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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이 좋아요! 아이스크림 중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맛은 역시 진한 초콜릿.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질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제게 하겐다즈 초콜릿 퐁당이거든요. 집 근처 편의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어 만만하니까요. 하지만 초콜릿 아이스크림 중 최고는 역시~ 고디바에서 파는 더블 초콜릿 소프트 아이스크림(5,500원)인 거죠! 설마.. 이거 아직도 안 먹어본 분들 계세요? 초콜릿 아이스크림 격하게 아낀다 자신하는 분들 중에서요?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반드시 드셔보셔요. 지난 해 우리나라를 쥐고 흔든 아이스크림 양대 산맥이 바로 상하목장 유기농 아이스크림(폴 바셋, 소프트리, 백화점 상하목장 아이스크림 부스 등)과 고디바 더블 초콜릿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니. 힛~ 걔네들 빼면 아이스크림을 논할 수 없는 시대라고요 지금은!
오늘 화이트 데이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초콜릿이 생각났어요. ‘그럼 오늘 윤주메일에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콜릿 소개해야겠다!’ 그랬죠. 2011년 어느 윤주메일에서요, 일본에서 최고 인기 좋은 고급 생초콜릿 로이스 초콜릿을 살짝 추천했었는데요. 그때만 해도 일본에서 공수해봐야 했지만 이젠 압구정에 매장에서 살 수 있잖아요. 한동안 저의 로이스홀릭 때문에 제 주변에 로이스에 빠져든 지인들이 많거든요. 대표적으로 평소 초콜릿 별로 안 좋아하는 제 동생이 그래요. 로이스 초콜릿이라면 눈 반짝반짝~ 그렇게 로이스 전도사였던 제가 이젠 그보다 어마무시하게 비싼 고디바 트러플에 푹 빠져선.. 이젠 고디바 트러플 전도사가 될 작정인데.. 이건 보통 비싼 게 아니라 말이죠. 그 얘길 이제 시작합니다.
초콜릿 별로였어요. 꼬꼬마 초등학생이던 1980년대엔 진짜 맛있는 초콜릿이 없었거든요. 그 시절은 구멍가게에서 기껏해야 끈적거리는 초콜릿 바나 아님 바삭하게 부서지는 크런키, 불량식품스러운 색깔옷을 입은 m&m 초콜릿, 아님 세상에서 최고 예쁘다 생각했던 이미연 언니가 광고하던 가나 초콜릿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 1990년대 제가 고등학생이던 때 처음으로 먹어보고 싶은 초콜릿이 생겼어요. 쟤라면 맛있겠다 싶은. 페레로 로쉐였답니다. 지금 페레로 로쉐는 아주 대중적이고 만만한 가격의 흔한 초콜릿이지만, 그 시절 페레로 로쉐는 우리나라에 고가 초콜릿 시대의 포문을 연 그런 브랜드였거든요. 그래서 발렌타인 데이 같은 때 선물용으로 사거나 아님 크리스마스 시즌에나 사먹는 그런 초콜릿요. 그러다가 대학 졸업 후 처음 해외 여행이란 걸 가게 됐는데 대한항공 기내면세품에 소문으로만 듣던 하와이안 호스트 마카다미아 초콜릿을 파는 거에요. 이 비싼 초콜릿을 사 말아 고민하다가 단단하고 꼬소롬한 마카다미아 넛츠가 들어간 하와이안 호스트 한 박스를 샀는데 맛있다며 며칠 만에 뚝딱 해치웠던 기억이 나죠. ‘아~ 초콜릿 맛있다!’ 그렇게 페레로 로쉐와 하와이안 호스트 덕에 초콜릿에 호감을 갖기 시작했어요 전.
