오른다.
규한, 좀 미안해져서 지원을 보고 허허 웃는다.
지원 : (냉정하게) 다시 한번 뛰어볼래? 근데 이번엔 레이저보다 더 빨리 뛰어줘야겠는데 할수 있겠어?
규한 : 알았어. 내가 좀 서둘렀어. 성질 내지 말라구.
지원 : 성질내는 게 아니라 물어보고 있는거야. 우리 계속 팀플레이를 할까. 아니면 각자 따로 찾아다닐까. 너 원하는대로해. 그렇게 할게.
규한 : (좀 짜증나는 얼굴로 딴데를 보다가 다시 지원을 보더니) 나도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넌 이번 대회에서 이기구 싶은 생각이
있는거야. 아님 그냥 나온거야?
지원 : (말없이 규한을 보다가)
S#6. 방폭 후드
유리문 속에 플라스크가 보인다. 그 위로.
안내 : (E) 저 플라스크 안에 들어 있는 건 드라이아이스하구 에테르에요.
안내학생 옆에 서있는 정태와 해성.
정태 : 그러니까 저 드라이아이스를 없애야 그 아래 있는 암호문을 볼 수 있다는 겁니까?
안내 : 그렇죠. 그리고 시간제한이 있는데. 30분입니다. 30분 내에 볼 수 없다면 미안하지만 퇴장이에요.
정태 : (휘파람을 부는)
안내 : 자 카운트합니다. (옆의 컴퓨터 엔터를 치면 30분부터 카운트가 시작된다)
정태와 해성, 유리문 앞으로 간다.
자막 화학과 고분자 합성랩 방어벽.
둘이 말없이 플라스크를 바라보고 있다가.
해성 : 라이터 없어?
정태 : 왜.
해성 : 참 너 담배 안피우지. (주위를 둘러보는) 버너는 없나?
정태 : 설마 불로 가열시키려구?
해성 : 드라이아이스는 가열시키면 날라가잖아.
정태 : 에테르는 어뜩하구. 그건 가열하면 폭발하잖아.
해성 : 아. 맞다. 에테르.
정태 : (계속 생각하며 바라보고만 있는)
해성 : (서성거리며 생각하며 모니터에서 줄어들고 있는 시간도 보며) 가열하면 안되고. 드라이아이스는 없애야 되고. 폭발하면 안되고..
(멈추더니) 내가 꼭 껴안고 있을까. 체온으로 녹이면 폭발은 안할거 아냐.
정태 : 아마 스물네시간은 껴안고 있어야될걸.
해성 : 그래 그렇지. 그럼 안되지... (다시 서성거리는) 이론적으로 따져보자면 이렇게는 할 수 있어.
정태 : 어떻게.
해성 : 직접 가열을 못한다면 주위의 압력을 낮추는거야. 그럼 드라이아이스가 더 빨리 휘발하겠지. 이론적으로는 그렇다구.
정태 : (문득 주위를 둘러보더니) 주위의 압력을 낮춘다... 현실적으로도 할 수 있을거 같은데.
해성 : (정태가 보는 곳을 본다)
거기 수도꼭지 모양의 아스피레이터가 걸려있다.
해성 : 저게 뭔데.
정태 : (다짜고짜 다가가더니 호스를 집어서 연결을 시키고 유리문을 연다)
해성 : 그게 뭔데. 뭘 어떻게 할려구.
정태 : 이거 아스피레이터라구 생각되는데.
자막 아스피레이터 :
해성 : 생각해? 그게 아니면.
정태 : 아니면 그냥 수도꼭지. 물이 나오겠지.
해성 : 물이 나오면.
정태 : 드라이아이스가 차니까 꽁꽁 얼겠지.
해성 : 잠깐만 그럼 안되잖아.
정태 : 되는지 안되는지 일단 해보자구.
호스를 해성에게 잡게하고는 꼭지로 가서 튼다.
해성, 긴장하여 보는데 플라스크 내부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다.
해성 : (좋아서) 됐다. 드라이아이스가 승화하구 있어. 됐다구. 이거 봐. (정태를 보며) 너 정말 대단하다.
정태 : (한숨을 쉬더니) 대단한 건 너야. 넌 해결방법을 생각해냈지만. 난 도박을 한거뿐이니까. (웃는)
S#7. 레이저실
녹색레이저를 비추며 그 위로.
지원 : (E) 이 녹색은 앤디와이브이오포 레이저야. 암호문은 감열지를 썼구.
빨간색 레이저 비추며 그 위로.
규한 : (E) 이 빨간색 헬륨 네온 레이저를 건드리면 저 놈이 암호문을 태워 버린다. 이거지. 그럼 두 개의 레이저 중에 하나만 잡으면
되는 거잖아.
지원 : 이론적으로는 간단해. 레이저의 길만 알면 막을 수 있어. 돌려보내든가.
규한 : (재빨리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방어벽을 만들 때는 반드시 해결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게 규칙이었지.
그렇다면 이 방 어딘가 해결할 수 있는 단서가 있다는 얘긴데....(하다가 근처에 떨어져 있는 거울 조각을 뒤진다)
오케이 여기 있네. 아까 녹색빔이 지나간 길 봤어?
지원 : XXXX와 XXX 사이였어.
규한 : (큰 조각 하나를 들어 지원에게 건넨다) 좋아 그럼 이건 니가 들어. 녹색빔만 막아줘. 알았지?
지원 : 잠깐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거 같은데.
규한 : 아 글세. 일단 해보자구. 시간없어. 여기서 밤새 있을거야?
지원 : (내키지 않아서 거울을 받아든다)
규한 : 준비됐어? 셋 세구 달린다.
지원 : (거울로 방향을 잡고는) 좋아.
규한 : 하나..둘...셋..
규한 달려나가고 지원도 아까 녹색 레이저가 뻗어나간 경로의 어디쯤을 달린다.
동시에 사이렌이 울리고 디텍터에 빛이 차단되고 오실로스코프의 파동이 멈춘다.
녹색 레이저가 가동되는 신호음. 그리고 힘찬 쿨러 돌아가는 소리가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절반 가까이 달려간 규한. 경로 근처에 자리잡은 지원.
지원 거울을 번쩍 든다. 녹색의 빔이 거울에 막힌다.
규한 : (달리며 보며) 좋았어.
그러나 다음 순간.
녹색레이저 빔은 아까와는 다른 경로로 거울에 두세번 이상 반사되며 암호문에 닿는다. 연기가 나고 이내 검게 변해버리는 암호문.
지원, 당황해서 바라보고, 규한 더 힘껏 달려보지만. 이미 알아볼 수 없게 되버린 암호.
빨간색 레이저빔 사이에 서 있는 두사람. 말이 없다.
잠시후. 모든 레이저가 꺼지고, 불이 환히 켜진다.
규한 : (벌컥 화를 내며) 젠장. 이게 뭐야. 다 틀렸잖아.
지원 : 레이저빔의 경로가 랜덤하게 설정되있었어.
규한 : 알어. 설명 안해줘도 안다구. 왜 아까 안말린거야.
지원 : 뭐?
규한 : 이렇게 간단할 리가 없다구 니 입으로 말했잖아. 뭔가 수상하면 날 말렸어야지.
지원 : (어이없어 보다가 돌아서 문쪽으로 간다)
규한 : 어디 가. 여기 포기할거야? 그냥 나가면 어뜩하자는거야.
지원 : (몇걸음 더 걷다가 멈추더니 돌아본다) 난 지금 너무나 마음에 안드는 파트너와 함께지만 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아주 애쓰고 있어. 좀 도와주지 않을래?
S#8. 방폭후드
모니터에 20분이 경과한 시간이 나타나고 있고.
정태와 해성이 보는 앞에서 플라스크의 드라이아이스가 거의 빠져나가고 있다.
그 바닥에 놓여있는 암호문. (별첨) 즐거워하는 해성의 모습 위로..
만수 : (E) 2차결선 30분이 지난 이 시각. 첫 번째 관문을 맨먼저 통과한 팀이 나왔습니다. 전자과의 김정태 이해성팀.
네에... 바로 정만수의 직속후배들임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하하하. (뒤이어 떠드는 소리) 다음은 어디라구? 수영장?
누가 들어갔는데?
S#9. 수영장
동현이 민재와 경진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동현 : 아주 간단해요. 물 속에 들어가서 자물쇠를 열고 그 안에 있는 암호문을 꺼내면 되는거야. 그런데 저기 로봇 보여요?
민재와 경진이 돌아보는 곳에 ROV가 있다.
동현 : 저건 수중 로봇 ROV라고 하는 건데 원래 해저탐사용으로 쓰는 거거든. 저게 물 속에서 여러분이 하는 걸 감시하고 있으니까.
반칙할 생각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자물쇠를 열도록 하시라고.
경진 : 자물쇠에 대한 힌트는 없습니까?
동현 : 물론 있지. 이 수영장 안 어딘가 있으니까 잘 찾아봐요.
동현, 자신있는 미소로 가버리고 경진과 민재가 수영장 물을 보고 로봇을 보고.. 그러다가 마주본다.
민재 : 누군가는 저 물 속에 들어가야 되겠지?
