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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여행2 - 영화 '섬' 촬영지 고삼 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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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2006/11/24 (금) 0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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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린 고삼 호수로 향한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촬영지가 있다고 한다.
'섬'은 영화로 보진 못했지만 케이블에서 가끔 해줄 때 조금씩 봤었다.
잔인한 영화라고 소문이 나, 혼자 있을 때 전체를 다 보는건 무리였지만,
그 분위기만은 묘하고 특이했다.
고삼 호수 지도를 찾아 가는데, 분명 호수는 호수 근처가 맞는데 촬영지가 어딘지를 모르겠다.
설마 걍 호수만 있는건??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호수가에 난 길을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했다.
"고삼 호수 어딘지 아세요?" 하면
"아.. 고삼 저수지? 저~기가 다 고삼 저수지인데 어딜 갈려고? 낚시 가려고?"
이러는거다;
"영화 촬영지가 있다던데.."
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그런 말을 처음 듣는 모양이다.
겨우 찾은 고삼 호수,
반 비포장길이 나와 당황하던 터라 첨엔 맞게 온 줄도 몰랐다.
"아 저거 아냐??"
"맞네 맞네"
영화 '섬'에 나왔던 둥둥 떠있는 낚시터들이 보인다.
해가 기울어가는 낚시터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배로 낚시꾼들을 데려다주고 데리고 나온다.
역시 낚시터 주인이 배신하면? 고립된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래서 영화도 그렇게 찍었는가보다.
힘들게 찾은 섬 촬영지에서 ~
창문과, 어울리지 않게 촌스런 소파들의 모습이 영화를 회상시킨다.
앞 낚시대의 주인은 잠시 자리를 비운 모양.
해가 기울어가면 다리가 길어진다.
우리가 온 반대편 쪽에 나갈 길이 있는지 탐색하고 오는 그녀.
영화 촬영지라지만 도무지 관광지는 아니다.
차돌릴 곳도 없지만서도 쭉 가다보면 산 속으로 들어가 버릴 것 같다.
아니면 호수로 향하는 낭떠러지?
죽주 산성에 이은 또 하나의 사람 없는 조용한 우리만의 관광지;
저 섬에 낚시배 대주는 처녀 같다는
아무 잡 생각 없이 낚시 바늘이나 바라보고 있었으면-
사실 우리는 이 곳에 너무 생소해 보이는 외부인이었다.
낚시 중간에 모여서 간식을 먹던 낚시꾼들은 '쟤들 모야' 하는 표정으로
자꾸 쳐다본다;
영화 촬영이 끝난 이곳은 영화 촬영지가 아니라 그냥 낚시터였다.
배 위에서 낚시하는 아저씨들.
어떤 사람들이 이렇게 여유롭게 지낼 수 있는건지.
난 왜 별 것도 안하면서 맨날 바쁜건지;
조금은 무섭지만 한 번쯤은 진짜 낚시대를 들고 찾아와도 좋을 것 같다.
푸르른 잎과 한 여름의 낚시터.
나오는 길엔 정통 비포장 도로가 나온다.
내 차가 지프도 아니고, 안그래도 차체가 낮은데..
요즘 비포장 도로 찾기도 어려운데 울렁 울렁 진기한 경험을 한다..
☆
우리의 마지막 코스는 안성 천문대!
얼마나 멋진 마무리인지.
여행 계획을 세운 나조차도 감동 받을 마지막 코스다.
아직 해가 다 지지 않아 안성 시내에서 던킨 도너츠와 커피를 한 잔 씩 마셨다.
안성 시내에는 외국인이 정말 많았다.
안그래도 죽주 산성, 고삼 호수를 둘러 보며,
여기 한국 맞냐 이상하게 사람도 없고 분위기도 이상한게 다른 나라에 온 것 같다..라며 뜻을 같이 한 두 친구.
시내에 들어와서 보이는 수많은 동남아 사람들을 보고
순간 이동 통로를 발견해 말레이시아쯤에 온거라고 확신한다.
-_-;;
실은 안성에 공장이 많아서 그렇다고 한다.
공장 공돌이 공순이는 요즘 다 기피하는 직업.
공장 주인은 싼 노동력을 동남아 노동자는 가족 부양과 내 집 장만의 꿈을.
해가 지고 안성 천문대로 향한다.
어김없다;
이 곳 역시 아무도 다니지 않는다.
천문대 표지판을 따라 들어왔으나, 좁은 길 뿐..
설마 저건 아니겠지 하고 지나친 건물이
안성 천문대였다..
그냥 주택 뒷마당 같은 곳에 차를 대고,
딱 봐도 아무도 없다. 차도 없고..
쇠문은 꼭 꼭 닫혔다.
어디 불러볼 사람이 있나 하고 뒤로 돌아가봐도 아무도 없고
멀리 개짖는 소리만 들려온다.
' 아 미개방 천문대로구나...;'
어이없음을 뒤로 한채 천문대를 나섰다.
놀랄만큼 썰렁한 안성 천문대의 모습.
가정집과 비슷하다.
알고 보니 개방일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아쉬운 마음에 집으로 향하다가 중앙대 안성 캠퍼스에 들른다.
오늘 아니면 언제 중앙대 안산 캠퍼스에 와보겠니..(?)
이상한 핑계로 들어와본 이 곳.
생각보다 넓고 연못까지.. 예쁜 풍경이었다.
.. 하지만 역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학교 앞 호프도 없고.. 아무것도..
우리가 못찾은건가?
주말이라지만 학교 안에 이렇게 아무도 없어도 되는건가..
이런 지방 캠퍼스는 주말에 사람들이 다 서울 집에 가기 때문에 썰렁한 분위기라고..
오늘 가는 곳마다 아무도 없구나..
어둑어둑한 연못에 나무들이 투영되어 대칭을 이루는 실루엣.
EBS 머리 뽀글뽀글한 아저씨가 그려놓은 그림같다.
아무도 없는 남의 학교 연못 내다보며 놀기..
벤치에 앉아보기
밤의 마지막은 마음 속까지 울리는 기타 소리와 라이브 음악.
삼각대는 안가지고 갔었다는 ㅎㅎ
놀라울만큼 한적한 서울 근교의 여행지, 안성 여행 끝! |
첫댓글 니나노님의 여행이야기 블로그에 올려진 글인데 정말 안성에 여행가고싶습니다 섬이란 영화를 보며 저기 어딜까 궁금했는데 안성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