초콜릿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여기 저기에서 고디바에 대한 소문이 들려오더라고요. 당시의 제겐 하와이안 호스트 초콜릿도 비싸서 면세점에서나 사먹던 거였는데 고디바에 비하면 걘 그냥 평범한 초콜릿이라는 거에요. 원래 고급 초콜릿하면 벨기에라고. 전국민이 초콜릿을 즐겨 먹는다는 스위스도 있지만 아무래도 벨기에 브뤼셀은 고급 수제 초콜릿의 상징인 도시니까요.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작된 ‘고디바(GODIVA: 영어 발음으로는 ‘고다이바’지만 그냥 고디바로 적을게요!)’라는 고급 초콜릿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살 수 없지만 세계주요도시엔 꼭 매장이 있다고. 아님 면세점에서 팔거나. 그렇게 미국이나 유럽, 일본, 홍콩 등으로 해외 여행을 다녀온 지인들이 여행 선물로 고디바를 사다 주더라고요. 물론 가격이 확 비싸 그 선입견 때문에 더 맛이 특별하게도 느껴졌겠지만.. 그 전에 먹어보던 초콜릿과는 감미로움의 차원이 다르긴 하더라고요. 그냥 판이나 볼로 만들어진 심플한 다크 초콜릿이나 밀크 초콜릿만 하더라도요. 그렇게 초콜릿 한 조각에도 얼마나 행복해지던지 몰라요. 그리고 초콜릿 비스킷을 선물 받은 적도 있었는데.. 와~ 진짜 세상에서 그렇게 맛난 초콜릿 비스킷은 또 처음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이.. 그러다 어떤 센스 있는 누군가가 고디바 코코아(초콜릿 믹스 파우더)을 선물해 줬는데 완전 부자가 된 기분이었잖아요. 기껏해야 다람쥐가 그려진 제티 코코아 뿐이던 시절, 고급 차(tea)처럼 메탈 틴에 든 고디바 핫 코코아를 처음 보곤 세상에 이런 코코아도 있구나 놀래선 다 마시고도 틴을 못 버렸어요. 한동안 연필꽂이로 썼던 것도 같고요. 한국에선 살래야 살 수가 없는데 얠 또 언제 먹을 수 있으려나 엄청 아껴 먹던 그런 기억도요. 그게 다 벌써 십 년쯤 전의 기억들..
그래서 고디바는 해외 여행의 전리품 같은 이미지였어요 제겐. 언젠간 나도 초콜릿 파라다이스라 할 수 있는 고디바 매장에서 가 쇼핑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그저 기분 좋은 상상만 했었죠. 그러다 2007년 처음 파리에 갔을 때 전 드디어 고디바 매장을 보게 됩니다. 멀리서부터 ‘GODIVA’ 로고를 발견하곤 심장이 두근두근, 입가는 배실배실. 그건 언젠가 꼭 한번 우연히 마주치고 싶던 첫사랑을 만난 것 같은 쿵쾅거림과 흡사했어요.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료뿐 아니라 장인의 데코레이션이 돋보이는 초콜릿 고디바라서, 그리고 초콜릿 몰딩기법과 코팅, 포장(패키지)에 있어서 단연 최고인 브랜드니까요. 쇼윈도 밖에서 매장 안에 진열된 초콜릿들을 보면서 벌써 행복지수가 상승하기 시작했어요. 이런 생각을 했죠. ‘초콜릿은 입이 아니라 눈으로 먼저 맛보는 거구나..’
우리나라의 최근 트렌드가 고급 식료품에 대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거, 고급 초콜릿에 대한 수요도 최근 막 높아졌죠. 그래서 2012년, 드디어 고디바가 우리나라에도 매장을 열었답니다. 여러 매장 중에서도 가장 근사한 매장은 플래그쉽 스토어인 가로수길 부티크 매장이죠. 거긴 초콜릿 상점이 아닌 보석 상점 같은 인테리어니까요. 하지만 항상 손님이 바글바글한 매장은 고디바의 국내 첫 매장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인 것 같더라구요. 테헤란로에서 바로 보이는 1층이랑 지하 1층 2군데인데 지나칠 때마다 사람들이 길게 줄 선 걸 보거든요. 그리고 아직 고디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그 풍경을 보며 ‘저게 도대체 뭔데?’라는 호기심어린 시선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도. 지난 일요일에도 그랬어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되게 오랜만에 갔거든요. 그런데 하필 화이트 데이를 앞둔 때라 그랬는지 줄이 길더라고요.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고디바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죠. 가뜩이나 매장도 몇 군데 없는데. 더블 초콜릿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득템해야 하니 저도 긴 줄 끄트머리에 합류했어요, 근데 맘만 상했네요. 쇼 케이스 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비싼 고디바 초콜릿 선물세트 사가는 남자분을 보면서요. ‘치~ 흥~! 저거 받는 여잔 좋겠다 ㅜㅡㅜ’ 막 시기심이 꿈틀꿈틀했거든요.
