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계산 출렁다리를 향해 간다. 김 장로님의 차량이 앞정 서고 우리는 그 뒤를 따라간다. 지난 봄에도 가자고 했었는데 이번에 또 가자고 한다. 일행은 일곱이다.
전라북도 순창군 적성면 소재지를 지나고 적성교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간다. 얼마 가지 아니하여 적성강을 따라 가는 직진 도로가 있고 오른쪽으로 꼬부라진 삼거리가 나온다. 우리는 오른쪽르로 그 길 왼쪽에 작은 게울물이 흐르고 도로의 좌우 양쪽에는 깎아지른 산이 있고 그 산의 높은 곳에 출렁다리가 있다. 김 장로님이 말한 그 다리다.
김 장로님이 말할 때 장성호 출렁다리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전혀 다르다. 깊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이쪽 산과 저쪽 산을 연결한 다리다. 승용차 머리 위로 까마득하게 높다. ‘저렇게 높은 다리를 어떻게 오르나?’ 걱정부터 앞선다.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출렁다리까지 떼크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거리는 295m이다.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내는 망설임 없이 앞서 올라간다. 하는 수 없이 발걸음을 떼었다.
심란한 마음으로 몇 계단 올라갔다. 계단 사이에 표어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을 읽으며 올라간다.
건강계단, 시작해볼까요?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그래, 지금 시작이다.
계단 걷기는 보통 걷기의 3배 운동 효과
한 계단 오르면 4초 건강 수명 연장
계단 걷기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합니다.
심장에 스텐트가 8개나 있는 나에게 계단 오르기는 최적의 운동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쉬엄쉬엄 올라간다.
매일 2층 계단을 결으면 매년 27Kg감소
일주일에 20층 이상 걸으면 심근경색 20% 감소
감소한다는데 무엇이 감쇠되는 것일까?
계단을 걸으면 신진대사 상승
신진대사가 상승한 것인지 이마에 땀이 밴다.
걷기는 최고의 운동이다.
건강이 배움보다 더 가치있다.
다리도 튼튼 심장도 튼튼
계단을 밟아야 계단 위에 올라설 수 있다.
자연과 시간과 인내는 3대 의사다.
행복은 무엇보다 건강속에 있다.
하루 세 번 소리내어 웃어보세요
규칙적인 운동으로 고혈압 내리기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웃음은 가장 강력한 치료제이다.
예너지 절약, 계단 걷기로 시작
나를 사랑한다면 내몸을 생각
계단 걷기로 활기찬 하루를
행복은 건강한 몸에서부터 시작
웃음은 마음의 치료제이며, 몸의 미용제이다.
머리를 맑게 해주는 걷기 운동
건강은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의 몫입니다
건강은 염려가 아닌 돌봄입니다.
모든 운동의 첫걸음은 ‘걷기’
건강한 생활 여기서부터 시작해요
계단 걷기는 지구력 향상 운동
건강해지는 걸음 소리
몸도 마음도 머리도 맑아지는 계단 오르기
건강이 첫번째이고 숙면이 그 생산 조건이다.
아무리 재물이 귀하다 하더라도 우리의 생명보다 무거울 순 없다.
대구법의 문구다. 한 군데 고친다. 이무리 재물이 귀하다 하더라도 생명보다 귀할 순 없다.
운동은 하루를 짧게 하지만 인생을 길게 해분다.
곰곰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문구이다
당신의 몸에 귀를 기울이세요.
어느 새 출렁다리에 올라왔다. 굵기 긴 밧줄에 작은 줄을 내려 매단 현수교이다. 장성호 출렁다리에 보았던 주탑이 없다.
출렁다리 입구에 섰다. 내려다보이는 계곡이 아찔하다. 다리 아래로 지나가는 자동차가 보인다. 좌측에서 우측으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가고 온다.
건너편 산 중턱으로 이어진 출렁다리가 까마득하다. 조심조심 발을 떼었다. 진동이 없다. 출렁거림도 없다. 다리 중간에 이르러서도 흔들림이 별로 없다. 걸을 만하다.
출렁다리가 끝난 지점에서 머주 보이는 곳에 작은 계단이 이어지고 그 오른쪽 산 위에 정자가 보인다.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선 기와지붕의 육각정이다. 이정표에는 ‘한옥 정자’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제 돌아간다. 출렁다리의 길이는 270m, 걸으면서 발걸음을 세었다. 내 발걸음으로 498보이다. 보행 폭은 1.5m로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고, 앞에서 오는 사람과 몸을 틀지 않고 비껴 지나갈 만큼 넉넉하다. 다리의 높이는 90.1m 가운데로 갈수록 낮아져서 가장 낮은 지점의 높이는 75.1m이다. 무섭지 않다고 하지만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어질어질하다.
출렁다리를 왕복했으니 이제는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좌로 우로 구불구불한 계단이 길게 이어진 다. 계단이 몇이나 될까? 우리 아파트는 1층 오를 때마다 16계단이다. 이런 비율이라면 1m마다 7계단, 295m라면 2천 100개 정도이다.
그 계단을 무사히 내려왔다. 올라갈 때 심란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상쾌해졌다. 천근같이 무거웠던 몸도 한결 가벼워졌다.채계산 출렁다리에서 계단을 오르면서 ‘몸도 마음도 머리도 맑아지는 계단 오르기’를 실감헸다. 체험적으로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