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모현 의료센타에 꽃을 심은지 20여일 지났습니다.
물을 싫어하는 다육이나 천상초는 실내 화단 다른 식물들과 함께 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천상초의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에 매혹되어 심었더니 천상초만 상태가 좋지 않았지요.
토요일날 하남 화훼시장에서 수국 2포트와 보르니아,
주황색 나리 3포트.분홍색 튜율립 3포트를 구입해 놓았답니다.
막상 집에서 가져 간 꽃들만 심다보니
화단이 좀 밋밋한 것 같아 포천 시내 화원에서
칼란디바 5포트와 천냥금 2포트를
더 구입해서 화단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보르니아...
분홍색 꽃이 주렁주렁 바라만 보아도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 주는 꽃이지요.
겨우내 화사한 빛을 갈망했던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무스카리들이 실내에서 봄날을 맞은 듯 20여일 동안 쑥쑥 자라서 제법 키도 자라고
보랏빛 송이들이 더 많이 매달려 있었지요.
화원에서 분홍색 튜율립이 3포트만 있어서 보라색꽃 사이에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구입했습니다.
튜율립이 5포트나 7포트만 더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싱그럽고 무엇이든지 포용할 것 같은 넓은 잎이 좋고
탐스러운 꽃이 아름다운 수국 2포트를 양쪽에 심어 보았지요.
분홍빛 물이 들어 있어 분홍색 수국일 것 같기도 하지만
토양의 성분에 따라 수국의 꽃빛이 달라 지기도 해서
무슨 꽃으로 피어 날지 궁금해 집니다.
수국은 물을 좋아해서 수국만 3일 마다 물을 조금씩 주라고
부탁을 해야 할 것 같네요.
천상초를 걷어 낸 자리에 심을 꽃이 필요해서
포천 화원에서 칼란디바 주황색과 분홍색을 구입해서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주황색 나리 둘레에 심었더니
멀리서 보니 이 아이들이 포인트가 되고 있었답니다.
칼란디바는 잎에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어서
가급적이면 칼란디바 주변에는 물을 자주 안 주어야
오래 꽃을 볼 수 있더군요.
나리가 꽃이 피면 더 예쁠 것 같습니다.
주황색 옷 입고 해맑은 얼굴로 봄맞이 나온 봄처녀처럼.....
화단에 꽃을 심고 직원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다른 때 보다 식단이 더 풍성해지고
맛난 음식이 제 입맛을 돋구어 주었지요.
수녀님들이 계시는 곳에는 늘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 3~4가지에 국이 있는 소박한 식단이지만
맛도 영양도 최고인 웰빙 음식이라 늘 맛있게 먹게 됩니다.
전날 까리타스수녀님께 화단 꽃 관리하러 가겠다고 전화드렸더니 아마도 직원식당 관리를 담당하고 계시는
엘리야수녀님께서 특별히 식단에 신경을 쓰셨다고 하셨지요.
연한 취나물도 있었고 맛나게 무친 김도 그리고 갈비탕까지...
수녀님들께 부담을 준 것은 아닌지
미안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기분좋게 웃으면서
화초 봉사를 하는 저에게
반찬 한가지라도 더 만들어 주려는
수녀님들의 고마운 마음을
받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엘리야수녀님! 넘 감사합니다.
울남편은 너무 맛있다고 2인분
아니 3인분 정도 먹었답니다^^
처음엔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하지만
뒤돌아 보면 봉사활동이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저에게는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봉사는 남을 위한 일이 아니라
제 자신을 가꾸는 일이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의미있는 일이고
아름다운 삶의 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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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리타스수녀님께서 시클라멘 작은 화분을 임종이 임박한 할머니 병실에 두었더니
할머니께서 그 꽃만 바라보고 계신다고....
거동이 불편해 실내화단까지 내려 올 수 없는 분들을 위해 병실에
작은 꽃화분 하나 있었으면 참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저녁에 덕소 성당에 미사를 드리면서 어떤 꽃이 좋을지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더니
감사하게도 응답을 주시는 것 같았지요.
양난은 꽃은 오래 가지만 경제적인 부담감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는데
꽃도 오래가고 값도 저렴하면서 꽃말도 꽃도 아름다운 꽃이 떠올랐답니다.
오후엔 화원에 가서 그 꽃을 구입해서 작은 화분에 심어서
하루라도 빨리 모현 의료센타에 갖다 드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