전요. 2007년 파리를 시작으로 해외 나갈 일 있을 때마다 고디바 매장엔 꼭 들렸어요. 그런데 매장에서 항상 보면서도 차마 사지 못했던 게 있는데 그게 바로 고디바 트러플이랍니다. 진짜 비싸다 싶어서요. 음~ 트러플 24피스가 우리나라에선 11만원이에요. 24피스면 구성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평균 중량이 300g 중반에서 400g 후반까지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쌀 20kg 두 푸대 가격이라니. 저의 여고생 시절 최고급이라 생각했던 페레로 로쉐, 그거 요즘 가격이 24피스에 15,000원밖에 안 하는데 말이죠.
진짜 비싸죠? 고디바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작됐어요. 1926년, 죠셉 드랍스라는 쇼콜라티에가 자신의 집 지하에 초콜릿 회사를 차리면서요. 그리곤 1956년, ‘쇼콜라띠에 드랍스(Chocolaterie Draps)’라는 기존 상호를 ‘고디바(GODIVA)’로 바꾸고 브뤼셀에 첫 매장을 열죠. 혹시 실존인물이었던 레이디 고디바 이야기 아세요? 요약하자면.. 남편인 영국의 영주가 자꾸 세금을 더 많이 거두려고 궁핍한 백성들을 힘들게 하니 제발 세금을 내려달라고 아내(레이디 고디바)가 청을 하거든요. 그 부탁을 안 들어주려고 젊은 아내에게 그럼 다 벗은 채로 마을 한 바퀴를 돌면 그리 해보겠다고 한 거죠. 부끄러워서 당연히 못하겠거니 했는데 다음 날 레이디 고디바가 벌거벗은 채 말을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았고, 그 이유를 안 백성들은 수치스러워할 그녀를 위해 문을 꽁꽁 잠그고 들어가 그녀의 벗은 몸을 보지 않겠노라고 했던. 그런 스토리가 있어요. 그녀의 용기 있는 결단, 진심으로 백성을 아끼는 그 사랑의 마음에 감명해 이름을 고비다라고 지은 거래요. 그래서 고디바의 상징이 누드로 말을 타고 있는 레이디 고디바인 거랍니다.
1956년 벨기에 브뤼셀에 첫 매장, 그리고 1958년엔 첫 해외 진출로 파리 생토노레에 매장을 열고, 이후 영국, 독일, 이태리 등의 유럽으로 확장시켜요. 그렇게 가업으로 이어지던 고디바를 미국의 캠벨 수프사(캠벨 숩은 앤디워홀의 작품의 대표적인 오브제죠~)가 1966년 인수하거든요. 그렇게 1966년 미국에도 매장을 오픈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게 되죠. 아시아에서는 일본 도쿄에 1972년 매장이 오픈하며 첫 진출을 하구요. 그러다 2007년엔 터키의 대형자본에 또 인수됐다고 하는데.. 그래서 벨기에 기업이었다가, 미국 기업이었다가, 터키 기업이었다가 이러지만. 브랜드 로고에 ‘Belgium 1926’을 항상 빠지지 않는 건 벨기에 쇼콜라티에의 정신, 그 문화유산을 항상 잊지 않고 정통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발로죠. 즉, 우리의 정신은 벨기에에 두었으니 지금 어느 나라의 자본으로 돌아가고 있는 회사이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거! 그런데 캠벨 수프사에 인수되며 고디바의 폭풍성장이 미국에서 시작되고, 또 그렇게 매장수가 가장 많아서 그런지 여러 나라 중에서도 고디바가 제일 싼 나라는 역시 미국이더라고요! 화 나게도 제일 비싼 나라가 우리나라구요. 치~! 24피스 트러플 선물박스만 해도 그래요. 우리나라에서 11만원인 애가 미국에선 50불. 물론 거기에 미국 주마다 다른 택스가 붙긴 하지만.. 그래도 대충 우리나라 반값이니 너무하죠?
우리나라에 고디바 매장이 오픈하기 전에도 해외에서 고디바 트러플을 보긴 했지만, 우리나라보다 훨씬 싼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너무 비싼 초콜릿이라며 살 엄두를 못 냈던 저였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론칭된 트러플 가격을 보니 도전의식이 생기는 거죠. 무슨 초콜릿이 이렇게 비싸냐 싶어서. ‘니가 그렇게 몸값이 비싸? 내 너를 꼭 먹어주리라!’ 그렇게 2012년에서야 고디바 트러플을 처음 먹어보게 됐어요. ‘와..’
