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슬람 과격 테러집단들
터키 이스탄불 블루(Blue) 모스크 / 성 소피아(Sophia) 성당 / 성당 내부(기독교와 이슬람의 흔적)
우리는 신문에 심심찮게 보도되는 이슬람 과격단체들의 반인륜적 범죄 행위들을 읽으며 몸서리를 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사건들로 인해서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지나치게 폄하되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만, 또한 이러한 반인륜적 테러가 결코 미화(美化)되거나 정당화(正當化) 되어서는 안되고, 반드시 종식(終熄)되어야 할 인류의 과제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면 도대체 어떤 원인으로 이런 단체들이 생겨나고, 천인공노할 일들이 자행되는지 역사적으로 되짚어 올라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슬람 테러집단의 뿌리를 알아보려면 중세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서구 기독교 세력과 중동 이슬람 세력의 충돌에서 그 기원을 찾아야 한다. 인류학자들은 이념전쟁(자본주의-사회주의)보다 더 무서운 것이 종교전쟁으로, 결코 타협(妥協)과 협상(協商)이 불가능(不可能)했다고 한다.
민주(民主)주의와 전제(專制)주의, 자본(資本)주의와 공산(共産)주의의 대결로 피로 얼룩졌던 이념전쟁인 제1, 2차 세계대전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냉전(冷戰)과 화해(和解)의 시대를 거치며 차츰 그 상처가 아물어가고 있다.
그러나 소아시아 반도를 중심으로 벌어졌던 동서(東西)의 대립, 기독교와 이슬람의 충돌인 종교전쟁은 가장 대표적인 것이 300여 년 간(1095년~1456년) 전 세계를 광란(狂亂)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었던 십자군(十字軍) 전쟁인데, 9차에 걸친 원정(遠征)으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발생했음은 물론 두 종교 간에 영원히 메울 수 없는 깊은 ‘원한의 골(谷)’을 만들었다.
십자군 전쟁 말고도 크고 작은 종교분쟁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는데 그 분쟁의 중심이 되었던 튀르키예(Türkiye)의 이스탄불을 여행했을 때 그 비극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이스탄불의 자랑인 아름다운 분홍빛 성 소피아(Sophia) 성당은 비잔틴 건축의 걸작으로 꼽히는데 동로마의 성당(聖堂) 양식과 오스만제국의 이슬람(Islam) 양식이 혼합된 건물로 내부에 들어가 보면 기독교와 이슬람의 흔적이 고스란히 함께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동(中東) 지도 / 뉴욕 맨해튼 쌍둥이 빌딩 피격 / 빈 라덴(알 카에다 수반) / 하키무라 메수드(탈레반 수반)
현재, 전 세계의 골칫거리로 등장한 이슬람 테러집단들의 만행도 중세로부터 이어져 오는 이 기독교와 이슬람(Islam)의 종교분쟁 선상(線上)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중동지역의 무슬림(Muslim/이슬람교도)들은 중세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찬란히 꽃 피운 기독교 세계의 경제적, 문화적 발전이 미국으로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소외감과 패배감을 맛보았을 것이다. 거기에다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국가 간의 크고 작은 분쟁이 있을 때마다 기독교 세력의 맹주(盟主)로 자처하는 미국이 나서서 자신들의 국익에 유리하도록 일방적으로 처리하자 크게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
이에 대항하여 막대한 오일머니(Oil Money)를 등에 업은 일부 이슬람 과격 단체들은 이슬람 성전(聖戰)을 내세우며 서방 기독교 세력의 맹주인 미국(美國) 및 미국과 친근한 나라들에 테러로 맞서게 되는데 테러단체들은 나라마다 이름도 다르고 성격도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내 거는 슬로건(Slogan)은 하나같이 ‘반기독(反基督), 반미국(反美國)’이다.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이슬람 테러집단 알카에다(Al Quaeda)는 소련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쟁 때 생겨난 이슬람 수니파 계열의 테러조직으로 무자헤딘(Mujahideen /聖戰戰士)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이들은 소위 이슬람 원리주의자들로 반미국(反美國), 반유태(反猶太)를 표방하며 조직되었으나 실제로는 미국을 표적으로 테러를 자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저지른 테러로는 2001년, 납치한 네 대의 여객기를 미국 뉴욕 맨해튼(Manhattan)의 무역센터와 미 국방성(Pentagon)에 충돌시켜 미국의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입힌 911테러가 가장 널리 알려졌다.
IS(Islamic State/이슬람 국가)는 2003년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Abu Bakr al-Baghdadi)가 알카에다로부터 승인을 받고 테러집단으로 출발하는데 시리아와 이라크의 내전에 참여하여 세력을 과시하더니 두 나라의 영토 일부를 강제 수용하며 2014년 6월 29일 이슬람 국가로 선포하고 스스로 칼리프(국가수반)가 된다. 이 테러집단의 주요 구성원은 수니파로, 15세기 오스만제국(Ottoman Empire)의 공격으로 없어진 정통 칼리파 국가(무슬림 제국)를 부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궁극적 목적은 이슬람에 의한 세계 정복의 야망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이 이라크와 시리아의 일부 지역으로, ‘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 The 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로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국제연합 및 자유진영에서는 IS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미승인 이슬람 국가’로 부르는데 이들은 무자비한 테러와 무고한 인질(신문기자, 봉사단원 등)들을 잔인하게 참수하는 장면을 SNS를 통해 전 세계에 퍼뜨리며 자신들의 세력을 과시한다.
