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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아프리카 5개국 문학기행-남아공 케이프타운
2008년 4월 20일 일요일 아프리카 남아공
상파울로에서 요하네스버그 공항 도착,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케이프타운 행으로 환승,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비행기, 케이프타운 공항 도착, 항구도시 케이프타운, 흑인 판자촌, N2 고속도로, 케이프타운의 인종, 케이프타운의 거센 바람, 테이블 마운틴 원경, 아프리카 빅5 동물, 남아공의 이민 교포들, 사막화 되는 땅, 타조농장 중식, 기울어져 사는 나무, 테이블 마운틴 가는 길, 케이프타운의 역사, 케이프타운의 건설 붐, 케이프타운 시가지 투어, 네덜란드 성벽, 노예 매매시장 건물, 남아공 국기, 불에 탄 소나무, 바람과 테이블 마운틴, 항구도시의 비경, 켐스베이 해변 마을, 케이프타운의 집값, 포로수용소 감옥, 남아공 2010년 월드컵 준비, 켐스베이 12사도 봉우리, 워터프론트, 빨간 시계탑, 넬슨 만델라 게이트웨이, 워터프론트의 공연, 낭만의 거리 워프론트, 고려정 한식 석식, 케이프타운 호텔 투숙
* 상파울로에서 요하네스버그 공항 도착
오전 7시 40분에 도착했다. 밤새 상파울로에서부터 날아온 것이다. 아프리카의 아침은 상쾌했다. 지난번 올 때에 이어서 두번째로 왔다. 이곳에서 다시 케이프타운으로 환승하여 간다.
흑인 남자가 카메리를 들고 있으니 우리 부부를 찍어준다고 한다. 디카를 주었더니 신기한듯 바라보다가 셔터를 눌렀는데 'LOOK'하며 다가오기에 보여주니 흔들려 찍어서 사진이 흐리다고 다시 찍어준단다. 두번째는 조금 낫다. 흑인 남자는 'good, good'하며 화사하게 웃는다. 나는 해외여행중 외국인에게 카메라를 넘겨주지 않는데, 요하네스버그의 그 흑인청년에게는 평안하게 넘겨 주었다.
아르헨티나 라쁠라따강을 쾌속선으로 건너우루과이에 갈 때 뚱뚱한 백인 남자가 그때도 우리 부부를 찍어준디고 했는데 나는 치안 문제로 무서워서 주지 않고 달아났다. 지금 생각하니 나의 편견이었다. 외국인이라 하여 모두 우리에게 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다. 이것도 여행 중에 얻은 큰 깨달음이며 기쁨이다.
E11 게이트에서 오전 10시 케이프타운행 SA항공을 탔다. 이제 마지막 여행지로 간다. 점점 아쉬움이 배인 여정이다.
*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케이프타운행으로 환승
오늘은 계속 비행기만 탄다. 세번째 환승이다. 밤을 넘어 브라질에서 왔다. 케이프타운은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자국기로 이동한다. Sauth Africa Airway, SA항공 이름도 참 아름답다.
환승수속을 마치고 탑승하여 활주로 대기 중일 때 맞은 편 활주로에는 짐바브웨 항공과 SA항공이 그 활주로에 들어섰다. 남국의 자작한 풀들이 흔들린다. 하나하나가 소중한 순간이다.
*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비행기
상공으로 솟구쳤을 때 요하네스버그 타운은 붉은 색 지붕 물결이다. 초록 나무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이다. 금광인 산언덕 2개도 보인다. 하얀 구름이 저 아래 깔려 있다. 하얀 솜을 찢어놓은 것처럼 몽실몽실하다.
두 시간쯤 날아왔을 떄 케이프타운에 가까운 지상은 조금 거칠은 평원이다. 황토색 볼모지인듯 나뒹군다. 저 드넓은 평원이 아프리카다. 최남단 지구 땅은 사람이 손길이 닿지 않은 애련한 땅이다. 비행기는 점점 고도를 낮추고 있다.
* 케이프타운 공항 도착
가슴이 벅차오른다. 케이프타운, 흑인의 도시가 아니고 영국과 네덜란드 사람들이 들어와 백인의 도시로 키운 곳이다. 항해술리 발달한 유럽국가에서 원주민을 몰아내고 지배하여 발전시킨 도시다.
분명 흑인과 백인의 차이는 있다. 공항에서 수속업무를 할 때도 백인이 훨씬 빠르게 처리한다. 어쩌면 야속할지는 몰라도 백인이 들어와 남아공을 키운 것이 이곳 흑인에게는 더 큰 덕택일지도 모른다.
그 시초의 백인 땅에, 지금 내가 들어온 것이다. 산이 있어도 나무가 없다. 남극 특유의 잔잔한 풀 종류만 아득히 보인다. 산맥의 거대한 봉우리가 모두 갈색이다. 평지의 땅을 찾아 민가가 약간 있고 일구어 놓은 경작지가 보인다. 게획도시로 반듯반듯한 시가지다. 케이프타운 공항에 도착했다.
현지 시간 낮 12시 40분, 쾌청한 날씨다. 염려했던 짐도 잘 나왔고 축복받은 여행이다. 마중나온 교포 가이드를 미팅하여 버스에 올랐다. '가이드 샘'이라 불러 달란다. 한국이름의 '샘'이라고, 결혼도 했다고 반가운 인사를 한다. 화사한 만남, 먼 나라에서 씩씩하게 사는 모습이 아름답다.
* 항구도시 케이프타운
한반도의 5.5배 크기인 나라, 남아공의 유럽형 도시다. 총 9개주로 나뉘어졌으며, 남아공 세군데 수도 중 한군데로 입법 국회의사당이 있다. 2006년도 미국에서가고 싶은 곳으로 뽑은 세계 6대 항구 도시다. 여행하다가 살기 좋아서 이민 생각이 날 것이란다. 가이드는 1999년 대학유학 왔다가 정착하여 지금은 남아공 지정 정식 가이드란다. 인터넷 검색에서 나아공에 대한 답변은 거의 '샘'이 쓴 것이란다. 사실 이곳은 너무 멀어서 한국인이 오기 힘든다. 나도 여행 오기 전 인터넷 창에 남아공에 대하여 검색해 보앗는데 답변이 별로 없었다. 나는 이토록 지구상에서 먼 곳에 왔다는 것에 대하여 큰 행복이며 축복이라 여겨진다.
아프리카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 남아공이며 이곳은 더욱 그렇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여기까지 1500Km, 자동차로는 18시간, 기차로는 12시간, 비행기는 3시간 소요되는 아프리카 최남단 항구 도시다. 지구상 모든 인종, 모든 식물과 동물을 볼 수 있는 대단히 열린 도시다.
* 흑인 판자촌
흑인들은 구분된 곳에서 산다. 본토의 주인인데도 그렇게 산다. 외곽 판자촌에서 모여 산다. 공항에서 버스로 올 때 사람이 살거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집드이 늘어서 있었다. 극서이 흑인 판자촌이란다.
그래도 흑인에 대한 배려는 있다. 전기, 수도세를 안 낸다. 그래서 나가라고 해도 그 집에서 살며 국가의 도움을 받으려 한다. 흑인은 8시부터 통제다. 저녁이면 사람들 통제용 불이 전봇대에 켜지고 경찰이 지킨다. 교과서가 아닌 여행에 의해서 얻어지는, 눈으로 목격하는 삶의 한 단면을 배운다. 그래도 숲속으로 쫓겨나 숨어 사는 원주민보다는 남아공 흑인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N2 고속도로
지금 N2 고속도로를 지나고 있다. 한국의 남해고속도로 같은 개념이다. 케이프타운에서 더반까지 1300Km 고속도로다. 이곳은 고속도로에 N자가 들어간다.
우리가 가고 잇는 곳은 타조 농장이다. 케밥 중식을 위해서다. 오늘의 일정은 타조 농장에서 돌아 본 후 현지식을 먹고, 테이블 마운틴과 워터프론트에 갈 예정이다. 중심지 시가지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계속 달려간다. N3 고속도로를 지난다고 또 알려준다. N1은 케이프타운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1500Km 고속도로란다. 고속도로에 붙은 이름이 간편하면서도 독특하다.
* 케이프타운의 인종
남아공의 총 인구는 5천만 명으로 한국과 유사하다. 도심에 500만명이 모여 산다. 케이프타운에는 백인이 33%, 흑인이 27%, 그리고 나머지 40%는 혼혈족이다.
현재 흑인 집권체제인데 케이프타운은 백인이 지배하낟. 언어는 영어와 아프리카 영어, 두 가지다. 영어와는 조금 다른 영어다. '안녕하세요'가 '몰로'다. 그래도 곳곳에서 부딪힐 때 영어로 묻거나 답변하면 의사소통이 되어 여행하기 편리한 곳이다. 흑인과 백인, 그 중간자가 평화롭게 일군 땅이다.
* 케이프타운의 거센 바람
바람의 도시다. 그냥 바라람이 아니고 시속 125Km의 거센 바람이 휩쓰는 도시다. 이제 테이블 마운틴으로는 향하는데 오른다는 보장이 없단다. 바람이 거세면 도착해서도 그냥 돌아와야 된다.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는 길이 여러가지 있는데 우리는 해발 300m에서 1067m의 산줄기를 케이블카로 오른다. 바람이 많이 불면 운행 중지다. 차문을 못 열 정도이고 억지로 열면 문이 부러질 정도의 거센 바람이 수시로 분다. 나무도 그런 바람을 맞으며 비스러진 모습으로 산다.
예상은 현실이 되었다. 설마 했는데 거신 바람이 불어 오르지 못했다. 버스 안에서는 몰랐는데 테이블 마운틴 산중턱 케이블카 타는 곳에 내렸을 때 요란한 바람이 분다. 바람, 항구 도시에 깊이 들어와 살고 있다.
* 테이블 마운틴 원경
케이프타운 공항에서부터 보였다. 보통 산과는 정녕 다르다. 보는 곳에 따라 다르지만 산정이 테이블처럼 평면이다. 평평하여서 붙여진 테이블 마운틴이다. 1087m의 높은 고지의 구름은 식탁보 구름이다.
