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우 충북평등학부모회
사무국장
노동자가 되지 않더라도 노동자를 채용하거나 그들과 함께 일할 수 밖에 없다. 우리 일상에서 노동자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노동의 가치와 노동의 권리를 포함하는 ‘노동인권’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교육과정에는 ‘노동인권’과 관련된 내용은 빠져 있다.
아르바이트, 현장실습을 포함하는 다양한 형태의 일하는 청소년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들이 처한 노동현실에 대한 문제와 사건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장실습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충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1월 CJ제일제당 진천공장에 취업해 일하던 고3 학생이 과도한 업무와 폭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2013년에 충북지역 28개 특성화고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르바이트 실태조사에서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기본적인 권리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지청은 관할 지역의 학생 현장실습, 청소년 노동에 대해 일상적 점검과 감독의 책임을 못하고 있었다. 충북도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노동인권과 노동안전 교육도 하지 않고, 실적평가를 위해 ‘묻지마 취업’으로 아이들을 내몰면서까지 달성한 ‘특성화고 취업률 전국 1위’에 기뻐만 하고 있다.
이렇듯 청소년 노동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 때문에 매년 아이들이 죽어가고 피해에 노출되어 있지만, 청소년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은 마련되고 있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불합리하거나 불법적인 행위가 발생해도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몰라서, 어쩔 수 없이 당하고만 있는 것이다.
이번 6?4 지방자치 선거에서는 전국적으로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었다. 이는 세월호 참사로 드러났듯이 그동안 생명과 안전의 소중함보다는 과도한 경쟁중심 교육에 대한 어른들의 반성과 협력중심의 차별 없는 교육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이 교육감 선거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충북교육의 방향 전환을 비롯한 많은 변화가 예측된다.다른 직업, 다른 노동은 있겠지만 모든 노동의 가치는 소중하고,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청소년 노동을 방치하는 것은 미래를 방치하고 있는 것과 같다. 청소년들의 불공정한 노동 현실이 연장된다면, 미래 사회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자라서 무엇이 될지의 답이 뻔하고, 청소년들의 노동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알게 되었다면, 청소년들이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며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시급하다.
첫댓글 교육발전소 운영위원이기도 하신 조장우 평학 사무국장께서 좋은 글을 기고해 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