우리에게 알려진 사건으로 ‘21명의 이집트 콥트교도 집단 참수’, ‘한국인 김선일 선교사 참수’, ‘일본인 프리랜서 기자 고토겐지(後藤健二) 참수’, ‘미국인 기자 폴리 참수’ 등이 있다. 콥트교는 이집트의 기독교 분파이다.
이들 두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이슬람 국가(IS)는 이슬람 최대 종파이자 온건파인 수니(Sunni)파의 지원을 받고 있어서 우리를 당혹케 한다. 수니파에서는 이들은 극소수의 급진사상을 가진 자들로 대다수 수니 온건파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전쟁에서는 전사들이 수없이 희생되지만, 포로는 죽이지 않는 것은 물론 학대(虐待)해도 안된다는 국제 조약도 있는데 이들은 전쟁포로도 아닌 무고한 민간인을 잔인하게 목을 자르는 동영상을 제작해 공개하여 지구촌의 모든 이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무자비하고 야만적인 테러집단에 오히려 매혹되어 스스로 찾아가서 합류하는 우리나라의 김군이나 영국의 소녀들을 보며 중세의 암살집단 어쌔신을 보는 느낌이 든다.
어쌔신(Assassin)에 관하여 앞서 잠깐 언급(言及)하였지만 이 단체를 이끌던 지도자도 결국은 돈을 받고 암살을 대행했던 것으로 밝혀졌고, 무자헤딘(Mujahideen/聖戰戰士) 혹은 알라를 위한 성전(聖戰)이라는 주장도 한낱 사기(詐欺/거짓)에 지나지 않음이 드러났는데 몽골군에 의하여 소탕되었던 어쌔신도 살아남아 도망친 지도자의 후손들은 엄청난 부를 쌓아 현재 손꼽히는 부자로 살고 있다고 한다.
지금의 여러 이슬람 무장 테러집단들도 이슬람 성전(聖戰)이라는 미명(美名)하에 지도자들은 부(富)와 권력(權力)을 쌓아가고, 순진한 젊은이들을 모아 무자비한 살육자(殺戮者)로 만들거나 폭탄을 안고 ‘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며 스스로 자폭(自爆)하는 그들의 꼭두각시로 만드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우리의 심경은 참담(慘憺)하다.
모든 무슬림 무장 테러단체들이 내거는 슬로건은 하나같이 지하드(Zihard/聖戰)인데, 알라를 위한 위대한 성전인 지하드에 참여하는 전사들은 죽은 후 특별한 상급(賞給)을 받고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교육한다는데 여러 가지 상급 중 ‘천국에서 72명의 아름다운 부인을 둘 수 있다’는 황당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니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다.
헤즈볼라(Hezbollah)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쟁으로 싹튼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이고, 탈레반(Taliban)은 아프가니스탄에 근거를 둔 이슬람 무장단체로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바미안 불상(6세기 조성)을 파괴하여 세계인들을 경악(驚愕)하게 했던 단체이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의 배후로 알카에다의 빈 라덴(Osama bin Laden)을 지목하고 색출에 나서자 탈레반 정권의 아프가니스탄으로 피신하는데 막강한 화력(火力)을 앞세운 미국이 아프간 전쟁을 시작하자 탈레반 정권은 변변히 저항(抵抗)도 하지 못하고 무너진다.
탈레반 지도자 하키무라 메수드(Hakimullah Mehsud)는 2009년 미국의 무인 폭격기(드론)의 공격으로, 알카에다의 지도자 빈 라덴은 2011년 미 해군에 의하여 사살(射殺)을 당한다. 그러나 세력이 약화, 축소되기는 했지만,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잔당들은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그 밖에 악명을 떨치는 단체로는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조직 보코하람(Boko Haram), 러시아와 피비린내 나는 분리(分離) 독립전쟁을 벌이는 체첸인들(Chechen/이슬람)도 사실은 러시아(정교회)와 종교분쟁의 성격이고, 터키와 시리아, 이라크의 북부 산악지대에 사는 쿠르드(Kurd)족의 끈질긴 독립요구는 인종 문제지만 또 하나의 새로운 중동의 불씨이고,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을 슬로건으로 내건 팔레스타인의 하마스(Hamas)도 악명이 높다.
중동의 아랍세계는 수니파, 시아파를 비롯한 수많은 이슬람 계파간(系派間)의 이해와 알력에다 이슬람 국가들의 이해와 국경문제까지 겹쳐 실타래처럼 복잡하고 미묘하게 얽혀있다.
세계 2차 대전 후, 중동의 아랍세계 한가운데에 이스라엘이 건국되고 이 지역에 거주하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밀려나면서 새로운 분쟁의 불씨가 되었다.
1948년부터 수차례 벌인 이스라엘과 아랍연맹이 벌인 중동전쟁에서 시오니즘으로 뭉친 이스라엘은 수십 배의 병력을 보유한 아랍연맹을 거듭 격파하는데 특히 1967년에 벌어진 제3차 전쟁이 6일 만에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자(6일 전쟁) 아랍인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힌다.
그 이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크고 작은 분쟁은 오늘까지 지속(持續)되고 있다.