경진 : 그렇지. 그런데 둘 다 들어갈 필요는 없겠지? 아직은 초봄이구 날도 춥고 수영복도 갖고 온 게 없는데..
민재 : 물론이지. 그래서 말인데. 가위바위보로 정할까?
경진 : 이럴 때는 남자가 앞장서는 거 아닐까?
민재 : 난 원래 남녀차별주의자가 아니야.
경진 : 그래.. 그건 나두 그래.. (하다가 물 위의 한 곳을 본다) 저거 뭐야.
민재 : (돌아보는) 뭐.
경진 : 분명히 이 안에 열쇠의 힌트가 있다고 그랬지. 저거 수상하지 않어?
민재 : (수영장으로 다가가며) 뭐 말하는거야?
경진 : 저기 로봇 옆에 봐봐. 부표같은 게 떠있잖아. 아주 작은 거.
민재, 뭔가해서 더 가까이 상체를 내밀며 보는데. 경진 간단하게 민재를 물 속에 밀어넣어 버린다.
민재, 허푸허푸해서 겨우 자세를 바로잡고 경진을 보면..
경진 : 아유 미안해서 어쩌냐. 아무래도 내가 잘못 봤나봐. 지금 다시 보니까..아무 것도 없네.
민재 : (얼굴의 물을 쓸어내며 억지로 참는) 좋아. 내가 또 당했다. 이렇게 아흔아홉번을 당하다 보면 복수하는 날도 있겟지.
경진 : 고마워. 민재 넌 언제나 합리적이라서 좋아.
민재 : (물속에서 주머니의 핸드폰을 꺼내 경진에게 내민다) 근데 이거 수리하는 값은 니가 물어줘야겠는데.
경진 : (받으며) 에구. 왜 이런 걸 주머니에 갖고 다녀...
하는 순간. 민재. 경진의 손을 잡아 물 속으로 잡아채 넣어버린다. 경진의 비명소리.... !!!
그들 옆에 설치되어있는 방어벽. 물 위에서 물 아래로 내려가며 보여지고.. 그 위로.
만수 : (E) 현재 각 랩에서 설치한 방어벽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곳도 있고.
고난도의 과학기초지식을 요구하는 곳도 있구요.
S#10. 무향실
만수 : (E) 그런가하면 이 기회에 연구에 지친 학우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자..뭐 이런식의 눈물겨운 우정으로 마련된
방어벽도 있습니다.
자현과 병석, 마이크로 폰 앞에 서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 아아악,......
만수 : (E) 무향실 방어벽이 바로 그런겁니다. 맘껏 소리를 질러라. 그래서 그 소리가 118데시빌을 넘을 때 암호를 보여주겠다..
하지만 디지털로 표시되는 소리 크기.116정도 자현이 다시 하나 둘 셋.하면 둘이 동시에 아아악......하지만 다시 116
[목소리 작은 자, 천하를 호령할 수 없다]라는 메시지.
병석, 포기하고 그냥 나갈려고 하자 자현이 잡아 세운다.
병석, 도저히 더 못하겠다는 손짓. 자현, 병석에게 버럭 화를 낸다.
자현 : (고함) 야, 임마. 어딜 가? 당장 일루 안와. 양병석!
하면서 마이크를 퍽 치는 순간.......지지직 올라가는 디지털 표시. 118. 화면엔 [축, 관문 돌파]가 뜨고.
그 옆의 프린터에서 인쇄되어 나오는 암호문.
좋아하기보다 놀라서 서로를 쳐다보는 자현과 병석.
S#11. 공장동
음악 계속.
탁구공이 든 투명 원통.
정태, 풍선 안에 화약을 넣고 풍선의 끝은 나무 젖가락 끝에 묶는다. 그걸 원통 아랫 부분 작은 홈 사이로 집어 넣는다.
저만치서 주전자를 낑낑 들고 오는 해성. 정태 옆에 탁 놓고.
해성이 젓가락을 잡고 풍선 입구에 빨대를 대고 정태가 주전자를 들고 빨대를 통해 물을 흘린다.
물은 풍선 안으로 스며 들고
점점 풍선은 커져 가고. 물이 화약과 반응을 하는 순간.
젓가락에 묶였던 풍선 끝이 풀어지면서 짧고 강한 공기를 내뿜으며 원통 안을 휘젖는다.
그 급속한 공기의 힘으로 발사되듯이 앞으로 튀겨 나오는 탁구공.
해성, 환한 웃음. 한 손을 치켜 든다. 정태, 무슨 의민지 몰라 있으면 정태의 한 손을 들어 자기 손에 맞춘다. 다시 한 번 힘찬 하이파이브.
만수 : (E) 2차결선 두시간째가 되어가는 이 시각. 두 개의 관문을 통과한 팀이... 네에...두팀이군요.
S#12. 일각
만수의 모니터 화면에 비춰지는 집계표. 정태 해성 조와. 또 다른 조가 공동 1위로 올라서있고.
만수 : (E) 전자과의 김정태 이해성조. 그리고 항공과의 김민정, 허인호 조가 공동 1위입니다. 그 밑으로 한 개관문을 통과한 팀이
세팀입니다. 화학과의 윤수한 이진표 선수. 기계과의 이명룡 김창순 선수. 기계과의 양병석 추자현 선수가 나란히 한 개씩의
관문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대욱이 컴퓨터를 조작하고 만수가 찍으며 중계하는 중계팀의 옆에서는 지민이 핸드폰으로 열심히 다른 곳의 성적을 알아보고 있다.
지민 : 여보세요. 거기 화학과 고분자합성랩이죠? 지금 어떤 팀 들어와있어요? 예? 전산과요? (대욱에게) 지원이언니팀이
지금 거의 다 통과하구 있대.
S#13. 방폭 후드
규한, 지원의 도움을 받아 가며 진공 펌프를 플라스크에 연결하고 있다.
지원, 시계를 보면 4분 40초 정도. (5분01초에서 5분으로 넘어갈 카운트 다운 계시 숫자 색깔이 검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뀝니다)
연결을 끝내고 펌프를 동작시킨다. 부글부글 끓으며 급속도로 승화되어 빠져 나가는 드라이아이스.
규한 : (주먹을 쥐어 보이곤) 나이스! 인제 시작이야. 자 다음.. 다음 어디루 가지? 지금 일등하는 팀이 누구야. 몇 개 통과했대.
기껏 두 개지? 그것두 쉬운 거. 맞지?
지원 : (그러는 규한을 말없이 보기만)
S#14. 전자동 학부실험실 앞
중희가 문 앞에 팔짱을 끼고 서있다가..
중희 : 이민재.
옷을 갈아입은 민재와 경진이 다가서고 있다. 아직 젖어있는 머리칼.
민재 : 안녕하셨어요.
경진 : 어머나. 민재가 제일 좋아한다는 중희선배님. 언제나 민재가 선배님 얘기하고 있는 거 아시죠.
중희 : 흥...내가 정만수인줄 아냐. 립서비스 할 거 없구. 간단히 규칙을 말해줄테니까 머리들 써봐.
S#15. 학부실험실 안
민재와 경진이 두리번거리며 들어선다.
중희 : (E) 방에 들어가면 컴퓨터 한 대가 부팅되있을거야. 한명은 거기 붙어.
경진이 어정쩡하니 부팅된 컴퓨터 앞으로 가 선다. 화면에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명령이 떠있다.
중희 : (E) 다른 한사람은 그 안에 부속실로 들어가.
민재가 조심스레 부속실 쪽으로 다가간다.
경진 : (E) 그 담에는요?
중희 : (E) 그 담에는 들어가보면 알어. 아참. 시간제한 있다. 따악 30분.
경진이 보는 가운데 민재가 부속실의 문을 열고 들어선다. 다음 순간 쾅 닫기는 문. 동시에 방안을 울리는 시끄러운 음악소리.
경진 놀라서 문과 스피커를 번갈아본다.
S#16. 부속실 내부
역시 시끄럽게 들리는 음악.
민재, 문을 열려고 해보지만 문은 꿈쩍도 않는다. 시끄러운 소리에 찡그리며 사방을 둘러보면.
방 내부에는 저쪽에 오디오 이퀄라이저가 최대피를 울리고 있고. 한쪽에는 스피커가 있고. 그 옆에는 역계산 시계가 걸려있다.
시계는 29분대에서 급하게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그 시계 아래에 커다란 종이가 붙여져 있다. 민재 다가서 종이에 쓰여진 글자를 읽어본다.
민재 : 이 방의 모든 부품을 사용해서 옆방 동료에게 이 비밀번호를 전달해라. 4669
민재, 너무 시끄러워서 오디오의 볼륨을 낮춰보지만 소리는 그대로다.
S#17. 실습실
음악 계속. 경진, 부속방 문을 열어보려지만 꼼짝도 않는다.
경진 급하게 모니터로 와서 본다. 비밀번호를 묻는 화면 위에 마찬가지로 카운트 다운이 되고 있다. 28분대를 향하고 있다.
S#18. 부속실
민재, 주위를 둘러 본다. 어떡하나? 그러다가 부품 부스를 본다. 빵판과 칩들, 그리고 각종 작업 비품들이 있다.
