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의 본색
곽문연 시인
분신처럼 따라오던 가방이 사라졌다
바이킹의 흔적을 찾아
발칸반도를 누빈 크루즈 여행기간 내내 함
께 백야의 정취에 젖었는데,
이건 미필적 고의
탈선한 가방의 의도가 궁금하다
허름한 청바지와 티셔츠, 발 편한 운동화와
소형 라디오, 강장제와 비타민
시의 종자들이 들어있는 가방의 실종
긴 여정이 기록된 메모들이 며칠 동안
몇몇 나라를 순례하고 돌아왔다
땀이 밴 청바지와 배터리가
소모된 라디오 앞에서 그의 본색이 드러났다
여정에 대한 용감한 반란들
다시 돌아온 가방 속
해마다 피던 진달래 꽃잎 한 장
함부로 떼지 못한 사내가
돌아오고 싶지 않은 본색의 날개를 접고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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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문연 시인
충북 영동 출생
중대 예술대학원 수료
2003년 <문학마을> 신인상
시집 『단단한 침묵』 『언어의 스윙』
시인들이 뽑는 시인상 수상.
첫댓글 반갑습니다.
폭염에 건강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올려주신 精誠이 깃든 作品 拜覽하고 갑니다.
恒常 즐거운 生活 속에 健康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어제는 병원에서 지어준 약이
너무 강해 정신을 차릴 수 없어
이제야 안부 드리게 되었네요
가방의 본색, 곽문연 시인님의
귀한 작품 소개해 주셔서
감사히 배웁니다
시원한 금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셔야 하는데...
연일 폭염입니다
시원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