테이블 마운틴은 사람 형상으로 보이기도 하낟. 바다가 융기하여 형성된 산이다. 저 산을 보고자 세계인의 걸음이 이곳에 모인다는 것이다. 기묘한 자연을 신은 선사하였고, 그 앞에서 사람들은 신비로운 눈을 열고 있다.
* 아프리카 빅5 동물
동물이 그냥 많은 대륙은 아닐 것이다. 자연 환경과 인간의 끊임없는 보살피으로 이어가는 동물의 요새가 아닌가 싶다. TV에서, 지면에서 수없이 보아온 동물들, 꼭 가 보고 싶다고 말하는 대륙, 나는 지금 그곳에 와 있다.
대표 동물 빅5는 표범, 버팔로(물소), 사자, 코뿔소, 코끼리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거대한 야생 동물이 이곳에 있다. 자연에 길들여지고, 사람에 길들여져서 그들의 종족을 보존하며 살고 있다.
* 남아공의 이민 교포들
케이프타운에 이민 교포가 1000명 산다. 99년도만 해도 100명이었는데 많이 늘었다. 요하네스버그에는 500명의 교민이 산다. IT산업, 무역사업 등에 주로 종사한다.
내가 본 남아공은 아프리카의 가난한 외모가 아니다. 유럽의 어느 도시에 온듯 화사하고 질서 있다. 남아서 살고 싶을만큼 깨끗한 청정의 도시다. 특히 케이프타운은 더욱 잘 가꾸어진 도시다. 이런 곳에서 앞서가는 두뇌로 사회를 이끌어가는 내 동포가 참으로 자랑스럽다.
* 사막화 되는 땅
여름 강수량이 10~20mm다. 지극히 물이 내리지 않는 양이다. 그뿐만 아니라 호주에서 온 유칼립투스 나무가 많은데, 그 나무는 물 흡수율이 높아서 사막화되는 사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래도 튼튼한 재목으로 건물용에 사용되기 때문에 곳곳에 유칼립투스 나무가 많이 있다.
지금은 이곳 게절이 가을이다. 단풍이 촉촉히 든다. 와인 포도 수확시기다. 연평균 10도다. 지하자원 생산량이 많은 나라다. 사막화되는 연유도 알게 되고, 유칼립투스 나무가 호주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곳곳에서 만나고, 도심을 조금 벗어나면 사막을 보고 신기한 땅이다.
* 타조 농장 중식
한참을 달려온 곳이다. 나무를 보며 진입했는데 사막이 전개된다. 사람과 타조가 사는 곳은 꼬과 잔디가 있지만 건너편에는 긴 사막이다. 꽃들이 곱다. 푸른 잔디와 멀리 사막화된 땅의 경계선이 애처롬다.
타조는 버릴 것이 없다. 흰색은 암놈이고, 흰갈색은 숫놈이다. 검정은 변종으로 100마리 중 하나다. 암컷은 90Kg, 숫컷은 110Kg, 엉덩이살로 요리한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빠른 동물로 시속 75Km 뛴다. 첫째는 치타로 시속 90Km다. 두번째로 질긴 가죽이다. 첫째는 악어 가죽인데 값은 타조가 더 비싸다. 알껍질은 칼슘 먹이로 사용된다.
듣고보니 정말 타조는 인간에게 유용한 동물이다. 여기 농장은 타조를 가두어 기르고 있었다. 어미와 새끼가 많은데 사람을 피해 달아난다. 관람 후 식당에서 타조 요리인 케밥을 먹었다. 입에 익숙하지 않아 맛이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특이한 요리 처험이다.
공작새 가족이 방목되어 돌아다닌다. 바람에 비스러져 사는 큰 소나무도 있다. 남아공의 커피 서비스까지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식사다. 사막지대에는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이방인의 눈에는 신기한 풍경이나 이것이 이곳 삶의 한 부분이다.
* 기울어져 사는 나무
바람이 많은 지역이어서 나무가 기울어져 산다. 그대로 자라면서 비스러진 형상이다. 타조농장에도 있고, 거리에 다닐 때도 있고, 숲에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테이블 마운틴의 나무는 더욱 그랬다.
어떤 나무는 꼭 누워서 크는 것 같다. 얼핏보면 그렇게 조경하여 기르는 나무처럼 보인다. 바람결대로 순응하며 세상 이치를 깨닫는 나무들이다.
* 테이블 마운틴 가는 길
거센 바람으로 오를 수 잇을런지 염려하며 간 길이다. 결국은 바람으로 오르지 못하고 일정을 내일로 미뤘지만 가면서 많이 배우고 많은 것을 보았다.
최고봉은 1087m다. 우리는 1067m까지 오른다. 산위 정상의 평면은 580ha로 드넓은 테이블 카운틴 산정이다. 일반 사람이 대개 오르는데는 2시간씩 왕복 4시간 코스의 산이다. 등산로는 4시간씩 8시간 코스도 있다. 하지만 외객은 케이블카로 쉬이 오른다. 저 산이 없으면 케이프타운도 아름다운 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없다. 산정 가까이, 버스가 구불구불 산을 타고 오른다. 장관의 경치가 목전에 전개된다. 항구도시도, 아름다운 해변 풍경도 비경이다.
* 케이프타운의 역사
남아공에서 가장 먼저 세운 도시다. 1652년 된 도시다. 네덜란드인이 건너와 세웠다. 네덜란드 동인도 제도에서 영국으로 인계됐다. 다이아몬드, 황금 전쟁을 2회 치렀다.
그래서일까. 누구의 손길일지라도 오늘에 이르러서는 이토록 눈부신 발전 역사를 곱게 보아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라고 믿기지 반들반들 윤기 흐르는 도시에 백인의 입김이 있었던 것이다.
* 케이프타운의 건설 붐
건설붐이 일고 있다. 아파트를 많이 짓는다. 부실공사도 많다. 2년도 안 되었는데 금이 간다. 문이 삐걱거린다. 29세의 젊은 교포 가이드는 자기가 사는 아파트를 알려주었다. 단단해 보인다. 좋은 편이란다.
도시 곳곳에서 건설 현장을 본다. 외곽지역에는 아주 많다. 나라와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은 세계 공통인 것 같다. 국경이 없다. 세계 어느 곳에 가도 발전, 또 발전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했다.
* 케이프타운 시가지 투어
테이블 마운틴 산자락 아래 해변에 곱게 자라한 도시를 버스로 다니며 살표보았다. 높은 빌딩과 예술적 향기가 솟는 건물 숲이다. 왼편에는 테이블 마운틴이 절경이다. 단층 탁자는 바다가 솟아 만들어 놓은 걸작품이다.
국제회의 장소에는 여러나라의 국기들이 게양되어 있는데 국제학회장은 3년 전에 예약해야 사용 가능하다. 케이프타운을 발건한 사람의 동상도 있고, 넓은 자리로 앉은 시청도 지났다. 한국의 기업은 현대, LG, 삼성이 가장 많은데 케이프타운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 LG 광고판이 설치되어 있다.
6.25 때 공군을 파견한 나라다. 공군기지가 이곳에 있는데 바람 낙하를 이용해서 훈련한다. 군인은 95년 전만 해도 1년씩 의무였는데 지금은 보병제다. 군사력이 강한 나라 중 하나였다. 이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들으며 시가지 투어에 충실했다.
* 네덜란드 성벽
이곳은 네덜란드와 영국의 마찰이 심했던 도시다. 서로가 더 많은 영토를 지배하려는 욕심 탓이다. 원래는 네덜란드가 먼저 들어왔는데 영국이 밀어올리며 강하게 차고 들어왔다.
그때 영국군을 막으려고 세운 성벽이다. 물이 있고, 긴 성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역사의 유물로 전시해 두고 있음이다. 국회의사당은 영국에서 벽돌까지 갔다 지었고 영국 빅뱅 시계의 1/2 크기로 시계까지 만들었다. 내 조국의 아픔에 잠시 숙연해졌다.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또 하나의 역사 고리다.
* 노예 매매시장 건물
1658년 맨 처음으로 노예제도가 등장했다. 원래는 중국인과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이었다. 광산업으로 사람이 많이 필요한데, 흑인은 까만 피부라서 인되고 백인은 못 쓰고 그래서 황인을 노예로 사용했다. 지금 지나는 노란 색 건물이 노예를 매매했던 장소다. 작은 길 옆에 소슬하니 버티고 있다. 말로만 듣던 노예에 대하여 가까이에서 그 연관된 흔적을 접하니 서늘해진다.
건물 맨 끝에 잠바크리비 동상이 있다. 노예제도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롤 보인다. 인권이 모두 격상되어 누구에게나 행복하게 살 권리를 쥐어준 세상에 대하여 고맙지 않은가. 비단 흑인뿐만 아니라 여성, 아이, 노인, 연약한 자에게 부여되는 값진 자유가 아닌가. 세상은 참으로 좋아지고 있다.
* 남아공 국기
오색 찬란하다. 만델라 정권 때 만들었다. 남아공 대륙과 흑인 인권에 대한 상징이다. 파랑으 ㄴ삼면이 푸른 바다, 녹색은 푸른 초원, 노랑은 풍부한 자연, 검정은 흑인, 흰색은 백인, Y자 모양은 다른 민종이 합해서 산다는 뜻이다. 그리고 빨강은 흑인이 인권을 위해 흘린 피다.
참으로 복잡한 색상들이, 그런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니 다시 깊은 가슴으로 살펴보았다. 흑인의 용기이며 위대한 승리의 깃발이다.
* 불에 탄 소나무
테이블 마운틴에 오를 때 산 기슭의 소나무들이 잔인하게 죽어 있다. 송진으로 불이 나서 그렇다. 바람과 송진이 만나 마찰할 때 큰 불이 산을 뒤덮는 것이다. 하얀 나목이 애처롭다.
그대로 두는 것도 불에 대한 교훈이다. 서 있는 것도 많고 넘어져 나뒹구는 것도 많다. 2010년까지 모두 베려고 하는데 죽은 소나무는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어찌보면 아름다운 정경인데 아픔 서린 풍경이다.
