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NPB 확대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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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NPB 확대 허와 실
롯데백화점은 올 봄 MD개편에서만 여성복, 남성복 등 3개 이상의 브랜드와 NPB 계약을 맺었다.
롯데는 지난해 가을 MD개편에서도 5개 가량의 브랜드를 자사 점포에만 독점 유치했다.
현재 롯데와 NPB 계약을 맺고 편집매장이 아닌 단독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만 20개가 훌쩍 넘는다.
빅3 백화점을 통틀어서는 30개 이상의 브랜드가 백화점 NPB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통사 콘텐츠 부족이 원인
빅3 백화점을 중심으로 입점 브랜드가 일정 기간 동안 자사 점포에서만 유통망을 확장토록 하는 NPB 전개 사례가 늘고 있다.
백화점, 가두점, 복합쇼핑몰, 아울렛몰, 온라인몰까지 유통채널이 3차, 4차까지 다변화되는 현실에서 단일 유통에의 집중을 요구하는 백화점 NPB가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유통사의 콘텐츠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 중견 패션업체 임원은 “지금의 백화점 매입부 시스템으로는 늘어나는 점포수에 맞춰 각기 차별화된 콘텐츠 구성이 힘들다. 이제 웬만한 대도시에는 대형 백화점만 2~3곳 이상씩 몰려있다. 롯데백화점만 해도 점포수가 전국적으로 30개가 넘는다. 부진점포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기존 대형 브랜드들이 기피하는 점포 MD는 신생 브랜드, 소형 저가 브랜드, NPB가 채우게 된다”고 말했다.
20개 가량의 브랜드를 한 두 명이 담당하고 있는 현재의 백화점 내부 체계로는 PC 매출 관리에도 버겁다는 것.
다점포에 따른 차별화를 컨텐츠 기획보다 손쉬운 NPB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패션업체는 집객력에 매력
또 하나의 원인은 유통사의 집객 파워다.
백화점과 NPB 계약을 맺은 브랜드 전개사들은 신규 브랜드가 가질 수밖에 없는 낮은 인지도라는 약점을 유통사의 인지도와 홍보력에 의지해 보다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반기고 있다.
특히나 성공적인 영업을 벌이고 있는 기존 브랜드가 있는 중견사의 경우라면 유통사에서도 적극적으로 NPB를 권유하고 나서기 때문이다.
‘에스플러스바이트루젠’, ‘보니알렉스’, ‘질바이질스튜어트’, ‘크리스크리스티’, ‘팀스폴햄’은 모두 롯데와의 NPB 체결로 현재 롯데에만 20개 이상의 매장을 두고 동일 PC 매출 상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최근에는 가두상권에서 먼저 두각을 나타낸 뒤 역으로 유통사에서 러브콜을 하는 브랜드도 다수 생겨났다.
여성 어덜트캐주얼 ‘지센’을 전개하고 있는 위비스는 올 봄 런칭한 여성캐주얼 ‘컬쳐콜’로 런칭과 동시에 롯데 11개 매장을 확보했고, 평안엘앤씨의 아웃도어 ‘네파’는 이미 가두상권에서 일정 수준에 이른 후 백화점에 진출, 백화점과 가두점 영업 모두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경우다.
한 여성복 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예전과 같이 유통망 확보를 위해 백화점과 NPB 계약에 사활을 거는 일은 없다. 기업 규모가 큰 경우에는 오히려 백화점이 더 열을 올린다. 때문에 계약기간, 핵심 점포 입점, 수수료 인하 등 조건도 보다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제 발목 잡는 족쇄’ 시각도
양측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영업 방식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전개사가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족쇄’라는 업계의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에 백화점을 단일 판매 창구로 의존하게 되면 브랜드에게 중장기 전략 수립이 불가능 하다는 의견이다.
한 여성복 업체 대표는 “국내외 브랜드와의 건전한 경쟁 속에서 자생력을 길러야 할 브랜드가 백화점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를 받겠다는 것은 성장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백화점 일선에서도 ‘NPB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이 많다.
신세계백화점은 주로 수입 브랜드를 중심으로 잡화와 제화, 액세서리 품목에서 NPB를 확대하고 있다.
직매입과 PB에는 적극적이지만 내셔널 브랜드와의 제휴는 영등포, 부산 등 롯데와 동일 상권에 위치한 점포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로 국내 브랜드와의 NPB에는 소극적이고 자체 또는 수입 PB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롯데 대비 점포수가 적은 것이 주된 이유이겠지만 실효성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대백화점 한 바이어는 “모 여성복 브랜드의 경우를 보아서도 알 수 있지만 백화점 NPB로 런칭해 5년 이상 무리 없이 전개되고 있는 브랜드를 찾아보기 힘들다. NPB 계약 종료와 동시에 사양길을 걷거나 백화점과 마찰 없이 계약을 마무리하기조차 힘든 사례가 많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잘 기른 브랜드를 타사와 나눠가지게 되는 결과가 부담스럽고 전개사 입장에서도 바람막이가 없어지는 모양새다. 백화점 NPB는 장기적으로 브랜딩에 도움이 되기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문페이지 : http://www.appnews.co.kr/21cNet/bbs.php?table=internet_news&query=view&uid=39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