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을 보면 외국어와 외래어가 수없이 쏟아져 나온다. 충분히 우리말로 고쳐 쓸 수 있는 용어인데도 외국어를 그대로 쓰고 있다. 당연히 언론이 앞장서서 국민을 계도하고 우리의 말과 글을 다듬고 가꾸어야 하는데도 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국제화 시대에 외국어를 전혀 쓰지 말자는 것은 아니나 사용 정도가 지나쳐 이제는 현기증이 날 정도가 되었다.
지난 월드컵 축구 대회 때 사용된 축구 용어만 해도 '골 세리머니(goal ceremony)', '골든 골(golden goal)', '오버헤드 킥(over head kick)', '페널티 킥(penalty kick)'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우리말로 바꾸기 어렵다면 당연히 이들을 외래어로 인정해야 하겠지만 이들 모두는 우리말로 고칠 수 있는 것들이다. '골 세리머니'는 '득점 뒤풀이'로, '골든 골'은 '끝내기 골'로, '오버헤드 킥'은 '공중돌아차기'로, '페널티 킥'은 '11미터 벌칙차기'로 바꿔 말할 수 있다.
일상 언어생활에서 사용되는 용어도 언론은 이를 순화하거나 다듬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순화 용어와 함께 보이면 다음과 같다.
순화 대상 용어 원 어 순화 용어 순화 대상 용어 원 어 순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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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순화 대상 용어들을 볼 때마다 우리말의 장래가 걱정된다. 언어학자들은 언어가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아 언중이 많이 사용하면 살아남고 사용하지 않으면 없어진다고 보고 있다. 언론이 우리말을 다듬고 가꾸는 일에 앞장서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 우리 국민은 항상 언론 기관을 감시하고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을 찾아내어 언론 기관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 아름답고 빛나는 언어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 언론 기관이 늘 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할 때 만들어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