* 바람과 테이블 마운틴
바람 때문에 테이블 마운틴 문은 닫혀 있었다. 우리가 내린 산 중턱은 그래도 약한 편이란다. 산 위에는 태풍이 불어 케이블카는 운행을 중단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내일 가기로 했다. 수직의 산이라서 걸어서는 못간다. 그렇게 오르기가 어려운 산이다.이곳소 바람 이름은 '키이프 닥터'다. 좋지 않은 공기를 다 몰아가서 붙여진 이름이며 그 덕분에 이곳 공기는 깨끗하다. 바람은 바람대로 위대한 작업을 수반하고 있었다.
바람 때문에 끝내 테이블 마운틴은 보지 못하고, 다시 찾는 손님도 있다는데 우리는 내일 아침에 꼭 오를 수 있길 빌며 되돌아 내려왔다.
* 항구 도시의 비경
시가지를 다니며 본 경치도 아름다운데 테이블 마운틴에서 휘어지고 꺾어지며 내려오는 산중 도로에서 본 항구도시 케이프타운은 비경ㅇ디ㅏ. 뒤로는 산이 아버지처럼 우뚝 버티어 섰고, 앞으로는 어머니 같은 바다가 도시를 포근히 감싸고 있다. 산과 바다, 그 사잉에서 곱게 자란 도시는 세상 모르고 아름다운 숙녀로 앉아 있다.
케이프타운에 와서 이 풍경 하나만 머리에 담아 가는 것도 큰 소득이다. 최남단 인도양과 대서양을 만나고 도란도란 평화가 여물어 간다.
* 켐스베이 해변 마을
가장 아름다운 해변 마을이다. 12사도 봉우리라 불리는 테이블 마운틴 자락의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바다와 산이 만난 절창이다. 한국의 성악가 조수미가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했단다.
실내 주차장이 5억, 그 만큼 비싼 땅이다. 대서양 최남단 영토다. 해변길을 다려서 가고 있다. 우측으로는 해변, 좌측으로는 산봉우리가 장관이다. 해변에는 사람들이 많다. 차도 즐비하다. 봉고차가 택시로 5~6인승이다. 야자수가 남국을 노래한다. 유럽인들이 휴가용 주택을 사 놓았다. 그래서 집값이 올랐다. 해변가의 50평 주택은 5억원이다. 클린턴 지역은 50평이 30억이다. 산을 깎아서 지어서 그렇다.
이곳은 한국외 여러나라에서 사진 광고물로도 많이 나간다. 남극 고래가 9~10월에 시끼 낳으러 바다에 온다. 인공으로 만든 것이 곱기도 하지만 그 고운 건물을 바치고 있는 천혜의 자연이 비경이다.
* 케이프타운의 집값
주택 담보 융자 대출이 14.5%다. 다음달부터는 15%로 이자율을 높인다. 집값이 자꾸 뛰어서 그렇다. 테이블 마운틴이 얼마나 보이느냐에 따라서, 바다가 얼마나 보이느냐에 따라서 집값이 결정된다.
집을 지을 때는 100m 주변의 이웃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집을 짓는다. 바다 혹은 산을 가리면 안된다. 한국어 학원도 많다. 이 도시는 테이블 마운틴과 바다가 집값과 건물값을 쥐고 있다.
* 포로 수용소 감옥
해변도로를 달릴 때 바다 멀리 섬 하나가 가뭇하게 보인다. 포로수용소 감옥이다. 탈옥자 모두 사망했다. 한명도 탈옥하여 성공을 못하는 감옥이다. 나무도 다 베어버렸다. 쉬지 못하게 함이다. 먹을 것도 백인과 흑인이 차별이 있다.
나는 내 족국이 아니기에 그저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아득하여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수상 감옥에서 잔인하게 단절되어 사는 죄인이 저곳에 있다고 생각하니 소슬하다.
* 남아공 2010년 월드컵 준비
2010년에 월드컵이 열리는 나라다. 준결승전이 케이프타운에서 치러진다. 그린 포인트 지역에 그린 포인트 월드컵 스타디움 공사 중이다. 2007년 10월에 착공했는데 2010년까지 완공될지 의문이다.
현대에서 무상으로 지어주겠다고 했는데 이 나라에서 거절하여 미국, 유럽 기업에서 공채해서 미국이 와서 짓고 있다. 워터프론트는 두바이에서 인수하여 칠성급 호텔을 2009년까지 완공예정이다. 나는 우리나라의 월드컵을 떠올리며 이 나라의 즐거운 준비를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
* 켐스베이 12사도 봉우리
보아도 보아도 다시 나타나는 비경이다. 멜데스코프 지역이 이 봉우리를 관망하는 특별한 명소다. 메르치 증권 광고도 촬영해 갔다. 길게 혹은 뭉쳐지며 기묘한 형상을 자아낸다.
테이블 마운틴과 이어지며 12개의 바위산 봉우리다. 이곳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비경을 '12사도 봉우리'라 부른다. 명명한 이름도 절창이다. 켐스베이 해변 마을, 아까 들렀던 그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때는 아주 가까이서, 내려가서 조망했다. 그리고는 수시로 눈앞에 다가와 눈부신 비경을 선사한다.
* 워터프론트
해안을 따라 왕복 3시간이 걸리는 곳이다. 케이프타운을 관광항구로 키운 곳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다. 작면에 두바이에 7조 5천억원에 팔았다. 테이블 마운틴도 두바이에서 흥정한다.
워터프론트의 경치가 참으로 좋아서 관광객이 찾는다. 6개의 호텔, 9개의 학회장, 400여개의 상점이 있다. 클린턴 지역에는 마이클잭슨 별장과 여러 허리우드 연예인들의 별장이 있다. 워터프론트 마을은 항구, 건물, 테이블 마운틴 이 세가지를 보는 곳이다. 200여 세대가 거주하며 비교적 안전한 곳이기도 하다.
우리가 도착한 것은 저녁 무렵이었다. 화려하다. 건물도, 사람도 한가득 눈이 휘황해진다. 바다를 작은 다리로 건너고, 바닷가 항구를 바라보고 그야말로 황홀한 젊은 거리다.
* 빨간 시계탑
옛날에는 배를 조절하던 시계탑 항구 건물이다. 지금은 아니다. 그저 기념탑으로 남아서 사랑받는다. 워터프론트에 들어서자 바로 만났다. 색상이 붉어서 그렇게 부른다. 높은 첨탑이 상당히 아름답다.
곁에는 CLOCK TOWER가 있다. 보석관 등, 한국의 종로 상가다. 상가까지도 클럭 타워, 시계가 들어가 있다. 나는 그곳에 들어가 휴식도 하고 둘러보고 나왔다.
시계탑 바로 옆에는 옛날에 수위를 조절하던 다리가 있다. 지금은 저 건너 유리 건물에서 한다. 짧지만 아름답다. 시계탑과 함께 모두 잘 어울리는 경관이다.
* 넬슨 만델라 게이트웨이
워터프론트 해변에 있는 회색 건물이다. 총을 소지 하지 않고도 로벤섬으로 갈 때 배를 타는 평화 구역이다. 아까 본 그 포로수용소 감옥 갈 때 말이다. 아주 웅장하고 듬직해 보이는 대리석 건물이다.
건물에는 'NELSON MANDELA GATEWAY TO ROBBEN ISLAND'라고 외벽 상단에 새겨져 있다. 만델라의 평화에 대한 강한 메세지가 담긴 문구이며 말로만 듣던 흑인 대통령,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위인을 이곳에서 만나고 있다. 그의 숨결이 서려 있는 곳이다.
워터프론터에는 항구가 2개 있다. 구항국와 빅토리아 항구다. 배들이 넬슨 만델라 게이트웨이 건물 앞에 많이 정박해 있다. 나는 해변 만델라 선착장 곁 가까운 곳에 앉아 이런 경관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 워터프론트의 공연
곳곳에서 공연한다. 넓은 광장에서는 많은 인원이 팀을 구성하여 춤과 음악을 보여주고, 좁은 길목에서는 몇 명이 모여 아프리카의 민속춤을 추며 노래부른다.
희한한 악기도 동원되고, 무질서한 손발의 놀림 같지만 질서정연하다. 그저 조건 없이 공으로 베푸는 공연이다. 한국의 이태원 혹은 대학로에서 보는 그런 무대다. 돈을 넣는 통을 앞에 두었지만 그건 관심 밖이다. 모두가 공연에 몰입하고, 모두가 열중하여 보고 있다.
* 낭만의 거리 워터프론트 정녕 이곳은 낭만이 넘치는 거리다. 1시간을 자유시간으로 주었는데 처음에 우리 일행은 두려운 마음에 30분만 요구했다. 가이드는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며 그는 하루 종일이라도 이곳에서 놀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이해한 것은 한참 후였다. 어느 누구도 낯설게 바라보지 않는다. 우리 부부는 흩어져서 둘이 이곳 저곳 다 돌아보았다. 전혀 무섭지 않다. 우리의 외국거리에 대한 편견이었다. 상가도 마음대로 구경할 수 있고, 거리도, 사람도 모두 무한한 자유를 준다. 노르이 타는 거리, 낭만이 타는 거리, 내 돌아가면 많이도 그리울 워터프론트 거리다.
* 고려정 한식 석식
한인 교민이 운영하는 한식 식당이다. 맛이 좋아서 국무총리도 가서 먹는 곳이다. 갈비,김치, 된장국이 한국맛 그대로다. 정말로 맛있다. 도심 한적한 곳이 있다.
그래도 이곳은 교민수가 1000명으로 많은 편이다. 그래서 교민끼리 분쟁도 발생한다. 대사관은 한인끼리의 분쟁은 그냥 둔다. 이 고려정 식당도 모방하여 운영한 동포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 한다. 풍성한 대접을 받은 뜨거운 동포애다.
* 케이프타운 호텔 투숙
첫날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 하고 있다. 케이프타운은 생각보다 훨씬 발달된 도시였다. 최초의 심장병 전문병원도 있다. 화장 문화가 이루어진 고운 묘지다. 자동차으이 운전석이 한국과 반대다. 보아도 보아도, 들어도 들어도 신비로온 이국 정취다.
불빛을 가르고 호텔레 갔다. 바다가 보이는 호텔이란다. 세계적인 1급수 지역으로 수도물을 그냥 먹으란다. 사위가 밤인데도 절경이다.
