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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을 종주하는 분들 대부분이 제일 어려운 구간을 꼽으라면 하나같이 이번에 걸어야할 원방재에서 백봉령 구간 이라고들 한다.
구간 거리가 29.1km로 길기도 하거니와 두타산과 청옥산 고적대와 상월산이 버티고 있는 이 구간은 고도표가 춤을춘다.
거리의 부담도 줄이고 무엇보다 동해 일출을 감상할 욕심으로 대간을 처음 계획 할때부터 이구간은 산상에서 하룻밤을 지새울 생각을 했었다.
이런저런 계획 수정을 거쳐 토요일 아침 강남 터미널 에서 삼척행 06:39"첫차를 타려고 나갔는데 놓치고 보니.....
다음차가 07:10".
강릉행 06:45"차로 바꾸어 타고 강릉에서 다시 삼척행 버스로....
우여곡절 끝에 삼척에 도착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고 택시로 댓재에 오른다.(요금-2만원)
피재에서 댓재를 향하고 있을 운해님께 전화를 해 술과빵을 댓재 휴게소에 맡겨놓고 갈터이니 저녁에 드시라 했더니....
랜턴을 안가지고 왔으니 랜턴만 맡겨놓고 출발해 청옥산 정상에서 캠프를 치고 기다리면 쫓아 온다고......
봄 날씨 이라지만 해발 1천미터가 넘는 산상에서 비박 장비도 없이 어떻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막는다고 안 올분도 아니니 그렇게 하기로 한다.
산신각 옆 들머리....
휴게소에 들려 헤드랜턴을 맡겨놓고 햇댓등을 향해 이 산신각 앞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1박2일 일정으로 마룻금을 타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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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댓등 에서 만난 부부님이 남겨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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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목이...
산꾼이 한것은 아닐테지만 장난이 지나치다.....
동해바다가 흐릿하게 보이고...
1020봉에서 바라본 통골재 뒤로 우뚝한 두타산...
그 왼쪽 뒤편으로 보이는 청옥산....
저렇게 눈이 보이는데 침낭은 펴서 같이 덮으면 되겠지만 매트가 하나 뿐인데 긴긴밤을 등허리 시려서 어찌 보낼지가 걱정이다.
두타와 청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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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운해님께 연락을 해보니 광동댐 이주 단지를 통과중 이라고 한다.
배낭 등판에 끼워둔 지도가 빠져 잃어 버렸으니 오다가 보면 줏어 오라니 지도 없어도 길이 뚜렷하니 그냥 가란다.
다음구간 까지 두구간 원본을 잊어 버렸는데.....ㅠㅠ
두타산 오름길에 바라본 청옥산과 고적대...
근교엔 벌써 봄이 완연한데 이곳 마룻금에는 아직도 한겨울이다...
두타산 정상부.....
통골재에서 2.2km이고 지도상 표기된 시간은 40분 인데 어깨를 누르는 배낭 무게에 무척이나 힘겹게 오르는데......
정상에 도착해 시간을 보니 한시간 반 가량 걸린것 같다.
술도 담배도 이순간 만은 끊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고도가 지도에 표기된 것과는 다르다...
청옥산과 고적대 그 우측으로 감아도는 마룻금...
걸어온 마룻금을 짚어보며.....
햇댓등 뒤로 황장산과 멀리 덕항산도 보인다.
운해님은 이곳에 배낭을 두고 한시간 반이면 왕복이 가능하니 쉰음산 을 갔다가 오라고 했지만 괜히 힘빼고 싶지 않아서 20여분을 쉬면서 온갖 상념에 빠져본다.
쌍용 시멘트 공장.....
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것이 시멘트 이지만 그 주원료가 석회석 이다보니 대간을 송두리채 들어 내기도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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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산 못지않게 오름짓이 힘겹다.
참나무 몸통 사이에 뿌리를 내린 이런 얌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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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
6~7m 윗쪽에 있는 또다른 정상석....
샘터 표지판...
이곳 정상에서 비박을 하기로 했지만 눈이 쌓여있어 아무런 장비도 없이 오는 운해님 때문에 자리를 옮길수 밖에 없다.
대간을 처음 시작할때 지리산 명선봉 에서는 이렇게 눈이쌓인 곳에서 눈을 밟아 다지고 그위에 텐트를 치고 잤는데.....
매트만 있으면 눈을 다지고 캠프를 치겠는데.....
윗쪽이 추운것은 개스 램프와 버너로 어느정도 커버가 되지만 등이 시려우면 대책이 없으니...