그게 끝이에요! ‘와..’ 외엔 다른 어떤 감탄사도 안 나오고, 어떤 수식어를 붙이기가 힘들더라구요. 이 좋은 걸 왜 진작 안 사먹어 봤을까 후회되던데요? 특히 올해 고디바가 적극적으로 트러플을 주력상품으로 밀고 있거든요. 먹어본 사람들의 반응이 좋으니까, 고디바의 새로운 시그니처로 트러플 초콜릿을 만드려는 모양이에요. 현재 고디바를 선두지휘하는 이그제크티뷰 쉐프의 대표작인가 봐요. 저는 2011년에 로이스 생 초콜릿에 빠져들면서 비싼 고디바보다 가격 대비 만족도는 로이스가 더 낫다며 ‘고디바 안녕~’ 이랬었거든요. 성급했어요. 그건 고디바 트러플을 경험하지 못했던 때의 섣부른 판단이었죠. 트러플을 먹어본 뒤엔 ‘아~ 이래서 고디바, 고디바하는구나. 역시 고디바를 빼고 초콜릿을 논한다는 건 있을 수 없겠다! 와~ 진짜 고디바 트러플은 초콜릿 미각의 최꼭지점을 경험하게 하는 초콜릿이구나.’ 그랬으니까요.
궁극의 초콜릿 고디바 트러플! 한 피스 한 피스가 정성스러운 예술작품 같답니다. 그래서 보기만 해도 행복포텐이 터지죠. 입 안에 넣고 천천히 굴리다 초콜릿 쉘이 뭉개지며 그 안의 채워진 가나슈 같은 속재료가 터져나오며 어우러질 때.. 그렇게 초콜릿을 음미하는 1분 정도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 혀가 누리는 사치는.. 입 안뿐 아니라 몸의 모든 감각을 충만하게 하는 듯한 기분이거든요. 후~ 감히 어찌 표현할 길이 없네요! 어차피 매일 초콜릿을 먹는 건 아니니까요. 초콜릿 가끔 먹는 거, 이젠 단 한 입을 먹더라도 최고루 맛난 초콜릿 고디바 트러플만 먹을 테다 마음가짐이 이렇게 변했어요. 그래서 요샌 또 로이스 생 초콜릿은 생각도 잘 안 나려 해요. 그렇게 고디바 트러플에 대한 탐닉은 앞으로도 한참 계속되겠죠? 그래도 다행인 건 24피스 한 박스를 사면, 자신에게 보상해주고 싶을 때나 손님 왔을 때 귀하게 한 알씩 꺼내기 때문에 금방 안 사라져요. 한 달 넘게 냉장고 속에 고디바 트러플 박스가 있다는 거! 그리고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무슨 대단한 보물이 냉장고에 보관된 것만 같아 자꾸 배시시 미소가 지어져요.
제가 먹으려는 걸 반을 잘라 사진으로 찍어봤네요. 허나 스투디오에서 작정하고 찍은 사진에 비하면 고디바 트러플의 그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아서요, 그래서 위에 먼저 미국 고디바 홈페이지에서 찾아낸 사진을 먼저 보여드린 거에요. 동그란 구 형태의 초콜릿 쉘 안에 가나슈나 크림, 퓨레, 잘게 부신 넛츠 같은 속이 가득 채워져 있고, 겉에도 슈가 파우더나 넛츠 같은 게 묻어 있어 단면을 보면 데코가 예술이에요. 우리나라 화과자처럼 작은 꽃장식이 되어 있는 것도 어찌나 귀엽던지. 너무 예뻐 다행이에요. 그래서 함부로 와구와구 먹어버리지 않게 되니까.
