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1월 26일 화요일 오후 5:40
경제학자에게 가장 큰 도전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미래예측은 빗나가게 마련이다.
비록 정확한 예측에 대한 칭찬보다,틀린 예측에 대한 비난이 더 큼에도 불구하 고 경제학자들의 예측에 대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경제학의 진정한 사회 공헌은 경제주체들에게 미래를 위해 무엇을 대비해야 하 는가를 일깨워준다는 점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의 경제상태나 행동을 설명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정확할 수 있다.
<>- 미래변화 전망의 한계성 = 널리 알려진 이론적 모델은 대개 이러한 용도에 서 그 효능이 탁월하다.
그러나 제 아무리 훌륭한 경제모델도 미래의 변화를 정확하게 전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경제의 역동성과 경제정보의 불완전성이 미래 전망의 정확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 "인구론"의 저자로 유명한 경제학자 맬더스는 지금부터 2세기 전 세계경제의 미 래를 비관적으로 예측하였으며,"암울한 경제학"이란 말까지 유행하게 만들었다 . 인구증가와 농업생산에 대한 실증자료를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인구는 기하급수 적으로 증가하는 데 비하여 농업생산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여왔다는 점을 발 견하였고,따라서 세계는 식량부족에 직면하게 되어 경제성장이 지속될 수 없다 고 생각하게 되었다.
전쟁의 발발,질병의 만연,기근 등이 이러한 문제점의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우 려하게 되었다.
그러나 곧 예전보다 훨씬 적은 일부의 사람들만이 농업에 종사하면서도 식량부 족을 걱정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는 사회가 도래하게 되었다.
그는 농업생산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기술진보현상을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탈리아 산업자본가 "페쩨이"의 초청에 의거,국제적 명성을 지닌 전문가들로 구성된 "로마클럽"은 지금부터 불과 30년 전 "성장의 한계"란 보고서를 발간하 였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질 경우,지구상에 심각한 생태학적 문제가 제기될 것을 경고하면서 이의 해결을 위한 특단의 정치적 결정이 필요함을 역설한 것으 로 유명하다.
보고서의 예측대로라면 금 은 동은 물론,석유자원까지도 지금은 이미 소진되었 어야 한다.
더욱이 보고서 발간직후 발생한 1973년의 석유파동으로 온 세계는 이들의 예측 이 곧 실현될 것으로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러한 예측은 곧 오류로 판명 났다.
세계의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그들의 관찰은 틀림이 없었으나,기술발전에 따 라 새로운 대체물질이 개발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인간의 행위는 위기를 창출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기를 극복 하는 능력도 갖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는 데,이 모두 예측의 어려움을 시사하 는 사례들이다.
어려움이 전망되면 이에 대처하는 방안이 늘 마련돼왔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전 망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할 수 있다.
단기적 경제전망의 경우 이러한 위험성은 더욱 크다.
최근의 글로벌 추세는 경제전망 정확도를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술혁신 뿐 아니라 자본.노동과 같은 생산요소들도 미래 예측의 불확실성을 높 이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의 자유로운 이동은 경제의 역동성을 확대시킴으로써 총체적인 경제의 효율 성을 늘리는 장점이 있으나,한편으로는 글로벌 추세에 잘 적응하는 부문과 그렇 지 못하는 부문 간 격차를 확대시키는 부작용도 유발한다.
경기변동의 진폭을 늘려 경제예측의 오차를 확대시키고 있다.
<>- 경계해야 할 장미빛비전 = 지금 우리는 정치의 계절을 맞고 있다.
새로운 정치지도자들은 나름대로의 희망적 경제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의 비전이 어떠한 경제모델을 바탕으로 제시되는지 사뭇 궁금하다.
미래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경제주체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 다.
장미빛 견해를 비난할 수는 없겠으나,위대한 지도자는 밝음보다는 어두움을 꿰 뚫는 통찰력을 지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난관에 대한 경고가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문제를 해결하는 방 안을 스스로 찾는 첩경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