배낭을 벗어놓고 샘터로 내려가 식수를 보충한후 운해님께 연락을 하니 통골재 라고 하신다.
청옥산 정상에서 텐트를 못치니까 가다가 적당한 장소가 나오면 준비 하겠다고...
아직도 석양은 저만큼 남았지만 어둡기전 비박 장소를 찾아야 겠기에 서둘러 내려선다.
연칠성령 정상 조금 아래 부분에 자릴잡고 낙엽을 최대한 많이 끌어모아 수북하게 쌓은후 그 위에 텐트를 치고 장비를 정리한후 대충 요기를 하고는 마냥 기다리는데....
연락후 세신간쯤 지났으니 도착 할때가 된것 같아 다시 연락을 시도하는데 핸드폰이 잘 안 터진다.
겨우 통화가 되어 물어보니 물도 떨어지고 탈진 상태로 박달령 인데 돌아갈걸 그랬다고 후회를 하신다.
랜턴이 없으니 찾아 나설수도 없는 상황이고 천천히 쉬면서 오라는 말밖에 할수 없다.
자타가 인정하는 산악인 이요 대간만도 세번째 하시는 분이 어쩌다가 이런 무모한 실수를 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뒤척이다 깜빡 잠이 들었다가 부르는 소리에 깨어보니 23시 30분이 넘었는데....
그야말로 초죽음이 되어 배낭을 벗어 던지고는 신발끈도 못풀고 쓰러지고 만다.
킬리만자로 를 걸을때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다며 그 좋아하는 술 한잔도 못 마시겟다니......
날씨가 춥지를 않고 두툼하게 바닥에 깐 낙엽 매트와 침낭을 펴 둘이 같이 덮으니 한기는 느낄수 없는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4월 첫주말...
별들이 쏟아지는 대간 마룻금 위에서 램프 불빛을 흐리게 조정한후 잠속으로 빠져든다.
일출....
일기예보에 일요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기에 기대는 안했지만......
예기치 못했던 일을 여기에서 경험하게 된다.
보통 물을 뜨려면 산 아래로 내려 가야 하는게 일반적 인데 제일 가까운 곳으로 물을 찾아 가려니 아이러니컬 하게도 청옥산 정상에 있는 샘이니
청옥산 정상으로 되돌아 올라 가야하는 이상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
운해님은 좀더 쉬시라 하고 기대는 안 했지만 버릇처럼 카메라를 목에걸고 물통을 챙겨들고 오르는데 그나마 이런 모습이라도 건질수 있었다.
정상에 도착하니 새벽에 댓재를 출발했다는 구리 한울 산악회 에서 도착을 하고있다.....
식수를 채운후 살짝 언 눈길을 조심조심 다시 내려와 요기를 하고는 출발 준비를....
얼마 안되는 거리지만 한시간 이나 걸렸다.
연칠성령.
배낭 정리를 할때 지나치던 구리 한울산악회 분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있다.
이후 원방재 까지 이분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같이 진행을 했다.
등산로 옆 바위 위로 올라서 본 고적대.
서쪽으로 중봉산과 그아래 당골....
돌아본 청옥산..
고적대를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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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할 마룻금...
고적대 정상부..
이때 까지만 해도 힘은 들어 하면서도 운해님 얼굴이 밝은데...
정상석.
청옥산과 두타산...
중봉산..
수병산 방향..
고적대에서 북사면 가파른 내리막 눈길이 장난이 아니다.
저 앞쪽에 있는 바위산을 괘병산이라 칭 하는가??.
청옥산과 하룻밤 쉬었던 연칠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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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
앞서가는 분들 모두가 그냥 지나 치지만 눈쌓인 마룻금에서 몇발자욱 옮겨보니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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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뒤로 보이는 고적대..
조망은 좋은데 사진을 찍으려니 나무에 가려 카메라를 내려놓고 아찔한 절벽끝을 조심스레 한발 내려서 잡아본 모습이다.
실제 저 암장에 루트를 개척 하려는 분들이 위쪽에서 장소를 살피고 있었다.
두타산과 청옥산...
한장에 담기가 어렵다.
지도에는 1260m로만 표기 되어 있는데 갈미봉 이란 이름이 어색 하지만은 않다 ....
어제 무리한 탓에 많이 힘들어 하시는 운해님이 술한잔 하고 가자며 온몸이 비정상이니 원방재에서 탈출을 하자고 한다.
천천히 가다보면 회복될수 있으니 가 보구 결정을 하자고....
이기령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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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 잘 정비해 놓은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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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령 직전에는 이렇게 보송한 구간도...