민재, 그것들을 만지작거리는데 민재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플래시-실습실 벽면의 스피커들....
민재, 빵판과 부품들을 챙겨 아예 바닥에 퍼져 앉아 작업을 시작한다.
S#19. 수영장
물 속.
정태가 스위치를 조작하고 있다.
조작에 따라 하나의 실린더가 열리기도 하고 두 개의 실린더가 열리기도 하고 모든 실린더가 닫혀버리기도 하고.
난감해서 보는 정태, 잠시 후 다시 시도해 보는데.
//물 위.
해성, 손을 꼬옥 쥐고 물 속을 내려다 보며 수영장 주변을 이리저리 움직여 정태의 모습을 보려고 하고 있다.
정태, 물 속에서 솟구쳐 나오더니 가쁜 숨을 들이쉬고 다시 물 안으로 들어간다.
해성, 손목시계를 보며 초조해한다. 그러다가 총총 한쪽으로 달려간다.
한쪽에는 동현이 수중로봇이 보내오는 영상을 보며 감시하고 있다.
해성 초조해서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다시 물가로 달려간다. 그러다 문득 멈추더니 돌아본다.
그 옆의 벽에 수영장 수칙을 적어놓은 판이 붙여져있는데 그 판의 한곳에 손으로 흘려쓴 숫자가 적혀져 있다. 424
해성, 지나쳐서 가다가 다시 돌아와 숫자를 본다. 뭔가 머리 속에서 돌아가기 시작한다.
손가락으로 뭔가를 꼽아보다가 후딱 돌아보면 정태가 다시 물 밖으로 다와 가쁜 숨을 쉬고 있다.
해성 : 김정태.
그러나 정태는 못 듣고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간다.
해성, 물가로 달려와 정태를 몇번 더 부르다가.. 어쩔줄을 모르고 서있다가 에이. 물 속으로 뛰어든다.
다음 순간, 해성 자세를 못 잡고 허부적대기 시작한다. 동현이 보다가 달려온다.
해성, 다시 물 속으로 머리가 잠기는데 그 순간 정태가 해성을 잡아채서 수영장가에 손을 잡게 한다.
해성, 그새 몇모금의 물을 먹었는지 캑캑댄다.
정태 : 뭐하는거야. 왜 뛰어들어와.
해성 : 나 수영을 못하는 걸 깜빡 잊어서..
정태 : (어이가 없고)
동현 : 너 괜찮아? 거기 그렇게 깊은 데 아니야. 발 땅에 대봐.
해성 : (허적대더니 물 속에 선다) 그러네요. 설 수 있는데요.
정태 : 뭐야. 구경하다가 빠졌어?
해성 : 스위치가 몇 개라구 했지? 물 속에 자물쇠.
정태 : .... 여덟 개.
해성 : 424 이진법이야.
정태 : 뭐?
해성 : 저기 써있어. 424. (안내문 쪽을 가르키며) 4는 100. 2는 10. 4는 100.
정태 : (안내문을 보다가 동현을 본다)
동현 : (슬쩍 웃음을 감추며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정태, 해성을 다시 본다.
해성 : 2진법이라구. 자물쇠의 암호. 424.
정태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간다.
// 물 속.
정태, 스위치를 조작하기 시작한다. 10010100. 그러자 네 개의 실린더가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하며 상자가 열린다.
그 안의 암호문을 꺼내는 정태. 정태, 힘차게 물 밖으로 나간다.
S#20. 부속실
민재, 그 앞에 놓인 다 만들어진 FM 무선 마이크(빵판에 회로 몇 개 꽂으면 된다고 합니다). 가위로 음료수 캔을 가늘게 자르고 있다.
다 자른 뒤.....안테나처럼 방판에 꽂고. 스피커 앞에 빵판을 대곤 크게 외친다.
민재 : 4669
음악 소리와 함께 스피커를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 4669
민재, 자신도 그 소리에 놀랐다.
멈칫하다가 카운트 다운 1분 10초대를 확인하고는 다시.
민재 : 4669
S#21. 실습실
카운트 다운은 50초대를 달리고 있고. 경진, 비밀 번호를 입력하고 있다. 4669.
그동안도 계속 스피커를 울리는 민재의 소리. 4669. 경진, 귀가 따갑다. 엔터를 치고는 귀를 막는.
이윽고......멈추는 카운트 다운. 한글 파일이 뜨고. 화면 가득한 암호문.
예쓰 예쓰....좋아서 두주먹을 휘둘러대던 경진. 그러다가 4669 소리에 다시 귀를 막는다.
S#22. 교수식당 / 저녁
박교수가 식판을 들고 부지런히 달려가는 곳. 처장과 이교수 서교수 등이 식사를 하고 있는 중.
박교수 : (부산스럽게 자리를 잡아 앉으며) 이교수님 들으셨어요? 교수님 랩에 학생들이 1등이래요. 지금 3개 관문 통과. 1등.
이교수 : (무심한 듯) 그래요?
서교수 : 우리 랩 애들은 겨우 하나 통과한 거 같든데. 수영장에서 시간 다 잡아먹고 결국 실패한 모양이야.
아까 중계하는 거 들으니까 그렇대.
이교수 : (역시 무심한 듯) 그 중계하는 애두 아마 우리 랩의 아이일거에요. 정만수라고.
처장 : (웃으며) 내 이럴 줄 알았어요. 아까 회의때두 교수님들이 모여서 회의는 진행 못하구 내내 이 얘기들만 하시드니..
서교수 : 아무래도 랩대항이 되다보니까 교수님들도 신경이 쓰이시는거죠.
이교수 : 오늘 오후 강의 시간두 엉망이었어요. 애들이 정신이 다 딴데 팔려있어가지구...
(박교수를 못마땅하게 힐끗 보며) 이게 원래 창의적인 랩을 지원해주자는 의도 아니었나요?
박교수 : 그랬죠. 그래서 제가..
이교수 : 덕분에 랩의 연구들이 엉망이 되고. 그 게임 준비한다구 우리 랩의 일거리는 하루가 펑크나구 말이죠.
이런 걸 주객이 전도라고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박교수 : (억울해서 뭐라 말하려는데 서교수가 얼른 중간에 끼어들며 처장에게)
서교수 : 마지막 관문은 암호해독이라고 들었는데요. 처장님께서 출제하셨다면서요.
처장 : 기초수학으로 마지막 관문을 만들고 싶다고 여기 박교수가 하도 성화를 하시는 바람에.. 허허 말려들었습니다.
박교수 : (급하게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며) 이게 그 암혼데요. 제가 좀전까지 이거 붙들구 있었는데..
이거 알파벳이나 숫자는 아니죠 그쵸.
이교수 : 아니 잠깐만요. 그 암호를 왜 박교수가 갖구 있어요? 그거 여덟 개의 암호를 다 갖구 있는 거에요?
박교수 : 저요? 아니 그야 제가 진행위원이니까...
이교수 : 그래도 좀 이상하네요.
박교수 : 이상하다니요? 구체적으로 뭐가요?
서교수 : 그러게. 박교수가 그 암호문을 왜 다 갖구 있지? 처장님이 주셨어요?
처장 : 아니 그건.. 박교수가 어떤 문제인지 문제나 좀 보고 싶다고 해서... (난처한)
이교수 : 박교수님 랩에서도 이번에 출전하는 거 아니였나요?
박교수 : 얼라. 그럼 설마 저를 의심하시는거에요?
서교수 : 의심이 아니라 그런 거 갖구 다니다가 흘리기라도 하면 어쩔려구 그래.
박교수 : 아니 그럼. 서교수는 지금 나를 바보라고 생각하는 거야?
처장, 아이구.. 곤란해서 어떻게 말리지도 못하며 보고 있다.
S#23. 수영장
동현이 보는 모니터에 잡혀지는 물속의 모습. 규한이 스위치를 조작하고 있다.
동현이 고개를 들어보면. 저만치에는 지원이 수영장 어딘가에 있을 암호를 찾아 헤메고 있다.
지원은 안내수칙이 있는 게시판을 그대로 지나친다.
지원, 돌아보면 규한이 숨가빠하며 물위로 나온다.
지원 : (급히 다가가며) 어때.
규한 : 실린더 네 개를 움직이는 버튼이 여덟 개. 숫자는 1과 0으로 구성되 있어.
지원 : 그럼 이진법이라고 치고. 여덟 개면 경우의 수는 256개네.
규한 : 물 속에서 256번을 두들겨 볼 수는 없잖아.
지원 , 문득 사방을 둘러본다.
지원의 시선으로 위층 헬스장 유리를 통해 내려다보는(혹은 헬스장과 통하는 층계참에 서서 구경하는) 학생들 몇 명이 보이고.
동현의 주위에도 학생 몇이 모니터와 자기들을 번갈아 보면서 구경을 하고 있다.
규한 : 여긴 스킵하고 딴데부터 풀어보는 게 어때. 여긴 시간이 너무 걸릴 거 같단 말야.
지원 : 좀 기다려봐.
지원. 급히 구경하는 학생들 중의 하나에게 간다. 그 학생은 노트북을 들고 있다.
