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산문 그리고 시와녹색

< 이혼 숙려기간 > - 오늘의 화두입니다. 우리나라는 하루 840쌍이 결혼하고 398쌍이 이혼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이혼국이 되면서 가정 해체 현상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부부가 이혼에 합의하더라도 '이혼 숙려기간'을 둬 당장 이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한 막상 이혼 해 놓고 이혼한 것을 후회하는 경우가 전체 이혼의 8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어 '성급한 이혼'을 막아보자는 취지도 깔려 있다. 위 보도를 통해 우리 국민들의 '충동억제력부족증후군'이 날로 심각 해 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재벌가의 며느리였던 탤런트 고현정씨도 불과 2시간만에 이혼이 확정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혼 숙려(熟慮)기간을 두는 것이 헌법이 보장한 행복추구권에 위배된다고도 합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시적 충동에 의해 획득한 행복은 길지 않다고 봅니다. 꼭 이혼을 해야 할 형편이 있는 경우라도 3~6개월의 숙려기간을 거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법이 정한 숙려기간동안 이혼후 자녀 양육문제나 자신들의 혼인관계를 성실하게 다시한번 점검해 보는 기회를 갖는다면 날로 늘어만 가는 이혼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물건을 구입할 때, 특히 신용거래일 때는 충동구매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일정기간내에 구매 의사(계약)를 철회 할 수 있는 권한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할부구매의경우 7일, 방문판매의 경우 10일, 통신판매나 다단계판매의 경우 20일간의 숙려기간(cooling off period)을 두어 이 기간내에는 구매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편 프랑스 같은 곳에서 성행하고 있는 계약결혼 풍조도 법적인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결혼 숙려기간'이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양자를 입양할 때에는 반드시 6개월이상의 양육을 거치도록 민법에서 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종의 '입양 숙려기간'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일찌기 '동방예의지국'이란 자랑스러운 우리나라가 '이혼 숙려기간'을 법으로 정할 지경에 까지 이러렀는지 한심스럽지만 한탄만 하고 있을 때는 아닌것 같습니다. 우리 스스로 굳건하게 가정을 지키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펼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