내일은 많이 걷는단다. 양산은 바람에 꺾이니 썬크림을 사용하란다. 낮 25도, 얇은 셔츠에 잠바 정도, 모자 준비 하란다. 케이프 포인트, 희망봉, 펭귄 몰더스비치,물개섬 그리고 아침 일찍 테이블 마운틴, 꽉 찬 내일이 일정이다. 그 모두가 행복한 여정인 것을, 이 밤 피곤함보다 부푼 기대로 설레인다.
2008년 4월 21일 월요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테이블 마운틴 등정,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 테이블 마운틴 산정, 테이블 마운틴 산정에서 본 비경, 아프리카의 전기 사장, 케이프타운의 축복, 해변의 다시마 군락, 바람이 만든 모래산, 홑베이 물개섬 선착장, 물개섬 유람선, 물개섬 비경, 이민국 아프리카, 만델라의 평화로운 정치, 포도주 유래, 프라스틱이 없는 나라, 뮤젠버그의 해변, 고래 탐지소, 해안선 기차, 아름다운 해변 정경, 은퇴자 마을, 인터넷 용량제, 케이프타운의 동물들, 펭귄이 사는 해변, 랍스터 중식, 야생 원숭이, 케이프타운 국립공원, 슈가트리, 케이프 포인트, 희망봉, 대서양과 인도양의 두 바다, 지구 최남서단에 서다, 국립공원의 야생동물, 게이의 나라 남아공, 값싼 대학 교육비, 남아공의 다음 대통령 후보, 무지개 도시 케이프타운, 해변의 고운 집들, 케이프타운에 대한 나의 느낌, 월드컵으로 알게 된 코리아, 초대 이민자들의 애환, 남아공 국조 기니피그, 남아공의 복지, 남아공의 교육제도, 심각한 에이즈 국가, 다이아몬드 보석관 견학, 탁송가방 쌀 때 주의사항, 남아공의 노동법, 아프리카 여행 마무리
* 테이블 마운틴 등정
오늘은 산이 열렸단다. 빨리 가잔다. 오늘 일정도 바쁟6시 30분이면 해가 지는데 물개섬, 펭귄해변, 케이프타운, 희망봉까지 볼 거싱 많은 날이다. 호텔에서 가까워서 금새 간다.
케이프타운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 한국의 LG전자 광고판이 솟아 있다. 자랑스런 내 조국이 아프리카 최남단에 나부끼고 있다. 시가지를 지나 버스는 테이블 마운틴을 향해 오른다.
*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
승차장 언덕에 도착했을 때 바람은 얌전하여서 케이블카가 정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산봉우리까지 오르는 벅찬 감동의 기계덩이다. 1997년 스위스에서 제작한 것이다. 특징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지대가 없다. 3개 줄만 있다. 또 360도 회전하며 오른다. 스위스 엥겔버르그에서 티틀리스 알프스 영봉을 오를 때 탔던 그 케이블카와 동일하다.
가파른 경사를 빙글빙글 돌며 산의 게곡 구석구석과 해변 도시를 모두 보여준다. 정원은 60명, 5분간 오르는데 10분 간격으로 줄줄이 다닌다. 뚝 꾾어진 절벽을 지나고, 창공을 가르고 산정에 올랐다.
* 테이블 마운틴 산정
산정을 칼로 떡 자르듯 반듯한 평지다. 바위들이 예술이다. 바다가 솟으며 만든 창작품이다. 신의 손길은 장엄했다. 수직으로 뚝뚝 끊어져 내린 절벽이 마디마다 절경이다.
평평한 산정은 자작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기도 하고 바위가 도란도란 모여 살기도 하고, 사람이 왕래하는 길은 줄을 쳐서 안내하기도 한다. 테이블 같은 산을 걷고 싶은 만큼 갔다가 온다. 이곳은 1080m 산봉우리다. 소녀처럼 걷고, 뛰고 하늘 가까운 산정의 너른 품에서 평화로운 순간이었다.
* 테이블 마운틴에서 본 비경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산 아래 케이프타운 시가지가 명하다. 오직 하나뿐인 저수지도 보인다. 저 멀리 포로 수용소인 로빈섬도 보인다. 산정의 가장자리레 사닞늘 찍으라고, 비경을 보라고 전망대를 곳곳에 만들어 두었다. 그곳에 서면 바다도, 항구도시도 가장 고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지라서 키 작은 나무들이 남극의 메세지로 자란다. 독특한 식물들이다. 길은 뽀얗게 열려 있더 사람들은 그 길을 따라 걷는다. 꼭 어느 평지 뜨락을 걷는 기분이다. 이 테이블 마운틴이 있어 케이프타운에 온다는 의미를 가슴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 아프리카의 전기 사정
지난 밤 가이드네 집 정전으로 한국 뉴스를 못 보았단다. 오늘 한국 소식을 전해준다 했는데, 죄송하단다. 아프리카는 20%만 전기 생산하여 많이 부족하다. 발전소 10개 중 4개만 가동되고 6개는 고장으로 자주 정전이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가동하는데 2002년도에 1개가 망가졌다.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도 통보없이 멈출 때가 있다. 3시간 정지된 적도 있다. 오늘 우리는 평화롭게 잘 진행되어 축복받은 여정이다. 그래도 남아공에서는 짐바브웨에 전기를 수출한다. 또 전기 부족으로 남아공은 금광을 못 캐기도 한다. 케이프타운 야경이 까만 그림으로 신문에 나온 적도 있다. 보기에는 화려한 외경인데 아프리카 내부의 아픔이다.
* 케이프타운의 축복
지구를 만든 신이 대지 여신에게 땅을 넓히라고 하여 생긴 영토란다. 그래서인지 케이프타운에는 자연재해가 전혀 없다. 해일, 지진, 호우 등이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래서 바닷가에서도 산다. 오직 바람 피해만 있을 뿐이다. 시드니와 같은 위도 33도 선상에 놓인 나라다.
케이프타운의 테이블 마운틴은 사라ㅏㅁ이 누운 형상의 큰 산이다. 곁에눈 사자가 누운 형상의 작은 산이 있어 둘이 마주 보고 있다. 그리고는 케이프타운을 보듬는다. 애련한 땅에 용기를 주는 축복의 이야기다.
* 해변의 다시마 군락
해변에 다시마와 전복이 많다. 지금은 채취 금지다. 중국인이 너무 많이 따 가서 그렇다. 중국인은 탱크와 잠수함만 빼고 다 먹을 정도라고 표현한다. 바닷가에 까만 다시마들이 군락을 이루며 산다.
다시마는 오메가3, 해구신 제조용으로 쓰인다. 분명 청정의 바다다. 나는 처음으로 보는 다시마의 삶에 신비로뤄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 바람이 만든 모래산
바람은 해변의 모래를 불러 모아 하얀 산을 만들었다. 산자락에 하얗게 보인다. 스노우보드 대신 샌드보드를 타는 사람도 있단다. 가이드도 젊은 기분에 올라가서 탄 적이 있다고 한다.
얼마나 바람이 세면 모래가 산을 이룰까. 얼마나 해변의 모래가 많으면 바람에 실려올까. 아름다운 낭만이다.
* 홑베이 물개섬 선착장
홑베이, Hout Bay는 통나무란 뜻이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표범이 1965년 마지막 으로 출현한 곳이기도 하다. 물개섬에 가기 위해 지금 배를 타러 가는 곳의 마을 이름이 홑베이다. 해적 기지용 마을로 사용된다.
동묵 속에서 보물 찾는 사람도 있고, 영국 여왕의 배가 난파하여 다이아몬드 반쪽을 찾는 사람도 있었단다.
마을은 바다를 바라보며 평지에서 산 언덕까지 어여쁘다. 고운 집들이고, 해변에는 노점 상인들이 즐비하다. 그 사이로 물개섬을 왕래하는 배가 들고 난다.
* 물개섬 유람선
배를 타고 물개가 사는 섬까지 다녀오는 여행이다. 홑베이항에서 배를 타고 왕복 45분 소요된다. 배에 오르자 오붓한 해안을 떠나 점점 넓은 바다로 나간다. 까만 가마우지가 손님을 맞이 하듯 앉아 있다. 검은 오리다. 참으로 귀엽다.
아름다운 것은 바다만은 아니다. 해변의 항구 도시가 꽃처럼 곱다. 산을 타고 늘어선 주택들이 비경이다. 물개섬을 향하여 배는 점점 더 큰 힘으로 달리고 물개를 만난다는 기대에 가슴은 마냥 부풀어 있다.
* 물개섬 비경
물개가 보인다. 바다에서 솟아 오른 바위자락 너른 등짝에 물개들이 까맣게 앉아 있다. 아득한 바다, 생명이 머물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은 사람이 쥐고 있을 뿐 물개의 숨결은 지극히 평화롭다.
이방인을 기쁘게 하려고 몰려든 걸까. 바다에 미끄러지기도 하고, 납작 업드려 있기도 하고, 지느러미와 고개를 내젓기도 하고, 평화의 바다에서 익혀온 그들만의 습관대로 멋드러진 모습을 연출한다.
배가 그들 가까이 다가가서 멈추어도 아랑곳 없다. 사람과 하나 되는 순간이다. 배는 빙그르 한바퀴 돌아 떠나기 전 다시 멈추어 서서 물게섬 비경을 선사한다. 인공이 아니고 천연의 생태를 볼 수 있음에 뜻깊은 여정이며 잊지 못할 물개와의 만남이다.
* 이민국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이민궁이다. 1200년부토 흑인들이, 1488년부터 백인들이 들어와 산다. 다른 인종과는 살 수 없다는 흑인들이다. 흑인을 안 받는 대학도 있다. 끊이없는 마찰을 겪으며 그래도 공존한다.
흑인들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백인들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 가다가 충돌하여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바다를 타고 들어온 유럽 백인의 힘은 아직도 엄청난 영향으로 아프리카를 채우고 있다.
* 만델라의 평화로운 정치
다양한 인종드이 사는 곳이다. 계급은 분명하여 1.백인, 2.인도인, 3,혼혈인, 4.흑인이다. 피라미드 구조 지배 정책으로 운영되는 나라다. 상단에서부터 1,2,3,4 계급이 피라미드를이룬다.