화이트 데이 때 분명 어디서 초콜릿 하나 못 얻어 먹을 게 뻔해서. 미국 사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고디바 트러플을 부쳐달라 했어요. 마침 우리나라에선 안 파는 얼티밋 디저트 라인의 선물세트를 보내줬는데 박스가 완전 예쁘더라고요. 고디바는 우리나라에서 파는 건 일부. 특히 미국에는 진짜 포장 방식에 따라 아주 다양한 고디바 컬렉션이 있거든요. 시즌별로 계속 신상품 출시하고. 제게 온 고디바 트러플은 데코레이션도 기본 라인보다 쪼~끔 더 색이 화려해요. 커피나 티 타임 아님 와인과 함께할 때, 그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죠. 특히 손님 왔을 때 박스 뚜껑을 열곤 먹고 싶은 맛을 고르라고 하면 다들 좋아하잖아요. 그리고 전 비싼 초콜릿이라 조금이라도 녹음 속상하니까 건냉하게 보관하려고 냉장고에 놔두는데요, 그래도 먹기 30분~1시간쯤 전에 접시로 옮겨 상온에 놔둬 입 안에서 금세 녹을 수 있게 준비해둬요. 아~ 하나 팁을 드릴게요. 진짜 완벽한 선물을 하려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우리나라 고디바 매장에 가서 트러플 초콜릿 하나 하나 직접 골라 선물 세트를 구성하는 게 나아요. 초콜릿 표면이 깨끗하거든요. 그리곤 쇼핑백을 절대 흔들지 말고 그대로 고이 모셔 조심스럽게 차에 실어 선물하면 되요. 허나 저처럼 이미 박스 포장이 완료된 선물세트를 사면 벨기에에 있는 고디바 공장에서부터 미국 고디바 매장, 그리고 거기에서 또 한국까지 오는 여러 물류 과정 중 초콜릿 박스가 흔들리면서 표면에 가루가 많이 묻어 뚜껑을 열면 다소 지저분하거든요. 제가 찍은 사진을 보면 뭔지 아실 듯! 우리나라 매장에서 사도 이미 포장완료된 박스에 든 건도 약간은 지저분할 수 있어요. 내가 먹을 거라면.. 그래도 표면이 살짝 지저분해도 요즘 같은 직구의 시대엔 미국 고디바 홈피에서 직접 트러플 사는 게 제일 싸게 사는 방법이긴 할 거에요.
건강에 관심 많은 저, 이 얘기 하나 더하고 마무리 지을게요. 초콜릿 ‘많이’ 먹는 거 건강에 나쁘다는 걸 먼저 명심하세요. 그 다음에 적당량의 초콜릿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좋은 식품이라는 것도 기억하시구요. 뉴스에서 많이 보셨죠?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에는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게 인체에서 분비되는 행복에 관여하는 여러 호르몬 중 하나거든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호르몬)에 도파민, 엔돌핀, 세로토닌, 옥시토신 같은 게 있죠. 도파민은 쾌감을 느끼게 해 마약과 비슷하다고 하죠. 사랑에 빠지기 시작할 때 나오는 호르몬으로 중독현상에 관한 뉴스에서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모르핀처럼 통증을 참게 해줘 황홀하고 즐겁게 해주는 천연 진통제 엔도르핀도 익숙하죠? 세로토닌의 경우 우울증과 굉장한 연관성이 있죠, 그래서 항우울제 중엔 세로토닌을 보충해주는 게 많구요. 특히 여자들이 겨울에 세로토닌 수치가 떨어지면서 계절성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답니다. 그리고 옥시토신은 자궁수축호르몬이라고도 하는데, 스킨십으로 사랑을 느끼거나 성적인 쾌감을 느낄 때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이에요.
그런 호르몬 이름들에 비해 다소 생경한 페닐에틸아민! 얘도 행복을 얘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호르몬인데 이 역시 사랑을 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 중 하나로, 그게 초콜릿에 들어 있는 거죠. 그래서 초콜릿을 먹으면 기분 좋게 달콤해지며 행복감에 푹 빠져 드는 거구요. 그걸 이용한 게 전설의 바람둥이 카사노바! 그가 여인들을 공략할 때 초콜릿을 선물했다는 거 아세요? 비상한 거죠. 그렇게 초콜릿은 원래 사랑에 빠진 듯 달달한 행복을 느끼게 하는 음식이니까. 그래서 초콜릿은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에 함께인 경우가 많은 건가 봅니다. 발렌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 또는 프로포즈할 때처럼. 사실 종교주의가 엄숙하던 시절의 유럽에선요, 초콜릿을 최음제로 볼 정도였다고 하니까, 과학적인 원리가 밝혀지기 이전부터 사람들은 이미 초콜릿을 먹으면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는 걸 알았던 거죠. 초콜릿 과식을 하지 말라는 제 얘기는.. 밀크 초콜릿이나 아님 각종 설탕(단당류 탄수화물) 성분이 많이 가미된 초콜릿은 카카오의 항산화 성분이나 페닐에틸아민 같은 우리 몸에 좋은 화학물질뿐 아니라 우리 몸에 해로운 설탕까지 먹게 되어 그런 거에요. 그러니 초콜릿 폭식은 절대.. 안 되요. 아셨죠?
