別仲氏後, 用留別韻寄呈。
① 原文
西征鞍馬蹔遅留,
尊酒他鄕別思悠。
細雨帆張元禮棹,
夕陽人倚仲宣樓。
池塘草長頻回夢,
鴻鴈天分幾喚愁。
只有泛波亭下水,
蒼蒼遙接漢江流。
晦窩詩稿
② 역주
◇仲氏(중씨): 둘째 형을 높여 부르는 말.
◇西征(서정): 서쪽 지방으로 떠나는 길.
◇蹔(잠): 잠깐잠(暫)과 같으며, 잠시란 의미다.
◇元禮(원례): 후한의 명사 이응(李膺)의 자(字). 여기서는 그의 배를 빌려 말하여 벗을 떠나보내는 장면을 품격 있게 비유한 표현이다.
◇仲宣樓(중선루): 후한 말 문인 왕찬(王粲, 자 仲宣)의 고사에서 유래한 누각. 객지의 향수와 회고를 상징한다.
◇池塘草(지당초): 연못가의 풀. 고향과 지난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전형적인 시어.
◇鴻鴈(홍안): 기러기. 편지와 소식, 이별의 정서를 상징한다.
◇泛波亭(범파정): 범파정이라는 정자.
◇漢江(한강): 큰 강을 뜻하며, 실제 한강 또는 귀향과 회귀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③ 번역문
중형과 이별한 뒤, 작별시의 운을 써서 다시 올리다.
서쪽 길을 떠나는 말과 안장이 잠시 머물렀고,
타향에서 술잔을 마주하니 이별의 생각만 길어지네.
가랑비 속에는 원례의 배처럼 돛이 펼쳐지고,
석양 아래 사람은 중선루에 기대어 서 있네.
연못가 풀이 무성해질 때마다 꿈속으로 자주 돌아가고,
하늘을 가르는 기러기는 몇 번이나 시름을 불러일으키는가.
오직 범파정 아래 흐르는 물만이,
푸르디푸른 빛으로 멀리 한강 물줄기에 이어져 흐르네.
④ 부주
이 시는 회와 이인엽(李寅燁)이 그의 중형과 헤어진 뒤 다시 부친 송별시로, 이별의 정회와 향수, 그리고 자연의 영속성을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수련(首聯)에서는 서쪽으로 떠나는 현실의 여정을 제시하면서도, 술자리의 정경을 통해 이별의 정서를 드러낸다.
함련(頷聯)에서는 원례의 배와 중선루라는 두 고사를 사용하여 벗을 떠나보내는 장면과 객지에서 느끼는 향수를 한층 깊게 표현하였다.
경련(頸聯)에서는 연못가의 풀과 기러기를 통해 꿈과 그리움, 그리고 소식에 대한 기다림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미련(尾聯)에서는 범파정 아래 흐르는 물이 멀리 한강으로 이어진다는 이미지로 마무리하면서, 인간의 이별은 잠시이지만 자연의 흐름은 끊
이지 않는다는 점을 은은하게 암시한다. 이러한 결말은 개인적 정감을 보다 큰 자연의 질서 속으로 승화시키며 긴 여운을 남긴다.
출처 > 전통의명문 경주이씨종친회 카페 ㅣ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