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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길 2구간 : 대관령 옛길>
국사성황당 갈림길- 반정으로 가는 오르막- 반정(대관령 옛길 돌탑) - 옛길주막 - 하제민원 - 어흘리 - 보광리 유스호스텔 (약 15km, 소요시간 3시간 30분) (하제민원 갈림길 - 대관령 박물관 - 대굴령도농교류센터 - 대관령 박물관 - 하제민원 갈림길 : 왕복 약 4km 추가)
바우길 1구간을 마무리하고 3시 30분경에 국사성황당 갈림길에서 2구간을 시작합니다.
아주 아늑하고 편안한 숲길, 흙길이 이어집니다. 아직 남아있는 부엽토가 카페트처럼 푹신하고요.
때론 넓직한 U자형 협곡을 지나는 느낌도 드네요.
과거 고속도로였던 길을 건너 4시경에 반정에 도착합니다.
반정은 강릉 구산과 평창 횡계을 잇는 대관령 옛길의 중간지점이지요.
멀리 시원한 조망도 펼쳐집니다. 구름만 없다면 동해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겠네요.
ㅎㅎ 애완 동물을 다니지 못하고 야생 동물은 다닐 수 있는 길인가봅니다.
김홍도의 대관령 그림을 보아도 대관령 길은 갈지자의 꼬불꼬불한 길이지요.
지난 시간 지리산 둘레 길을 걸으며 배웠지요. 오로지 정상만을 오르기위한 등산이 아닌 사람이 생활을 위해 다니는 길은 조금 많이 걷더라도 지그재그로 휘돌아가는 것이라고..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살펴보니 발아래로 영동 고속도로가 지나가네요. 이곳에 사는 동물이나 식물들도 우리 인간처럼 이제 이 소리에 적응이 되었을까요. 쩝
다시 조용한 숲길을 걷습니다. 길이 깊어서인지 조금만 벗어나도 차의 소음이 들리지는 않아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대관령 옛길은 지난번에 걸었던 죽령 옛길과는 그 느낌이 또 다르네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바다를 향해 이어지는 길이라 그런걸까요.
어느 분의 말처럼 걷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붕 떠서 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랜 옛날부터 숱한 사람들이 오가며 만들어진 길이라 그런지 참 마음이 편안해지고요.
그나저나 대관령 옛길은 길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이처럼 멋진 계곡을 숨기고 있었네요. 걷는 길만 생각했지 더운 몸을 식혀주는 계곡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5시경에 옛길 주막에 도착해서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해봅니다. 글고보니 오늘 걷기 이후 처음 휴식이네요. 너무 길이 편해서인지 그냥 줄창 걷기만해도 좋았던것 같습니다.
잠시 동안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고운 길을 걷습니다.
ㅎㅎ 이런 멋진 계곡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지요. 탁족도 하면서 땀에 절은 몸도 부분 부분 식히고요. ㅎ
개인적으로 대관령 옛길은 구불 구불 편한 흙길도 좋지만 여름에는 길게 이어지는 시원한 계곡도 참 좋습니다.
계곡에서 개운하게 몸도 식히고 나서 5시 40분경에 하제민원에 도착했습니다. 식당, 펜션 등의 시설이 있어 바우길에 이용하면 참 좋을것 같고요.
멋진 UFO 모양의 화장실이 인상적이지요. ㅎㅎ
마을을 빠져나오는 중간에 삼거리를 만났습니다.
이곳에서 왼편 대관령자연휴양림 방면으로 가면 바우길 2구간을 계속 가게 되는 것이고 오른편 대관령 박물관 방향으로 가면 대관령 옛길의 종점입니다.
저는 대관령 박물관을 지나 대굴령 도농교류센터에 있는 초가집을 예약해서 약 2km를 더 걸어가야 합니다. 이 길이 대관령 옛길이라 그런지 포장된 길이긴 하나 제법 운치가 가득하네요.
원물이재 설명비가 있는 곳도 지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서울 공화국인것 같네요. ㅋ
드문 드문 깊은 계곡도 만납니다.
6시경에 대관령 박물관에 도착해서 실질적인 대관령옛길 걷기를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대관령 박물관에서 차도를 따라 약 1km를 더 내려오니 대굴령 마을입니다.