맞다. 보통 젊은 여자들이 초콜릿 좋아하지 남자들은 단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요? 천 원짜리나, 만 원짜리나 초콜릿은 다 그게 그거라 그 차이를 구분 못해내는 남자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런 남자들조차도 고디바 트러플이라면 ‘와~ 맛있네!’ 이럴 수 있다는 거! 저처럼 초콜릿 좋아하는 친구가 해 준 얘긴데.. 다른 초콜릿을 먹을 땐 남편이 별로 관심이 없대요. 그런데 고디바 트러플 먹을 때면 “나두!”, “또 줘!” 이런다는 거죠. 그래서 “입은 살아가지구.. 자꾸 달래요!”하며 역시 고디바 트러플은 진짜 맛있다며 함께 수다를 떨었었는데.. 전 그 남편의 심정을 알 것 같아서 격한 공감을 하며 웃었어요. 다른 초콜릿엔 그리 욕심이 나지 않는데, 자꾸 생각나거나 하지도 않는데.. 고디바 트러플이라면, ‘오~ 나의 초콜릿 여신님!’ 이런 생각이 드니까요. 고디바 트러플은 그런 겁니다. 초콜릿 탐닉의 끝판왕! 초콜릿 미각이 발달되지 않은 남자들의 혀조차 쥐락펴락하는.
그리고 또 제 냉동실엔 항상 고디바 코코아가 있어요. 전에도 얘기한 적 있는데 기분이 울적하거나 가라앉곤 할 때, 네스프레소 에어로치노로 밀크 폼 잔뜩 올라탄 따뜻한 우유를 준비하고 고디바 핫 코코아를 약간의 뜨거운 물에 진하게 녹인 원액(?)이랑 섞어서 마시면 기분이 좀 나아져서요. 머그를 양 손으로 쥐고 ‘호~’ 뜨거운 김을 식히며 한 모금 들이키면 포근함이 온 몸으로 전해지며 소소하지만 큰 위로를 받는 듯하거든요. 특히 마술주기에 따라 호르몬이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는 여자들의 경우, 마술에 걸리기 직전 한밤에도 엄청 단 게 땡기잖아요? 그럴 때 괜히 치킨처럼 푸짐한 야식을 먹느니 차라리 코코아 한 잔이 딱~ 마시고 잠들면 좋더라고요. 그래서 고디바 코코아는 제게 왠지 힐링 푸드와도 같은 그런 이미지가 있어요. 여러분에게 코코아는 어떨지도 궁금하네요.
맞다! 저요~ 얼마 전에 레더라 초콜릿(벨기에 초콜릿=고디바, 스위스 초콜릿=레더라)을 선물 받은 날이 있었어요. 아무 날도 아닌데 말이죠. 사실 초콜릿은 사치스러운 식품이라 평상시에 내가 직접 예쁜 선물 박스에 담긴 비싼 초콜릿, 오롯이 나를 위해 사는 경우가 별로 없잖아요. 정말 가끔 어쩌다 살 뿐! 그래서 고급 초콜릿을 선물 받는 건 제겐 꽃다발을 선물 받는 것과 같은 기분을 들게 해요. 내 돈 주고 사긴 왠지 아깝고, 아니 살 수도 있지만 그보단 누군가에게 선물 받으면 좋겠다 싶은 거. 그리곤 보면서 두고두고 며칠을 헤벌쭉하게 지내게 되는 거. 아무 날도 아닌 평범한 어느 날이라 더 좋았을 거에요. 레더라 초콜릿 한 박스는 정말이지, 최근에 누군가에게 받은 선물 중에서 가장 제 행복지수를 폭풍상승시켜준 그런 선물이었어요. 여러분 누구에게나 단짝은 있지 않아요? 항상 마음이 가는 친구가 있는데, 하필 그 친구가 울적해 한다면.. 바로 그때가 초콜릿을 선물할 기막힌 타이밍이랍니다. 그 때 고디바를 떠올리셨음 해요. 그 이름만으로도 두근두근 설렘을 줄 뿐 아니라 그 친구의 쳐지고 우울했던 기분이 사라지며 살짝쿵 기분이 좋아질 테니까요. 제가 그랬듯. 비싼 게 부담된다면 꼭 트러플이 아니더라도 괜찮아요. 고디바 코코아나 고디바 초콜릿 비스킷도 충분히 훌륭하니까요. 그래도 진짜 단 한 입이라도 최고의 초콜릿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여러분이 저처럼 고디바 트러플에 매료될 날을 고대해 봅니다.
그리고.. 초콜릿 맛의 최꼭지점을 경험한 이후 여러분도 그러실 거에요. ‘와~’라고.