쉬면서 운해님을 기다릴까 했지만 같이 가면 더 늦추어 질까 미안 하지만 모른체 그냥 지나친다.
지도에는 다음 봉우리가 상월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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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떨어졌다 다시 가파르게 올라쳐야.....
지도에 표기된 상월산 정상.....
왼쪽 봉우리가 달팽이산...
마룻금은 앞에보이는 능선을 따라 오른쪽 뒤편에 보이는 1022봉으로 이어간다.
가야할 마룻금...
저기 보이는 곳만 넘으면 구간 날머리 백봉령 인데.....
이곳에서 10여분을 쉬면서 생각해 보니 오늘은 어쩔수 없이 원방재 에서 마쳐야 겠다.
원방재 에서 백봉령 까지 7.1km로 큰 오르 내림이 없으니 터벅터벅 걸어도 3시간 이면 널널 하겠지만 운해님 만 탈출 시킨다면 산 선배께 예의가 아니고 꿈의종주대가 여기에서 잘랐으니 다음 구간 부터는 같이 하신다고 하니.....
백봉령도 교통이 안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버스는 다니는데 이곳 원방재에서 자르면 백봉령 쉼터에서 어프러치가 장난이 아니니 택시를 이용하는수 밖에 없겠지만 어차피 혼자 걸어갈 길이고 또 고향 언저리 이니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같이 탈출을 하기로 한다.
원방재....
부수베리 마을로 내려가는 임도..
이곳에서 대충 몸을닦고 20여분을 기다리니 운해님 도착.
아쉬움 반 홀가분함 반 이지만 다른 말이 필요없이 서로 마주보고 씩 한번 웃음으로 산행을 마친다.
돌아본 상월산...
다음 구간 어프로치를 생각하니.....
운해님은 다음부터 팀에 합류를 한다고 하지만 이유 같지않은 이유로 팀에서 훌쩍 떠난 나는 합류할 명분이 없으니
그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홀로 어둠을 헤치고 이길을 되짚어 오르며 그 날은 또 어떤 고뇌를 삭여야 할지.....
한시간 반을 걸어 나왔는데도 큰길까지 나가려면 4km쯤 더가야 한다고 하니 운해님은 신발을 벗어놓고 주저앉아 더는 못 가겠다고.....
고향에 남아서 고향을 지키는 친구 넘들에게 또 114에 문의하며 여기저기 알아 보다가 겨우 백봉령 휴게소 식당이 연결되어 차를 보내 달래서야 해결된다.
휴게소에 들려 메밀전과 동동주 하나 국수 한그릇씩 비우며 상경 차편을 알아보니 임계로 가는차는 17:40" 삼척으로 가는 차는 18:40" 이란다.
또 여기 저기 연락을 하다가 친구가 데리러 온다는 답을 받았지만 또 몰라서
구리 산악회에 여유 자리가 있으면 부탁을 해보기로 하고 지나가는 트럭에 실려 백봉령 정상에 도착 구리까지 동승 승낙을 얻었지만 친구가 와 주어 임계로 나온다.
그런데 황당한게 17:10"인데 강릉행 버스는 19:05분 뿐이라니 두시간을 기다려야.....
멍청해져 서 있는데 어떤분이 어디까지 가려고 그러냐며 강릉까지 가는데 기꺼이 태워 준다고 하신다.
전남 진도가 고향인 젊은 부부가 약초 재배를 위해 귀농을 했고 오늘은 부인이 서울에 갈일이 있어 임계까지만 태워주려고 나왔는데 차편이 없으니 부득이 강릉까지 가야 하는데
강릉 버스터미널이 어딘줄 모른다니 그 안내는 내가 해주고.....
고마움을 돈으로 해결 하기도 그렇고 저녁 식사를 대접해 드린다고 해도 오히려 길을 알려줘 고맙다며 한사코 사양하는 부부에게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건네고
인천행 막차 시간에 맞추어 순대를 안주로 소주 한잔 나누고 운해님을 보내 드린후 강남행 버스에 오른다.
다음 구간을 이어갈 것인지 여기에서 주저앉아 세월을 기달릴 것인지......
반도 등줄기인 낙동정맥은 또 어이할 것인가.....
낙동정맥 400km여를 25일 일정으로 연속 종주를 떠난다는 루비님 열정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첫댓글 대간 종주 산행기는 언제, 어느 구간을 읽어도 진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한산님의 후기에 푹 빠져들고 있습니다.....저도 남은 구간 후기를 남기며 걸어보까 생각 중인데..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