넬슨 만델라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다. 그 이전만 해도 백인 지대에서 흑인 테러가 많았다. 안으로는 테러를 일으키고, 밖으로는 주변국이 침공하도록 유도했다. 그렇게 혼란한 땅을 평화롭게 정치하여 진정시킨 자가 만델라 대통령이다. 그 유명한 남아공의 흑인 대통령, TV에서나 보았던 위인을 그의 나라에서 숨결을 듣는다.
* 포도주 유래
케이프타운의 명소 네곳이 있는데 테이블 마운틴, 워터 프론트, 케이프 포인트, 그리고 콘덴샤 와인 농장이다. 그 만큼 이 나라의 포도주는 유명하다. 우리는 그 농장 주변 길을 따라 다음 여행ㅈ;로 이동하낟.
포도밭 주변에는 장미를 심는다. 장미꽃이 시들 때 '해충이 있구나'하고 병충해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나는 이 대목에서 얼마나 세심한 배려로 포도를 기르는지 알 수 있고 지극히 인간적인 보살핌이라 느꼈다.
포도주는 백인에게 주려고 시작됐다. 나폴레옹에게 줌으로로써 포도주가 알려졌다. 그리고는 프랑스에 보급된 것이다. 햇살이 강하여 당도가 너무 높아서 알콜을 높이는데 14도다. 당도를 낮추려고 햇볕 강한 평지를 피해 비탈길에 심는다.
포도주는 신이 내린 선물이다. 발효 알콜 음료인데 발효하면서 탄수화물이 알콜로 변한다. 포도주를 보는 법은 지역, 생산연도가 중요하다. 포도주에 대하여, 여행 중 많이도 마셨던 유익한 술에 대하여 좋은 지식을 얻었다.
* 프라스틱이 없는 나라
프라스틱이 없는 나라라는 말에 나는 놀랐다. 여성 장신구들이 거의 플라스틱 제품인데 그것이 없다면 무엇으로 만들까 의아했다. 타조알 목걸이란다. 구슬 목걸이란다.
아프리카는 지하자원이 풍부하여 보석도 많이 나온다. 크고 작은 보석으로 제품을 만든다. 그래서 색상이 곱다. 은은하고 천연에 가까운 빛을 발한다. 나도 홑베이항 기념품 상가에서 목걸이와 팔찌를 샀다. 그것은 목걸이나 팔찌에 두는 의미보다 프라스틱이 배제된 장신구, 지하자원으로 만든 천연제품이라는 점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된 것이다.
* 뮤젠버그의 해변
펭귄이 사는 몰더스 비치에 가는 길에 잠시 본 해변이다. 약간 높은 도로에 버스를 주차하고 내려서 바라본 케이프타운과 바다의 만남은 신의 예술이다. 경계선의 아름다움, 도시와 푸른 물의 합창 모두가 지상에 깔린 평화다.
지금 바라다 보이는 곳이 인도양의 아글라스 바다다. 저 오붓한 만은 홀스베이 만이다. '거짓말 만' 이란 뜻이다. 이름의 사유는 모르겠지만 현실이 아닌 거짓말 같은 비경이어서 그렇게 붙여진 이름은 아닐까라고 나는 순간 생각했다. 테이블 마운틴에서 원경으로 감상했던 절경을 목전에서 보고 있다.
* 고래 탐지소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에 고래 탐지소가 있다. 뮤젠버그의 해변을 조망하는 것도 축복인데 곁에 작은 초소가 있고, 한 여인이 바다를 응시하고 있다.
종종 출현하는 고래를 관찰하기 위한 곳이라 하니, 나는 지금 분명 낯선 이국에 섰다는 사실을 강하게 전율한다. 난생 처음 본 장면이며, 어쩜 내 생애에서 하나의 점으로 찍힐 남극의 비경이다. 영문으로 쓴 설명문과 고래 그림이 오랜 기억을 돕고 있다. 영문으로 쓴 설명문과 고래 그림이 오랜 기억을 돕고 있다. 금방이라도 저 고운 바다에서 고래 한마를 솟구칠 것 같다.
* 해안선 기차
케이프타운은 단독 소유였다. 한사람의 도시였는데 그 단독 소유자가 1902년 사망하며 모두 정부에 기증했다. 그것이 오늘날의 케이프타운이다.
산자락 아래 해안선을 따라 기차가 다닌다. 나는 산 위의 길을 따라 버스로 달리고, 기차는 케이프타운을 감싸 안은 해변의 길을 따라 달린다. 어쩌면 저리 고운 길을 내었을까. 철로도 기차도 바다와 하나도는 비경이다. 전기가 흐르는데도 전철선 도둑이 많다는 말은 한줄기 바람으로 날아간다.
* 아름다운 해변 정경
대서양 쪽에서 인도양을 보고 있다. 아름다운 것은 바다만은 아니다. 해변이 그려내는 마을 풍경, 바다가 그려내는 푸른 빛 낭만, 모두 이방인을 설레게 한다. 산 아래 HOUT BAY(홑베이) 항구를 중심으로 마을이 곱게 앉아 있다.
이곳은 1년에 1만원을 내고 낚시 허가증을 받아야 낚시를 할 수있다. 잡는 해산물 숫자도 정해져 있다. 하루에 조개 50개까지만 잡도록 허락한다. 바다는, 해변은 이런 인간의 보호에 대하여 깊은 고마움으로 초롱초롱 아름다운 정경을 선사하고 있다.
* 은퇴자 마을
아담한 마을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평화로이 전개된다. 얕으막한 지붕의 색상들이 곱다. 은퇴자 마을이라고 부른다.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고 아름다운 노년을 엮고 있다.
여기서는 천천히 운전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운전면허 따기에 좋다고 한다. 은퇴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라고 생각 들었다. 우리의 버스도 서행으로 지나고 있다.
* 인터넷 용량제
분리수거에 대하여는 용량제가 아니다.그런데 인터넷에 대하여는 용량제다. 1일 1기가만 사용하겠다 했으면 그 이상은 다운 받지 못한다. 쓰레기에 대하여는 넉넉한 인심인데, 그래서 살기 좋은데 인터넷에 대하여는 야박한 규제로 불편하다.
아직 인터넷이 한국만큼 발달되지도 않았고, 전기도 턱없이 부족하니 내려진 조치가 아닐까 싶다. 내 조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아프리카에서는 단단한 법으로 흐르고 있다.
* 케이프타운의 동물들
까마귀 종류의 검은 새가 많다. 날아갈 때 보면 겨드랑이가 주황색이다. 빨간 날개를 가진 새라고 부른다.
산에는 뱀도 많다. 산불이 나면 산마을의 피해는 불보다 뱀의 피해가 더 크다. 뱀이 내려와서 민가에 파고 든다. 케이프타운의 살모사는 치명독을 품고 있다.
해국 상징 모자에는 개가 그려져 있다. 군인 위로용이다. 참으로 동물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인간적인 정의 표징이다.
* 펭귄이 사는 해변
아프리카 펭귄이 많이 사는 곳이다. 펭귄을 만나러 가고 있다. 주차장 주변에는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많고, 해변 마을이 아름답게 들어서 있다. 잘 발달된 건축물들이며 고운 꽃과 남국의 식물들이 먼저 이방인을 반긴다.
표를 사서 입장했다. 인공으로 내어 놓은 긴 나무다리 길을 따라 다다른 해변에서 펭귄 무리를 만났다. 작고 귀여운 펭귄가족이 모여 산다. 사람이 다다가도 미동도 없이 그들만의 움직임으로 평온하다. 귀가 빨간 것은 바닷물을 말리는 중이다.
먹이를 주거나, 알을 가져가는 것은 금지다. 한국인이 펭귄알을 훔쳐가다가 걸린 적이 있다고 말해준다. 중국인은 한달에 한번꼴로 알을 훔쳐간다는 보도가 1면 기사로 나고 있다니 동양인의 부끄러운 이야기다. 그만큼 이곳은 철저히 펭귄을 보호하는 구역이다.
바위 위에 오르는 모습이 앙징스럽다.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니 뒤뚱뒤뚱 걸음으로 기어 오른다. 주루룩 떨어지기도 한다. 알을 품고 있는듯 모래밭에 고요히 앉아 있는 펭귄도 있다. 황색 펭귄은 11월에 알을 낳고 성인식 한다. 한마리는 멀리 사람들이 나가는 출구까지 와서 나무 아래에서 배웅한다. 동물원의 닫힌 공간에서 보던 새를 열린 공간에서 만나는 진풍경이다.
* 랍스터 중식
바다를 보며 아름다운 식사를 했다. 노르웨이 구드방겐 피요르드 바다 해변 마을에서 먹었던 랍스터다. 바닷가재, 새우, 오징어 튀김, 밥, 야채, 아이스크림, 포도주, 커피까지 맛있게 먹었다. 흑인들의 서빙이 정성스러웠다.
식당 주변은 아프리카 자연 풍경 그대로다. 정원에는 바나나 나무도 있고 바나나가 열려 있다. 신기하여 만져보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한덩이만 열리는 게 아니고 줄줄이 덩이가 자라며 내려온다. 풍성하게 과일을 제공하는 바나나 나무다.
* 야생 원숭이
식당 주차장에 세워둔 차 위에 야생 원숭이가 앉아 있다. 개코 원숭이 종류로 이름이 바분 원숭이다. 가까이 가면 안된다. 먹이를 얻으려 할퀴며 달려든다는 것이다. 조금 떨어진 반경 안에서 마주 보았다. 사람들ㄹ이 몰리자 숲속 나무로 타고 오른다. 덩치 큰 원숭이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랍스터 중식과 정겨운 동식물과 마다 비경은 먼 훗날 나의 기억 창고에서 여행 중의 큰 선물로 빛나리라.
* 케이프타운 국립공원
자연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공원이다. 1936년 정부에서 지정했다. 포유류가 60종, 식물이 1800종 서식한다. 공원 안에는 많은 동물들이 실고 있고 가끔은 사슴이 도로변까지 나온다는데 기대되는 대목이다. 대표 식물은 보이차와 악마의 발톱이다. 뿌리가 사나워서 악마의 발톱이라 부르는데 꽃은 상당히 아름답다는 것이다.
