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81년, 종로 거리를 걷다 삼보컴퓨터 대리점을 보았습니다.
요즘의 양문형 냉장고 만한 컴퓨터가 밖에서 잘 보이도록 유리벽에 진열되어 있었는데 그 성능이 궁금했습니다.
2. 해외현장에 나갔더니 HP에서 만든 AT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 때 컴퓨터 사용법을 배웠습니다.
LOTUS 123이라는 프로그램도 사용해 봤는데 컴퓨터로 양식도 만들고 숫자 계산도 한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러나 사용하는 OS는 Dos였기 때문에 작업중에 프린트를 하거나 하는 동시작업은 불가능해서 작업이 모두 끝나야 다른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3. 귀국해 보니 국내에선 아직도 컴퓨터 도입이 늦어서 설계사무소에서 사용하는 것이 8”모니터에 8비트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몇 년 후에 AT컴퓨터를 도입한 후에 AutoCad R10 사용법을 배웠습니다.
이 AT컴퓨터는 CPU 286이며 무려 40MB의 하드디스크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그 당시 이정도의 용량이 보편적이었습니다.
(이 무렵 내가 1.44MB용량의 4” 플로피디스켓 10장들이 1박스를 구입했는데 나중에 컴퓨터 사면 쓰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판단이였습니다)
4. 정부에서 국민들이 컴퓨터 구입을 쉽게 한다며 100만원짜리 교육용 컴퓨터 도입을 추진했고 많은 학교에서 이 컴퓨터를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학교에서 노후되어 교체하려고 내 놓은 이 컴퓨터를 3만원에 구입해서 우리집에 들여 놓았습니다.
이 교육용 컴퓨터는 하드디스크가 없어서 5 1/2” 플로피 디스켓으로 부팅되며 매우 간단한 작업만 가능한 상태였으나 명종이는 신기해 하며 가끔 작동시키곤 했습니다.
(이 피시는 현재 우리집 지하실에 비닐에 싸서 보관해두었습니다. 훗날 이런 것도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5. 회사 직원이 개인용 컴퓨터를 구입했는데 10” 모니터에 CPU 386에다 무려 60MB의 하드 디스크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300만원을 지불했습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피시의 개발속도가 빨라지며 가격도 파격적으로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6. 1997년, 아이들을 위해 중고컴퓨터를 도입했습니다.
CPU 586(이것만 중고)에 17” 모니터+ 칼라프린터까지 150만원을 지불했는데 아이들이 매우 신나게 컴퓨터를 사용했습니다.
7. 2008년 현재, 집에는 P4 3.0Ghz, 17”LCD, HP 칼라프린터+ Photo printer+300GB 3”외장 하드+ 40GB 2”외장하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많이 발전했고 이 발전 속도는 매우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8. 회사에서도 피시가 없는 상태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어서 피시기 고장이라도 나면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사용하는 피시는 IT team에 의해 모니터링되고 있어서 직원이 e-mail을 어디로 보내며 인터넷은 어디에 접속하고 어떤 자료를 다운받거나 보내는지 알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회사가 이렇게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치 죠지오웰의 소설 빅브라더가 떠오르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