지원 : 저 미안하지만 그 노트북 잠깐 빌려쓸 수 있어요?
학생 : 이걸요?
규한, 얼굴의 물을 닦으며 지원이 하는 양을 보고 있다.
S#24. 이교수 랩
정태와 해성이 김밥을 먹고 있는데.
해성은 먹으며 암호문 다섯장을 이리저리 맞춰보는 중이다. 명환이 들어서다 보며.
명환 : 아주 여유만만이구만. 밥 먹을 시간도 있어?
정태 : 어 선배님 식사하셨어요?
명환 : 밥이야 먹었지만 소화가 될래나 모르겠다. 이틀째 랩 프로젝트가 공치구 있는 거 알지?
정태 : 오늘은 대회 마감 시간두 다 되가구 하니까 바로 프로젝트에 붙겠습니다.
명환 : 당연히 그래야지. (컴으로 가며) 이해성.
해성 : (명환이 들어온 것도 모르고 있음)
명환 : 쟨 지금 어디 가있는거야.
정태 : 아까부터 암호문을 붙들고 있는데요. 아직 다섯장밖에 없어서 별 소용도 없을텐데... 야 해성아. 선배님이 부르시잖아.
해성 : (멍한 얼굴로 정태를 보더니 다시 암호문을 보는)
명환 : 놔둬. 부른다고 돌아올 애냐. (작업을 시작하며) 근데 말이다.
정태 : 예.
명환 : 항공과에서 쏴올린 로켓. 그거 아직 못 찾았지?
정태 : 내일 날 밝으면 찾아볼려구 하는데요.
명환 : 그 중에 벌써 세 개는 찾았대드라. 그니까 헛수고 안할래면 그 세 개 어디서 찾았는지 미리 알아둬야겠지?
정태 : (웃음 감추는) 아..예. (김밥 마지막 먹고 치우는데)
명환 : ....우리 랩에 복사기도 하나 있음 좋을텐데 말야. 맨날 복사실까지 오락가락하면서 버리는 시간이 많잖아왜.
정태 : .....예.
명환 : (작업을 계속하며) 거기 어디 복사기 카탈로그 얻어놨거든. 한번 봐봐. 좋은 건 꽤 비싸든데..
정태, 괴롭다.
S#25. 수영장
// 물 속.
규한, 스위치를 조작하고 있다.
두 개 씩의 스위치를 조합을 맞춰 나가는데 꼼짝도 않던 실린더. 이윽고 하나의 실린더가 쓰으윽 열린다.
// 물 밖
수영장가에 앉아있는 지원. 무릎에 노트북을 놓고 재빠르게 조작을 하고 있다.
규한이 물밖으로 나오며 숨가쁘게 소리친다.
규한 : 일공일루 하나 열었어.
지원 : (작업해가며) 몇번째가 열렸는데.
규한 : 3번 실린더.
지원 : 잠깐만... (재빠르게 쳐나가는 손길..)
노트북 화면은 차후 인서트로.
지원 : 일공일공으로 한번 더 해봐.
규한 : 오케이.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간다)
지원의 뒤에는 몇 명의 학생들이 둘러서서 프로그램을 구경하고 잇다. 그 중의 둘은 선 채로 노트를 펴고 자기들끼리 계산을 해보고 있다.
// 물 속..
규한, 버튼을 조작한다. 또 하나의 실린더가 열린다. 뒤에서 감시하던 수중 로봇이 움직이다가 규한의 등에 부딪힌다.
규한, 등을 돌려 로봇을 저리 함부로 밀어버린다.
// 물 밖
동현이 보고 있는 모니터 화면, 다른데로 돌아가 버린다.
동현, 뭐야? 하는 얼굴로 다시 조정기를 제어한다.
구경하는 학생들, 물 속의 규한을 보다가 동현이 보는 모니터를 보다가 옆의 지원의 모니터를 보다가 한다. 둘씩 속삭이기도 하고.
지원 다시 물 밖으로 나오는 규한에게.
지원 : 일공공일공일공공
규한 다시 안으로 들어간다.
이제 지원은 노트북 조작을 멈추고 일어서며 물 속을 본다.
다른 학생들도 모두 규한 쪽을 보거나 동현의 모니터를 본다.
잠시의 침묵이 이어지고..
그리고 이윽고 물을 헤치며 규한이 고개를 내민다. 가쁜 숨을 내쉬더니 한손을 들어보인다. 코팅이 되어진 암호문을 번쩍 치켜든다.
지원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구경하던 아이들 웃으며 박수를 쳐준다.
규한, 힘차게 물가로 헤엄쳐 나온다.
S#26. 수영장 입구 / 밤
지원이 기다리고 서있는데 물에 젖은 머리를 닦으며 옷을 갈아입은 규한이 안에서 나온다.
규한 : 좋았어. 이제 우리두 세 개 통과한거야 맞지.
지원 : 그래.
규한 : 일등 어디야? 몇 개 넘었대.
지원 : 정태네 전자과가 네 개. 항공과도 네 개. 두 팀이 선두야.
규한 : 세 개 통과한 팀은.
지원 : 우리하고 화학과. 자현이네두 좀 전에 세 번째 통과한거 같든데.
규한 : 좋아. 그럼 로켓 찾으러 가자. 좌표 갖구 있지?
지원 : (침착하게 시계를 보더니) 아홉시 넘었어. 오늘 대회는 마감이야.
규한 : 야야야. 마감시간은 방어벽을 지키는 사람들 쉬게 해주자는 의미밖에 없어. 로켓이야 벌써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거고.
오늘 밤이 바로 역전의 찬스라구. (하며 벌써 앞서 걸어가다 돌아보는) 뭐하구 있어.
지원 : 넌.. 그렇게 이기는 게 좋니?
규한 : (어이없어 웃는) 그럼 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냐?
지원 : 정정당당하게 이기는 게 더 멋있을거 같단 생각은 없니?
규한 : 어이 구지원. 넌 게임을 안해봐서 잘 모르는 모양인데. 게임엔 법칙이란 게 있어. 뭐냐. 그 게임을 최대한 즐겨라.
그러기 위해선 미쳐라. 안그럼 시간이 아깝다. 이상.
지원 : 그러니까 니가 미친다고 말할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거란 뜻이야?
규한 : 이봐. 난 정말 너같은 인간형은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어째서 그렇게 머리부터 굴리고 사냐. 그냥 살아봐. 닥치는대로 열정적으로
화낼 거 화내고. 폭발할 거 폭발하고. 그러다 깨지면 반성하고. 그렇게 좀 사는 듯이 살아보라구.
지원 : (한숨쉬더니) 지금 너하구 난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거 같은데.
규한 : 어이. 인생을 게임처럼 즐기란 얘기야. 게임을 하다가 불리하면 맵핵두 사용할 수 있는거야. 치트키도 전술이라구.
지원 : 맵핵이라니..
규한 : 어이구. 관두자. 게임도 한번 안해본 애하구 내가 무슨 말을 하겟다구.
한심하다는 듯 먼저 걸어간다. 지원, 말없이 보고 있다.
S#27. 까리용 근처 / 밤
민재와 경진이 걸어오고 있다. 경진이 들고 있는 캠퍼스 약도를 가로등 불빛에 함께 비춰보면서.
경진 : 발사각도 85도짜리 로켓. 풍향이 남서풍이었으니까..여기 까리용 근처에 떨어진 게 분명하다구.
민재 : 로켓이 대운동장에서 발사됐고 풍속은 7미터의 남서풍이었다... 그럼..
경진 : 그러니까 여기지.
민재 : 대운동장에서 보면 까리용은 남서쪽이야. 즉 바람이 까리용 쪽에서 불어왔다구. 로켓은 까리용 반대쪽에서 발사가 됐구.
경진 : 로켓은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꺽어져 날아간단 말야. 특히 볼펜 로켓처럼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엔 더 그렇지.
민재 : (의심스럽게 보며) 그 말 믿어두 되냐.
경진 : 넌 지금 날 못 믿는 게 아니구. 기체역학을 못 믿구 있는거야. 근데 지금 몇시냐?
민재 : (시계를 보며) 아홉시 넘었다.
경진 : 에그머니. 그럼 오늘 대회는 끝난거네.
민재 : 그래. 그래서 말인데 이제 그만 헤어지자. 나 오늘 밤 처리해야 될 서류가 산더미야.
경진 : 참 앞으로 누가 너의 애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정말 불쌍해서 눈물이 앞을 가린다.
민재 : 여기서 애인이 왜 나오냐.
경진 : 봐라. 이렇게 부드러운 봄밤. 이렇게 싱그러운 봄바람. 그리고 이렇게 환상적인 별빛 아래서. 뭐이 어째. 산더미같은 서류?
이제 그만 헤어지자?
민재 : (웃으며) 경진아 솔직히 난 니가 그런 농담 할 때마다 뭐라구 대답해야 될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경진 : 걱정마. 나 지금 관심이 딴데루 갔으니까. (하며 한곳을 본다)
민재 : (돌아보면)
저만치에 지원이 벤치에 앉아 있다.
경진 : 구지원. 너 설마 이 근처에서 로켓을 찾아낸 건 아니겟지?
