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9일,
30년 동안 몸 담았던 육하학원에 갔습니다.
상일여자중학교 고등학교는 30회, 상일미디어고등학교는 25회 졸업식을 맞는 날입니다.
학교를 떠났지만,
입학식이나 졸업식, 장학금 수여식 등 큰 행사가 있을 때는 참석하여 '육하가족'의 한 사람이라는 만남을 가집니다.
또, 가끔 이사장님을 모시고 세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해외여행의 즐거운 동반자가 되기도 합니다.
세 학교 모두 내가 근무했던 터라 선생님들과 허물 없이 지낼 수 있어 마음이 편합니다.
교문 앞은 벌써 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
졸업식 후의 지나친 뒤풀이가 문제화 되니까 "꼼짝 마라 !" 교문을 들어서는 졸업생들에게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조금 씁쓸하고 떨떠름합니다.
1시간 간격으로 여고 → 여중 → 미디어고 순으로 졸업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다행히(?) 세 학교 모두 교복을 입고 앉아 있으니 생활지도가 잘 된 성과 같아 착한 제자들 보기 좋았습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여고 졸업생은 내 교직 생활의 마지막 1년 동안 가르친 제자들입니다.
그러니까 내년 졸업식부터는 나를 알지 못하는 졸업생들이 내 앞에서 졸업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세 학교가 잇달아 한 장소에서 졸업식을 하니까 '이벤트'는 하기가 어렵고,
대신 형식적인 식순을 줄여 상을 받는 수상자가 주인이 되는 졸업식에서 벗어나려는 진행이 눈에 띄었습니다.
나의 마지막 제자들,
나는 조용히 그들을 보고 있었지만,
제자 사랑 가득한 내 가슴은 한용운의 "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