노란꽃 물결이 제주도 같다. 한라산 산정 선작지와 평원의 키 작은 나무 숲처럼, 그와 유사한 키 작은 나무 물결이 대평원이다. 서서히 케이프타운의 국립공원 산정을 향해 버스가 돌고 돌며 오른다. 케이프 포인트와 희망봉을 가기 위해서다. 나는 지금 지구의 최남단 영토를 향해 천연의 숲길을 달리고 있다.
* 슈가 트리
케이프라운 국립공원은 상당히 넓어서 달려도, 달려도 끝이 없다. 창밖에는 가끔씩 하얀 나무가 보인다. 더러는 물결을 이루기도 한다. 슈가 트리다. 설탕을 뿌린 것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초록 물결 속에 하얀 물결이 장관이다. 맛은 쓰다 하는데 한웅큼 쥐어 먹으면 아프리카이 열정적인 단맛이 입안 가득할 듯하다.
* 케이프 포인트
국립공원의 산정이다. 해발 250m~290m까지 오른 지점에서 빨갛게 오롯이 선 케이프 포인트를 만났다. 희망 등대가 산정에 용감하게 서 있다.
오를 때는 플라잉 더치민이라는 기차로 산등을 타고 오르고 내려올 땐 걸어서 내려온다. 지금은 한갖 관광지로 변해버렸지만 아프리카를밝혀주는 횃불이다. 산 중턱에서 안내소 건물에 들어가 사진과 함께 전시된 역사를 배우고 가파른 산길을 걸어서 올라갔다. 짧은 거리지만 경사가 급하여 숨이 찼다.
각 나라에 대한 방향 표시 기둥이 서 있고, 바다가 전개된다. 뚝 끊어진 절벽 아래 아득한 물길, 그 옛날 유럽인들이 아파리카를 찾아오던 길이리라. 그날의 항해를 떠올리며 바라보았다. 내려오는 길은 산과 바다, 그리고 희망 등대가 이루는 비경이 환상이었다. 이 순간 먼먼 아프리카 대륙의 영토에 섰다는 절감으로 한발짝 한발짝 내딛는 걸음이 소중하다.
* 희망봉
이미 들어온 이름이다. 워낙 먼 곳에 있어 상상으로만 기억하던 곳에 내가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케이프타운 국립공원 안에 있다. 케이프 포인트에서 하산하며 지구의 최남단 희망봉을 조망한다. 눈과 발을 묶는 비경이다.
바다를 향해 내민 애련한 땅, 그 주위를 바다가 감싸며 하얀 파도의 띠로 희망을 노래한다. 코발트 빛, 청빛, 하늘 빛, 흰빛으로 겹겹이 비경을 자아낸다. 케이프 포인트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봉우리지만 어느 동물의 머리처럼 바다를 향하여 포효하듯 목을 내밀고 있다. 저기가 바로 희망봉이다.
희망봉, 그 이름에 대하여는 원래 디아스가 '폭풍의 곶'으로 지었는데 후에 바스코다가마가 '희망봉'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그대로 해석하면 '희망곶'이란다. 디아스가 더 중요한 인물이며 이름도 맞게 지었다는 것이다. 디아스의 검은 색 석탑도 국립공원 안에 있다. 가이드는 계속 희망곶이라고 부른다. 어떤 이름이든 망망대해의 희망으로 빛나고 있다.
* 대서양과 인도양의 두 바다
바다가 하나로 둥글게 이어진 것 같지만 양편으로 두 바다가 전개된다. 오른쪽은 방글라스 즉 대서양이고, 왼쪽은 아글라스 즉 인도양이다. 나를 지도상에서 아프리카 최남단의 지점에 놓고 바다를 향해 보면 답은 쉽게 얻어진다.
그 경계선은 케이프 포인트에서 바라보였고 어떤 이는 인도양이 더 탁하다고, 그렇게 대서양과 인도양을 구분 짓는다는데 그래서일까. 내 눈에도 그런 이미지로 다가온다. 희망봉 앞바다에서 경계선을 이루며 두 바다가 합류하고 있다. 지구 대륙의 끝점에 이르었기에 육안으로 확인되는 기막힌 경관이다.
* 지구 최남서단에 서다
희망봉은 지구 최남서단이다. 나는 지금 그 땅에 서 있다. 꿈속을 걷듯 걸어 올랐다. 정녕 현실인데 믿어지지 않는 행운이다. 희망봉을 본 것도, 그 해변에 선 것도 감격인데 자유시간을 주었을 때 나의 값진 땀으로 희망봉 정상에 오른 것은 생애 최고의 감동이다.
그리 높은 봉우리는 아니지만 힘들었다. 돌고 돌며 바위를 잡고, 줄을 잡고 올랐다. 갈림길에서 희망봉 정상과 희망봉 조망소가 있는데 나는 희망봉 정상을 택하여 높은 지점 끝에 오른 것이다.
지구 최남서단에 선 것이다. 이곳에 오른 사람들이 돌을 쌓아 크고 작은 석탑이 늘어서 있다. 큰 바위도 있고 희망봉은 돌과 바위 꽃이다. 나와 남편도 우리 가족, 우리 부부의 탑을 쌓았다. 바다와 바위만이 생존하는 곳이다. 소슬한 영토지만 저 멀리 대해를 떠돌던 사람들에게는 희망이었던 곳이다. 바다와 대륙이 만난 희망의 땅에 아름다운 삶으로 내가 서 있다.
* 국립공원의 야생 동물
바다와 육지 모두 낚시조차 금지하는 나라다. 바다에는 다시미가 무성하게 자라고 산에는 야생동물이 활기치고 산다. 특히 케이프타운 국립공원인 이곳에서는 버스를 타고 지나며 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야생 사슴을 들어올 때 보았는데, 나갈 때는 야생 타조, 야생 토끼를 보았다. 도로에서 조금 떨어진 곳인데 차가 지나도 동요하지 않는다. 한두 마리도 아니고 많다. 덩치 큰 타조들이 성큼성큼 걸어 다니다. 그들은 아프리카를 찾아온 이방인에게 큰 선물이다. 참으로 고운 정경이다.
사암돌이라서 바위와 돌이 노랗다. 산중에는 초소가 있다. 동물 보호용 집이다. 한마리를 잡으면 한화로 천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엄격한 동물 보호법으로 국립공원을 지키고 있다. 드넓은 땅을 지정하여 식물과 동물, 바다와 대륙을 보호하고 있다.
* 게이의 나라 남아공
남아공은 게이의 나라라고 한다. 흑인의 성문제가 지나친 자유로 흐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유럽여행 중 들었던 이야기와 접목하니 쉽게 이해됐다.
게이들의 부부는 무지개 깃발을 내걸고 산다. 네덜란드 암스텔담에서 보았던 무지개 깃발의 집을 스쳐 지나가며 보았을 때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역시 그것도 유럽과 유사하다. 남아공은 특히 네덜란드와 영국의 지배를 많이 받고 또 그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어 동일한 문화인 것 같다.
* 값싼 대학 교육비
기숙사비를 포함하여 1년 대학교육비가 150만원이다. 놀랄만큼 싼 교육비다. 가이드 샘이 유학 온 1999년 무렵에는 역시 기숙사비를 포함한 1년 교육비가 80만원~100만원이었단다. 도저히 대학교육비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1학기 시작은 2월부터다. 여러나라를 다니며 듣는 교육제도나 교육비에 대하여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것도 큰 소득이다. 우리나라의 대학교육비는 비싼 편인데도 대학교육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을 보면 상대적으로 그만큼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남아공의 다음 대통령 후보
남아공의 다음 대통령 후보는 만델라 제자인 주마다. 그는 초등학교 졸업자이고 현재 90%의 당선을 예상하고 있다. 주마는 천당의 시계에 비유하여 회자되고 있는데 거짓말을 하도 많이 해서다. 신부님이 12시에 정지되어 있다면 주마는 선풍기 시계라고, 그래서 계속 거짓말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공약한 첫째는 광산 국유화다. 둘째는 은행도 국유화해서 해외 자본ㅇ르 모두 내보낸다는 것이다. 셋째는 사형제도 부활이다. 그 동안은 살인자도 2년이면 해방시켰다. 감옥이 없어서, 사형제도가 없어서 그랬다. 친구 딸을 범한 자, 주마의 공약을 대부분 사람들은 안 믿는다.
교포 가이드는 말한다. 남아공에 투자 하려거든 대선이 끝나는 2010년 이후에 결정하라는 것이다. 현재는 랜드의 화폐 가치가 떨어져 불안하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든 지도자와 국가의 관계는 깊으며 훌륭한 지도자를, 미흡한 지도자를 백성들은 알고 있음을 보는 대목이다.
* 무지개 도시 케이프타운
해지는 바다가 곱다. 케이프타운 국립공원에 있는 케이프 포인트와 희망봉을 본 후 돌아오는 길의 정경은 참으로 곱다. 드넓은 국립공원의 숲길을 달리는 것도, 바다를 보는 것도 아름다운데 파란 하늘까지, 그런데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다. 해의 곁에 아롱지는 무지개가 예술이다.
이곳은 지구의 최만서단에 위치한 땅이다. 바다를 다 보듬고 있으니 수증기가 증발하여 하늘을 타고 으로다가 태양을 만나면 고운 무지개가 생기는 것이다. 하늘에 무지개가 자주 떠서 케이프타운을 무지개 도시라 부른다니 신은 애련한 땅에게 또 하나의 축복을 주신 것이 아닐까 싶다.
* 해변의 고운 집들
그림처럼 집을 짓고 사는 도시다. 2층의 아파트도 보인다. 단층 주택도 저층 아파트도 해변의 집들은 아름답다. 이곳 사람들은 산이나, 바닷가에 집을 짓고 산다.
우리가 머문 호텔도 테이블 마운틴, 바로 그 산 아래였다. 룸의 창을 열면 거대한 테이블 마운틴이 보이고, 현관 밖으로 나오면 시가지 너머로 바다가 보였다. 케이프타운은 산과 바다의 축복을 받은 도시다.