지원 : (손에 들린 로켓을 들어보인다) 미안해. 우리가 한발 빨랐어.
경진 : 미쳐. 이제 남은 로켓은 세 개밖에 없는거잖아. 그것들은 또 어디에 떨어져있대는거야.
민재 : 니 파트넌 어디 가구 너 혼자 있는거야?
지원 : 헤어졌지뭐. 난 좀 쉬는거구.
경진 : 잘됐다. 나 방금 데이트상대한테 바람맞구 무지하게 비참하던 참인데.
민재 : 민경진..
경진 : (지원에게 가 붙으며) 나 좀 내 방에까지 데려다줘. 가다가 울면 달래주고. 알았지?
지원, 웃으며 민재를 보고. 민재. 한심해서 머리를 긁어댄다.
경진, 뒤로 민재에게 손을 흔들어보이며 지원의 팔짱을 끼고 끌어가고 있다.
S#28. 캠퍼스 다른 곳 / 밤
민재 혼자 걸어오고 있다. 손에는 캠퍼스 지도가 들려있다. 걸으며 보며 혼자 생각을 해보고 있다가.. 문득 한 곳을 본다.
거기 규한이 나무 위에 올라가 있다. 민재 고개를 기웃해서 본다.
규한이 나무에서 영차 내려오는데 손에는 로켓이 하나 들려있다.
민재 : (찡그려서 보다가) 뭐하는건지 물어봐도 되겠냐?
규한 : (그제야 민재를 보고) 여어. 전자과. 나야 보다시피 대회 진행중이지.
민재 : (규한의 손에 들린 로켓이 신경이 가있다) 오늘 대회 시간은 마감됐을텐데.
규한 : 말이 안되는 얘기지. 일단 게임이 시작됐는데 중간 휴식이란 건 있을 수 없는 거잖아. 안 그래?
민재 : 니 손에 들린 거 그거 로켓 새로 찾은거냐?
규한 : 그렇지. 껌껌한데 찾느라고 혼났네. (뚜껑을 열고 암호문을 꺼내는)
민재 : 어이 잠깐. 아까 지원이도 하나 찾았다고 하든데.
규한 : 어 나랑 같이 찾았어.
민재 : 그럼 두 개씩 찾아내면 안되는거잖아. 다른 팀들거는 남겨놔야지.
규한 : 그런 규칙은 못 들었는데.
민재 : ...뭐?
규한 : 내가 대회규정을 열심히 읽어봤는데 말야. 한팀당 로켓은 하나씩만 찾아라. 이런 규정은 없었다구.
민재 : (어이없다) 그건.. 말할 필요도 없는 얘기 아냐? 그야 당연히 다른 팀을 위해서...
규한 : (빈 로켓을 옆의 쓰레기통으로 휙 던지며 웃는) 넌 게임을 할 때 상대팀을 위해서 마린 만들어 보내주냐? 무슨 소릴 하는거야.
그럼 먼저 간다. 오늘 밤 안으로 나머지두 다 찾아놓으면 좋은데..
민재, 가는 규한을 부르려다가 만다. 뭐라 말해야 될지 어이가 없을 뿐이다.
S#29. 전산실 복도 / 아침
대욱이 카메라를 향해 대단히 어색한 얼굴로 서서 헛기침을 하고 있다.
대욱 : 드디어.. 에 그러니까 드디어 카이스트 팔관 돌파대회 마지막 날입니다. 그러니까 오늘이 마지막인거죠. 에...그래서..
(잠시 멈춰있더니) 이제 마지막 대회가 시작됩니다.
그 앞에서 카메라를 돌리던 만수와 옆에서 노트북을 들고 있던 지민이 너무나 한심해서 보고 있다.
대욱 : 드디어 이제 시작입니다. 마지막대회가... (나름대로는 정말 애쓰고 있다)
S#30. 무향실
민재, 스탠드 마이크를 분리한 봉에 A4체크리스판을 결합하고 있다. 그 위로 경쾌한 만수의 목소리.
만수 : 오전 아홉시부터 재개된 대회는 이제 숨막히게 그 마지막 순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팀은 센터랩의 이민재 민경진 조인 거 같네요.
민재가 결합한 판을 사운드레벨 미터의 뒤에다가 댄다. 경진과 함께 힘겹게 들고 있는 형상.
경진의 하나 둘 셋 하는 구령에 맞춰 함께 힘차게 소리를 지른다.
사운드레벨미터와 연결된 노트북엔 119가 뜨고 [축!관문 돌파]메세지와 불꽃 놀이 화면.
그리고 프린터기에 출력되는 암호문. 경진, 신나서 봉을 놓고 프린터로 달려간다.
민재, 어어....봉을 든 손이 휘청거린다.
만수 : (소리) 어제 단 한 개의 관문만을 통과했던 센터랩 팀은 연속적으로 두 개의 관문을 통과하며 공동 3위로 올라서고 있습니다.
S#31. 공장동
탁구공이 들어있는 투명원통 병석이 어이없는 얼굴로 한쪽을 보고 있다.
자현, 진공 청소기 전원을 꽂곤 씩씩하게 들고 온다.
원통의 입구에 대고 켜자마자 힘차게 빨려 오는 탁구공
자현, 진공 청소기를 병석에게 던져 준다. 어어..하며 받는 병석.
자현, 탁구공에서 암호문을 꺼낸다. 신나서 춤이라도 출 것 같은 자현.
만수 : (소리)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엔진 랩의 추자현,양병석 선수. 아주 단순하면서도 허를 찌르는 작전으로
현재 네 개의 관문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S#32. 전자동 학부 실험실
규한이 부속실의 손잡이에 손을 대고 있다.
집중을 하고 있고. 가만이 보면 손잡이가 달싹달싹 움직이고 있다.
S#33. 부속실 내부
지원이 암호문을 한 손에 든 채 손잡이를 간헐적으로 돌리며 모르스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만수 : 아 방금 전산과의 구지원, 이규한 팀이 모르스부호를 이용, 전자과의 방어벽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되면 공동 1위가 세팀이 됩니다. 대회초반부터 부동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은 항공과와 전자과 두팀이었는데 말이죠.
S#34. 전산실
나란히 채팅 프로그램이 떠있는 일곱 대의 컴퓨터.
1번에서 7번까지의 번호가 붙여져 있고. 해성이 질문용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주리리 늘어선 컴퓨터를 보고 서있는 정태. 해성이 치는 글자. 모니터에 뜬다. [당신은 사람입니까?]
정태, 한심해서 해성을 돌아본다.
만수 : (E) 현재 전자과의 이해성 김정태 조가 전산과의 튜링테스트에 도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와있군요.
다섯 번의 질문을 던져서 일곱 대의 컴퓨터 중에서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이 조작하는 컴퓨터를 알아내는 관문입니다.
각각의 모니터에 뜨는 답변들..예 사람입니다. 그렇습니다. 네. ..등등..
해성 정태를 보고 난처한 듯 고개를 젓는다. 정태 해성의 옆으로 오더니 질문을 쳐넣는다. [오늘 비가 왔나요?]
S#35. 다른 방
남희와 마이클이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그 모니터에 뜬 정태의 질문.
마이클 : 오우 이거 어떻게 대답해. 컴퓨터는 오늘 비왔는지 아닌지 몰라.
남희 : 그럼 모른다고 쳐.
마이클 : (재빨리 타자를 하는)
S#36. 전산실
일곱 대의 모니터에는 다 모른다는 대답들... 정태, 생각을 해보는데 갑자기 해성이 정태를 보더니.
해성 : 2의 64승이 얼만지 알어?
정태 : 뭐?
해성 신이 나서 타자를 쳐넣는다.
S#37. 다른 방
모니터에 떠오른 질문을 보던 마이클과 남희 서로 마주본다.
마이클 : 누나 알어?
남희 : 내가 컴퓨터냐?
S#38. 전산실
각각의 모니터에 떠오르는 대답들... 18446744073709551616
그 중에 4번 모니터만 대답이 없다. 해성과 정태 마주본다.
해성 신나서 자판을 친다. [정답 4번]
해성, 의기양양해서 일어서고. 그리고 정태와 마주보더니 둘이 거의 동시에 하이파이브를 한다. 거의 호흡이 맞아서.
S#39. 레이저실 앞 복도
규한 거의 달리다시피 다가오는데 그 앞에 있던 석우가 막는다.
석우 : 재도전하러 온거냐?
규한 : 예. 그러니까 다시 설명해주실 필요없구요. 그냥 들어가도 되죠? (뒤에 다가오는 지원을 향해) 아 좀 빨리 와. 시간 없대니까.
석우 : 시간 없어두 기다려야겠다. 지금 한팀이 들어가 있거든.
규한 : 누가요? 어느 팀이 들어갔는데요?
뒤이어 다가오는 지원도 석우를 본다.
석우 : 전자과.
규한 : 전자과면 좀 전에 전산과루 갔다고 들었는데.
석우 : 벌써 통과하구 온 모양이든데.
규한 : (초조해진다)
지원 : 초조해할 거 없어. 어차피 우린 아직 여기 깰 방법두 생각못하고 있잖아.