*epilogue-어제 아침부터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자정 넘기기 전엔 보내겠거니 했는데.. 잠깐의 저녁 외출이 새벽 귀가로 이어져서 글 쓰고 하루가 지나 보내요. 난생 처음 이태원 펍과 밤거리를 강제경험(?)하곤 완전 늦게 들어온 거 있죠. 덕분에 낮잠과 함께 토요일을 띵까띵까 게으르게 보냈네요. 어제 좋은 시간들 보내셨어요? 전 그래도 커피와 고디바 트러플을 음미하며, 그렇게 글을 쓰며 하루를 시작했으니 그걸로 충분히 행복했어요. 저도 언젠가는 센스폭발 남자한테 고디바 트러플을 선물 받는 날이 오겠죠 뭐. 전 반지보다 고디바 트러플이 더 좋아요. ㅋ 그렇게 저의 고디바 로망에 구체적인 시츄에이션을 하나 더 보태며.. 이만!
첫댓글 잉,고디바라니!!!제가 가장 좋아하나 쉽게 먹을 수 없는게 고디바인데. 저도 첫 해외여행 면세점에서 사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후로 저의 워니비 초컬릿이 되어버렸는데 가격이 워낙 비싸 쉽게 구입을 못하겠더라구요. 하지만 정말 우울할 때 먹으면 마음이 조금 위로가 되어주는 고마운 아이죠.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덕분에 입안에 침이 고이는데요.^^ 요번에 파리 가는 지인이 있는데 한상자 부탁해야겠네요.
맞아요 맞아요. 히히 진짜 고디바 좋아하는 사람들 맘이 다 이렇게 비슷하군요. 비싸고 구입처도 없어서 정말 어렵게 구해 우울할 때 한번씩 귀하게 먹던 그 초콜릿.. 힛~ 찌찌뽕!
예전에 윤주님이 추천해주셨던 벨지안 트러플 생초콜릿 먹으면서 신세계를 경험하고 가족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다 전파했는데 >_< 이번에는 고디바 초콜릿이네요~~ 정말 좋아한다는!!!!! 요즘에는 요런 프리미엄 초콜릿을 지향하는 브랜드나 가게들이 정말 많아졌더라구요 ^^ 남자친구에게 요번 화이트데이에 제 돈주고는 못 사먹을 초콜릿 선물받아 먹으면서 너무 행복했는데 다음 주말에는 제가 손잡고 고디바 데려가줘야겠어요~ 윤주님 이번에도 행복한 메일 감사합니다~ ^____^
한겨울 님! 근데 넘넘 비싸지고 있죠 추천하는 초콜릿이? 벨지안 트러플 생초코는.. 아무리 봐도 마트에서 파는 초콜릿 중엔 제일 나은 듯해요. 특히 가격 대비 짱이죠 걘 정말이지. 그런 생초콜릿의 고급 버전이 바로 로이스에요! 기회 되시면 로이스도 꼭 드셔보시구요. 또~ 나중엔 남친과 함께 고디바 가서 아이스크림도 드시고~ 초콜릿 음료도 예술이죠! 그리고.. 정말 나중에는 고디바 트러플도 한번 비싸지만 도전해보세요! ^^
해외여행 다닐 때면 꼭 고디바 매장 들러서 초콜릿 음료 마셨던 기억이 나네요. 엄청 비쌌지만... ㅎㅎ 코코아도 한번 사봐야겠어요~ 윤주님 덕분에 새로운 걸 하나씩 자꾸 알아가게 되서 넘 좋네요~ 참 윤주님 플루이드 쉬어 몇 호 쓰시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매장에서 상담 받아봤는데 잘 모르겠네요~ 1, 2, 7호 중에 골라야하는데 선택 장애에요~ ㅠ.ㅠ
저는 아르마니 플루이드 쉬어 요새는 13호요. 근데 이거 울나라에 안 파는지 롯데닷컴 들어가보니 없네요? 음~ 지니80 님! 저는 근데 지금은 화이트에 미세펄감 있는 13호 쓰지만, 전 좀 생기 있는 표현 좋아라 해서 전에 쓰던 건 약간 핑크빛이 들어간 거였어요. new 버전으로 나온 것 중엔 7호인데요, 7호 써보세요! 생각보다 핑크 느낌 그리 안 강할 거에요. 전 아르마니 플루이드 쉬어 좋긴 하지만 진짜! 이보다 더 근사한 쉬머 크림이 나오길.. 언제나 오매불망! 늘 다른 거랑 섞어 써야 만족하거든요. 어떤 쉬머 크림이든~ 전에 필로소피 핑크 쉬머 넘 좋았는데 수분크림처럼 촉촉하고.. 흑흑~