* 케이프타운에 대한 나의 느낌
사람이 만든 도시일까. 신이 만든 도시일까. 아무리 보아도 인간의 눈으로 판명하기는 어려울만큼 고운 도시다. 나의 가슴으로는 그렇게 느껴진다. 어느 곳을 바라보아도 나는 수채화 명화 속 주인공이다. 스 안에 내가 있고, 나를 감싼 자연과 고운 건물들이 명화의 화포가 되어준다.
테이블 마운틴 아래 모여 사는 지구 최남단의 도시, 바다만 바라보는 수정 도시, 맑다가 푸르다가 꿈에 젖은 도시다.
* 월드컵으로 알게 된 코리아
월드컵 2002년 한국선수 출전 당시, 대한민국에서 치러진 그 세계축전에서 등장한 악마의 응원단에서 KOREA가 알려졌다. 6.25 참전 혈맹국이어도 코리아를 잘 몰랐는데 말이다.
그때 유니폼을 대사관에서 나누어 주었는데 인기가 최고였단다. 붉은 막마, 한국에서도 모두 사지 않았던가. 스포츠는 위대함을 새삼 느껴지게 하는 대목이다. 요번에 남아공은 월드컵 예선에서 떨어졌다. 자국에서 치러질 월드컵인데 그래서 아쉽다는 것이다. 한국의 축구가 조국을 알렸으니 더욱 자랑스럽다.
* 초대 이민자들의 애환
최고 성공자는 시업자들이다. 요하네스버그의 차 사업은 그 으뜸이다. 과속 카메라를 설비하고 찍힌 벌금의 1/2만 나라에 내면 된다. 대우직원이 그 사업을 하고 있다.
다음은 사진관 운영이다. 약간 수정해서 인화해 주면 사진이 잘 나왔으니까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어 사업이 번창한다.
반면에 실패자도 많다. 1980년부터 이민 시작으로 이민 역사는 짧은 편인데 동포끼리 사기 치기도 하고, 생활고로 비자 사기사건도 나는 등 애환이 많다. 초기에는 선교자들이 이민 왔는데 지금은 주로 사업가드이 이민 와서 성공하여 안정되게 사는 편이다.
* 남아공의 국조 기니피그
케이프 포인트와 희망봉을 보고 다시 케이프타운으로 돌아올 때 도심 부근의 공원에서 특이한 새를 보았다. 저녁 무렵인데 덩치 큰 새가 걸어 다닌다. 남아공의 국조 피그니, 날지 못하는 새다.
저 멀리 테이블 마운틴은 사람이 누운 형상으로 평화롭고 국조 기니피그는 날개를 접은 채 평화로이 풀숲을 거닌다. 왜 날지 못하는 새를 국조로 정했을까. 대륙의 끝점에서 더 이상 날아갈 필요성이 없음일까. 궁금증이 나의 뇌리를 흔들었다. 모두가 애련하다.
* 남아공의 복지
통합 GNP가 6천불이다.백인들은 2만~3만불이다. 헬기 타고 골프 치러 다니는 부자 백인들도 있고, 공항 근처의 판자집 흑인도 있다. 분명 흑인과 백인의 삶은 큰 차이가 있다.
국가 세금으로 월급의 3%를 납세한다. 민원은 엉망이다. 기다리다 그냥 돌아갈 때도 많다. 복지 의료보험은 없다. 개인 의료보험을 들어야 한다. 국립병원은 출산비가 30만원이다. 15만~20만원은 납부해야 한다. 출산실 칸칸이 있는데 한칸에 순서대로 들어가 출산한다. 사립병원은 300만원으로 시설이 좋다.
은퇴자들에게는 약간의 지원금이 있다.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4명 공무원의 식사비가 1천마원 정도다. 돈을 밝혀서 그들이 가져가기 때문이다. 복지가 엉망이란 생각이 든다. 들으면서 우습기도 하고 가련하기도 했다.
* 남아공의 교육제도
초등 6년 중등 2년을 합하여 8학년 공부하고 중3부터 하이스쿨까지는 4년이다. 오후 2시에 하교하여 교수로부터 악기교습이 가능한데 1시간당 5천원으로 싸다.
대학은 수능 후 자원봉사, 내신성적으로 대입이 결정되는데 의학과는 4+2년 교육이고, 법학과는 6년, 전문기술직은 3년이다. 석사는 1년만 더 공부하면 된다. 교육제도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 심각한 에이즈 국가
이 나라는 에이즈 국가다. 군인들을 통계로 하는데 상당히 심각하다. 의무적으로 에이즈 뱃지를 달고 다녀야 한다. 붉은 열매 모양이다. 에이즈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담배가 사람에게 해롭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생각하는 수준이다.
생산계급에서 하급직원 월급 안 주고 포도주를 준다. 그것이 성적 문란의 시작이다. 학교에서 포르노 비디오 틀어 주어서 그렇기도 하다. 공부한 자들은 모두 영국이나 캐나다로 나간다. 결국 무지한 자들의 잘못된 성행위로 불러온 위험 사태인데 정작 당사자들은 그조차 모르고 있음에 더욱 안타깝다.
거리의 걸인 아이들은 돈 주면 나쁜 짓 한다. 먹을 것을 주었더니 던지더란다. 이 나라 아이들은 영악하다는 것이다. 아이들까지 멍들은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스런 대목이다.
* 다이아몬드 보석관 견학
먹는 것으로는 보이스차가 남아공의 명품이고 보석으로는 다이아몬드가 명품이다. 그 다이아몬드 보석관에 견학하여 다이아몬드 제작과정을 공부했다. 여러 기구들이 놓여 있다.
동판에 다이아몬드 가루를 입혀서 자른 후 긴 막대기에 꿰어 간다. 갈을 때 그 각도에 따라서 보석이 결정된다. 71면까지 조각이 가능한데 하트 모양으로 최고급이다.
많은 보석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시자 동상도 세워져 아프리카를 실감나게 한다. 축복받은 나라다. 다이아몬드, 금 등 많은 보석이 나는 나라다. 보석관에서는 생수도 한병씩 제공하여 목을 축였다. 그들의 나라에 대하여 홍보하는 곳이다. 아무튼 아프리카의 화려한 보석들은 어느 곳에서나 만나지 못하는 웅장한 규모다.
* 탁송 가방 쌀 때 주의사항
이제 석식하면 모든 여행 일정이 끝난다. 잘 마무리된 여행이다. 오늘 밤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가방을 싸야 한다. 짐은 인천 공항까지 간다.그런데 탁송가방 쌀 때는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이 나라에서는 돈처럼 보이는 편지 같은 것은 탁송가방에 넣지 말아야 한다. 돈인줄 알고 공항직원의 손에 가방이 열린다는 것이다. 카메라, 핸드폰도 넣으면 안된다. 10명 중 한명 꼴로 짐 뜯기거나 분실 당하고 있다.
반드시 짐 텍을 확인해야 한다. 인찬까지로 되어 있는지 살펴봐야 하고 짐 텍은 인천까지 꼭 보관해야 한다. 와인은 1인당 2병까지 탁송 가능하다. 들고 들어가는 것은 금지다. 제일 안전한 것은 홍콩공항에서 떠날 때 사는 것이다.
내일은 8시 모님콜, 9시 50분 출발이다. 케이프타운에서 12시 40분 비행기다. 요하네스버그까지는 2시간 여유, 홍콩에서는 1시간 여유로 촉박하다. 홍콩까지는 13시간, 홍콩에서 인천까지는 4시간 소요된다. 비행기 타는 시간도 내게는 소중한 시간이다. 창공과의 대면, 우주 속의 나를 조명하는 시간 여행이다.
석식은 중국 식당에서 했다. 깔끔하고 맛있다. 수박까지 후식으로 주어 잘 먹었다. 호텔로 돌아와 그 동안 모아둔 짐 하나 하나를 다시 점검하며, 특히 돈으로 의심될 종이류는 모두 들고 가는 손가방으로 옮겼다. 늦은 밤까지 힘들었지만 이것도 아프리카 여행의 큰 추억이리라.
* 남아공의 노동법
이 나라의 노동법은 강하다. 그래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 호텔에서 3명 잘랐는데 CCTV 설치했다 하여 영업정지 당해서다. 우리에게 크게 해당되는 것은 없지만 비행기 탈 때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
비행기 좌석도 티켓팅할 때 원하는대로 주지 않는다. 시스템상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들 마음대로 주는 것 같다. 홍콩에서 서울 갈 때는 윈도우시트(창쪽) 혹은 아일시트(복도쪽) 원하는대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도 많았지만 이 나라의 법에 대하여 알게된 유익항 체험이다.
* 아프리카의 여행 마무리
아프리카의 교포 가이드 샘, 29세 젊은 청년은 떠나 갔다. 아쉬운 작별이다. 이제 한국에서 동행한 최준영 실장이 여행 마무리로 몇 가지 알려준다.
인천공항에 내리면 도착한 곳에서 바로 아시아나 항공에서 마일리지를 넣고 가란다. 비행기표 사본과 SA 항공 보딩 패스 조각을 합하여 제출하면 되는데 25000마일~28000마일쯤 될 거란다.
그룹 투어 비행기는 가격이 싼 뒷좌석 배정이어서 마일리지도 약간 다운 된다는 것이다. 이번 여행은 실제로는 상당히 높은 마일리지인데 그 정도만 적용받는다. 사실 2만 5천 마일도 큰 선물이다. 가족 합산으로 9천 마일이면 제주도 1인 왕복 항공권이 나오는데 적어도 2명이 무임 왕복 제주도 여행 가능하지 않은가.
긴 여정이었다. 아프리카도, 남미도 어려운 여행이었다. 긴 날짜와 큰 액수의 여행비,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강한 체력과 건강을 요구한다는 사실이다. 나와 남편은 축복 받은 사람이라고 여겨진다. 그런 것들 중에서도 그래도 크게 제약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돌아가면 내 조국에 보고 들은대로 글을 써서 알리는 것도 나의 몫이다. 나는 시인이다. 남편은 수필가다. 우리는문인의 사명에 충실하여 글로 그 축복에 대하여 보답할 것이다.