규한 :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지원을 한쪽으로 끌어간다) 이렇게 하자.
지원 : 놓구 얘기해. (규한이 잡은 손을 털어내고)
규한 : 지금 몇시간 남았지?
지원 : 한시간 반. 너 이분전에도 물어봤잖아.
규한 : 우린 이제 여기 레이저실만 통과하면 돼.
지원 : 그 다음엔 암호를 해독해야지.
규한 : 니 남자친구 김정태는 여기 레이저실을 통과한다구 해도 로켓을 아직 못 찾았어. 맞지.
지원 : (냉정하게) 전자과의 김정태하고 해성이 팀이 그렇지.
규한 : 좋아. 그럼 넌 여기서 생각하구 있어. 레이저실 통과방법.
지원 : 넌.
규한 : 난 가서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볼테니까.
지원 : 또 다른 방법이라니.
규한 : 이제 치트키를 쓸 때라 이거야. 괜히 레이저실에서 시간 끌다가 암호를 해독할 수 없으면 말짱 헛거라구. 그럼 수고해.
지원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규한이 달려간다.
뒤에서 안 보는 척 보고 있던 석우.
석우 : 치트키라..
지원 : (돌아본다)
석우 : 게임하면서 치트키 써봤어?
지원 : 게임은 안하는데요.
석우 : 그런게 있어. 치트키라는 건 게임을 아주 쉽게 해주지. 그런데 말야. 그런 건 한번 쓰기 시작하면 그거 없이는 게임을 진행할 수가
없게 돼. 일종의 마약같은 거지.
지원 : 마약이요?
석우 : 그래. 마약. 없으면 금단증상을 보이는 거. (할말 다했다는 듯 보던 책을 다시 보는)
S#40. 레이저실
해성, 두 손을 모아 쥐고 잔뜩 긴장한 채 앞을 보고 있다. 그 앞.
정태, 붉은색 레이저 사이를 피해 곡예를 하듯이 한걸음씩 나가고 있다. 현재 두 어 발자국 간 상태.
해성 : 조심 해.
정태 : 조심하고 있어.
정태, 한 걸음 더 떼려다가 빔에 스칠 뻔 하는. 조심스레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한걸음 더 떼는데 그 앞은 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촘촘하다.
어쩔까하는데 왼쪽 작업대 위에 올려진 디텍터가 보인다.
유심히 보는 정태. 디텍터 렌즈 안으로 들어가는 헬륨네온 레이저빔.
정태 : 이해성!
해성 : 왜?
정태 : 이게 뭔지 알겠냐? (힘들게 가리키는)
해성 : (고개를 쑤욱 내밀어서 보곤) 디텍터 같은데. 빛을 전류나 전압으로 바꿔 주는 거잖아.
정태 : 디텍터라. 그리고 그 옆에 오실로스코프, 그리고 (정태가 보는 시선 따라서 선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엔디와이브이오포 레이저에 연결이 돼 있다 이거지.
정태, 디텍터로 들어가는 붉은색 레이저빔에 시선이 간다.
정태, 무슨 생각이 떠 올랐다. 천천히 손을 올려 붉은색 레이저빔을 만지려는.
해성 : 어..어..조심 해.
정태, 붉은색 레이저빔에 손을 가져다 댄다.
정태의 손에 비쳐 편광하는 붉은색 빔.
순간, 디텍터에 빔이 단절되고 오실로스코프, 엔디와이브이오포 레이저, 쿨러순으로 작동되기 시작하고
녹색 빔이 쏟아져 나가 종이에 닿는다. 디텍터를 유심히 보고 있던 정태, 손을 치운다.
연기가 나는 종이. 디텍터로 다시 들어가는 레이저빔.
해성 : (정말 걱정되는) 괜찮아? 안 다쳤어?
정태, 뒤로 돌아보려고 하지만, 그 자세로는 뒤로 돌기가 어렵다. 포기하고는.
정태 : 해성아, 레이저 포인트 하나 가져 와라.
해성 : 레이저 포인트.. 그게 어딨는데?
정태 : 랩에 가 보면 있어. 중희 선배한테 달라고 해.
해성 : .....랩을 나 혼자 찾아 가?
정태 : ..나가서 왼쪽으로 가면 나가는 문이 있어. 그 문을 나가서 바로 앞에 보이는 건물이 전자동이야.
해성 : (외우듯이) 왼쪽. 나가서. 바로 앞 건물.
해성, 나가고 정태는 그 자세 그대로.
정태, 디텍터를 다시 한 번 본다.
S#41. 마징거탑 주변 / 낮
민재와 경진이 주변을 살피고 있다.
경진 : 야 아무래도 여기선 못 찾겠다. XXXX(어제밤 민재와 규한이 만 난 곳)로 가보자. 거기 또 하나가 있을거라구. 우리 계산이 맞다면.
민재 : 우리 계산은 맞는데. 거기에 로켓은 없어.
경진 : 무슨 소리야. 지금 남아있는 로켓은 두 개뿐이란 말야. 여기하구 거기.
민재 : 글세. 거긴 없어. 남아있는 게 있다면 여기 뿐이야.
경진 : (이상해서 보는데)
민재, 풀숲 한곳에서 뭔가를 찾아낸다. 로켓 핀이다.
경진 : 뭐야 찾았어? (달려오는)
민재 : 로켓 핀이야. 본체에서 떨어져나왔나봐.
경진 : 그럼 그 본체는 어디 있다는거야. 이 둘레는 1센티 간격으로 뒤져봤잖아.
하며 두리번거리다가 민재와 시선이 마주친다. 경진, 입모양으로 설마... 하고 말한다.
민재 천천이 고개를 끄덕인다. 둘 일제히 천천이 고개를 들어보는 곳. 그 앞에는 거대한 마징거탑이 우뚝 솟아있다.
튀어나온 돌출 부분이 보이고. 원부 사이 톱니처럼 생긴 부분도 보이고.
경진 : 민재야..
민재 : 안돼.
경진 : 너보구 저길 기어올라가라는 건 아니야.
민재 : 고마워.
경진 : 그냥 계산만 좀 해볼래?
민재 : 무슨 계산.
경진 : 다이너마이트 몇킬로 정도면 이걸 폭파할 수 있는지.
민재 한심해서 경진을 본다. 경진은 진지한 얼굴로 민재를 보고 있다가 피시식 웃더니.
경진 : 놀자.
민재 : 놀다니.
경진 : 대회 남은 시간 50분 정도. 우린 아직 두 개의 관문을 못 뚫었는데 그 중에 하나는 불가능이야. 그치?
민재 : 그래서.
경진 : 게임을 할 때는 말야. 그만둘 때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너. 그만둬야 할 때를 지나서 게임을 붙잡고 있는 건 그건 집착이야.
불쌍하고 징그러운 집착. 그래서. 지금이 바로 우리가 돌을 던질 때. (들고 있던 캠퍼스 지도를 휙 뒤로 던지더니)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여유를 즐기는거야. 이게 바로 내가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지. 어때.
민재, 말없이 보다가 웃더니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경진도 그 옆에 앉아 바람을 맞는다.
경진 : 좋지.
민재 : 엉.
경진 : 봄이지.
민재 : 그래.
경진 : 그럼 이제 별이나 볼까. (드러누워버리는)
민재 : (돌아보는) 한낮에 별을 본다구?
경진 :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을 보며) 거럼. 별이 좋은 점이 뭔지 알어? 언제나 하늘의 그 자리에 있다는거지. 내눈에 보이든 말든.
저기 있어. 진짜야.
민재, 한심하지만 그래도 하늘을 본다.
S#42. 레이저실
정태, 그 상태 그대로 있다. 다리가 저리다. 움직이지 못하고 살짝 굽혔다가 폈다가 하는데 열리는 문.
해성이 들어선다.
해성 : 가져왔어. (켜며) 그리고 켰어.
정태 : 그걸 디텍터에다가 쏴. 렌즈 보이지? 지금 헬륨네온 레이저빔이 들어가고 있는데.
해성 : 아아 알았다. 그러니까 지금 붉은색 헬륨네온레이저가 디텍터에 들어가지 않으면 녹색의 엔디와이브이오포 레이저가
가동이 되니까....
정태 : 그렇지. 헬륨레이저하구 같은 파장을 가진 레이저포인트로 대치해보자 이거지.
해성 : 좋아 그럼. 정태 니가 뛰고. 너땜에 저 레이저가 끊기려고 할 때
정태 : 니가 레이저포인터를 쏴서 커버를 해주는거야. 오케이?
해성 : 오케이.
정태 : 준비됐어?
해성 : 잠깐만. (심호흡을 몇번 하더니) 준비 됐어.
정태 : 그럼. 하나...둘....셋...
정태, 암호문이 붙어있는 저쪽 벽으로 뛴다. 동시에 각종 장치들이 동작하기 시작하고...
해성, 디텍터에 레이저 포인트를 비춘다. 렌즈를 통해 들어가는 레이저 포인트빔.
들어가자마자 모든 동작이 멈추는 레이저빔 발사 기기들.
전력질주를 하는 정태, 도착했다. 암호문을 뜯어서 본다. 뒤돌아 보며 해성에게 미소를 보내는데.