아시는군요! 역시~ 고디바 매장 가서 초콜릿 음료 늘 마셨다면야 뭐~ 고디바 달인이라 할 수 있죠! ㅋㅋ 진짜 봄이 오려고 하면서 자꾸만.. 고디바 더블 초콜릿 소프트 아이스크림 생각나서 미치겠어요. 흑흑ㅜㅡㅜ 냉장고에 있는 트러플도 맘 같아선 하루에 몇 개씩 꺼내 먹고 싶지만, 진짜 자제하며 먹고 있어요. 비싸기도 하고, 칼로리도 높으니까! ^^;
@닥터윤주 답변 감사드려요... 여기 써도 되나 고민하며 썼는데~ ㅎㅎ 그럼 추천해주신 7호로 사야겠어요~ 필로소피도 그렇고 잇 코스메틱 컨실러도 그렇고 궁금하네요~
@닥터윤주 저도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못 먹어 봤는데 조만간 맛보러 가봐야겠네요~ ㅎㅎㅎ 요즘에 살찌고 있는데다 곧 건강검진도 해야 되는데 ㅎㅎㅎㅎ;;;
토욜에 메일 보내주셨네요~ 고디바 트러플 선물받아도, 선물하기에도 정말 좋을거 같아요! 그리고 핫코코아 넘넘 맛있었다며요 살이찐다는거 알면서도 듬뿍타서 먹었네요 레이디 고디바 대단하단 생각을 해보며, 전 윤주님께서 이런 이야기 해주시는거 잘 배우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쩌니 님~ ^-^ 어쩜 좋아요. 핫코코아 너무 자주 드시는 거 아니에요? ㅋㅋ 염려되오니 조금씩~ ㅋㅋ 아껴드세요! 히힛!
한국에 너무 늦게 들어와서 속상했던 브랜드가 고디바에요^^글구 드보브에갈레도 살짝 추천해요. 전 고디바보다 드보브에갈레에 한표^^
저, 못 먹어봐썽요.드 보브 에 갈레 오지치즈 님 때문에 찾아봐잖아요. 힝~ 모에요. 힝힝~ 고디바 트러플보다도 훨 비싸. 아니.. 초콜릿 한 박스에 몇 십 만 원. 학>_< 제 평생에 드 보브 에 갈레 언제 먹어볼 수 있을까요? 와~ 고디바 트러플도 큰 맘 먹고 사먹는데.. ㅋㅋ 언젠가 한번은.. 도전해보겠습니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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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중국 유학 당시, 스트레스도 심하고 너무너무 우울해서 당장 백화점으로 달려가 고디바 초콜릿 3덩어리를 집고 결제를 했는데 대략 3만원 이상이 나왔다고 멘붕이라고 해서 고디바가 뭐길래? 했는데 사장님께서 출장길에 사오신 고디바 한 조각을 먹어보곤 아..이게 고디바ㅠ_ㅠ 했다죠ㅋㅋ 다음엔 핫초콜릿 꼭 도전해봐야겠어요^^
면세점에서 고디바 초콜릿 먹어본이후로 고디바 넘넘 좋아하는데.... 트러플도 꼭 먹어봐야겠어욤~!!!!! ^^
면세점에서 우연히 사먹어본 하와이안 호스트? 이름이 정확히 맞나모르겟네요. 전 이것도 맛나드라구염~~~
와우 쪼꼬 매니아인데..고디바 맛나죠~린트도 괜찮아요^^
철없던 때 한정판 명화컬렉션으로 나온 고디바를 겁도 없이 이베이에서 덜컥 지른 기억이 있어요!!!!고3이 되는 제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명목으로요^^;학원샘의 도움을 받아가며 힘겹게 결제한 기억+오매불망 손꼽아 기다려 몰래몰래 먹던 기억이 마구나요!!!!!사실 그때 틴케이스가 예뻐서 그거때문에 산던데...트러플 한입 베어무는 순간..."내가 그동안 먹은건 초콜렛향료였구나" 아직도 그 형용할 수 없는 그 맛과 식감이...흐엉....덕븐에 한동안 초콜렛을 끊었었죠ㅠㅠ가나초콜렛으론 성에 안차니까!!!
십년전 얘긴데...아직두 그 맛이!!!ㅠㅠ 제곁에 소중한 남자사람이 나타난다면 고디바를 선물할래요!!♥ㅜ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