2008년 4월 22일 화요일 아프리카 출발
케이프타운 호텔 출발, 케이프타운 공항 이륙, 눈물고운 땅 아프리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홍콩행 환승, 기내 모니터
* 케이프타운 호텔 출발
오전 일찍부터 서둘렀다. 머리를 감고, 테이블 서랍에 있는 드라이기를 꺼내 말리고 1층 식당에서 뷔페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룸에서도 테이블 마운틴이 보이더니 호텔 문을 나서자 정면으로 테이블 마운틴이 보인다.
멀리 케이프타운 시가지와 항구, LG 광고판이 가장 높은 건물에 있고, 야자수와 열대 식물들 모두 아름답다. 아쉬움으로 한동안 시선을 고정시켜 두루두루 바라보았다.
오전 10시에 버스에 올랐다. 이제 집으로 간다. 12시 40분 케잎타운 발 SA 항공으로 출발한다. 이틀 동안 잘 보듬어주었던 호텔에게 뜨거운 손으로 기약없는 이별을 고했다.
* 케이프타운 공항 이륙
이 비행기는 요하네스버그까지 간다. 요하네스버그에서 2시간의 여유가 있다. 다시 홍콩행으로 환승하여 인천에 간다. 흑인 직원은 여전히 수속업무가 늦다. 한사람의 티켓팅 시간이 10분이 넘는다.
이 공항은 국내선이라서 게이트가 한곳에 길게 모여 있고, 단층에서 탑승하므로 공항문 밖으로 나가 걸어서 비행기에 올랐다. 화창하고, 청빛 하늘, 아름다운 날씨의 배웅이다. 남편은 27E, 나는 27F 창가 좌석이다. 케이프타운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는 2시간 소요다.
* 눈물고운 땅 아프리카
비행기가 이륙하자 곧바로 바다로 진입한다. 뒤로는 테이블 마운틴이, 앞으로는 푸른 바다가 전개된다. 다음으로는 우람한 산맥이 줄을 잇는다. 나무가 없는 황막한 산맥이다.
그리고는 그 산맥을 넘어가자 평평한 산과 평원이 이어진다. 올 때도 보았지만 갈 떄도 쾌청하여 아프리카의 땅을 바라보며 간다. 금광도 보이고, 동그란 경작지도 보인다. 광활하다가, 쓸쓸하다가, 산도, 바다도, 평원도 모두 눈물고운 땅이다.
내가 이제 이 길을 오겠는가. 시간과 건강이 허락한다해도 다른 대륙으로 떠나겠지. 모두가 소중하고, 보람되고 행복한 순간이다.
*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홍콩행 환승
현지 시간으로 오후 2시 40분에 케이프타운에서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했다. 같은 남아공 하늘을 날아왔다. 이곳에서 홍콩행으로 환승한다.
요하네스버그 공항은 국제선 공항이라서 광활하다. 상공에서 보이는 요하네스버그의 시가지도 끝없는 평원에 넓게 자리하고, 활주로도 규모가 대단히 크다. 아프리카 대부분 항로가 이 요하네스버그 공항을 거쳐서 간다.
비행기는 현지시간 16:55분 정시에 이륙했다. !6:10분경 보딩하여 탑승했다. 벌써 석양이 드리운다. 동쪽에서부터 밀려오는 어둠이다. 오후 5시 30분인데 하늘은 벌써 어둑어둑하다.
이 비행기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동편을 향해 어둠을 만나며 간다. 그래서 밤은 더욱 빨리 오는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아시아로 용감하게 날아가고 있다.
* 기내 모니터
남아공 비행기 SZ 항공은 모니터가 바로 내 앞 의자에 붙어 있다. 그래서 내가 조절해서 본다. 항로도 볼 수 있고, 영화, 코미디, 음악 등 다양하다.
항로를 먼저 보니 요하네스버그에서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와 어둠이 아프리카 쪽으로 짙게 오는 모습이 뜬다. 비핵기는 점점 인도양으로 접어든다. 비행 시간이 13시간 20분이다. 그야말로 하루의 1/2을 날아가는 것이다. 아지고 남은 시간이 12시간이다. 참으로 긴 여정이다.
석식 후에는 영화를 보았다. 'Bella', 91분 짜리 Romance다. Bella is a true love story about how oneday in New York city changed three people forever. 자막에 뜨는 서문이다. 벨라는 뉴욕시에서 하루 동안에 세 사람의 운명을 영원히 바꾸어 준다는 진실한 사랑 이야기다.
내가 주인공들이 영어로 하는 말들을 다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 한 여인과 우수에 젖은 긴 머리, 긴 수염의 남자와의 사랑 이야기다. 육체적인 사랑 이야기는 전혀 아니고 그 남자는 그 여자를 돌보며 지켜주며, 그녀의 아픔까지 눈물까지 함께 한다. 무엇이 아팠는지 맨끝에서야 밝혀졌다. 그녀의 잃어버린 딸을 그 남자가 찾아주었다. 그래서 셋이 행복하게 해변을 걷는 것으로 막이 내린다.
언어는 잘 몰라도 장면마다 낭만이다. 흐르는 음악은 더욱 낭만이다. 긴 시간을 한도막 잘라 시네마에 젖은 나의 시간은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이제 자야 한다. 홍콩까지는 9시간 남았다. 나는 조수미의 천상의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한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여인, 그녀의 음악이 모니터에 떠 있다. 영화도 아름답고, 음악도 아름답고, SA 항공의 모니터는 장시간의 비행시간을 영리하게 소모시킨다.
2008년 4월 23일 수요일 홍콩공항, 인천공항 도착
홍콩에서 인천행 환승, 홍콩공항 건물 외경, 홍콩공항 이륙, 인천공항 도착
* 홍콩에서 인천행 환승
밤을 날아서 낮으로 넘어왔다. 지난 밤 늦도록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집에 간다는 설레임에 잠이 오지 않아 남편과 두 아들에 대하여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다가 잠시 눈도 붙였다.
해가 뜨고 기내 조식이 나오고, 하루가 넘어가고, 이제 홍콩에 거의 다다랐다. 홍콩 상공은 안개가 자욱하다. 바다 바로 곁에 공항이 있어서일까. SA항공은 얌전히 내려앉고 홍콩공항에서 인천행 OZ 아시아나 722편 항공으로 환승한다. 홍콩공항은 오랜 연륜인듯 어둑하다. 시간이 급하여 분주히 게이트로 옮겼다.
낮 12시 10분에 도착하여 13시 15분 비행기, 16번 GATE다. 우리 부부는 31A, 31B 창가 좌석이다. 원래는 내가 32G인데 우리 일행이어서 바꾸어 앉았다. 비행기 안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아시아인이 많다. 여기는 아시아, 내 조국이 속한 대륙이다.
* 홍콩 공항 건물 외경
이제 이륙 준비를 마치고 비행기는 활주로를 향해 서서히 간다. 나는 어느 공항이든 주변을 살펴보는 것도 여행의 하나로 여긴다. 그런데 홍콩 공항은 아주 특이하다.
공항 건물이 둥글게 지어져 있다. 굽어진 건물이 땅을 감싸안고 있다. 아주 긴 건물이 직선으로 서 있지 않고 곡선으로 서 있다. 영국이 지배한 땅이었으니 선진 양식일까. 나는 신기하여서 큰 눈으로 한동안 살펴보았다.
* 홍콩 공항 이륙
활주로에서 대기하던 비행기는 힘차게 차오른다. 홍콩을 낮에 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비행기가 급선회하여 구름층을 뚫고 올라서 지산을 본 시간은 잠시지만 홍콩은 중국의 다른 도시와는 분명 달랐다.
바다의 만에 즐비하게 선 고층건물이 문화의 발달을 알려준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화려한 도시다. 지금은 중국에게 반환하여 중국인과 떠나지 않은 유럽인이 공존하는 도시다. 산, 바다를 끼고 자리한 아름다운 영토다.
구름층을 뚫고 오르자 창공은 우주 순수의 청빛이다. 바다 위, 하얀 구름과 함께 그려내는 명화다. 현재 한국시간 오후 4시다. 오후 5시 30분 인천 도착 예정이다. 3시간 소요, 이제 1시간 30분 후면 도착한다.
아시아나 항공은 제주도를 지나 한반도의 땅 위를 진입한다. 나는 이제 먼 여정을 접고 내 조국의 품에 안긴다.
* 인천 공항 도착
아프리카 남아공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이렇게 5개국을 12박 14일 일정으로 무사히 마치고돌아간다. 가장 궁금한 것은 두 아들이고, 시골에 계신 부모님, 형제들이다.
긴 여행은 그 만큼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해준다. 새로운땅에서 많은 것을 얻었으니 나는 시인으로서의 사명과 또한 아내, 어미로서의 본분에 더욱 충실하 것이다. 내 생애 아름다운 삶의 한도막이었다.
비행기는 정시에 도착했다. 인천 국제공항은 광활하다. 김포공항에서 국제선만 이곳으로 옮겨왔다. 영종도 섬에 바다 한도막을 육지로 메워 지은 공항이다. 지을 당시에는 여러가지 말이 난무했는데 현재는 세계 2, 3위에 자랑스럽게 오르는 아주 훌륭한 공항이다. 외경, 내경, 친절도 등이 호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두 아들에게 도착 사실을 알리고 아시아나 항공 안내소로 가서 마일리지를 적립했다. OZ 아시아나 항공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남아공 SA항공도 아시아나와 제휴사로 함께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적립된다. 2만 5천 마일이 넘을거라 하니 국내선 제주도 항공 왕복권을 두 사람분 하고도 넘는 액수다. 그 만큼 내가 투자한 여행비지만 돈과 바꿀 수 없는 엄청남 세계의 산 지식을 안고 왔으니 결코 아깝지 않다.
가장 적은 투자로 가장 큰 효율을 얻는 것이 여행이라 했다. 나는 그 요육 법칙에 따라 자녀도 그렇게 길렀고, 나의 삶도 그렇게 산다. 비행기가 그리울 때면, 또 다른 대륙이 그리울 때면 문학에 대한 향연으로 또 여행이 시작된다. 고국의 품은 여전히 포근하다. 이제 내가 담아온 소중한 자료들을 토대로 문학기행 자취록과 시를 써서 조국에 보담하리라. 방대한 작업이지만 기쁨으로, 행복으로 나는 충문히 할 수 있다. <끝>
2008년 7월 26일 토요일 오전 6시 40분에 마치다. 松花 김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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