해성, 환하게 미소 지으며 레이저 포인트를 든 손으로 손뼉을 친다.
순간, 디텍터에 빔이 단절되고. 다시 가동되는 녹색 레이저 발사 기기들.
순식간에 뻗어 나가는 레이저빔. 정태를 향해 날아간다. 황급히 몸을 숙여 피하는 정태. 엉겹결에 엉덩방아를 찧는다.
해성, 놀라서 디텍터에 레이저포인트를 비춘다. 다시 사라지는 녹색 레이저빔.
정태, 한숨을 돌리고 해성을 보는데 해성, 그만 거기에 재미가 들렷다.
혼자 재미있어서 레이저포인터를 쐈다가 떼었다가 하며 동작하는 기기들에 빠져있다.
정태, 넘어져 앉은 채. 웃고 마는.
S#43. 강의실 앞 복도
만수팀이 중계를 하고 있다.
만수 : 이제 대회 남은 시각은 40분 정도. 만수비전의 카메라가 자리를 잡은 이곳은 마지막 승자가 탄생을 하게 될
수학과의 xxx호 강의실 앞입니다.
대욱이 만수에게서 복도로 카메라를 돌린다.
거기 참가팀 중의 한 팀, 두명이 서로 암호문을 푸는 종이를 함께 들여다보며 강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만수 : (계속) 지금 막 화학과 팀이 도착을 하고 있군요. 화학과 xxx팀은 무향실과 수영장 엔진랩의 방어벽에 실패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아마 모자란 암호 조각들로 암호해독 에 도전해보겠다...이렇게 결정을 한 모양이에요.
카메라는 문으로 다가서며 강의실 내부를 보여주고 있다.
내부에는 화학과를 포함한 세 개 정도의 팀이 둘씩 모여서 암호를 해독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그 중에는 노트북을 조작하며 계산을 하는 팀도 있고. 종이에 열심히 그려대는 팀도 있고.
만수 : (E) 현재 이곳에는 세 개 팀이 도착을 해 있습니다. 그 중에 항공과...대욱아 항공과 팀 잡아봐.
대욱 : (E) 오케이...
카메라가 항공과의 팀으로 돌아가며.
만수 : (E) 항공과의 김민정, 허인호팀은 이미 20분전에 팔관을 모두 통과하고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마지막 관문인 암호해독에
전념하고 있는데. 네에 건투를 빕니다. 여기서 해독을 못해내면 이제까지의 전적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거에요.
만수, 지민을 돌아본다.
만수 : 지민아. 근데 우리 정태는 어디 있냐. 레이저실 통과했대매. 왜 안와.
지민 : (통화하던 핸드폰을 접으며) 로켓 찾으러 갔대요. 로켓만 찾으면 정태오빠네두 팔관을 다 통과하는 건데.
S#44. 박교수 랩
아무도 없는 랩에서 박교수가 혼자 서성거리며 손에 든 종이에 그림을 그려가며 암호해독을 해보고 있다.
머리를 긁어가며 영 안되는지 끙끙대다가 문득 시계를 보고는 에구..해서 부지런히 입구로.. 가다가
들고 있던 종이를 구겨서 옆의 쓰레기통으로 슛. 골인을 시키고는 만족해서 나간다.
문이 닫기고.. 그리고 잠시 후 문이 열리더니 규한이 들어선다. 규한은 문 밖의 동정을 살피고는 문을 닫는다.
규한, 재빨리 박교수의 책상 쪽으로 가서 거기 어지럽게 올려져 있는 종이들을 뒤진다. 그러다가 문득 옆의 쓰레기통을 본다.
아예 주저앉아 쓰레기통의 구겨진 종이들을 꺼내어 편다. 종이에 보이는 것.... 암호를 이리저리 그려놓은 그림들.
규한 주머니에서 찾아낸 암호조각들을 꺼내 그림과 맞춰보기 시작한다.
S#45. 마징거 주변
잠이 든 듯 누워있는 경진. 그 옆에 앉아 종이에 암호를 풀어보고 있는 민재. 그러다가 시계를 보더니.
민재 : 이제 고만 별보구 일어나지. 시간 다 돼가.
경진 : 암호는 풀었어?
민재 : 여섯장 가지고는 안되겠어. 대입해 볼 방법이 없어.
경진 : (끄응 일어나 앉는다) 아아.. 좋은 오후였어. 사람은 하루에 적어도 한시간씩은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있어야 돼.
그래야 제대로 성장을 한다구.. (기지개를 켜다가 한곳을 보며) 저어기 우승 후보팀이 오네.
저만치 정태와 해성이 오고 있다. 이쪽을 발견하고는 손을 들어보이는.
민재 : (같이 손을 들어주며 경진에게) 근데 말이지. 나 마징거 탑 위의 로켓을 끌어낼 방법을 생각해냈어.
경진 : (민재를 돌아본다) 뭔데.
민재 : 근데... 이걸 찾아낸다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나,,,그런 생각이 든단 말이지. 게다가 내 파트너는 벌써 게임을 끝내버렸거든.
경진, 민재를 보다가 정태를 본다. 다가온 정태가 둘을 보며.
정태 : 뭐야. 벌써 여기 로켓은 찾아낸거야?
해성 : (손에 들린 지도를 살피며) 그럼 우린 XXXX로 가면 돼. 거기두 로켓이 하나 떨어져 있을거야. 아직 아무도 거기 있는 건 안 찾았대.
경진 : (민재를 돌아보며) 니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맞추면 뭐 줄래.
민재 : 맞출 리가 없지. 나도 아직 마음의 결정을 못하구 있는데?
정태 : 어이구.. 뭔가 작전회의가 한참인 모양인데 그럼 계속들 해라. 우린 다른데로 가볼테니까.
경진 : (여전히 민재에게) 미안하지만 내가 너보다 니 마음을 먼저 알구 있는 거 같은데? 오늘 저녁과 식후의 커피. 어때.
민재 : (웃으며 털고 일어선다) 김정태.
정태 : (해성과 지도를 보며) 뭐.
민재 : 로켓은 저 위에 있다.
정태 : 뭐?
정태와 해성이 민재가 가르키는 탑 위를 본다.
정태 : 저 위에 있다구?
민재 : 그렇지. 그리고 이제 학교 내에 다른 로켓은 없어. 저거 말구.
정태 : 무슨 소리야. 느네가 아직 못 찾았다면 로켓은 두 개가 더 남아있어야 되는거잖아.
민재 : 글세 그렇게 됐어. 우린 이미 포기했으니까 니들 마지막까지 잘 해봐. 경진아 가자.
경진 : (따라 일어서 옷을 털며) 벌써?
민재 : 가서 남들 암호해독하는 거나 구경하자구.
경진 : 민재 너 말 다 안끝냈잖아.
민재 : 무슨 말을 더.
경진 : 아이구 두시간만 더 잤으믄 따악 좋겠는데.. (먼저 걸어가며) 해성아 파이팅.
해성 : (어리둥절) 어.. 파이팅..
경진 :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는)
정태 : (뭔일인가해서 민재를 본다)
민재 : (난처해서 서있다가) 로켓은 자석에 붙는 재질로 만들어져 있어.
정태 : 뭐라구?
민재 : 그러니까 뭔가가 자석을 들구 저 위루 날아가서 오락가락하면 끌어올릴 수 있을걸?
정태 : (뭔소린가 싶은데..)
민재 : 그리고 그 뭔가는 아마... XXXX랩에서 빌릴수 있지 싶은데..
정태, 아직 이해가 안되서 보는데.. 민재 경진이 간 쪽으로 가며..
민재 : 그럼 이따 암호해독하는 데서 보자. 여덟장 다 들구 오라구. (해성에게 어정쩡 고개를 숙여보이며) 그럼 먼저 갑니다.
해성 : (역시 어정쩡 고개 숙여보이며) 네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정태를 보면)
정태 : (뭔가 생각하다가 아..생각이 났는지 탑 위를 후딱 쳐다본다)
S#46. 강의실
강의실에는 박교수와 처장. 남희.
지원네와 정태네를 뺀 나머지 팀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암호를 푸느라 분주하다.
자현이와 병석이 서로 거칠게 종이를 뺏어가며 떠들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민재와 경진이 들어서고 있다.
강의실 앞에 시계는 1시 30분을 넘고 있다.
S#47. 강의실 앞 복도
지원이 암호를 그린 종이를 들여다보며 걸어오다가 멈춘다.
그 자세로 잠시 종이를 들여다보다가 재빨리 벽에 종이를 대고 뭔가를 급히 적어넣는다.
얼핏 비춰지는 종이에는 우물 정자의 선이 그려지고 지원이 각각의 칸에 점들을 그려넣고 있다.
그러다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에 돌아보면 규한이 급하게 달려오고 있다.
규한 : 됐어. 레이저실 암호는 이거야. (헐떡이며 종이 한 장을 내미는) 이거면 여덟장 다 되는거지? 자 인제 풀어보자구.
지원 : (들고 있던 종이를 슬그머니 내리며) 어떻게 알아낸거야.
규한 : 말했잖아. 치트키. 내가 알아오겠다구 했잖아.