대굴령 마을은 강릉시 성산면의 어흘리와 보광1, 2리 마을을 묶어서 부릅니다.
이곳 교류센터은 대굴령 마을의 공통 행정, 홍보 등을 관리하는 시설인것 같습니다. http://www.daegullyeong.or.kr/
또한 바로 옆에 식당이 있어 저같이 걷기를 하는 사람에게는 딱 안성맞춤이네요. 깔끔한 백반이 5천원이라 적당한 가격이고 맛도 있습니다.
뒤에는 제가 하루 묶을 예쁜 초가집이 3채가 있습니다.
방은 크지 않지만 내부 화장실과 주방을 갖춘 펜션형태이고요. 가격도 4~6만원으로 여느 펜션에 비해 싸서 숨어있는 아주 좋은 숙박 시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계곡 물이 흐르고 특히 제가 좋아하는 툇마루가 시원하게 있어 아주 맘에 듭니다.
밤사이에 비가 내리고 비소리, 닭우는 소리를 들으며 잠에 깨었네요. 그리고 9시 조금 넘어 어제에 이어 걷기를 계속합니다.
어제 지나온 대관령 박물관도 다시 지납니다.
그리고 9시 50분경에 삼거리에서 이제는 오른편 대관령 휴양림 방향으로 바우길 2구간을 이어갑니다. 이제부터는 어흘리에서 보광리로 가는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을 걷는 시간이네요.
고개를 넘어서니 펜션 시설 등의 마을이 계속 이어집니다.
오늘은 선자령 능선이 구름에 가려있네요.
2구간도 역시 군데 군데 필요한 곳에 이정표가 잘되어 있습니다.
어흘리 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마을 입구 456번 지방도를 건너 오른편에 보이는 길로 갑니다.
진다리길이라는 푯말이 있고 주변에 바우길 이정표도 있어 길을 찾기는 쉽습니다.
다시 숲길로 접어듭니다.
길에는 귀여운 꽃잎이 떨어져 있고요. 자연의 모습은 어느것 하나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포장길이지만 강원도라 그런지 그 느낌은 깊은 숲속을 걷는 기분이네요.
길을 걷다가 참 멋진 길을 만났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본 하늘길과 느낌이 비슷하네요.
어제 그리고 오늘 아침 내내 회색빛 하늘만 봤는데 이곳에서는 하얀 구름에 푸른 하늘도 만나게 되니 왠지 기분이 가벼워집니다.
지금 다른 지역에는 장맛비로 홍수 피해가 심하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제가 자연을 대하는 시간동안은 술술 모든게 잘풀리니 진짜 행운아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ㅎㅎ
마을길을 따라 그곳에 사시는 분들과 가벼운 인사도 나누고요.
마을 길을 벗어나 깊은 숲길을 걷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반가운 시그널도 만났습니다. ㅎㅎ 지난번 운장산 임도길을 걸을 때 참 오랜만에 만나 이 길을 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길은 사람으로 이어지고 또한 사람은 다른 길로 이어진다는 것을 오늘 이 길을 걸으며 느낄 수 있습니다.
수철동 주변 마을 고개도 넘습니다.
휴 참 적당한 곳에서 몸을 씻을 계곡을 만나서 더운 몸을 식히고요. ㅎ
몸도 씻고 잠시 휴식도 취하고 나서 큰 길가 삼거리로 나서 시그널을 따라 오른편으로 내려가니 11시 20분경에 바우길 2코스의 종점인 보광리 대관령 유스호스텔이 나옵니다.
이틀동안에 걸쳐 걸어본 바우길 2구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바우길 2구간은 대관령 옛길뿐만 아니라 어흘리에서 보광리 구간의 산길은 또 다른 새로운 좋은 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 길을 걷는 내내 이 길을 어찌 찾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만큼 옛날 그곳에 사는 마을 사람만이 아는 길일것 같은데.. 여튼 잘 알려진 대관령 옛길보다 걷는 재미가 더욱 쏠쏠한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2구간의 명칭도 "대관령 옛길"에서 "대관령 옛길 그리고 마을 옛길"로 바꾸면 더 적합할것 같네요. |
출처: 준돌의 걷기 그리고 풍경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준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