지원 : ....레이저실에 들어가지 않구 어떻게 거기 있는 암호를 알아냈냐구.
규한 :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시간 얼마 없어. 빨리 들어가서...
지원 : 내가 납득할 수 있게 설명을 해줘.
규한 : 구지원..
지원 : 아니면 난 손 떼겠어.
규한 : (답답한) 나중에 설명해줄게. 대회 끝나면. 엉? 지금은 암호를 풀어야 되는 시간이라구.
지원 : 지금 들어야겠는데..
규한 : (말없이 보는)
지원 : 좋아. 그럼 수고해. 난 먼저 간다.
지원, 더 볼 것도 없이 돌아서더니 가버린다. 규한, 열이 받지만 뭐라 부를 수가 없다.
S#48. 마징거 탑 주변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있다. 저 위로 날아가는 모형 헬기. 그 아래 줄이 달려 있고 줄 아래에 자석이 매달려 있다.
마징가 탑 위에서 선회하는 모형 헬기.
저만치에 정태가 조종기로 조종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옆에 선 해성. 정태에게 뭐라 얘기를 건네기도 하고.
정태의 조정에 따라 헬기가 마징가탑 원반부를 선회한다.
그러다가 위로 떠 오르는 헬기. 자석엔 아무 것도 붙어 있지 않다. 실망하는 해성.
다시 조금 아래로 내려 원반부 다른 곳을 선회하는 헬기 그러다가 위로 떠 오른다.
자석에 붙어서 올라오는 로켓.
해성,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정태, 참지 못한 미소가 배어 나오고.
헬기, 정태를 향해 힘차게 날아 온다. 푸른 상공을 나르는 모형 헬기.
S#49. 캠퍼스
정태와 해성이 자전거를 타고 나란히 달려오고 있다.
정태는 한 손에 암호문 종이와 로켓을 들고 있다.
해성이 뭔가 생각을 하며 떠들어대며 달리다가 결국 어딘가 자전거를 박고 만다.
놀라서 자전거를 세우고 내리는 정태.
S#50. 강의실
시계는 이제 1시 50분을 넘고 있다.
강의실 여기 저기 팀별로 앉은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해독을 하느라 정신없는 모습들.
자현은 이미 포기했는지 머리를 감싸고 있고 병석만 열심히 뭔가를 적고 있고.
경진은 옆의 아이들을 슬금거리고 컨닝하는 자세. 민재는 역시 풀어보고 있고.
규한이 혼자 앉아 짜증나는 얼굴로 써나가던 것을 벅벅 지운다.
박교수 역시 앞에 앉아서 암호를 풀어보느라 정신없고. 처장만 즐거운 얼굴로 아이들을 돌아보고 있다.
S#51. 강의실 앞 복도
만수네가 카메라를 점검하다가 보는 곳. 정태와 해성이 달려오고 있다.
만수 : 야 임마. 니네가 꼴등이야.
대욱 : 찾긴 다 찾았어요?
정태 : 어. 암호문은 다 있어. 아직 풀진 못했지만.
지민 : 얼른 들어가봐요. 아직 암호 풀어낸 팀 아무도 없어요. 얼른.
정태와 해성을 안으로 밀어넣는다.
S#52. 강의실 내부
정태와 해성이 허겁지겁 들어선다.
정태 재빨리 강의실 앞의 벽시계를 본다. 1시 53분을 넘어가고 있다.
//그 시계가 1시 57분 정도를 가르키고...
//처장이 앞으로 나선다.
처장 : 자아 이제 시간이 다되가는 거 같은데..
아이들 탄식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박교수 : (역시 정신없이 암호를 풀고 있다가) 힌트 좀만 주시면 안될까요? 예. 마지막 힌트!!
아이들 예예.. 동조의 소리를 내고..
처장, 빙긋이 웃더니 칠판에 우물 정자 표시를 크게 그린다.
그걸 보던 아이들, 뭔가 깨달은 듯 부리나케 종이에 뭔가 적고. 옆 아이와 얘기를 나누고..
정태, 종이에 뭔가를 적는데. 해성이 뺏어가더니 자기가 뭔가를 적어넣는다.
해성 : (저도 모르게 큰소리로) 맞아. 한글이야. 한글 자모음.
옆에 있던 규한이 해성을 돌아보더니 재빨리 종이에 뭔가를 적어나간다.
이제 아이들은 초를 다투며 먼저 글자를 조합하는 분위기.
박교수, 뭔가를 주루루 써넣더니.
박교수 : 알았다. 이건..(하다가 자기 입을 막는다)
그 순간, 항공과 팀이 번쩍 손을 든다.
허인호 : 풀었습니다.
처장 : 답이 뭘루 나왔어요?
인호 : 우공이산이요. 우공이산.
자현 : 뭔산?
처장 : (웃더니) 어느 팀이죠?
인호 : 항공과에 xxxx랩 팀입니다.
처장 : (박교수에게) 우승팀이 나왔네요. 우공이산 맞습니다. 뭣들해요. 박수라도 쳐줘야지.
아이들 아쉬움 속에서 박수를 쳐주고 항공팀의 둘은 하이파이브를 해가며 좋아하고...
처장, 칠판에 암호를 주루루 풀어내기 시작한다.
보고 있는 아이들 보며 아쉬움의 소리도 내고, 따라 풀어보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분위기.
규한, 말없이 처장이 풀어가는 암호를 보고 있다.
처장 손을 털며 돌아서서..
처장 : 우공이산... 열자에 나오는 말입니다. 우공은 아흔이 넘은 할아버지였대요. 그 우공이 사는 앞에 태행산이 있었는데.. 그 산이
가로막혀 다니기가 불편하자 그 산을 옮기기로 했대지요. 그래서 삼태기에 흙을 담아 매일 조금씩 산을 옮기기 시작했댑니다.
누군가 그 무슨 바보같은 짓이냐... 하구 비웃었을 때 우공은 이렇게 대답을 했다구 해요. 당신은 어째 그리 소견이 좁은가.
내가 죽더라도 나에게는 자식이 있고. 그 손자가 있어서 대를 이어갈텐데. 이 산은 불어나는 법이 없으니 언젠가는 다 옮길 수
있지 않겠는가.....(웃는) 그래서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뜻의 우공이산이란 말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하는 학문이란 것도 그렇겠지요. 비록 지금은 태산이 하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 같아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이루어지는 날이 올겁니다. 여러분 모두 그 과정을 즐기세요. 이상입니다.
아이들 모두 하나씩 일어서며 박수를 친다. 박교수도 즐거워서 박수를 치고 있다.
규한 역시 일어나서 박수를 치다가 한쪽을 보면.
민재네. 정태네. 자현네등이 한곳으로 모이며 서로 치며 즐겁게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S#53. 박교수 랩
규한이 들어서다가 보면. 거기 지원이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다.
규한 : 시합은 끝났어.
지원 : 그래?
규한 : 항공과에서 우승했고.
지원 : 그랬구나. (작업만 하는)
규한 : 암호해독은 한글 조합이었어. 그게...
지원 : 우공이산이었지?
규한 : (놀라 보다가) 어떻게 알았어?
지원 : 풀었어. 학부때 암호론을 들었거든.
규한 : ....그런데 모른척 한거야? 한팀인 나한테는 알리지도 않고? 그 암호 언제 푼건데?
지원 : 니가 레이저실의 암호를 갖고 오기 전에.
규한 : (어이가 없다) 너 지금 나를 물먹이자는거지? 나 한번 당해보라고 그런거야? 야아..너 정말 지독한데가 있구나. 어?
지원 : (작업하던 손길을 멈추더니 규한을 본다) 나한테도 게임을 즐기는 법칙이 있어. 끝까지 내 자존심을 지키는거지.
그래야 시합에 져도 기분이 좋으니까. 니 책상에 일거리 놔뒀어. 내일까지 해야될거야.
규한 자기 책상으로 가다가.. 문득 멈춰서더니 뭔가를 생각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킬킬 웃기 시작한다.
지원이 그러는 규한을 본다.
규한 : 그래 맞어. 그것두 재밌겠는데.
지원 : 뭐가.
규한 : (지원의 책상으로 다가오며) 너 우공이산이란 게 무슨 뜻인지 아냐?
지원 : (보기만)
규한 : 우공이 산을 옮긴다..뭐 그딴 건데.. 나 있지. 방금 새로운 게임을 생각해냈어.
지원 : 그럼 가서 게임을 해. 난 지금 바빠서...
규한 : 규한이지원. 어때.
지원 : ...뭐?
규한 : 규한이가 지원이란 산을 옮기는거야. 재밌겟지. 야아.. 그래.. 이거 맘에 드는데..
혼자 기분이 좋아서 문으로 나간다.
남아있는 지원. 어이없어 보는데. ....
규한 문을 닫기 전에 다시 한번 지원을 돌아본다.
규한 : 어이 게임에 참가햇던 애들이 뒤풀이 한대. 저녁에 석학의 집으로 모이기로 했는데. 준비하고 있어. 여섯시에 데리러 올게.
그럼 이따 보자.
규한 가볍게 경례를 붙이더니 문을 닫고 나간다. 보고 있는 지원에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